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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천 엔 포장마차 입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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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28, 2013 02:56에 작성됨.




날씨는 점점 더 추워져가고 이제 충분히 겨울이라고 부를만한 계절이 다가왔다.

첫 눈을 본것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올해의 마지막이 가까워졌다.

집에 걸려있던 달력의 마지막 장을 보다 바깥이 부산스러운것을 느끼고 창 밖으로 눈을 돌린다.

이제 몇번 째인지 모를 눈이 다시 하늘에서 내려온다.

멍하니 그 하얀 꽃잎이 떨어지는 풍경을 보다 TV에서 나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는것을 느낀다.

「다음 주는 이번 주보다 추워질 전망인데요. 그리고 세계적인 기념일인 크리스마스가 오늘로 딱 일 주일이 남았습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눈이 올 확률이 매우 높아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한창 일기예보를 하는 아나운서의 말에 집중하다 문득 들려온 크리스마스라는 말에 다시 달력을 쳐다본다.

오늘은 12월 18일.

"크리스마스인가."

정확히 7일 뒤에는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다.

하기야 나로선 특별히 신경쓸만한 날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많지만 애초에 난 기본적으로 무교이다보니 종교적인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

국교가 기독교로 정해진 나라도 아니니 크리스찬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보통 연인들의 기념일내지 가족들의 화목을 도모하는 휴일정도로 인식하고들 있지만, 난 현재 연인이라고 부를만한 사람도 없고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는 저멀리 타지에서 바쁘게 살고계신다.

그나마 어머니도 명절이라면 모를까 고작 크리스마스정도로 찾아뵐만큼 한가하신분이 아니니 언제나처럼 전화로 때우면 그만.

생각을 마치고 머리를 긁적이다 세면대로 향한다.

오늘도 장사해야지 장사.



크리스마스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신경쓸일은 아니다보니 평소와 같이 하루하루에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데 오랜만에 찾아온 765 사무소 직원 일동중 한명인 아카바네 씨가 신경쓰이게 만드는 말을 한다.

"전원 데뷔기념 파티입니까."

"네. 그동안 기회가 없어서 아직 제대로된 데뷔를 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있었거든요. 정확히 말하자면 데뷔는 했었지만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던 아이들을 포함한 모두가 이름을 알려가는 본궤도에 오른걸 축하하는거죠. 하는김에 송년회도 겸해서요."

그러고보니 요새 TV에 가끔 그 사무소의 아이돌들의 얼굴을 봤던 기억이 있다.

정확히 누구누구가 나오는걸 체크한건 아니라 모두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한건 아니지만 대충 기억해도 거의 대부분이 나왔던걸로 기억한다.

"그럼 마지막으로 상승세에 올라탄 아이돌은 누굽니까?"

"치하야에요."

아아, 그 아인가.

처음 만남을 녹음 스튜디오에서 했던 탓에 앞으로 인연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하니 키사라기 마저 그 사무소의 아이돌일줄은 몰랐었다.

열 두명이라는 아이돌중 열 한명은 알았는데 나머지 한명이 누굴까 궁금해서 무심코 물어봤을 때 그 이름이 들려온건 꽤나 충격이었지.

그 뒤로 다시 만난적은 없었지만 아마 카사라기도 평소 사무소에서 듣던 포장마차 점주가 녹음실에서 만났던 아저씨였다는걸 알았을 땐 아마 많이 놀랐을거라 생각한다.

잠깐, 키사라기의 이야기는 그렇다치고 지금 중요한건 파티의 건이다.

"그래서 파티를 하는건 좋은데 장소를 빌리고싶다고 이야기하신건 설마?"

"짐작하시는게 맞아요. 실례가 되지않는다면 이 포장마차에서 해도 괜찮을까요?"

그 요청에 난감함을 피력한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돌 사무소 주체의 파티장소가 포장마차라니 좀 그렇지 않습니까?"

"그게 말이죠……."

아카바네씨가 어색하게 웃으며 뜸을 들인다.

"아이들이 강력하게 요청을 해서요. 사실 아이들이 이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고는 해도 아직 사무소 사정이 그리 좋은편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럴듯한 파티 장소를 구하는건 요원한 일이고, 때문에 처음엔 기껏해야 요리를 구해서 사무소에서 간촐하게 하는 정도로 예상했었어요."

"그런데 이곳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엔 아미와 마미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는데 나중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일이 되어버려서요. 그 아이들도 요즘 일이 바쁘다보니 이곳에 자주 못오다보니 점주 씨의 요리가 그리워진다고들 하고, 결국 아직 요리를 먹어보지 못한 치하야와 솔직하지 못한 이오리를 제외한 전원이 찬성했어요."

"헤에 이오리가."

