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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4.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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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8, 2012 00:44에 작성됨.

*얀데레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보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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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하 히비키-
오늘은 날씨가 좋아 햄조와 이누미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다른 친구들도 다 데리고 나오면 좋지만 그랬다가는 사람들이 놀라고 경찰까지 올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건 나도 나름 아이돌로서 성공해 큰 집으로 이사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친구들과 사는 데는 많이 나아졌다.
처음 오키나와에서 도쿄로 올라왔을 때는 걱정도 많이 되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아이돌서 대성공. 자신의 실력보다는 운이 좋았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과연 765프로에 오지 않고 다른 곳에 갔어도 성공할 수 있었을까.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곳 765프로덕션에 큰 애정을 갖고 있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곳이니깐.

“프로듀서는 잘 지낼까.”

765초창기에 같이 일했던 프로듀서. 그는 자신들을 위해 스스로 프로덕션을 떠났다. 그가 떠남으로서 세 명의 프로듀서가 들어오고 아이돌들의 일처리와 연습, 조정등 많은 것이 나아졌다.
그 덕분에 성공할 수 있어 기쁘지만, 동시에 그 성공이 자신들을 소중히 해주던 프로듀서가 스스로를 희생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라는 데에 씁쓸함을 느꼈다.

“그래도 프로듀서도 크게 성공한건 기쁘지만.”

햄조와 마주보며 웃었다. 
프로듀서는 떠나고서 얼마 안 있어 일본에서 최고라 평가 받는 리카란 아이돌의 프로듀서가 되었다. 톱 아이돌 중에서도 최고의 톱. 그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를 쓰지 않기로 유명한 그 리카의 프로듀서가 되고서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리카의 성공에 큰 도움을 주어 주위 평가도 좋다는 것 같다. 아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최고의 프로듀서 중 하나란 평을 듣는데다 어떤 의미로는 희귀하단 평도 있다고 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치하야에게 미국에서 성공하고 온 프로듀서 이야기를 했더니 표정이 딱딱해지며 말을 하지 않았다. 왜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 것인지 물어보았지만 “그냥 그런 일이 있어.”란 말만 들었을 뿐이다. 뭔가 미국에 대해 안 좋은 일이 있던 걸까.
765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은 모두 프로듀서를 의지하며 잘 따르고 있었으니 자신들이 아닌 다른 사람의 프로듀서를 한다는 것이 싫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얼마 안 있으면 돌아올 거야.”

리카가 은퇴하면 프로듀서는 우리들에게 돌아온다는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들은 굉장히 기뻐했었다. 리츠코가 말하길,

“최초로 아이돌로서 미국진출에 성공한 아이돌과 그 프로듀서야. 리카가 올해 안으로 은퇴한다는 말이 있고, 실제로 개인적으로 알아낸 봐로는 이 소문은 진짜야. 그러면 리카의 은퇴에 맞춰서 대형프로덕션은 그 P씨를 데려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야. 자신들의 아이돌들을 미국에 진출 시켜 리카 이상으로 키우기 위해서 말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P씨는 꼭 필요하지. 그러니 너희도 열심히 해. P씨야 거의 우리 프로덕션에 오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하지만, 주위에서 놔두지 않을 거야.”  

그것을 회상하고서 코끝을 손가락으로 비볐다. 프로덕션의 사정으로 떠나 보내야했던 우리들의 프로듀서다.

“이제 다시는 뺏길 수야 없지. 아자!”

기합소리를 내고서 이누미의 끈을 잡고 걸어가는 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이번 자신들의 신곡이었다. 핸드폰을 받자 치하야였다.

“치하야. 갑자기 무슨 일이야?”
-지금 바빠? 통화하기 곤란하면 있다가 전화할게.
“하하, 아니야. 오랜 만에 이누미와 햄조와 산책하고 있었어. 무슨 일이야?”  

웃으며 이야기하자 치하야는 바로 용건을 꺼냈다. 농담을 잘 못하는 성격에 본의아니게 오해를 받기도 하는 아이지만 사실 속 마음은 따듯한 아이다.

-별거 아니고 히토키 프로듀서가 너에게도 물어봐 달라 해서. 이번 여름에 765콘서트를 순회형식으로 했으면 하는데, 넌 괜찮은가 해서.
“자신은 상관없어. 전국 순회하면 일본 전 지역을?”
-그건 아니고 유명한 지역만 정해서 일본을 크게 횡단할 생각인 가봐. 스케줄이 있으니 연이
어서는 무리고 한 달에 한 번하는 형식으로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대단하네. 전 지역이라. 우리들 처음에는 이미 그런 거 해보지 않았어? 인기가 없어서 지방의 공연부터 시작했었잖아. 히히”

추억에 잠겨 그리 이야기하자 치하야의 말에도 웃음기가 돌았다.

