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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새로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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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5, 2016 11:39에 작성됨.

* 『발견, 새로운 자신』 과 이어집니다 (이걸로 끝)

 

"그게 정말이야?"

 

"네."

 

"좀 더 자세하게 말해봐. 어떻게 된건데?"

 

"그러니까 제가 나오쨩 대신에 트라이어드 쪽의 일을 맡게 되었는데요......"

 

그로부터 며칠 뒤. 간이 휴게소 역할을 하는 라운지에 모인 다섯 사람은 한참 우즈키가 받은 제안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헤에.....그렇게 되었다는 거네."

 

"네. 저도 갑자기 불려가서 깜짝 놀랐어요."

 

설마 자기가 감기로 쉬는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니.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멤버 카미야 나오는 쓴웃음을 지었다.

 

"혹시나 해서 우즈키를 추천해본건데 설마 전무가 그걸 그대로 받아들일 줄은."

 

"맞아 맞아."

 

"만약 우즈키가 전무 말대로 한다면.....우리들 쪽으로 들어오는 걸까나?"

 

"글쎄. 아냐처럼 솔로로 활동할 수도 있는 거고."

 

"그 편이 더 확률이 높겠네. 우즈키까지 들어오면 우리 유닛 이름 바꿔야할 거 아니야."

 

"넷이니까 음.....쿼드리어드 프리무스?"

 

"뭐야, 그 부르기 어려운 이름은."

 

"전 아직 들어간다는 소리도 안 했는데....."

 

그 때, 가만히 네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미오가 벌떡 일어나 크게 외쳤다.

 

"뉴 제네의 캡틴으로서 시마무는 못 넘겨준다! 정 그렇게 시마무를 데려가고 싶으면 먼저 나를 쓰러트리도록!"

 

"오, 과연 캡틴!"

 

그녀의 일장연설에 짝짝, 박수를 쳐주는 나오. 이 때 린이 미오에게 슬쩍 질문을 던졌다.

 

"그럼 우즈키가 스스로 이 쪽에 온다고 하면?"

 

"그 때는 뭐, 눈물 펑펑 흘리면서 쿨하게 보내주도록 할게."

 

"그게 어디가 쿨인데."

 

"아하하."

 

아무리 떨어져있더라도 마음은 다 같이 이어져있다는 중대한 사실을 깨달은 만큼, 그리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다. 

 

"저어, 린쨩은 제가 그 쪽으로 합류하는 게 좋아요?"

 

"......."

 

"린쨩?"

 

우즈키가 원한다면. 린이 의도한 말은 그것이지만 막상 입을 연다면 응, 이라고 답해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침묵을 지켰다.

 

"이거 수상한데. 한동안 떨어져있다보니 그리워지기라도 한 거 아니야?"

 

한동안 린과 카렌 두 사람의 협공에 놀림받던 나오가 이 때다 하고 기세를 잡았다.

 

"아니야."

 

"린도 아직은 어린애라니까."

 

"아니라니까....."

 

하하하, 호탕하게 웃으면서 일부러 린의 머리를 쓰다듬는 나오. 그러는 나오라고 해서 딱히 언니답다는 건 아니다.

 

"정말인가요?"

 

"나오 말은 믿지 않는 게 좋아."

 

"아아, 시부린도 시마무도 저 멀리 가버리는 구나. 이대로 있다간 외로워서 죽어버릴 지도....."

 

일부러 과장된 톤으로 섭섭함을 표하는 미오에게, 카렌이 말을 걸었다.

 

"이참에 미오 너도 우리 쪽으로 오면?"

 

"에.....괜찮을까 그거. 아니 잠깐만! 그러면 뉴 제네는!"

 

"같이 하면 되잖아."

 

"하지만 이래서야 흡수 합병 당한다는 느낌이라고. 그러니 거절. 자, 시마무도 빨리 거절해."

 

"어쩌죠, 저 그 제안이 조금 솔깃해졌는데."

 

우즈키가 일부러 너스레를 떨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시마무~!"

 

"후훗, 반은 농담이에요."

 

"그럼 반은?"

 

".....사실, 이네요."

 

"엑, 진짜?"

 

우즈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그대로 사실이었다. 우즈키는 그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고민하고 있었다. 크로네에 들어가도 괜찮을지 아닐지를. 두 유닛 활동을 같이 하게 된다면 힘들겠지만 그 나름대로 보람도 있을 것이다. 자기를 지지해주는 팬 여러분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반짝임을 거기서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그 생각과 동등한 기세로 올라오는 또 다른 구상이 있다. 그러고 싶지 않아. 내가 생각하는 길이 아니야. 린쨩과는 다른 길을 걷고 싶어.

 

그래서 우즈키는 지금까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던 것이다.

 

"음.....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 우즈키가 가장 원하는 걸 해야지."

 

미오는 자신 같은 건 걱정말라는 듯 웃어보였다. 

 

"아, 아직 딱 정한 것도 아니고, 거기다 제가 들어가면 유닛 이름을 정말 쿼드리어드 프리무스로 바꿔야할 지도 몰라요."

 

"걱정하는 게 그 쪽!?"

