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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선배, 요즘 린이 이상한 것 같아요.」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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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30, 2016 17:32에 작성됨.

미시로 전무의 집무실의 창문을 통해 따사로운 햇빛이 들어왔다.

그 햇빛을 등지고 앉아있는 미시로, 그리고 그걸 정면으로 받아내며 그녀를 바라보는 중년의 한 남자.

 

미시로 「그런고로 자네는 해고야.」

H 부장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고작 그런걸로 저를 내치다뇨!!」

 

그 순간 '쾅'하는 소리와 함께 책상을 치며 자리를 일어나는 미시로.

 

미시로 「고작? 언론에 나가지 않은걸 감지덕지하게 생각해! 지금까지 자네가 아이돌들에게 해왔던 수많은 성희롱은 대체 뭔가?!」

H 부장 「저는 그저 약간의 스킨십을......」

미시로 「그 입 좀 다물어! 가정을 꾸려야할 30대 중반에 결혼도 못하고 10대 애들한테 치근덕거리는게 뭐가 잘 났다고 그 입을 나불거리는건가?! 이번에 당신이 건드린건 우리 346 프로덕션에서도 제일 많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인 시부야 린이야!! 그 애는 지금이라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한 걸 내가 억지로 말렸어. 무슨 뜻인지 아나? 그나마 학교 후배라고 감싸주던것도 이제 한계라고! 이번 달을 끝으로 자넨 해고야.」

H 부장 「큭......」

미시로 「더 할말 없으니 나가보게.」

 

중년의 남자는 입술을 깨물고 조용히 문 밖을 나섰다.

조용한 복도엔 난폭하게 걷는 정장 구두소리가 울려퍼졌다.

 

H 부장 「젠장, 빌어먹을. 애들 엉덩이 좀 만진걸 가지고 날 내쳐?」중얼중얼

 

그 때, 복도 반대편에서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이를 눈치챈 H는 중얼거리던 자신의 입을 닫고는 앞을 내다보았다.

 

P 「부장님......」

H 부장 「이야! 이게 누구야? 346 프로덕션에서 그렇게나 잘 나가신다는 P 님이 아니신가!」

P 「린에 대한건 들었습니다.」

H 부장 「으음? 난 그저 사춘기의 아이와 스킨십으로 마음의 벽을 허물려고 했을 뿐이야. 잘못한건 없다고?」

P 「그녀에게 직접 사과해주십시오.」

H 부장 「풉! 내가 짤릴 마당에 사과는 무슨 사과? 잘 먹고 잘 살라고.」

P 「......」부들부들

 

P 를 뒤로하고 H 부장은 엘리베이터를 탄 뒤, 조그마한 자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쇼파에 앉아 축 늘어졌다.

 

H 부장 「더러운 세상, 내가 이 회사를 위해 몇 년을 일해왔는데...... 린... 그 년만 아니었어도......」

 

그는 목이 말라 티테이블 위에 있던 물통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벽에 붙어있는 '담배는 마약입니다. 건강을 위해 금연합시다.'라는 사내금연 포스터를 무시하듯이 담배를 한 개피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H 부장 「어차피 망가진 인생에 사내 금연은 무슨 얼어죽을......」

 

그렇게 담배를 한 모금 쭉 들이키던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H 부장 「그래! 시부야, 그 년한테 복수라도 하자고. 흐흐흐......」

 

그리고는 황급히 어디론가로 전화를 하는 그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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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며칠 뒤, 회의실.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서로 스케쥴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이 곳엔 두 명의 남녀가 서로 마주보며 앉아있었다.

 

P 「린, 오늘은 좀 괜찮아?」

린 「프로듀서, 괜찮아.」

P 「나는 좀 더 쉬기를 바랬는데 말이야.」

린 「고작 엉덩이를 주물럭댄걸로 며칠 쉰거라구.」

 

린은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P 에게 얘기했다.

그러나 아직도 굳어있는 그녀의 미소를 보며, P 는 그게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리라고 판단했다.

 

P 「무리하지 않아도 돼.」

린 「정말로 괜찮아. 오히려 그런 일로 집에 틀어박혀 있는건 더더욱 침울해지니까 말야.」

P 「그런가....... 그러고보니 H 부장은 이번 달을 끝으로 사직한다나봐.」

린 「나는 경찰에 신고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P 「린, 너도 알겠지만 그랬다간 네 아이돌 커리어에 치명타가 생긴다는건 알잖아?」

린 「응... 그럼 일단 오늘은 레슨실에서 혼자 댄스 연습이라도 하고 갈게.」

P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린 「아니, 댄스를 통해 잡생각을 떨쳐내고 싶어.」

P 「그럼... 어쩔 수 없네. 오늘은 7층 댄스 레슨실에 연락해서 비워놓을테니까, 거기서 연습해.」

린 「응, 신경써줘서 고마워. 프로듀서.」

 

린은 곧바로 일어나서 레슨실로 향했다.