-그러네. 그 때는 리츠코씨와 프로듀서와 같이 공연만 있음 어디든 가는 형식이었는데.
“그것도 단체 여행이 많았지.”
-그래도 어디서든 노래를 들어주고 부를 수 있어서 좋았어.

이것도 이제는 추억이었다. 당시에는 즐거우면서 힘든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톱아이돌이 되어 성공할거라 믿고 노력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서서히 그 목표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미키와 이오리는 톱아이돌로 인기를 구사하고 있었다. 치하야는 톱 아이돌보다는 가수를 목표로해 이제는 서서히 그 쪽으로 길을 나서는 것 같았다.

“근데 보통 이런 건 하루카가 이야기하지 않았어? 치하야라니 드무네.” 
-하루카가 바빠서 내가 돕고 있어. 

하루카가 혼자 바쁜 것을 보고 자진해서 도왔을 것이다.

“그럼 자신도 도와줄까? 마코토에게 전달 안했으면 내가 연락해줄게. 아마 마코토에게 전달하면 유키호도 당연히 듣게 될 거야.”
-그래 주겠어? 류구코마치는 리츠코씨가 이야기 했을 테고 마코토랑 유키호, 야요이 정도 남았어. 야요이에게는 내가 전화할게.
“알았어. 그럼 내가 마코토에게 전달할게.”
-고마워.
“고맙긴. 765프로덕션의 일이잖아? 거기다 오랜 만에 다 같이 공연하는 건데 이런 건……. 어, 왜 그래 햄조?”

갑자기 햄조가 내 머리를 건들였다.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길래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왜 그래?
“아니 햄조가 갑자기……. 아, 프로듀서다!”

반갑기 상대를 발견해 소리치자 치하야가 반응했다.

-프로듀서? 어딨어?
“응. 리카씨랑 차타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어. 방송국이 근처니 그 곳에 가나봐. 가서 인사나 해볼까.”
-큿. 나랑은 거리가 멀어.

왠지 몰라도 에어컨이 아닌 옆의 창문을 열고 달리는 자동차에서 프로듀서와 리카란 아이돌의 얼굴이 보였다. 그 때 리카가 창문을 올렸다. 그러더니.

“어, 어어? 우오와!”
-왜 그래?

리카씨가 얼굴을 앞으로 빼더니 얼굴에 키스를 했다. 아무리 친하다 해도 저건…….

“그, 리카씨가 프로듀서씨 볼에 키스 했어. 미국에서는 인사대신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미국에 갔다와서 그런가. 에, 에에에?”

신호에 걸린 차가 멈추고 프로듀서 쪽의 창문도 닫혀갔다. 하지만 내가 놀란 것은 앞좌석으로 옮긴 리카씨의 태도 때문이었다. 틀림없이 코팅 된 창문이 닫힐 때 리카씨가 프로듀서의 안경을 벗기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는 것이…….

-무슨 일이야?

어딘가 차가워진 목소리로 치하야가 물었다. 난 방금 본 것에 놀라 모든 것을 말했다.

“창문이 닫혔는데, 그 전에 리카씨가 프로듀서의 안경을 벗기고 얼굴을 프로듀서의 얼굴에 가까이……. 창문이 닫혀서 끝까지는 못 봤는데 틀림없이 아마 키스를 하는 것…….”
뚜- 뚜- 

나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이 끊겼다. 회선이 나쁜 것일까.

“우, 우와 아즈사씨로부터 듣기는 했지만. 설마 프로듀서 정말 리카씨가 은퇴하면 결혼하게 되는 걸까?”

뭔가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일이니 축복해 주었다.

“뭐 리카씨도 좋은 사람 같고 좋은 일이지. 만일 결혼하게 되면 꼭 가서 축가불러줘야지. 아예 단체로 공연을 할까?”

미래의 일을 상상하고 마코토에게 전화를 했다. 치하야에게 들은 것을 이야기하며 프로듀서와 만난 것도 이야기했다. 

“놀랐다니깐. 리카씨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니. 정말 리카씨가 은퇴하면 둘이 결혼하나봐. 그럼 당연히 프로듀서도 우릴 초대할테니깐 그 때 우리들이 단체로 축가라도 불러주는 게 어때?”

