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핫치마스 10

댓글: 3 / 조회: 1624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2-19, 2015 21:50에 작성됨.

346 프로덕션에는 단순히 노래하고 춤추며 모델 일을 하는 아이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그맨이나 개그우먼처럼 사람들을 웃기게 하는 예능인들. 즉, 예능돌도 있는 것이다
 
"여~ 소문 듣고 찾아와 봤더니, 진짜 허벌나게 잘생겼구마잉. 만나서 반갑소, 나가 우에다 스즈호라 한당께"
 
"아, 응...그래"
 
커피잔처럼 생긴 전신탈을 쓴 소녀가 말을 걸어왔다. 뭐지, 이건? 개그우먼? 아니면 제품광고용 소품? 그보다 촬영장에서라면 모를까, 맨정신으로 이런 걸 입고 카페에 찾아온다고?
 
"흠, 나를 모르는가? 흐음...나름 유명한 예능돌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디, 아직 멀었나 보구먼"
 
"아니, 잠깐. 바로 기억이 안 나는 것일지도 모르니, 꽤나 잘 알려진 유행어 같은 건 없냐?"
 
유행과는 거리가 먼 나라도 여기저기 귀동냥해서 듣던 건 있다. 잠자는 척이라고는 해도, 진짜로 잠자고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 옆에서 떠들어대지는 말아줬으면 하는데 말이야......
 
"그려? 엣헴, 엣헴. 1쿨의 레귤러보단 단 한 번의 전설! 우에다 스즈호, 여기에 등장이랑께!"
 
본인만의 포즈를 취하며 당당하게 외치는 우에다. 아, 아아...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던 말이다. 그러고보니 최근에 커다란 전광판에 등장한 걸 본 것 같은데...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를 연상시키는 관짝 코스프레였었지?
"어쨌든 손님. 주문 받겠습니다"
 
"딱히 뭘 먹을 생각으로 찾아온 것은 아니지만, 이왕 찾아온 거, 주문 한 번 안 하고 가면 그쪽에게도 민폐겠지? 평범한 녹차 한 잔으로 부탁한당께"
 
"녹찬 한 잔. 주문 받았습니다"
 
내 사진이 SNS 상에서 떠돌아 다니기는 하지만, 실제로 내 얼굴 보러 왔다고 말하며 찾아온 손님은 처음이다. 커다란 전광판에 그 얼굴을 비출 정도면, 우에다는 아마도 유명한 예능돌이겠지
 
오늘부터 어떤 방송에서 활약했는지, 한 번 찾아볼까
 
──그럼 좀 더 어울려서 놀아보라고? 만남이 있어야 정(情)이 쌓이는 거잖아?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그 누구도 다가오지 않아
 
"......"
 
갑자기 키무라의 말이 떠올랐다......알겠어, 알겠다고. 눈 앞의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면 될 것 아니야
 
"어이, 우에다. 너, 말하는 걸 보면 자기도 꽤나 유명한 예능돌이라고 생각하던 모양인데, 어느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거야?"
 
"흠, 흠. 그렇게 부탁한다면, 어디 내 자랑 좀 해볼까?"
 
우에다는 그동안 자기 경력들에 대해서 좔좔좔 읊기 시작했다. 자신의 취미인 재봉으로 직접 옷을 만들어 코스프레를 하고 방송에 나가 뜨기 시작했다던가, 346 제일의 예능돌을 노린다던가, 자신의 개그로 사람들이 재밌어 하며 웃는 걸 보는게 즐겁다든가, 346의 아이돌 일을 하기 잘했다던가, 뭐 그런 식으로 술술 흘러나온다
 
"뭐, 자주 듣는 질문도 있는디, 왜 오오타 프로덕션이나 요시모토 흥업 혹은 쇼치쿠 예능에 안 들어가느냐. 내도 그 생각 안 해 본 건 아닌디, 그래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날 볼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당께. 그러다가 우연히 346이라는 대기업이 눈에 들어온 거제"
 
단순히 유명해지기 위해서 346을 골랐다고 생각했지만, 뒤에서 이어지는 말을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
 