그 놀려먹기 좋은 아이의 이름에 내가 눈을 반짝 빛내자 아카바네 씨는 뭔가를 짐작한듯 '적당히 해주세요'라고 부탁해온다.

뭐, 그건 나중의 즐거움으로 넘어가고.

"그렇다면 좋습니다. 그럼 파티 날자는 언제인가요?"

"크리스마스 이브에요. 당일에는 모두 각자의 일이 있으니 그날로 정했어요."

"그런데 아이돌인데 크리스마스 같은 날에 일은 없는겁니까?"

"오히려 크리스마스이기에 일이 없어요. 대부분 녹화방송 출연이니까 그전에 전부 촬영하거든요. 크리스마스 당일에 하는 생방송에 페어리가 출연하긴 하지만 이브날에는 모두가 오프에요."

하긴 이브는 생방송을 하기에도, 녹화를 하기에도 어중간하니까. 

"그나저나 이야기를 듣자하니 단순히 장소만 빌려달라는 의미는 아닌것 같은데요?"

"맞아요. 염치없지만 요리도 같이 부탁해도 될까요? 대금은 분명히 치를테니까요."

"대금이라. 사무소의 전원이 오는건가요?"

"네. 아이돌 열 두명에 여기있는 세명, 그리고 사장님까지 총 열 여섯명 이네요."

"그렇다면 만 육천엔 이네요."

"……네?"

내 단순명료한 말에 재차 묻는 아카바네 씨에게 다시 대답해준다.

"대금이요. 만 육천엔 입니다."

"그거 그냥 이 포장마차에서 식사하는 16인 분의 요금 아닌가요?"

"맞습니다. 아시면서 뭘 새삼스럽게."

"그렇지만 저희 그 시간대를 완전히 전세내는걸 텐데요."

"어차피 그날 휴일이니까 상관없어요."

마침 우연히도 크리스마스 이브날은 정기휴일의 날이다.

때문에 다른 손님에 폐끼칠것도 없어 아무렇지않게 받아들이는데 오히려 휴일이라는 말을 들은 아카바네 씨는 더 미안해하는 눈치다.

"휴일인데 저희들 때문에 일하시는건 조금……."

"어차피 휴일이래봐야 집에서 뒹굴거리는것 말곤 할 일도 없었습니다. 저도 그편이 더 재밌을것 같아서 승낙한거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오히려 부탁받은 입장에서 몇번을 설득한 끝에 겨우 승낙받았다.

과정이야 어쨌건 무사히 진행되어 안심인듯 기쁜 얼굴로 술 한잔을 넘기는 아카바네 씨 옆에서 여태 잠자코 있던 오토나시 씨가 말을 걸어온다.

"그런데 이브날에 집에서 뒹굴거릴 예정이었다니. 점주 씨는 지금 솔로이신가요?"

"코토리 씨! 그런 질문은 실례에요."

오토나시 씨의 직설적인 질문을 아키즈키 씨가 만류한다.

듣는 사람에 따라 민감하게 여길 사람도 있기야 하겠다만 난 그렇지 않은데 말이지.

그러므로 대수롭지않게 대답해준다.

"네. 사실 여태 한번도 누군가와 사귀어본 기억은 없네요."

"에엣?!"

그러자 셋 모두가 화들짝 놀란다.

그게 그렇게 놀랄일인가 싶어 의아해하는데 재차 오토나시 씨가 달려든다.

"거짓말이죠? 설마하니 점주 씨 정도 되는 남자가 여지껏 애인이 한명 도 없었다구요?"

"저 정도되는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말입니다."

"말도 안돼! 분명 한달에 한명씩은 갈아치우는걸로만 알았는데!"

"그거 무슨 말도 안되는 놈팡입니까."

실제로 있다면 한대 때려주고 싶은 놈일세.

다만 내 부정에도 셋은 의심의 눈길을 거둘기색이 없다.

뭐가 문제일까 하는데 이번엔 아키즈키 씨 쪽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무리 그래도 믿기 힘든건 사실이네요. 설마하니 연애경험이 전혀 없으시다니."

"뭐, 비슷한걸 해본 기억은 있는데요."

"비슷한거라뇨?"

그 애매한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걸 느끼고 괜히 말했다 싶지만 되돌릴수는 없을것 같아 그냥 설명을 계속한다.

"아주 연애라는걸 모르는건 아니에요. 예전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하고 다니다보니 당연히 이런저런 일들도 생기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과분하게도 절 좋아한다고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말하는 여성분들도 있었어요. 다만 여태까지 제가 그 마음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기에 더이상 발전한건 없었지만요."

요컨데 일방적인 사랑을 받아온 기억은 있다.

하지만 나로선 누군가와 연애를 하기엔 여러모로 신경쓸것이 많았다.