나의 제안에 마코토는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하하, 히비키도 참. 히비키, 아마 우리가 축가를 불러줄 일은 없을 거야.
“응? 어째서?”

이해를 못해 되묻자 마코토는 기분좋게 웃으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목소리는 밝은데 듣고 있는 이쪽은 왠지 몸이 떨려왔다.

-왜냐하면 그건 리카씨 혼자의 망상이 될 테니깐. 하하!





-키사라기 치하야-
 나도 모르게 닫어버린 핸드폰을 노려보고 있었다.
큿!



 

-미우라 아즈사-
드라마 촬영을 위해 방송국에 왔을 때 우연히 프로듀서와 리카씨를 만났다.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프로듀서, 오랜만이에요.”

내가 인사하자 프로듀서도 얼굴 가득 반가움을 표하셨다. 

“오랜만이에요 아즈사씨. 가수겸 배우로 확실히 성공하셨더라고요.”
“나름 열심히 했는데 잘 되었나봐요. 프로듀서도 같이 했음 좋았을 텐데 말이죠.”

나는 아쉬움에 그리 말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내 소식을 찾아듣고 있었다는 것에 기쁨을 숨길 수 없었다. 원래라면 나의 운명은 사람은 이 사람이었을 텐데……. 그 부분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괜찮다. 그 운명은 곧 되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P!” 

프로듀서씨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내 운명을 빼앗아간 도둑년이 찾아왔다. 어머, 나도참. 나도 모르게 말이 거칠어졌네. 하지만 이 여자에게만은 나도 모르게 가슴이 격해지는 것이 있었다.
안되지 안 돼. 진정해야지. 후후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765의 아이돌분이시군요. 이 사람, 그 쪽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리카 쪽에서 먼저 내 속도 모르고 반갑게 인사했다. 난 겉으로는 웃으면서 답했다. 웃음은 거짓이 아니었다. 프로듀서가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데 기분 나쁠 것이 없으니깐 말이다.

“아라아라,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길치라고 하지 않던가요?”
“그 이야기도 했지만, 제일 많이 한 말은”

후후 역시 하셨구나. 하지만 이것은 좋은 추억이었다. 내가 길을 잃을 때마다 매번 찾으러 오던 사람이니깐. 꼭 우리의 운명처럼 말이다. 
나를 찾아온 운명의 상대.
그리고 당신은 그 운명을 빼앗아간 상대. 후후

“아름다운 사람이란 말이었어요.”

그 말에 난 웃으며 프로듀서를 보았다. 프로듀서는 부끄러워하며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아라아라 그런 이야기도 하셨군요. 후후”

바보 같은 사람. 좀 더 곁에 있었을 때 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기뻤다. 
몇 마디 더 대화를 나누고 나자 두 사람은 자리를 떠났다. 근데 두사람의 태도가 어딘가 마음에 걸렸다.
듣기로는 리카씨는 늘 프로듀서에게 가까이 붙고, 안 볼때는 팔짱도 끼고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프로듀서와는 완벽히 공적인 관계로만 보이도록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 모습은 꼭 겉으로는 아닌척하고 몰래 연애를 하는 사내커플처럼 느껴졌다.
아니, 아마 그럴 것이다. 리카씨는 숨기려하고 있었지만 프로듀서를 볼 때 그 얼굴은 행복감에 젖어있었고, 프로듀서도 같이 웃어주고 있었다. 그 웃음 평소와 다른, 그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던 특별한 미소였다.
난 드라마세트장으로 걸어가며 웃었다.

“아라아라, 그러면 안 되죠 리카씨.”

은퇴하면 결혼할거란 어린 아이 같은 망상을 하는 여자.

“망상은 망상으로 끝내셔야죠. 어린애처럼 그러다가는”

그런 리카씨가 나는 정말로 안타까웠다.

“꿈에서 깼을 때 상처를 크게 받게 되신다고요.”

웃으며 걸어가는데 스텝을 만났다. 그 스텝은 맥주병이 가득 든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어머, 그건 왠 술이에요?”

내가 웃으며 묻자 안면이 있던 상대는 설명을 해주었다.

“소품용 맥주에요. 액션연기를 할 때 쓰는 건데, 보기와 달리 약해서 세게 내리쳐도 다치지 않죠.”

