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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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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0, 2015 22:26에 작성됨.

카이키가 765P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썼다

1번째 이야기. 카이키 스타트

 

 

 

 

언제나 찾아가는, 내가 소속되어 있는 765 프로에 가는 길. 바로 그 765 프로의 앞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 있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듯한 남자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아는 사람은 아니였습니다

 

기억을 떠올릴 것도 없었습니다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듯한 상복같은 칠흑의 슈트에 색이 진한 검은 넥타이를 맨, 장년의 남자. 보기만해도 수상하달까

 

어떤 사람일까. 본 것만으론, 그 진심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히 이 도시에는, 이 거리에는, 765 프로의 앞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흠? 너는 이 765 프로의 아이돌인가?"

 

"아, 예..."

 

그 말에, 혹시 이 남자는 세일즈맨일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분위기 또한 아니였습니다.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불길한 복장을 한 세일즈맨이 있을까요?

 

무섭고, 두렵고, 불길해서 살 생각이 있던 사람도 살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아, 이런. 자기 소개하는 걸 잊었군.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인간에 대한 그 경계는 정말 올바르니, 소중히 하는게 좋다. 나는 카이키 데이슈(貝木 泥舟)라고 한다"

 

"카이키 데이슈?"

 

"그래. 패총의 패(貝)에 고목의 목(木). 그리고 진흙 니(泥), 배 주(舟)다"

 

뭔가, 성과 이름 모두 불길한 한자로 느껴지네요. 아, 그보다 제 소개를 해야겠죠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한자는──"

 

"거기까지 설명하지 않아도 좋다. 그건 방금 전에 들었던 이름이니까"

 

라며 카이키 씨는, 의미모를 말을 했습니다

 

"다만, 내가『조개 무덤에서 말라죽은 나무』라면, 너는 봄의 향기인가"

 

조개 무덤에서 말라죽은 나무...자기소개마저 흉흉하기 짝이 없네요

 

"...저기, 혹시 765 프로에 용무가 있으신건..."

 

"흠. 넌 요즘 젊은이치곤 예의바른데. 거기에 마음씀씀이가 있는 소녀다. 재미있군. 다만, 나에 대해선 거기까지 마음써줄 필요가 없다. 이 곳에도 특별히 용무가 있었던건 아니니까"

 

그리고 카이키는 씨는, 용무는 끝났다, 라고 말하는 것이였다

 

단순히 불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발걸음을 돌려, 765 프로에서 등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단순한 도보인데도 놀라운 민첩함으로, 이 곳을 떠났습니다

 

"아......"

 

저로 말하자면, 대조적으로, 당분간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결코 움직이고 싶지 않았던게 아니라, 무엇보다도 다음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주저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돌아, 갈까..."

 

그것은 저이면서도 마치 남의 일인 양, 그러나 확실히 자신의 의지대로, 마치, 마치 카이키 씨에게서 도망치는 듯한 행동이었습니다

 

단순한 직감이지만, 어째선지 그 남자와는 관련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그저 불길했기 때문입니다

 

불길.

 

그건─흉(凶)이란 의미입니다

 

 

 

 

 

*

 

 

 

 

 

아마미 하루카의 낭독으로 이야기가 막을 연다고 생각하고 이 글을 읽은 독자 제군, 너희는 한명도 남김없이 속아 넘어갔다. 이것에서 너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인터넷 소설에 써있는 문장 따윈 모두 사기라는 것이다

 

딱히 소설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종이에 쓰여 있는 문장은 깡그리 거짓이다

 

논픽션이라고 띠지에 강조하건, 문헌이나 리포트, 르포를 표방하건 전부 거짓이다. 그것이 거짓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영업용 멘트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나로서는 책이나 문장, 말 따위를 믿는 쪽이 더 이상하다. 여기서 말하는 『나』란 다름 아닌 나, 사기꾼 카이키 데이슈(貝木泥舟)를 일컫지만 그 또한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의심할 법한 것을 믿어보려 하는 인간의 인간다운 마음을 털끝만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 마음에 파고드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또는, 자신이 아는 것을 진실이라 여기고 싶어 한다

 

즉, 진실이 무엇이냐는 것은 나중의 문제인 것이다. 요컨대 사람이란 의심하지 않거나 믿는다기보다 '의심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주위를 신용할 수 있다, 안심할 수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안심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의심암귀(疑心暗鬼)에 빠지지 않고 믿는다. 의심할 바에는 속는 편이 낫다고 어처구니없게도, 또한 신기하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와 같은 인간이 살기에는 더없이 편한 사회다. 아니지, 사회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람의 문제일까

 

사람을 믿는 것도, 논리를 믿는 것도, 그리고 『괴이』를 믿는 것도 역시나 사람의 천성이니 말이다

 

세상이, 사회가 어떻게 변한다 한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은 사람

인간은 인간

변하지 않거니와 변할 수 없다

 

그러니 만약 안일하게 이 이야기가 아마미 하루카의 독백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나는 그 점에 대해서 제군들에게 맹렬히 반성할 것을 촉구한다

 

──뻔뻔하게 촉구한다

 

손해를 보고 싶지 않다면, 의심해라. 손해를 보는게 이득이라는 말을, 의심해라. 진실을 알고 싶다면 우선 거짓을 알아라

 

의외로 나는 카이키 데이슈인 척 하는 아마미 하루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희들이 아는 아마미 하루카는 그런 짓을 벌일 소녀인가? 뭐, 너희들이 아는 모습 또한 거짓일지 모르지. 결국 이 모든 건 픽션이고, 정해진 설정일 뿐 그 공상 속 세계에 관해서는 정말로 그 '현실'에 관해서는, 전혀 다른 현실이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그러니 만약 속은 사실에 화가 치밀어 '뒤로가기'를 않은 근성 있는 독자가 있다면 그 근성에 경의를 표하며 보통 작품소개의 첫머리에 써놓는 자기소개를 대신하여 나는 충고를 하겠다

 

엄숙히 충고한다

각오하라

각오를 다져라

 

나는 같은 거짓말쟁이, 같은 사기꾼이라고는 해도 심약하고 음침한 헛소리꾼이나 여장이 취미인 중학생과는 다르게 이야기를 함에 있어 최소한의 페어플레이조차 지킬 생각이 결단코 없다

 

비겁하기 그지없는 라이어맨(liarman) 정신에 입각하여 불공평하게 이야기할 것을 맹세한다

 

내키는 대로 거짓말하고, 유리하게 이야기를 날조하고, 의미도 없이 진실을 감추고, 진상을 얼버무릴 것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주의하며, 항상 의심하며, 마음 속에 귀신을 기르며 읽을 것을 추천한다. 애초에 그 시점에서 나의 함정에 빠진 것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여두는 것을 잊을 내가 아니다만

 

자, 그러면. 허(虛)와 실(實)이 교차하는 묘사, 있는 일과 없는 일이 뒤얽힌 카이키 데이슈와 765 프로의 만남이야기(遇物語)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어린애들의 아이돌 놀이 따위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흥미가 없었지만 그래도, 나의 장사를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재미있고도 수상한, 최후의 이야기를 시작하자

 

하긴 이 또한 물론 거짓말일지도 모른단 말이지

 

 

 

 

아이마스의 뜻이 만납니다, 라는 뜻이라기에 만남이야기라고 써버렸다

신데마스면 죽는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만날 우(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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