난 지극히 충동적인 삶을 살았었다.

지금은 그 정도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예전엔 무언가를 하다가도 어느정도 성과를 달성하면 미련없이 접고 다른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곤 했으니까.

다만 어디까지나 집중하는건 한가지의 일이었다.

무언가를 하면서 연애까지 같이 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다른 모든걸 제쳐두고 연애에 빠져들만큼 흥미를 가진적도 없었다.

게다가 억지로 누군가와 연인이 된다고 하더라도 내 지극히 변칙적이고 유동적인 삶을 함께 한다면 힘들어지는것이 자연.

그것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내가 용납 못한다.

아무리 그래도 남을 힘들게 하면서 까지 내 일에 빠져들수는 없으니 차라리 그럴만한 사람을 애초에 만들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설명을 마치자 셋은 이해를 했는지 어느정도 수긍하는 눈치다.

"하긴 그럴만도 하네요."

"점주 씨는 은근히 배려가 깊으니까요."

"아주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대쉬 받은 일은 많다고 하니 믿을 수 밖에요."

"은근히 배려는 깊다는건 둘째치고 대쉬 받은게 많다는걸로 신용받은건 어떻게 반응하면 좋습니까?"

오토나시 씨가 마지막으로 한 말에 태클을 걸어보지만 오토나시 씨는 히죽 웃더니 스스로 생각해보라며 일축한다.

하여간 오토나시 씨는 술만 들어가면 능글맞은 아저씨가 되어버린다니까.

그나저나 파티 요리라면 어떤게 좋으려나.

모처럼 크리스마스 이브날 하는 파티이기도 하고 서양식으로 하는게 좋을까 싶다.

이왕하는거 본격적으로 해야겠는걸.



크리스마스 이브.

이미 거리는 한껏 성탄절 기분으로 젖어있었고 곳곳에 캐롤이 울려퍼진다.

한 낮임에도 쌀쌀한 겨울 날씨에 군데군데 서로 꼭 들러붙은 연인들이 눈에 띈다.

좋을때다~ 라며 늙은티를 내보다 어느새 도착한 포장마차에 항상 주차하던 자리에 차를 세운다.

애인도 없고 가족도 만날일 없는 나에게 오늘은 본래 의미없는 평일과 다를바 없었을 터.

하지만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잔뜩 식재료를 사선 이 자리에 온 이유가 있다.

파티의 준비.

765사무소의 아이돌을 비롯한 직원 전부가 이곳에서 축하파티를 하기로 했었고 난 장소와 요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때문에 오늘은 조금 기합이 들어가있다 이 말씀.

파티라는 흥겨운 자리에 걸맞는 요리가 되어야할테니 평소보다 힘이 들어간다.

아직 만들진 않았지만 예상 요리 가짓수만해도 십수가지가 넘는다.

남은시간은 대략 대여섯 시간.

그걸 저만한 시간안에 혼자서 만들 수 있냐고?

"Impossible is nothing."

아디○스의 유명한 광고카피를 읊어보곤 작업에 착수한다.



전채요리로 덤플링Dumpling, 카르파초Carpaccio, 쿠스쿠스 샐러드, 브루스케타Bruschetta 등등을 만들어 두고 메인은 바비큐립, 칠면조구이, 포르케타Porchetta 를 준비해놨다.

지금 만드는 디저트는 전에 만들었던 쿠키 위주다.

이래뵈도 포장마차나 캠핑카나 설비는 끝내주니까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수 있지.

그러던사이 시간이 다 된모양이다.

멀리서부터 우르르 몰려오는 수많은 인형에게서 소란스러움이 전해져온다.

"벌써부터 맛있는 냄새가 나는것 같아!"

"아미도 참 호들갑은. 그래도 기대되는건 나도 똑같네 헤헤."

"흥. 어차피 변변찮은 요리 몇개가 전부일텐데."

"응훗훗~! 그렇게 말하는 이오링이 사실 오늘 점심밥을 먹는둥 마는둥 한걸 이 마미는 놓치지 않았다구요?"

"그, 그건 어디까지나 다이어트의 일환이야! 파티가 기대되서 먹지 않은게 아니라고!"

"마빡이는 솔직하게 말하는게 좋은거야. 미키도 오늘 점주 오빠의 요리 때문에 주먹밥을 하나도 먹지 않았던거야."

"마빡이라고 부르지마!"

"자자, 진정하라구. 그치만 자신도 오랜만에 점주 씨의 요리 먹게되는걸. 나도 요리는 어느정도 할줄 알지만 아무래도 그정도로 맛있게 하는건 무리지."

"난 아직 한번도 먹어본적 없지만."

"어머. 그러고보니 치하야는 한번도 포장마차에 갔던적이 없었지."

