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눈물이 흐른 자리에는 D.C.(다카포) 8 - 화해 그리고 호전(好転)

댓글: 2 / 조회: 883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12-19, 2015 22:18에 작성됨.

눈물이 흐른 자리에는 D.C.(다카포) 8 - 화해 그리고 호전(好)

 

 

사무소에 도착한 나는 수면실로 향했다.
수면실로 향한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단지 이유를 붙이자면 사무소 그 누구하고도 이야기를 나눌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라고 하면 들어 맞으려나....?

단지 그 뿐이었다.

업계에 복귀 하기전의 나는,다시 돌아올 생각도,용기도 생기지 않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도망치고 있었다.일본을 떠나 해외로 발을 향하기도 했지만 세상 그 어딜 가도 난 죄책감이라는 사슬에 옭매여 있었다.예전에 나는 과거의 사슬에 묶여 있던건 그 남자 뿐이라고 생각해 버린 적이 있었다.하지만 실제로 지금으로서는 과거.... 한 사람의 죽음에 묶여 있는 건 나 역시 였다.멋대로 생각해버린 내 자신이 한심해질 정도로 난... 그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였다.사무소 내에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친분이 두텁다고 말해졌지만 실제로는 나와 그는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사이였을 뿐이었다.주위 사람들이 보면 그저 같은 피해자,혹은 동변상련 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꽤 있었다.하지만 달랐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나는 그녀와 같이 그 때 구하지 못한 피해자
나에게 있어서는 그는 그녀와 같이 사람들에 의해서 그 때 죽은 사람

단지 그 뿐이었다.
그래서 그가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났을때는 무척 놀랐었다.
과거 따위 가볍게 잊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나타났으니까,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건 가면을 쓰고 있었던거라고 알게 되었다.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가면 혹은 새로운 시작을 갈구하는 사람의 기분을 대변하고 있는 가면.이 두 가지가 같이 반영된 가면은 그에게 있어서는 내가 알지 못하는 심정으로 쓰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에 비해서 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정말로 한심한 어른이네..

이런 자책감에 빠져 침대에 걸터 앉아 있을 때 수면실의 문이 경첩소리와 함께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마나미와 미즈키 였다.

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도 꽤나 오래전이었고 마지막 모습을 봤을때는 다들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몰랐다.단 한가지,둘이 보기에 나는 온갖 욕과 함께 비난을 당해도 싸다는 어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나에, 오랜만이네 」

 

먼저 인사를 건네온건 쿨한 분위기와 사무소 내에서 가장 판단력과 두터운 인망을 가지고 있는 마나미 였다.

 

「 그동안 어땠어? 다시 일하려고 하니까 힘들지는 않았어? 」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하려고 가벼운 질문을 건네는 이 사람은 역시 대단해....
사무소에 일어난 일 조차도 가볍게 훌훌 털어내고 지금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일을 하기 시작한 건 현재 나를 담당하고 있는 프로듀서에게 들었으니까

 

「 오랜만이네 둘 다.... 그런데 무슨 볼 일....? 」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업계에 복귀하고 나서 사무소 그 누구하고도 깊게 관계되지 않으려고 습관이 배어버린 것이었다.본능적으로 깊게 관계를 가지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일지도 모른다.

 

「 그냥 오랜만에 얼굴이나 봤으니, 한 잔 마시러 가지 않겠어? 」

「 아직 오전중이라구? 」

 

억지로라도 웃으면서 답을 해준다.예전이었으면 주저 없이 마시러 간다고 대답을 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건 이 정도....

무리하게라도 웃으면서 답해주는 것.

 

「 그런 말 하지말고~ 어쩐지 옛날의 사나에쨩 답지 않네 」

 

웃으면서 답해준 답을 웃으면서 답해주는 미즈키가 ‘예전의 나’ 라는 말을 꺼냈다.무의식적으로 꺼낸 말인 걸까,아니면 나에게 볼 일이 있어서 찾아 온 걸까,곰곰히 생각해볼 여유 조차 주지 않은 채 나는 두 사람에게 양 팔을 잡힌 상태로 수면실에서 끌려나와 사무소 근처에 있던 자주가던 이자카야로 끌려갔다.

 

「 잠-... 」

 

 

 

 

 

 

 

 


양팔에 팔짱을 낀 채로 끌려오다시피 한 이자카야 내부에는 아직 오전중이라 손님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은 친절하게 우리를 반겨 주었다.따로 자리를 고르지 않아도 직원이 단칸방 구조의 자리로 안내 하였고 그곳에는 이미 3명의 식기와 술잔이 갖추어져 있었다.