P 는 레슨실까지 데려다주려고 했지만, 린은 너무 오버하는거 아니냐면서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렸다.

 

346 프로덕션 내 성희롱 사건.

H 부장이 휴게실에서 혼자 쉬고 있던 린의 몸을 더듬은 사건이다. 물론 린도 강하게 저항했기에 큰소리를 듣고 달려온 치히로에 의해 그 광경이 발각되어 일단락 된것이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

린은 이제 슬슬 그 사건을 잊고 다시 다른 아이돌 친구들과 함께 나란히 하기 위해 레슨실로 들어왔다.

 

린 「후... 일주일 밖에 안 되었는데 오랜만에 온거 같네.」

 

그리고 린은 탈의실로 가서 간편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은 후에 레슨실에서 노래를 틀고 혼자서 댄스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 익숙해져 있는 곡들을 위주로 연습을 진행한 린은 얼마 안 가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린 「하아, 하아, 하아......」 흠뻑

 

30분 동안의 격렬한 댄스 후, 린은 바닥에 주저 앉아 잠깐 쉬기로 했다.

 

린 「고작 일주일... 쉬었을 뿐인데......」하아하아

H 부장 「린짱, 힘든거 같네에~?」

린 「?!」

 

린은 거칠게 쉬는 숨을 정리하던 도중,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문쪽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거기엔 일주일 전, 자신의 몸을 어떻게든 탐닉하려던 중년의 남성이 서있었다.

 

린 「당신이 여긴 무슨 일이야?!」버럭

 

린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며 그를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레슨실은 음악을 틀며 노래를 부르거나 댄스를 하는 곳이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방음시설이 되어 있었다.

자신이 위험에 처한 것을 느낀 린은 근처에 있는 탈의실로 도망가 문을 잠그고 시간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H 부장 「저기... 미안하다!!」꾸벅

 

그 때, H 는 자신의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사과를 해왔다.

린은 순간적으로 현 상황을 이해 못 하고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H 는 허리를 굽힌 채로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H 부장 「어른인데도 어른답지 못하게 네게 상처를 입혀서 정말로 미안하다! 그 일로 나는 이 회사를 나가기로 했어. 하지만 네게 직접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이렇게 염치 불구하고 찾아왔다.」

린 「......」

H 부장 「레슨을 할 때 목이 마를 것 같아서 녹차를 차갑게 해서 가져왔어. 그리고 이건 그... 녹차를 끓일 때 쓴 거야.」

 

H 는 금박을 입힌 포장이 되어있어 딱 봐도 비싸보이는 녹찻잎을 살포시 문 옆에 내려다 놓았다.

그리고는 린에게 완전히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빌었다.

 

H 부장 「정말... 정말... 미안하다... 내가 어리석었어... 곧 회사를 떠날테니 그걸로라도 위안을 삼아주렴......」 흑흑

 

그리고 그는 조용히 눈물을 거두고 일어나 레슨실 밖으로 나갔다.

린은 그가 나가는 마지막까지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그를 계속 째려보았다.

 

린 「이게 뭐야......?」

 

문 옆에 놓아두고간 비닐봉지엔 투명한 물통에 담겨진 차가운 녹차와 아까 H 가 보여주었던 금박으로 포장된 녹찻잎이 들어있었다.

솔직히 이걸 마시는 건 꺼림칙했지만 지금은 마침 목이 너무 마르던 참이었고, 그가 보이는 태도에 조금 마음이 누그러진건 사실이었다.

 

물통의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아보자 향긋한 녹찻잎의 내음새가 린의 콧속을 간질였다.

이리저리 봐도 이상한 걸 넣은 걸로는 보이지 않은 깨끗한 녹차의 모습이라 그냥 한 모금만 마셔보기로 했다.

 

린 「(꿀꺽꿀꺽)」

 

시원한 녹차는 린의 목을 타고내려가 온 몸을 차갑게 식혀주는 듯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먹었던 녹차 중에 제일 풍미가 좋은 녹차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원래는 한 모금만 마시려고 했던 그녀였지만, 이내 좀더 들이켜서 그 풍미를 느끼고자 했다.

 

린 「이게 그 찻잎이란 말이지......?」

 

이렇게 상급의 찻잎을 주고 조용히 떠나간 H 부장에 대해 여러가지 복잡한 심정이 들기 시작한 린은 찻잎을 챙기고서는 집으로 가기로 했다.

물론 집에 도착할때까지 그 풍미를 느끼고자 계속해서 차가운 녹차가 든 병을 입에 가져다 댄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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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메쟈세, 토프 위통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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