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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 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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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8, 2016 21:32에 작성됨.

스텝 「저기요...?」

 

행사장 뒤의 대기실.

이제 모든 행사가 끝나서 대기실 청소를 해야하건만, 두 명의 여성이 의자에 앉은채로 곤히 잠이 들어있었다.

그녀들은 아무리 흔들어깨워도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스텝은 다른 담당자를 찾아보기로 했다.

 

스텝이 비상연락처를 찾아서 전화를 하자, 한 남자가 몇분정도 있다가 대기실로 들어왔다.

 

스텝 「이 분들 담당자 맞으시죠?」

P 「네, 맞습니다.」

스텝 「여기 정리해야되서요. 다른곳부터 정리할테니까, 이 분들 좀 데리고 나가주세요.」

P 「죄송합니다.」 꾸벅

 

P 는 스텝에게 허리숙여 사과하고, 스텝은 괜찮다는 손짓을 하며 대기실 밖을 나갔다.

 

P 「아니, 카렌은 피곤해서 그렇다고치고... 센카와 씨마저 잠이 들면 어쩌라는거야......」 긁적긁적

 

그는 목을 조이던 넥타이를 살짝 풀면서 대기실을 바라보았다.

 

카렌은 P 를 멸시하고 있던 불편한 상황.

따라서 그는 항상 그녀의 근처에서 대기만 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달려가서 해결하는 등의 5분대기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 찰나, 오늘은 마침 치히로가 카렌을 서포트한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하고 있던 차에 이런 상태가 된 것이다.

 

일단 그는 치히로부터 깨웠다.

카렌을 먼저 깨워봤자 좋을게 없다는걸 누구보다 P 자신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히로가 일어나면, 그 다음은 치히로에게 부탁하여 카렌을 깨워서 집에 보내기로 하자고 생각했다.

 

P 「저기... 센카와 씨... 일어나세요.」 흔들흔들

 

치히로는 3인용 쇼파에 누워있어서,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 누구보다도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깨우려고 쇼파 앞에 다가가자 편안함과는 약간 먼, 아련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고 있는 치히로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P 「제발 일어나세요...」 흔들흔들

 

제3자가 보면 자고 있는 여성 2명이 있는 방에 남성 1명이 있는 대기실.

아무래도 별로 좋게 볼 수 없는 환경이다.

결국 그는 초강수를 두기로 했다.

 

P 「센카와 씨... 미안합니다!」

 

'따악'하는 소리와 함께 P 는 치히로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치히로는 눈을 번쩍하고 뜸과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이마를 부여잡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P 의 목소리를 듣고 그를 빤히 바라보는 치히로.

 

P 「하하하. 일어나셨어요, 공주님?」 흐뭇

 

P 는 원래 치히로에게 장난을 칠만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지금은 치히로에게 짖굳게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도 조용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치히로의 눈동자를 보았는데, 점점 그녀의 눈망울이 커져가는 것을 눈치챘다.

즉,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치히로 「......」 울먹울먹

P 「아... 저기... 일어나시질 않아서......」

 

그는 엎드려 빌어야 하나란 생각을 하던 찰나.

 

치히로 「흐엉엉엉...」 뚝뚝

 

갑자기 자신에게 안긴 치히로에 의해 모든 사고회로가 정지되어버렸다.

 

P 「왜, 왜 그러세요?!」

 

너무나도 당황한 그는 자신에게 안겨서 울기 시작한 치히로에게 아무런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치히로 「악몽이었네요... 그건 악몽이었어요... P 씨, 살아 있는거 맞죠......?」 뚝뚝

 

그녀가 자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울먹이면서 물어보는 말에 P는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P 「그... 뭔진 모르겠지만 악몽이에요.」 쓰담쓰담 

치히로 「우으....으......으아아아앙!!!」

 

그러나 그의 그런 행동은 오히려 독이 되었는지 더욱더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는 치히로.

그때, 갑자기 P 의 뒤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는 치히로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 조용히 고개만 돌려서 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

 

굴러다니고 있는 네일아트 도구들.

카렌이 자신의 손톱을 다듬을때 쓰는 도구들이다.

그렇게 생각한 P 는 조용히 시선을 바닥에서 점차 위로 향했다.

 

카렌 「......」

 

대기실 의자에 앉아 화장대에 엎드려 자고있던 카렌이 일어난 것이다.