"사장님도 아직 가본적 없으시죠?"

"음. 그래서그런지 더 기대가 되는군. 그토록 귀가아프게 들었던 실력이 말일세."

"정말 굉장하다구요. 전 그 가게를 첫손님으로 방문한걸 영광으로 생각할 정도인걸요."

"그때 먹었던 라멘은 진정 맛있었지요. 혹시 이번 파아티에도 라멘이 있을까요."

"아무리 그래도 파티에 라멘은 좀 그렇지 않아?"

"나도 점주 씨가 만들었던 과자는 먹었었지만 요리는 아직인걸."

"웃우~! 점주 오빠의 요리 정말 맛있다구요?"

"저도 요리는 아직이에요. 옛날에도 가끔 과자같은걸 만들어준 기억은 있지만요오…."

……무지하게 많구만.

열 여섯명씩이나 되니 과연 대인원은 대인원이다.

여튼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다가오는 이들에게 먼저 인사한다.

"어서오세요."

"아, 수고 많으세요. 저희가 너무 큰 실례를 하는것 같아 죄송하네요."

"아뇨, 지난번에도 말했듯 제가 좋아서 하는일이니까요."

애초에 파티 준비를 돕겠다고 말한것도 내가 거절했다.

히비키라던가 야요이같이 요리에 자신있는 아이들도 있고 그것 외에도 기타 잡일이라도 돕겠다고 하긴했지만 아이돌로 앞으로 계속 노력할 아이들이 괜히 잘못하다 다치기라도하면 안되니까.

익숙한 자기 집에서 하는 요리와 생소할것이 분명한 내가 사용하던 장비로 요리하는것은 큰 차이가 있거든.

무엇보다 내가 요리를 만드는게 즐거우니까 남의 손을 빌리고 싶지 않다.

요리라는게 함께 하는것도 좋지만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 내놓은 음식이 좋게 평가받으면 그것만큼 즐거운게 없으니 말이지.

"밖이 춥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들가세요."

이 추운 날씨에 밖에 계속 세워두는건 안좋으니 일단 안으로 들어가도록한다.

추운 바깥과 달리 온방기구를 한껏 틀어놓은 포장마차 내부는 후끈후끈 열기가 느껴진다.

모두가 겨울바람에 차가워진 몸을 그 따뜻함으로 녹이고 있는 사이 난 슬슬 요리를 내놓을 준비를 한다.

"자리에 다들 앉으세요. 금방 요리를 내올게요."

"아! 그거라면 저도 도와드릴게요."

하루카가 요리 나르는걸 자청하고 나서자 이에 질세라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 나오려한다.

그만한 인원이 움직일 필요도, 자리도 없으므로 선착순 세명만 받고 나머지는 다시 앉힌후 먼저 전채요리를 나르기 시작한다.

시작은 카르파초다.

얇게 썬 쇠고기 위에 야채와 치즈를 올리고 올리브 오일과 레몬 즙을 곁들여 먹는 이태리의 전채요리.

그 뒤로 항료를 섞은 밀가루를 반죽해 안에 고기나 야채를 채워넣어 스튜나 스프에 익힌 덤플링, 쿠스쿠스라는 가장 작은 파스타를 넣은 샐러드와 마늘빵의 일종인 브루스케타 외 간단한 칵테일새우 요리 등 전형적인 서양요리의 에피타이저들을 내놓는다.

이 나라와는 전혀다른 문화의 음식들이니 신선한 느낌인것은 당연.

모두의 눈이 요리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우와아~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요리잖아!"

"이러한 음식은 먹어본적이 없사옵니다."

"저기저기 이오링은 이런거 본 적 있어?"

"당연하잖아? 이 내가 겨우 이정도로 놀랄일은 없어."

하기야 이오리는 그 세계 굴지의 그룹 미나세의 영애이니까 질릴정도로 먹어봤을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오리의 이야기고 사회경험이 많은 사장님도 이러한 요리는 접해보지 못했는지 다들 맛이 궁금한듯 하다.

"그럼 먹어보면되죠. 어서들 드세요."

내가 마지막으로 물과 음료등을 세팅한 테이블 위에 두며 앉자 약속이라도 한듯 다같이 식사인사를 하곤 저마다 식기를 집어든다.

각자 맘에드는 음식으로 향했던 젓가락이 빠르게 입 안으로 향한다.

그리곤 반응을 궁금해하기 무섭게 탄성과 탄식이 섞여 터져나온다.

"맛있어어~."

"그동안 점주 오빠의 요리를 못먹었는데 금단현상까지 일어났었다구~! 이걸로 한번에 완치닷!"

"우와아…과자도 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더 한걸."

"오, 오빠의 요리솜씨가 이정도 일줄은 몰랐어요오."