 

"그러면 이렇게 하지 않을래?"

 

그 때 갑자기 카렌이 득의 만만한 얼굴로 네 사람을 불러모았다.

 

"응?"

 

"우즈키가 트라이어드에, 나오가 뉴 제네레이션즈 쪽으로 가는 거지."

 

"음, 유닛 구성적인 측면으로는 나쁘지 않네. 나오가 큐트, 린이 쿨, 내가 패션."

 

"야, 잠깐! 나 큐트 아니거든!? 이래뵈도 쿨이거든!"

 

"이래뵈도, 라는 표현에서 평소 나오가 자기 이미지에 자신 없다는 걸 알 수 있네."

 

"놀리지 마!"

 

"어디까지나 사실을 적시한 것뿐이야."

 

린과 나오의 형세가 역전되었다.

 

"음....어쩌죠? 저는 쿨이 아닌데."

 

"거봐, 우즈키도 네가 큐트라고 전제하고 있잖아."

 

"정말이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저, 저 그러니까.....귀여운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으아아....."

 

악의없는 한 마디가 때로는 그 무엇보다 날카로운 칼날이 될 수 있다. 거기에 푹 하고 찔린 나오는 마치 모든 것을 잃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의자에 널부러졌다.

 

"전에 봤을 때 완전 쿨이던데. 가만히만 있다면야."

 

"가만히 있다면, 인건가요."

 

"응. 특히 그 때 그 사진, 정말 쿨해보였어. 어디의 누구씨와는 다르게."

 

"카렌, 나오 너무 괴롭히지마. 울겠다."

 

"저기요~ 이미 울고 있습니다만?"

 

미오가 측은한 눈빛으로 추격타를 먹고 고통받는 나오를 바라보며 손을 들어 외쳤다. 그러나 카렌은 듣지도 않고 말을 계속 이었다.

 

"나머지 행동하는 건 그냥 평소의 우즈키, 아니 그것보다 훨씬 어색하고 긴장하고 그랬었지만. 뭐, 그건 그것대로 귀여워서 좋을지도? 그 있잖아, 뭐였지...."

 

"....으으....갭 모에....."

 

"응. 맞아. 그거. 그게 있단 말이지."

 

"쯧, 일부러 무리해가면서 대답해줄 필요는 없었는데."

 

다 죽어가는 꼴이면서도 성실하게 대답해주는 나오의 모습에 린이 쓰게 웃었다.

 

".....고마워요."

 

카렌의 말을 전부 들은 우즈키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별 것 아닌 대화였지만 여기서 확신을 얻은 것이다.

 

"응?"

 

"카렌쨩 덕분에 결정을 내릴 수 있었어요."

 

"오오! 그래서 시마무, 어떻게 하려고?"

 

"글쎄요, 우선은 비밀로 해둘까나."

 

"너무해! 나에게도 좀 알려줘!"

 

"후후, 나중에 알게 될테니까 너무 보채지 마세요."

 

린은 그런 우즈키를 바라보며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결정이 끝났다면 전무한테 가는 게 어때? 아직 정해진 기한이 남았겠지만, 그래도."

 

"아 맞아요. 기다리고 계실텐데. 그럼 저 먼저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나중에 뵈요."

 

"응, 바이바이!"

 

"잘 가."

 

다들 우즈키에게 손을 흔들어 배웅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모두가 친한 친구고, 각자 길은 달라도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돌 동료니까.

 

......

 

똑똑

 

"시, 시마무라 우즈키입니다! 계신가요?"

 

".....들어와."

 

우즈키가 숨죽여 집무실에 발을 들이자, 한참 서류더미와 씨름하고 있는 미시로 전무가 보였다.

 

"앗.....그, 죄송합니다."

 

"괜찮다. 중요한 건 너의 의사다."

 

전무는 검토하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똑바로 우즈키를 바라보았다. 우즈키는 흐읍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나직하게 자신의 결심을 전했다. 

 

"그 제안, 거절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가. 알았다. 어쩔 수 없군."

 

전무는 그렇게까지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우즈키는 의아하다는 듯 그녀를 응시했다.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 건지 도무지 가늠하기 어려운 무표정. 언제나 보이는 얼굴.

 

"이유, 듣지 않아도 괜찮으신가요?"

 

"말하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으마."

 

"음....."

 

고민하던 우즈키는 더듬더듬 거절한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저, 사실은 어느 게 제 개성이고, 진짜 저인지 아직도 고민하는 중이에요. 제 안에 있는 가능성이라는 걸 여전히 찾고 있어요. 그래서 처음 전무님의 제안을 들었을 때, 어쩌면 이게 그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지금와서는 그게 가짜라고 판단했단 말인가."

 

"완전히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그러면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음.....뭔가 말하기 어렵지만......"

 

한참 끙끙거리던 우즈키는 겨우 한 마디를 내뱉었다.

 

"제가 목표로 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버리고 싶은 건 아닌 것."

 

"긴 여정에 있어서 짐은 필요 최소한의 것으로 꾸리는 편이 좋아."

 

"네, 그렇죠. 하지만 정말 버리고 싶은 건 아니라서....."

