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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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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9, 2015 10:11에 작성됨.

우즈키 「수고하셨습니다~」

미오 「치히로 씨, 수고하셨습니다~」

치히로 「네, 수고들 하셨어요.」

 

마지막으로 남은 우즈키와 미오가 사무실에서 나가면서 치히로에게 저녁인사를 건넸다.

치히로는 항상 짓던 미소로 그녀들을 배웅했고, 이내 사무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치히로 「하아......」

 

모두가 퇴근하고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그녀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무심코 그녀가 바라본 책상 위의 달력은 벌써 12월로 넘어가 있었다.

정확히는 12월 19일, 이제 곧 크리스마스인 것이다.

 

그녀는 작년 이맘때까지만해도 한살한살 먹어가는 것에 불평을 하면서, 결혼상대를 찾아야된다는 걱정거리가 한 가득이었지만.

지금 치히로는 그런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

 

카렌이 쓰러진지 3개월째.

하늘이 무심하게도 카렌은 전혀 차도가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거의 식물인간 상태인 그녀의 몸은 링거와 영양제만으로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든 상태가 되어 곧 위장삽관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담당의의 말로는 분명 의식이 있지만 깨어나길 거부하는 정신적 문제라고 진단하였지만, 여전히 지금까지 차도는 보이지 않았다.

 

치히로 「P 씨가 있었으면 어떻게 했을려나......?」

 

이럴때마다 치히로에게 문득 드는 생각이 P였다.

그러나 이미 한국으로 가버린 그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단서는 P는 한국 내의 도시, 부산에 살고 있다는 것, 그뿐.

그것만 가지고는 사막 위에서 바늘찾기나 마찬가지인지라 포기 상태인 치히로였다.

 

타케우치 「퇴근... 하시지 않습니까?」

치히로 「아! 지, 지금하려구요!!」 벌떡

 

타케우치가 사무실로 들어온 것도 눈치채지 못한 치히로는 당황하여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타케우치 「죄송합니다. 괜히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뒷목쓱쓱

치히로 「아, 아니에요. 제가 멍하니 있어서 그런거에요.」

타케우치 「호죠 양의 생각을 하신겁니까?」

치히로 「네에. 아무래도 신경이 계속 쓰여서 어쩔수가 없네요.」

타케우치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다른 아이돌 여러분께 누가 되지 않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치히로 「죄, 죄송해요. 저도 표정관리 하도록 노력할게요!」 간바리마스!

타케우치 「저기... 비꼬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시마무라 양처럼 얘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치히로 「사실... 카렌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서......」

 

자신의 가슴팍을 손으로 꽉 쥐면서 말하는 치히로는 항상 당당하게 사무를 지시하던 어시스턴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걸 바라보는 타케우치 역시, 그 기분을 아는지라 주먹을 꽉 쥐고서는 그 자리에 서있었다.

 

타케우치 「하지만 저희가 할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습니다.」

치히로 「그렇죠.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열심히 해야겠죠.」

타케우치 「맞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품 안에서 편지봉투를 하나 꺼내주는 타케우치.

치히로는 궁금한 표정으로 편지봉투를 받았다.

 

치히로 「이게 뭐죠?」

타케우치 「어젯밤, 저의 집 우체통에 있던 편지입니다. 사실 이걸 전해드리려고 사무실에 찾아온겁니다.」

 

치히로는 편지봉투 바깥면을 보자마자 황급히 안에 든 편지지를 읽기 시작했다.

 

 


.

.

.

.

.

.

 


30분 뒤, 카렌의 병실.

한때나마 같은 그룹 소속이었던 아이돌 두 명이 일정한 소리로 카렌의 심장박동수를 알리는 기계음을 배경으로 한채 조용히 침대 바로 옆에 마련된 의자 두 개에 앉아서 녹차를 마시고 있었다.

 

린 「무슨 일일까.」

나오 「그러게.」

린 「그나저나 우리 둘이 이렇게 보는 것도 오랜만이지?」

나오 「그러게.」

린 「요즘 학교생활은 할만해?」

나오 「그러게.」

린 「......」

 

오랜만에 만나는 나오는 예전과 다르게 많이 차가워져있었다.

나오가 더 이상 불필요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는 것임을 깨닫고 린은 조용히 녹차에 입을 갖다대었다.

 

약 4개월전에 벌어진 사건.

그 사건으로 인해 카렌이 빠진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는 해체, 린도 뉴 제네레이션의 활동에 집중하게 되었다.

하지만 갈곳이 없어진 나오는 다시 연습생 신분이 되어버렸고, 자연스럽게 린과의 접점이 없어져버렸다.

 

물론 그것만이 나오가 린에 대해 지금처럼 차가워진 태도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며칠, 몇주, 몇달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는 카렌을 보게된 나오는 A를 언론에 고발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린이 미시로 전무에게 이 사실을 미리 말해둔 덕분에, 취재를 하기로 한 기자가 압력을 받고 거부를 하게 되었고 나오는 실의에 빠지게 되었다.

이런 전말을 알게된 나오는 린에게 '인기 아이돌의 자리를 지키는 게 그렇게도 중요하냐!'는 일갈을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던 적이 있었다.