"이, 이럴수가!"

심혈을 기울인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였는지 모두가 만족해하는것 같아 나도 기쁘다.

오늘 처음 내 요리를 맛보는 치하야의 반응은 상당히 인상깊네.

무슨 대 발견을 한 학자마냥 충격먹은 얼굴로 '설마 내가 노래가 아닌 무언가에게 이토록 끌리게 되다니….'라며 심각하게 요리를 음미한다.

그런데 다들 먹는 속도가 좀 빠른데.

"아앗! 다 사라져버리는거야!"

"마미! 그건 내가 찜한거라궁!"

"에에잇! 언니에게 양보하란 말이야 아미!"

"너희들 예의없게 뭐하는거야!"

"아하하, 리츠코. 즐거운 날인데 너무 뭐라고하진 말고. 너희들도 싸우지말고 천천히 먹어."

"아아앗! 그러면서 프로듀서 언니 젓가락질이 더 빨라졌잖아!"

시끌벅적하구만.

난 거의 손도 못댔는데 순식간에 전채요리는 동이나 버렸다.

아직 부족하다는 눈치인데, 너희들 전채요리로 배 채울 생각하지 말란말이다.

어디까지나 에피타이저는 메인에 앞서 식욕을 돋구기 위해 먹는거지 그걸로 공복을 해결하려는게 아니니까.

그런고로 당연히 요리의 양은 적게 만들어 두었으니 이걸로 부족할테지.

그러곤 시간을 확인한다.

이쯤이면 됬을것 같은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에게 열 여섯명의 시선이 집중된다.

"……무섭게 그러지들 맙시다. 안그래도 메인요리 가져오려 가는거에요."

모두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이번엔 아이들이 나서기전에 내가 먼저 가장 가까이있던 아카바네씨와 아키즈키 씨에게 부탁해 같이 음식을 나른다.

메인은 돼지 등갈비를 토마토소스에 발라 숙성시켜 오븐에 구운 바베큐립과 칠면조 구이, 뼈를 발라낸 돼지를 통으로 짭짤하게 구워낸 포르케타다.

그 외에도 연어 스테이크와 까르보나라를 조금 만들어 놨고.

이번엔 앞선 전채요리와 달리 메인요리이다보니 그 양이 엄청나다.

인원이 나를 제외하고 열 여섯명이라도 여자가 대부분이고 아마 남지 않을까 싶은데.

다만 요리를 앞에둔 그 열 여섯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무슨 먹이를 앞에둔 야수마냥 노려보고있는 이들에게 질려있다 어떻게든 먹어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자 득달같이 달려든다.

그러다 체할라.

이번에도 난 손도 거의 못대고 여기저기 물에 음료따라주느라 바쁘다.

"또 배탈납니다 그러다가."

"어머~ 방심하면 안되지만 오늘은 역시 어쩔수 없네요."

"그럴줄 알고 이번엔 소화제를 미리 챙겨왔다구!"

"애초에 배탈날만큼 안먹는게 어떠냐 히비키."

내 제안에 즉답으로 무리! 라고 말하며 다시 음식에 여념이 없는 히비키를 보고 헛웃음을 흘리다 한가지 잊고있던것이 기억나 손바닥을 친다.

"참, 와인도 있었는데 깜빡했네요."

"와인?!"

와인이라는 말에 오토나시 씨의 눈이 번뜩 빛난다.

참 술 좋아한단말이야 저 사람도. 저러다 감당못할때 까지 먹는게 문제지만.

그 생각은 나만의 것은 아니었는지 아키즈키 씨가 자중하라며 꾸중하자 야단맞은 강아지마냥 움츠러드는 오토나시 씨를 뒤로하고 캠핑카의 와인보관함 안에 보관되어있던 와인 몇병을 꺼내온다.

"그리 좋은 와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냥 싸구려는 아니니까 한잔들 하세요."

"와아이~ 역시 점주 씨!"

"그러니까 자중하라니까요 코토리 씨."

"오늘같은 파티에는 괜찮잖아요~ 자자, 사장님도 잔 받으세요."

한껏 기분이 업 되선 와인잔을 받아든 모두에게 와인을 따르기 시작하는 오토나시 씨.

다만 그 모습을 아직 미성년자인 대부분이 부럽다는듯 지켜보고 있다.

난 음료수 병을 들어 마침 비어있는 이오리의 잔에 따라주며 말한다.

"어쩔수 없잖아. 너희들은 아직 술마시면 안되니까."

"어차피 와인정도라면 이미 질리도록 먹어봤어."

"그러냐. 그보다 요리는 어때?"

새침맞은 표정을 짓는 이오리에게 물어보자 이오리는 고개를 픽 돌린다.