"나가 이 바닥에 발을 들인 건, 처음에 할머니를 웃게 해드리고 싶어서였제. 그거 아는교? 사람은 행복하니까 웃는 것만이 아니여. 웃을 수 있으니까 행복해지는 그제. 내는, 그런 사람들의 미소가 정말로 보기 좋았데이. 비록 내가 웃음거리가 된다고 해도, 그걸로 사람들이 기쁨을, 즐거움을 느껴 웃을 수 있다면, 내는 얼마든지 망가져도 좋다고 생각하니께. 내는 사람들의 미소에 즐거움을 느끼는 아인교"
 
웃으며 즐거워진다. 행복하면 웃게 된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들은, 긍정적인 반응들을 우에다 스즈호는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내는 모두를 웃겨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어. 그래서, 좀 더 큰 물이 필요했지. 후쿠오카만이 아닌 일본 전역, 세계 전체에 보여줄 수 있을만큼 그런 커다란 물을! 그래서 나가 346을 선택한 것이여. 뭐...그렇다고는 해도, 내 또한 모르는 건 아닌기다. 우리 같은 예능돌은 시대에 뒤떨어진 아이돌이란 걸. 사람들은 예쁘고, 귀엽고, 섹시하며 활발한 아이돌을 바란당께. 내도 조금 연기하면 귀여운 아이돌은 될 수 있을지 모르제. 내도 겉만 보면 괜찮아 보이지 않는교?"
 
입만 다물고 있으면 귀여워 보이는 외모다. 예능돌이라도 아이돌인만큼 기본적인 외모는 되는 모양
 
"그렇다 해도, 내는 그런 시대의 물결을 거스르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여. 비웃어도 좋아. 욕해도 좋아. 꼴사납더라도, 추해도, 바보 같아도 그런 우리들로 인해 누군가 즐거움을, 기쁨을, 행복을 느낀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단 거여"
 
우에다 스즈호는 겉보기에는 십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어린 소녀. 취미가 재봉이고 스스로 옷을 만들어 코스프레를 했다고 하니, 지금 입고 있는 옷도 협찬이 아닌 본인의 손으로 만든 것이 틀림없다
 
어린 나이에 손재주가 있다 한들, 이런 걸 여러개 만들려면 그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로 하겠지. 동시에 어떤 개그를 칠지 미리 고민하고 연구해 두거나, 순간적인 센스로 확 뜨게 만드는 일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녀를 처음부터 봐온 건 아니지만, 아이돌로써 확실한 목표와 그에 걸맞는 훌륭한 성장이 분명하게 눈에 띄는 것이 보인다
 
"너...보기보다 멋진 녀석인걸?"
 
"나를 칭찬하고 싶으면 멋지다는 말 대신 재밌다고 말해달랑께. 재밌지 않고 멋있는 게닌(코미디언)은 게닌이 아니여"
 
"그래. 너 참 말 재밌게 한다"
 
씨익 미소짓는 우에다의 앞에 주문했던 녹차 한 잔을 대접했다
 
"그랴...그런데, 니 몇 살이고? 나가 반말하는데 별 상관 안하네? 보통은 나이를 들먹이는데 말여"
 
"일단...17살 이라고 해둘까. 이제 곧 고등학교 2학년생이니까"
 
"그런가? 내는 14살인디, 쪼~ 까 반말 좀 한다 해도, 너그럽게 봐주시라잉?"
 
"딱히 나이 가지고 으스대는 성격은 아니니 걱정마라"
 
이전의 갸루 3인방이나 키무라보다 더 임팩트가 있던 소녀 우에다 스즈호. 그녀도, 일반적인 아이돌의 이미지와는 많이 차이가 나긴 하지만 당차고 목표가 확고하며, 그 목표 하나를 향해 진지하게 나아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주 찾아와서 개그 몇 번 좀 하고 여기 분위기 좀 띄워봐. 즐겁게 웃으며 커피 마시면 손님들도 즐겁지 않겠어?"
 
"좋~ 았어~ 그럼 지금 하나 바로 뽑아볼까!"
 
이윽고 펼쳐진 우에다의 개그에, 카페 내부가 웃음바다에 빠졌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