그러면서 하나를 꺼내 보여주었는데 석회로 만든 것이었다. 방송국 일을 하다보면 신기한 것도 많이 보게 된다.

“맞아도 상처가 나지 않는 다라.”

리카씨가 부디.

“앞으로 상처 받을 일이 없으시길. 후후”

너무 불쌍하면 안 되요 리카씨. 그랬다가는 그 착한 내 운명의 상대가 당신에게 남으려 할테니 말이예요.



 

-미나세 이오리-
내방에서 소파에 앉아 밑의 사람이 가져온 사진을 보고 있었다. 사진을 들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사람들을 시켜 감시하고 있던 리카와 프로듀서의 사진들이었다. 
단둘이 부끄러워하며 식사를 하고 있는 P와 리카의 사진..
운전 중인 프로듀서의 볼에 키스를 하는 리카의 사진.
신호에 걸렸을 때 프로듀서의 안경을 벗기는 리카의 사진.
그리고, 그런 프로듀서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며 껴안아 가는 사진. 
이다음은 창문이 올라가서 찍지 못했다고 한다.

“이, 이!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결국 참지 못하고 사진을 갈갈이 찢어버렸다. 적당히 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에게서 프로듀서를 뺏어가더니, 이제는 그 마음까지 뺏어가는 걸까?

“용서 못해, 용서 안 해!”

지난 1년간 노력해 톱 아이돌이 되면서 많이 성숙했다 생각했는데, 아이처럼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묻어버릴까. 어떻게 처박아버릴까.
그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사람들을 동원해 이미지를 망쳐 은퇴시켜 버릴까?”

안 된다. 그랬다가는 착한 프로듀서는 불쌍한 그녀가 다시 재기할 때까지 영원히 그녀의 프로듀서로 남으려할 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회적으로 말살 시킬까?”

이것도 안 된다. 그렇게 망가져 버리면 그런 그녀를 측은해하며 프로듀서가 더욱 곁에 있으려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둘이 키스도 했는걸. 프로듀서, 그 이야기 받아들일까?

야요이의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

“젠장, 뭐가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는 거야!”

멋대로 뺏어가고
멋대로 키스하고
멋대로 프로듀서의 마지막 여자가 되려한다. 정말 제멋대로에 이기적인 여자다. 그 다음에 또 키스했다는 건 둘이 사귀기로 한 걸까?
대체 그 여자는 겁이란게 없는 걸까? 감히 이 ‘미나세 이오리’로부터 프로듀서를 뺏어가고 그리 멋대로 하는데 멀쩡히 넘어갈 거라고 생각 하다니.
정말 멍청한 여자 같았다. 아니, 멍청한 여자가 맞을 것이다. 듣기로는 아무렇지 않게 우리 765아이돌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고 하니깐 말이다.
겉으로는 우리가 성공하도록 도와준 것처럼 보인다. 맞다, 그녀의 도움으로 성공한 부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슈퍼 아이돌인 이 미나세 이오리는 누구의 도움이 없어도 이 정도 성공이 가능했다. 누군가의 도움 있다면 그것은 P뿐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대로는 있다가는 정말 그 여자에게 P를 뺏기게 된다. 은퇴 후에 결혼? 그런 망상에 어울려줄 생각 따위는 없었다.
핸드폰을 눌러 전화를 걸었다. 

“신도우 당장 내가 말하는 곳에 도청기와 소형카메라를 설치해! 중요한 일이야!”

상대는 내 명령에 당황하는 듯 하더니 이내 내 말을 따랐다.
이걸로 프로듀서의 차와 집에 도청기와 카메라가 몰래 설치될 것이다. 그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할 수 밖에 없는 조치였다. 더 이상 이정도 사진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런 여자에게 휘둘리다가 평생을 잡힌다는 건 그에게 너무나 불행한 일이다. 그러니 이 미나세 이오리가 구제해 주는 것이다.
딱히 그를 사랑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단지 날 도와주던 좋은 사람이니깐 은혜를 갚을 겸 도와주는 것 뿐이다.
결코 그가 나 아닌 다른 여자. 그것도 생판 모르는 여자의 연인이 되는 것이 마음에 안 들어서인 것은 아니다.

“깨닫게 해주겠어. 이 미나세 이오리의 것을 뺏어간다는 게 어떤 건지를!”