"그저 그래. 그냥 먹어줄만한 정도야."

"그건 슬픈데. 나름 열심히 만든건데 겨우 그정도 평가라니. 게다가 너 모두가 여기서 파티한다고 했을 때 혼자 반대했다면서?"

"누, 누가 그래? 반대 한건 아니야! 어디까지나 어울리지 않을까? 하고 말했던거지. 그리고 요리는 이 이오리님의 입에 먹을만하다고 평가받을 정도면 어디가도 꿀리지 않는 수준이라는 거니까! ……뭐야? 그 이상한 얼굴은! 그렇다고 좋다고 말한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히죽거리지마!"

적당히 실망했다는 연기를 하자 어설프게 위로하려는 이오리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와 능글거리고 있으려니 이오리가 그걸보곤 또 바락바락 소리친다.

역시 놀려먹는 재미가 있는 아이일세.

조금 더 이오리와 놀아볼까 하는데 날 부르는 손짓에 고개를 돌린다.

"시죠우 씨?"

"외람된 질문이옵니다만……혹시 저것 외에 따로 준비된 음식은 없사옵니까?"

그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잠시 생각하다 이해한다.

맞다 시죠우씨가 있었지.

아까 요리가 남느니 뭐니 한건 취소.

모자라지 않으면 다행이다 생각하며 확인차 한번 더 시죠우 씨에게 묻는다.

"다른 음식이 없냐는건 저 요리들은 이제 그만 드시려는건가요?"

"음식은 참으로 맛이 좋고 마음껏 먹고싶긴 하지만 평소처럼 먹었다만 다른 이들이 먹을 음식이 없게되옵니다."

아아~ 그런 의미인가.

하기야 내가 알고 있는 시죠우 씨의 식사량 대로라면 다른 사람들은 만족할만큼 못먹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걸 신경쓴거구나.

그 마음씀씀이에 감탄하곤 요청대로 다른 요리를 만들기로 한다.

"사실 이럴일도 있겠다 싶어서 라멘재료를 사둔게 있어요. 라멘이라면 괜찮으시죠? 좋아하시는것 같고."

"물론이옵니다."

"그럼 금방 만들어 드릴테니까 좀만 기다리세요."

조리대로 들어가 간단히 육수를 내고 면을 삶는다.

하는김에 주먹밥도 몇개 만들어 라멘을 시죠우 씨에게 둘 때 미키에게 건넨다.

"주먹밥?"

"억지로 먹을필요는 없는데 저번에 좋아하는것 같길래. 먹을래?"

"당연한거야! 오늘 하나도 안먹은 바람에 사실 먹고싶기도 하고."

미키가 크게 한입 물곤 행복하게 먹기 시작한다.

잘 만들어 온것 같네.

그 사이 슬슬 식사가 마무리가 되어간다.

그 많던 요리들이 바닥을 보이고 모두가 만복감에 젖어있다.

"그런데 어쩌냐. 디저트도 있는데."

라며 다시 한상 가득 올리는 온갖 새콤달콤한 디저트의 향연.

모두는 잠시 갈등하는듯 하더니 이내 굳게 결심한듯한 얼굴로 다시 앞에 놓인 달콤한 유혹에 빠져든다.

거참 여태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그게 또 들어가는구나.

"과자가 들어가는 배는 따로 있는거야."

"가끔 듣는 말이지만 여전히 이해는 못하겠다. 그보다 옛다 딸기 바바루아."

"엣?"

"저번에 그랬잖아 이거 좋아한다고. 그래서 특별히 만들어봤다."

예전에 아마미와 본의아닌 과자만들기 시합을 벌였을 때 내가 만들어왔던 블루베리 바바루아를 보곤 미키가 말했었던걸로 기억한다.

이왕 만드는김에 좋아한다고 한걸 만들면 좋겠다 싶어 따로 만들어 뒀었지.

"감동인거야! 이렇게까지 신경써주다니."

"아앗! 미키만 특별대우라니! 치사해애~!"

"우우~! 점주 오빠의 검은 욕망이 잔뜩 들어간게 보인다구!"

"사람의 순수한 호의를 검다고 말하지마라 요것들아."

저마다 입에 과자가루를 묻히곤 왁왁거리는 아미와 마미를 한번씩 쥐어박곤 찻물을 끓이기 시작한다.

식사 후에 따뜻한 차 한잔을 바라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끓여놓기 무섭게 전부 한잔씩 받아가 한모금씩 마시곤 행복에 찬 탄식으로 식사의 마지막을 고한다.

"올해 최고의 식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구만."

"정말 맛있었어요오."

"그치만 역시 너무 많이 먹은걸지도……."