 

그것도 저라고 생각해요. 아직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게 말하며 우즈키가 웃었다. 보는 사람을 정말 행복하게 만드는 그녀만의 전매특허다. 

 

"훗."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좋은 대답이다. 전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엇, 전무님?"

 

처음으로 전무의 미소를 본 우즈키의 눈이 휘동그레졌다.

 

"나도 사람이다. 냉혈한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꽤 있는 모양이다만, 그렇다고 아예 웃지 못한다는 건 아니지."

 

"네, 네에....."

 

"새는 두 날개가 있어야 나는 법.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너 같은 쪽도 있어야 회사가 사니까."

 

"아, 아하하.....그렇군요. 저, 그러면 실례했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뺏어서 죄송했어요."

 

"잠깐. 아직 내 용건은 끝나지 않았다."

 

종종 걸음으로 물러나는 우즈키를 불러세우는 전무.

 

"엣? 뭐, 뭔가요?"

 

"새로운 제안을 할까 하는데, 어떠겠나."

 

"새로운 제안......?"

 

"이 쪽도 한 번 모험을 해보고 싶어져서 말이다."

 

.....

 

전무가 새롭게 한 제안은, 일종의 '협력' 이었다. 우즈키는 거기에는 승낙을 표했고, 고로 이번에 새로 찍는 화보에서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와 함께 활동하기로 했다.

 

"앗, 여러분....."

 

전과 비슷한 풍의 검정 일색의 차림을 한 우즈키. 먼저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기에게 다가오는 세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동안의 크로네로서는,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의상을 갖춰입은 린, 나오, 카렌.

 

"어이, 이것 봐! 신기하지?"

 

나오가 씩 웃으면서 프릴 가득한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올려보였다.

 

"설마 이런 컨셉으로 나올 줄은 몰랐어."

 

"전무도 사실은 소녀 취향인거 아닐까."

 

"설마~"

 

그녀들의 의상은 백색을 기조로 해서 푸른색, 초록색, 하늘색이 악센트를 주고, 그 외 여러 아기자기한 소품이 달려있었다. 회사 안의 다른 유닛 캔디아일랜드의 화사함을 좀 옅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괜찮아? 나로서는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이런 의상에는 익숙하지 않은 린이 얼굴을 새빨갛게 한 체 우즈키의 의견을 구했다.

 

"네! 다들 귀여워요! 신선한 느낌드 드네요!"

 

"어, 어흠.....그러면 뭐, 다행인거고."

 

나오가 괜시리 자기 머리에 달린 작은 장식용 모자를 만지작거리면서 헛기침을 했다.

 

"우즈키는 이번 한 번으로 끝인 거네, 그런 풍의 복장은."

 

"네. 일단은요."

 

소녀답다고 평할 수 있는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의상과 달리, 우즈키의 쪽은 조금 어른스러운 쪽. 어깨와 등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무릎 위 길이의 심플한 검은 원피스. 허리에 두른 반투명한 레이스 천. 가슴 가에는 은은하게 빛나는 금빛 브로치가 포인트를 주고 있다.

 

"아쉽네. 좀 더 보고 싶었는데. 그치 린?"

 

"잠깐, 카렌!"

 

"자, 솔직하게 말해. 우즈키가 기다리고 있잖아."

 

"네? 저요?"

 

"어, 그러니까.....음......"

 

린과 우즈키의 시선이 마주쳤다. 서로의 눈동자에 비치는 검은색과 흰색. 한동안 각자의 모습을 말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하던 둘은 나중에 가서는 얼굴을 새빨갛게 한 체 크게 외쳤다.

 

"나, 나는 어느 쪽 우즈키라도 좋으니까......!"

 

"저, 저도요! 평소의 어른스러운 린도, 이번처럼 사랑스러운 린도 전부 전부 좋아합니다!"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두 사람. 그 광경에 나오는 한숨을 쉬었다.

 

"너희 둘....어디 고백이라도 하는 거냐."

 

"나오도 참, 부러워?"

 

"이상한 소리 하지마."

 

네 사람이 마치 만담과도 같은 수다를 떠는 사이 어떤 이가 반가운 듯 손을 흔들었다.

 

"여, 또 만나게 되는구만."

 

우즈키, 카렌, 린 이 셋이서 전에 신세를 졌던 촬영 감독이다.

 

"안녕하세요!"

 

"아, 저는 카미야 나오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네가 그 감기 걸려서 못 나왔다는 애구나. 헤에, 꽤 좋은 얼굴하고 있잖아."

 

"그, 그다지....."

 

"이럴 때는 솔직하게 감사합니다, 라고 해야하는 거 아니야?"

 

"하하하! 이거이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걸작이 나올 것 같은데. 앞으로가 기대되겠군."

 

호쾌하게 웃는 그의 말대로 우즈키와 트라이어드 프리무스 두 축을 통해 만들어지는 흑백 조화는 마치 한 폭의 멋진 그림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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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생각했던건 그야말로 흑화 우즈키였지만 마일드마일드하게. 이참에 미오도 크로네 풍으로 꾸미면 되게 멋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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