미국에서 성공한 톱 아이돌이라고? 그게 어쨌다고. 난 슈퍼 아이돌인 미나세 이오리다.
미국이 아니라 세계전체를 상대로 해도 성공할 수 있다. 그래, 그가 함께해준다면 이것은 확실히 이룰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그가 함께했는데도 미국에서 최고도 못 되고 어느 정도의 성공으로만 만족한 그 도둑고양이가 엄청나게 한심한 것이다.

“그래, 내 하인이 돌아오면 정말 세계에 도전해주겠어. 그리고 깨닫게 해줄거야. 본인이 얼마나 한심했던 건지를 니히히힛!”
   
 
  
-호시이 미키-
사무실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요즘은 잠도 못자고 멍하니 있을 때가 많았다. 좋아하는 주먹밥을 먹어도 기운이 나지 않았다. 좋아하는 허니를 봤는데 힘이 나기는커녕 오히려 무기력해져 버렸다.

“나노- 이제 허니라 부를 수가 없어.”

이제는 리카씨의 프로듀서다. 아니, 어쩌면 리카씨의 허니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몸을 들어 거울을 보았다. 거울에는 남들은 훌륭하다 칭찬하는 몸매를 한 금발의 여성이 있었다. 몸은 성인인데. 얼굴도 주위에서는 예쁘다고 칭찬해주는데.
가슴은 그 리카란 여자보다도 컸다. 키는 작지만 밸런스를 보자면 내 쪽이 훨씬 좋았다.

“허니…….”

다시 한 번 그를 그렇게 부르고 싶었지만,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 리카란 여자가.

“미키는 모르겠어. 왜 그 여자에게 허락을 받아야하는지.”

그의 팔에 리카가 팔짱을 끼던 모습을 생각하니 거울의 나의 눈은 서서히 흐려지고 있었다. 생기가 없다는 것이 저런걸까? 눈의 색이 꼭 물감으로 칠한 것처럼 어두워지며 단순해 보였다.
리카는 은퇴를 하면 허니에게 프로포즈를 할 거란 소식을 아즈사에게 들었었다. 예전에는 일본에온 허니의 마음을 내가 뺏으면 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리카를 직접 만나자 그 마음은 처절하게 부서졌다.

“멍하니 뭐해 미키?”

아이카란 여자프로듀서가 멍하니 있는 나를 불렀다. 허니가 떠나고 들어온 프로듀서였다. 그 여자를 쳐다보자 그녀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더니 내일 있을 스케줄을 이야기해주었다.

“내일 있을 생방송프로그램에 리카도 출연한데. 자신 있지?”
“나노?”

내가 이해를 못하자 아이카씨는 엄지를 치켜들며 말했다.

“거기서 리카씨를 이겨서 진짜 일본 최고가 되는 거야!”

리카씨를 이겨?
아이카씨가 말해주길 이 프로그램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콘서트 형식으로 전문가와 방청객, 그리고 시청자들의 점수로 1위를 가리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거기서 1위를 하면 인지도도 높아지고, 그 실력도 인정받게 된다는 듯하다. 거기다 이번에는 그 리카씨도 출연해 많은 실력파들도 도전한다는 듯하다.
그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내일에 한해서 일본최고를 가리는 프로그램으로 받아들여지는 듯 하다.

“일본최고…….”
“그래, 미키가 일본 최고가 되는 거야!”

왜 리카씨는 올해에 은퇴하는 걸까? 무엇을 만족하고 허니에게 프로포즈를 하려는 걸까?
생각해보니 간단했다. 최고의 자리에서 최고의 모습으로 사라지며 최고의 모습으로 허니에게 가고 싶은 것이다. 그 마음 미키도 알 것 같았다.
이왕이면 허니에게는 최고의 나를 주고 싶었다.

“맞아, 미키 내일 리카씨를 이기고 최고가 될거야!”
“오, 웬일로 열의가 대단한데? 그럼 내일 부탁할게 미키!”

생각해보니 간단했다. 리카씨를 제치고 내가 최고가 되면 리카씨는 더 이상 최고가 아니게 된다. 최고가 아니라 허니에게 프로포즈를 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럼 그 때는 누가 허니를 얻지?
바로 나다. 일본 최고의 아이돌인 내가 일본 최고의 프로듀서인 허니를 갖게 된다.

“기다려줘 허니, 꼭 내가 최고가 될게!”

그 날의 연습은 오랜만에 전력을 다했다. 꼭 리카씨를 이길 것이다. 
미키, 허니랑 같이 열심히 해서 누구에게 진적이 없는 걸. 거기다 허니를 다시 데려오는 대결. 
그러니 꼭 이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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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아이돌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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