마코토가 배를 쓰다듬으며 걱정스러워하자 몇몇 찔리는 모양인 다른 아이들도 저마다 배를 흘깃 내려다본다.

뭐, 그거야 본인들이 자초한일이니까.

"그보다 어땠어요 키사라기 양. 키사라기 양도 제 요리를 먹은건 처음이었을텐데."

"정말 훌륭했어요. 점주 씨는 노래만큼이나 요리도 잘하시네요."

그 변화가 적은 표정에 드물게도 미소까지 띄며 말하는걸 보니 어지간히 괜찮았나보다.

그걸보고 잘됬다 싶어 나도 웃고있으려니 방금 대화를 들었던 아미가 무언가 발견했다는듯 날카롭게 딴지를 걸어온다.

"노래? 그게 무슨소리야?"

사실대로 말하면 귀찮아질것 같지만 이미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마당에 어설프게 말해봐야 좋을것 없을것 같아 그냥 솔직하게 말하기로 한다.

"별건 아니고. 전에 알고지내던 녹음 스튜디오 사장님이 작곡한 곡을 내가 부탁받아서 가이드 녹음 한 적이 있거든. 그 곡이 하필 키사라기 양이 받아가기로 했던 곡이었고 그때 내 노래를 들었었으니까."

"허나 치하야의 말을 들어보면 그 수준이 요리에 뒤지지 않을만큼 수준급이라는것 같사옵니다만."

"어, 그건…."

"훌륭하다 못해 대단한정도에요. 아마 제가 들었던 그 어떤 노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키, 키사라기 양?!"

"응훗훗~ 이거이거 안듣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걸요 마미 대원!"

"그렇네요~ 그렇게 됬으니 빨리 한 곡 불러 주실까 점주 오빠!"

어째서 이런 분위기가?

단순히 둘의 장난으로 넘어가기엔 이미 다른 사람들도 잔뜩 흥미진진하게 기대하는 눈치다.

설마하니 이런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을것 같던 키사라기 양이나 아키즈키 씨마저 동참할줄이야.

"아무리 그래도 반주도 없이 다짜고짜 부르라고 하는건 좀."

"무슨 노래로 할꺼야? 요즘 세상은 이거 하나면 안되는게 없다구?"

라며 바로 원하는 MR를 찾을 수 있게끔 스마트 기기를 들어올리는 마미.

빼도박도 못하게 하는군

끙. 하는 수 없나.

"그렇다면 파랑새로."

"엣? 그거 치하야의 데뷔곡 이잖아요?"

"설마 점주 씨가 가이드 녹음 했다는 곡이…?"

"파랑새 였어요. 솔직히 요즘 노래는 가사나 음을 제대로 알고 있는것도 별로 없고 가장 최근에 불렀던게 그 노래니까요."

아카바네 씨의 질문에 그렇게 대답한다.

그 때 이후론 장사가 바쁘다 보니 따로 노래를 부르러 갈만한 시간은 없었고 딱히 부르고 싶었던 마음도 없었으니까.

가끔 노래를 듣긴 하지만 요즘 가요는 가사를 전부 외우고 있는게 몇개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옛날 노래를 하는것도 싫고 마침 키사라기 양의 사무소의 사람들이 듣는거니까 파랑새로 정한다.

다만 여성적인 노래인 키사라기 양의 파랑새를 내가 부른다는것에 의아한건지 한번 고개를 갸웃한 마미가 신경쓰지 않기로 한듯 이내 빠르게 기기를 조작해 파랑새의 반주를 찾아낸다.

음량을 높힌 기기에서 천천히 반주가 흘러나오고.

그 사이 잠겨있던 목을 풀고 준비.

박자에 맞추어 노래를 시작한다.

키사라기 양은 이미 들었을 그 때의 그 목소리로 다시 부르는 파랑새.

아직 머릿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가사를 따라 천천히 노래한다.

4분 가량의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 후렴을 끝맺는것으로 노래는 마무리 지어진다.

남아있던 반주가 모두 끝났음에도 포장마차 안에는 적막이 흐른다.

그 어색함을 이기지 못하고 내가 먼저 침묵을 깬다.

"저기요? 뭐라고 말씀들을 좀 해보시는게."

그러자 기다렸다는듯 자리에 벌떡 일어나 나한테 다가오는 사장님.

"팅 하고 왔다! 자네, 아이돌 해볼생각 없나!"

"없습니다."

"윽. 꽤나 망설임없이 대답하는구만."

당황할거라 생각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비상식적인 요구에는 즉답하는 성격이라.

나이 서른 먹은 남자가 아이돌로 데뷔하는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는건가 저 사장님은.

아이돌이라는 말에 쿠로이 사장님도 같이 떠오른 바람에 질색하고 거절하는데 아마미가 놀랐다는듯 어필해온다.