 

「 설마 미리 예약해 둔거야...? 」

「 응, 오늘은 집에 안보낼 생각으로 마시게 할거니까 말이지 」

 

먼저 간단한 식사를 하고 난 후에 술을 마시게 되었다.생각해보면 최근 몇 개월 동안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첫 잔을 들이킨 후,온 몸에 퍼지는 알코올이 몸을 뜨겁게 달구는 것과 동시에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었다.그리고 원치 않게 정신도 살짝 몽롱하게 되기 시작하였다.

 

「 사나에 」

「 으응....? 」

「 오늘 널 부른 이유는 말이야 」

「 날 부른 이유...? 」

 

반쯤 사고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두 사람이 묻는 말에 대답하고 있었다.

 

「 이제 슬슬 화해할 때도 되지 않았어? 」

「 화해....? 」

「 카렌쨩 하고 너 」

「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사무소 전원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야 」

「 ....카렌 」

「 난 화해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야.... 」

 

평소대로 나 자신을 깍아 내리지만,지금 이 순간 만큼은 진실된 마음을 말하고 싶어졌다는 생각도 조금 들기도 하였다.

술이 들어갔기 때문이려나....?
아니면 평소 신뢰하던 둘 앞이라서 그럴까...?

이런식으로 말하면 난 이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는 말이 되어버리네..

 

「 화해.... 하려고도 생각했지만 그 애의 얼굴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내가 죽여버린 사람이 떠올라 버리는걸.... 」

「 사나에 」

「 그 사람에 대해서는 왠만한 사실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단순한 착각이었나봐... 」

「 아니, 오만적인 여자라고 해야하나....? 」

「 주위 사람들보다 조금 으쓱해 하고 있었고, 기회는 그 누구보다도 여러번 있다고 생각했는데... 」

「 사나에 」

「 결국엔 모든 걸 다 잃고 나 혼자만 멀쩡하구나... 」

「 나 같은건 살-.... 」

「 사나에!!! 」

 

두 사람이 내 말을 끊고 소리를 쳤다.아마 내가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하려는 걸 미리 알아채서 끊은 것 같다.

 

「 사나에... 」

 

마나미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날 쳐다본다.

 

「 사실 오늘 널 이 자리로 부른 이유는 네가 하는 푸념도 쓴소리도 다 들어주려고 부른거지만 」

「 아무리 술이 들어 갔다지만 함부로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된다는 듯이 말하지 말아줘... 」

「 우리는 네가 전 프로듀서와 인연이 깊다고는 생각했지만 모든게 네 탓이라고 그 사람이 죽은 것도 전부 자신의 탓으로 돌리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도망가려고 하지마 」

「 그 사람이 죽은 것도 사무소가 이런 상황이 된 것도 네 탓이 아니야... 그렇다고 우리 모두에게 죄가 없는 것도 아니야 」

「 죄....? 」


「 네가 말하는 죄 란건 머야? 그 사람이 죽은 걸 방관한 것? 」

「 아니면 무리한 부탁을 계속 한 것? 」

「 이것도 아니면 네가 아이돌이 된 것? 」

「 어떤거야? 알려줘 」

「 네가 말하는 죄란게 어떤건지... 」

「 몰라... 모르겠어.... 내 죄란게 어떤건지... 」

「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 사람이 살아 있는 것처럼 눈 앞에서 그려지곤 했는데.... 그 사람을 만난게 죄일까...? 네 말대로 내가 아이돌이 된 게 잘못된 걸지도 몰라... 」

「 그래...? 」

「 결국 우리들은 공범자구나 」

「 머....? 」

「 네가 말하는 것 들은 다 우리들,아니 사무소 전원에게 해당되는 거야 」

「 그러니 네가 그런 식으로 자신을 책망하는 것도 사람들을 피해다니는 것도 할 필요가 없어 」

「 마나미.... 」

「 그러니까 돌아가자, 옛날의 너로 」

「 그리고 그리워 하던 분위기의 사무소로 」

「 미즈키.... 」

「 네가 여전히 용기가 없고 도망치려고 해도 걱정 하지마, 너한테는 우리들 말고 사무소의 다른 동료들이 있잖아? 」

「 여차하면 이번에 새로 들어온 프로듀서라는 사람의 도움도 받으면 되니까 」

 

 

두 사람이 하는 말은 내게 있어서 모순 덩어리 일지도 모른다.앞 뒤 맞지 않고 논리적인 뒷받침도 없지만 이렇게 날 위해서 말해주는 사람은 그 사람 이후로 처음 일지도 몰라.이 두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믿어도 좋아...
옛날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 지도 몰라....

그리고 이번엔 내가 지켜줄 거야....
이때까지 지켜주지 못한 만큼 지켜줄 거야,사무소의 모두를....!!