 

린 「......」

 

뻘쭘해진 린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인터넷에는 연말을 맞아 여러가지 즐거운 행사들을 안내하는 페이지로 가득했지만, 린에게는 그저 무색무취의 물 같은 느낌이 들뿐.

 

[딸랑딸랑]

 

그때, 병실의 문이 열리고 검은색의 겨울 정장코트를 입은 여성이 들어왔다.

그러나 검은색 코트 사이로 이따금씩 비치는 초록색 정장은 누가봐도 어울리지 않는 색배열이라 그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누군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여성은 이내 린과 나오가 앉은 자리를 찾고선 종종걸음으로 다가와서 카렌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 섰다.

 

치히로 「으으, 엄청 춥네요.」 후우후우

 

차갑게 얼어버린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후우후우 불어보는 치히로를 보고 얹짢은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하는 나오.

 

나오 「그래서 무슨 일?」

린 「맞아. 카렌에 관련된 일이라고 들어서 왔다고.」

치히로 「아, 사실 이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아직 따뜻해지지 않은 손을 꼼지락꼼지락거리면서 핸드백에서 편지봉투 하나를 꺼내 내미는 치히로.

 

치히로 「이거, P씨가 보낸 편지에요.」

나오 「뭐라고?!」

린 「진짜!?」

 

린과 나오는 편지를 꺼내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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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식 과잉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문으로 인해 이 편지를 씁니다.

 

시부야 양과 카미야 양에게 부탁이 있습니다.

 

제가 이 회사를 떠나는 것은 그저 제가 호죠 양을 프로듀스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부디 그녀를 탓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그녀를 옆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호죠 양이 본인의 인생을 좀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는 행복한 여자아이의 인생을 프로듀스 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 살아갈 수 있을테니까요.

 

시부야 린 양과 카미야 나오 양의 앞날에도 행복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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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 「뭐야... 이건... 마치.....」

린 「세 달 전, P 씨가 떠나기 직전에 쓴 거 같잖아......」

나오 「근데 왜 지금에서야 우리한테 보여주는거야?」

치히로 「이 편지는 어젯밤에 타케우치 프로듀서 씨한테 온 거에요. 이걸 두 분께 전달해달라는 또 다른 편지와 함께 왔다고 하더라구요.」

나오 「잠깐, 이거... 국제우편?」

린 「그렇다는건 한국에서 보냈...」

치히로 「네, 확실히 발신인 주소가 있어요.」

린 「그럼 P가 사는 곳을 알 수 있단거야?!」

나오 「그건 그렇다고 해도, 국제우편이 4개월이나 걸리는건 이상하지 않아?」

치히로 「저도 그렇긴 해요. 하지만... 중요한건 P씨가 카렌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린 「?」

나오 「센카와 씨,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줄수 있어?」

 

그런데 갑작스럽게 치히로는 그때까지 린과 나오를 바라보기위해서 등지고 있던 카렌을 향해서 큰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치히로 「P씨는 아직도 이렇게나 카렌을 생각해주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도망만 쳐서야 되나요!!」

린 「세...센카와 씨!」

치히로 「어서 일어나서 그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는게 도리 아닌가요!!」

나오 「센카와 씨, 이게 무슨 짓이야!」

 

나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치히로를 붙잡고 병실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다.

린도 그런 나오를 보고 치히로의 한쪽 팔을 잡았다.

 

치히로 「이거 놓으세요! 카렌!! 당신이 비극의 히로인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에요!!!」

린 「그만해!」

치히로 「당신이 P 씨를 쫓아낸거에요!」

나오 「갑자기 왜 이래!!」

치히로 「그래서 A라는 쓰레기자식에게 프로듀스 받아서 기분 좋았나요!? 헤벌레하고 다녔잖아요!! 그동안 P씨 생각은 해본적 있어요?!」

 

점점 치히로의 목소리는 물기를 띠어가고 있었다.

 

P가 귀국하기 직전, 밤에 함께 마신 술자리.

그가 끝까지 숨기고 싶어하던 씁쓸해하던 표정.

치히로에게 그 장면이 떠오르자 자연스럽게 격앙되기 시작했다.

 

또한, 단순히 이 상황에 당황하기만 했던 린과 나오도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단순히 사내정치에 휘둘렸을 뿐인 카렌이 이렇게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는데.

굳이 과거의 잘못을 들춰가며 손가락질하는 치히로가 좋게 보이지 않았다.

 

나오 「나가! 나가라고오!!」

린 「그만!!」

치히로 「카렌! 일어나요!! 어서!!!」

 

[삑-삑-삑-]

 

그때였다.

갑자기 카렌의 심박수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음을 기계가 알렸다.

 

이에 린, 나오, 치히로는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서서 카렌을 바라보았다.

 

입원하느라 그동안 말라버린 카렌의 뺨.

그 위를 타고 흐르는 눈물.

그리고 정말이지 가련한 목소리와 함께, 누워서 고개만을 돌려 그녀들을 바라보는 모습.

 

카렌 「나...... 정말...... 용서...... 받을 수...... 있을까......?」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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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다음 주는 즐거운 크리스마스!! 그래서 그런데 치히로 씨와 연애하는 창작물 좀 누가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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