치히로의 울음소리에 움찔하면서 놀란 바람에 네일아트 도구를 떨어뜨려버렸다고 추측한 P.

 

P 「미, 미안해. 지금 나갈테니까......」

 

그는 알고있었다.

카렌은 자신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엄청나게 싫어한다는 것을.

 

그냥 싫어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타 프로듀서도 아닌, 타 프로덕션으로 이전하겠다고 신청까지 할 정도였으니.

 

그래서 P 는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자신이 이방인이기에 이루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으니까.

그러니까 카렌이 정말로 빛을 내기 위해서 자신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는 않을까라는 고민.

 

카렌 「......」 또각또각

 

카렌이 자리에서 일어나 P 에게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갔다.

그리고는 갑자기 주저앉더니 그의 다리를 잡았다.

 

카렌 「미안해요... 죄송해요... 그러니까 가지 말아요...」 뚝뚝

 

동시에 두 여인이 자신을 붙잡고 울고 있는 상황.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P 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녀들이 스스로 진정될때까지 몇분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

.

.

.

.

.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그녀들도 진정이 되었는지 의자에 앉아서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P 「그럼 전 밖에서 음료수라도 사올테니 잠시만 기다리세요. 스텝 분한테는 얘기해뒀으니 30분 정도는 여기 있어도 될거 같아요.」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P 가 밖으로 나가자 대기실 안은 적막한 고요함으로 가득찼다.

 

치히로 「저기... 호죠 양...」

카렌 「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요.」

치히로 「응?」

카렌 「저는 프로듀서가 죽는 꿈을 꿨거든요. 그래서 그런데... 혹시 부산시 XX구 OO동 XX아파트 207호 아세요?」

 

그 주소를 듣는 순간, 치히로는 흠칫하고 말았다.

자신이 꾼 꿈에서 찾아간 프로듀서의 본가 주소였기 때문이다.

 

치히로 「아... 어...」

카렌 「저는 A 씨한테 버려져서 병원에 입원하고... 치히로 씨랑 같이 프로듀서의 본가에 찾아가고... 그 후에 전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카렌은 자신의 가슴팍을 바라보았다.

꿈에서 그렇게나 자책하면서 긁어대었던 자신의 가슴팍.

 

치히로 「혹시......」

 

치히로는 P 가 두고간 가방 안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는 지갑을 보통 가방 안에다가 두고, 중요한 결제 카드들은 스마트폰 케이스에 보관한다는걸 그녀는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방 안을 열어 지갑을 살펴보자, 그 곳에는 P 의 가족사진이 들어있었다.

 

치히로 「이 사진... 보시겠어요?」

카렌 「이건......」

치히로 「당신도 알아보겠나요?」

카렌 「치히로 씨도요?」

치히로 「꿈에서 본 P 씨 부모님과 똑같아요.」

카렌 「그건... 정말 꿈이었을까요?」

치히로 「꿈이든 현실이든.... 중요한건 하나에요. 지금 P 씨가 우리 눈 앞에서 살아있다는 것.」

카렌 「그렇죠....... 다시 얻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프로듀서... 아니, P 씨에게 그동안의 일을 사과하고 열심히 프로듀스 받을거에요.」

 

그리고 카렌은 자신의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이게 만약 정말로 신이 다시 주신 기회라면.

다시는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그녀.

 

치히로 「근데 그냥 프로듀서라고 하면 되지, 왜 P 씨라고 부르는거에요?」

카렌 「네?! 아... 아니... 저기...」

 

정곡을 찌르는 질문에 머뭇머뭇하는 카렌을 보며, 치히로는 생긋 웃었다.

 

치히로 「저, P 씨의 연인이 될거에요.」

카렌 「아앗! 안돼요!!」

 

그 때, 갑자기 복도 쪽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녀들은 P 를 둘러싼 설전을 벌이느라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리츠코 「다음 스케쥴이 있는데 여기서 자고 있으면 어떡하니?!」

타카네 「송구스럽사옵니다.」

리츠코 「빨리 이쪽으로!」

 

그녀들은 치히로와 카렌이 있는 대기실 앞을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은발의 여성은 아무도 들리지 않게 조용히 미소지으며 속삭였다.

 

타카네 「부디 이번에는 실수하시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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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네, 행복한 글로 벌써 찾아뵈었네요.

나름대로 시간차 공격 같은걸 해보았는데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정말로 이 작품은 끝이 났습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시느라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럼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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