 

 

「 어때, 같이 돌아 가고픈 마음이 생겼어? 」

「 응....!! 」

「 그러면 바로 사무소로 가야겠지? 」

「 아... 그전에 잠깐만.... 」

 

두 사람이 갸웃 거리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난 예전의 나로 돌아간다고 증명하듯이 비어 있는 맥주잔에 맥주를 한껏 따른 후 시원하게 벌컥벌컥 들이 마셨다.그리고 이를 본 두 사람이 피식 하고 웃으면서 나와 같이 한 잔 더 어울려 주었다.

 

 

 

 

 

 

 

 

 

 

 

그리고 같은 시각 도쿄에 위치한 한 병원


「 프로듀서씨, 오늘은 어떠쎄요? 」

「 별반 차이 없으려나.... 」

「 그런가요.... 」

 

두 명의 남녀가 병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 명은 침상에 누워있는 젊은 남자 그리고 남자에게 말을 건 것은 머리띠를 한 적발의 소녀 였다.아카바네가 병원에 입원한지 약 2달이 흘렀다.
그에게 있어서는 2달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프로듀서로써의 그는 잘 알고 있었다.

 

「 코토하 」

「 네? 」

「 요새 사무소 상황은 어때....? 」

「 프로듀서씨가 입원한 후로 큰 패닉에 빠졌었지만 지금은 리츠코씨와 코토리씨 그리고 사장님 덕택에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

「 그래... 그렇구나.... 」

 

자신이 없어도 사무소가 잘 돌아간다는 사실을 들으니 약간은 서운하면서도 그리고 사무소 모두에게는 미안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 그래도... 역시 프로듀서씨가 없으면 사무소가 허전하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빠른 시일 내로 복귀해 주세요.... 」

 

약간의 고압적인 말투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소녀에게 있어서는 용기내어 말한게 틀림없다.그 증거로 약간의 눈물이 눈가에 맺혀 있기 때문이었다.

 

「 코토하는 정말 눈물이 많구나 」

 

약간은 웃으면서 말해주지만 지금은 흘러 내리려고 하는 소녀의 눈물을 훔쳐내려고 팔을 뻗어 본다.

바로 그 때였다.
소녀의 얼굴에 남자의 따뜻한 손길이 닿은 것이였다.
서로 놀랬는지 아무런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몇 주전까지만 해도 얼굴을 제외한 아무런 움직임을 취할 수 없는 아카바네 였지만 지금은 코토하에게 뻗은 팔을 시작으로 몸 구석 구석에서 느껴지는 뇌에서 내리는 전기신호를 느낄 수가 있었다.

 

「 코토하.... 」

「 프로듀서씨.... 」

 

이 둘은 지금은 아무런 말도 더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서로를 마주보고 기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 카렌쨩 」

「 사나에씨 」

 

이자카야에서 돌아온 사나에는 곧 장 사무소에 있는 카렌을 만나러 갔다.

 

「 쨩을 붙였다는 건.... 」

 

예전과 같이 연하의 아이들에게는 쨩을 붙여서 부르는 것이 습관이 되버린 사나에씨가 나를 ‘카렌쨩‘이라고 불러 주었다.

 

「 미안해.... 이때까지 마음 고생 심하게 해버렸네... 」

「 연상의 어른 실격이네 」

 

익살스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사나에씨의 표정에 어떤 그림자도 드리워지지 않았다.
예전의 환하고 때로는 어린애 같이 투정도 부리는 못난 어른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이제 예전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는 거죠? 」

「 응~, 맡겨만 줘! 」

「 그렇지만 그 전에-... 」

 

사나에씨가 음흉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분명히 무언가 할 생각이다.

 

「 사나에씨....? 왜 점점 다가오-... 」

「 꺅-....!!! 」

 

알코올이 들어간 사나에씨가 나에게 엉겨 붙어서 몸 이곳 저곳을 더듬는다.

 

「 헤에-.... 카렌쨩 」

「 날이 지날수록 점점 더 어른이 되어 가는구나.... 」

「 언니 조금 쇼크.... 」

 

이렇게 두 사람의 갈등은 사무소 동료들의 도움으로 해결 되었고,앞으로 예전과 같이 지낼 수 있게 됬다고 우리 모두는 생각하게 되었다.

 

 

 

 

 

 


8 - 화해 그리고 호전(好?) 끝

 

다음화 예고

예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온 두 사람을 비롯하여 사무소 분위기는 점점 더 밝아지기 시작하였지만,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가 하나 남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새로 들어온 프로듀서....
그에 대해서는 사무소 그 누구도 알지 못하였다.그렇기에 모두의 궁금증을 유발 시키고 있었다.

 

 

눈물이 흐른 자리에는 D.C.(다카포) 9 - 질문을 해보자 

 

 

--------------------------------------------------------------------------------------------------------------------------------------------------------------------------------------

시험이 끝난 후에 휴유증은 크네요...

이렇게 두 사람의 갈등은 끝이 났네요.예상외로 맥이 금방 빠져버리는...

다음화는 그저 쉬어가는 편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