"그렇지만 정말 노래는 엄청난걸요."

"정말 대단해! 그치 이오리?"

"저, 저정도야 별거 아니잖아? 뭐어…조금은 인정해줄만 하긴하지만."

이오리의 귀여운 반응에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줘서 고맙다고 하자 우쭐해하지 말라며 한대 맞았다.

"그나저나 점주 씨는 못하는게 없네요. 요리는 물론이고 마코토의 이야기로는 체력도 뛰어나신것 같은데 이제는 노래까지."

"거기다 야요이의 말로는 야요이와 동생들한테 언제든지 무료로 요리를 해주신다고 들었어요."

아키즈키 씨의 말을 오토나시 씨가 보충한다.

"나와 미키의 관계회복의 건을 봐도 그렇고 심성도 좋으시고요."

"미키가 지나가듯 말했던 딸기 바바루아를 준비한걸 보면 센스도 좋은거야."

"애인 한 둘 쯤은 문제도 아니겠네요."

"한 명은 몰라도 둘은 좀 위험하지 않습니까 미우라 씨?"

얼굴이 절로 붉어지는 칭찬에 민망해하다 마지막으로 말한 미우라 씨의 말에 딴지를 걸어본다.

그나저나 애인이라면 저번에 아카바네씨를 비롯한 세명에게는 말했었는데.

이미 사실을 알고 있는 세 명은 괜한 헛기침을 하고있고 결국 또 스스로 사실 그대로 말하고만다.

"""""거짓말."""""

"얘들 단결력 좋은거봐라."

맞춘것도 아닌데 환장할정도의 단합으로 위압감을 풍기는 아이들의 모습에 어이없어 하는데 히비키가 어이없는건 마찬가지라는듯 설명을 요구한다.

"하지만 지금 애인이 없는건 그렇다쳐도 여태 한번도 누군가와 사귀어본 적이 없다는건 말도 안된다구."

"그치만 사실인걸."

내 결백주장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셋을 제외한 다른 모두의 태도에 결국 난 애인이 없었던 이유까지 설명하고만다.

그러자 앞서 들었던 세명과 같은 반응으로 대충 수긍하는 모두.

"내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해볼 필요를 느끼는구만."

"그치만 좋은의미니까요."

하며 빙긋 웃는 아카바네 씨.

하긴 굳이 의미를 따지자면 인기있는 남자 취급받는거니까 기분 나빠할건 없겠지.

마지막 남은 차를 비우며 바깥으로 눈을 돌리자 어디선가 은은하게 캐롤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몇일이면 올해도 마지막이구나.

"섭섭하신가요?"

"별로. 나이 한살 더 먹는다는것 외엔 아쉬울것도 없으니까. 넌 어떤데."

"전 이제 지나갈 올해보단 다가올 내년이 기대되니까요. 앞으로도 아이돌 활동 열심히 할거니까요!"

씩씩하게 말하는 마코토 너머로 오토나시 씨가 왠지 우울한 얼굴이다.

왜 그러지?

"코토리는 나이먹는게 싫은거야. 이제 30대도 얼마 안남았으니까."

"그. 그정돈 아니에요!"

아하, 나이 때문이었구나.

하긴 한창 때의 여성이라면 신경 쓰일만도하네.

아직 젊은 미키는 모를테니 짖궃게 오토나시 씨를 놀리고 있지만.

"어머어머 여성의 나이로 놀리는건 안된답니다?"

"죄, 죄송합니다."

미우라 씨의 웃고있지만 웃는것 같지않는 얼굴로 한 무게감있는 말에 아마 처음듣는것 같은 존댓말까지 쓰며 사과한다.

……한창 때의 여성이라면 신경 쓰일테니까. 암.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 흐르고 또 흐른다.

이제 곧 새해.

이 포장마차를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 전까진 최선을 다하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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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다. 이제 슬슬 종강이 다가오니 아무래도 바쁘네요. 이 글도 오랜만에 썼지만 다음회도 이만큼, 아니면 더 늦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분량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ps. 등장인물이 많으니까 일일이 신경쓰다가 힘들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나름 골고루 등장시킨다고 했는데 사람만 열 여섯명이다보니 보통일이 아니네요. 다음부턴 이렇게 단체로 등장시키는건 자제해야겠습니다.

ps.2 세상에 쓰고나서야 리플을 보고 알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유키호의 생일이었다니……사실 제가 아이돌 마스터에 대해 그다지 많은 지식을 가지고 글을 쓰는게 아니라 전혀 몰랐었네요. 변명같이 들릴진 모르시겠지만 저 게임은 커녕 애니메이션도 보지않고 오로지 팬픽으로 습득한 정보가지고만 글을 쓰니까요……. 앞으로는 이런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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