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힛키마스 17

댓글: 1 / 조회: 1020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12-18, 2015 15:22에 작성됨.

오늘은 1년에 한 번 뿐인 연예사무소 대항 대운동회 수록날. 수많은 연예사무소들 중에서도 모두가 참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765도 류구코마치와 키사라기의 인기로 참전할 수 있는 기회를 손에 넣었다
 
"너만 믿는다, 키쿠치"
 
"응. 맡겨둬!"
 
남자 뺨치는, 아니 어지간한 근육질의 성인 남자와도 체력적으로 밀리지 않고 훌훌 날아다니는 키쿠치 마코토라면 이런 대운동회에서 엄청난 성과를 보여줄 것이다
 
이번에 나는 765 프로 측 스태프의 자격으로 함께했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보는 TV에 내 얼굴이 노출될 수 있기에, 안경을 끼고, 모자를 쓰고 하는 등 나도 변장같은 걸 해야 했다
 
슬슬...발을 빼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건가
 
"이오리! 뭐하는 거야, 너 때문에 넘어져 버렸잖아!"
 
"넌 전술이라는 것도 모르는 거야? 당연히 레이스 대회 전체를 마주보고 짠 페이스 분배라는 거잖아!"
 
"나에게 말도 안 하고 페이스 분배라고 말하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결국 진 주제에 꼴불견처럼 떠들어대지 말라구!"
 
다만, 키쿠치와 미나세를 2인 3각 경기에 출전시켰더니 벌써부터 저렇게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다행히 가나하와 시죠 씨가 다른 경기에서 1등을 해왔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765 프로는 추한 모습만 보였을 것이다
 
[아라아라, 다음에 또 해보고 싶네요]
 
커다란 전광판에 미우라 씨의 모습이 보여진다. 인터뷰가 들어온 것이다. 음, 비록 꼴찌를 하기는 했어도, 그 커다란 가슴을 출렁이며 달리니까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 것이겠지
 
사실 여기서 1등을 한다고 해도 큰 의미는 없다. 그저 카메라에 비춰지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난다는 것 뿐. 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아이돌들에게 있어 카메라에 1초라도 더 비춰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1등을 하지 않아도 인터뷰가 들어온 미우라 씨가 대단한 것이다
 
"봐! 아즈사도 꼴찌를 했는데 주목을 받잖아! 우리는 비웃음만 당했다고!?"
 
"그러니까 전부 이오리의 탓이잖아!"
 
다시 과열되는 말싸움. 아키즈키 씨가 난입해 끊어버렸다
 
"이오리는 아즈사와 아미랑 합류해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해. 대운동회라고 해도, 라이브 무대는 계속해서 하는 거니까. 특히 치하야 너도. 아직 네 차례가 아니니까 대기 중이라고는 해도, 노래 부를 때 체력적으로 지쳐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대답한 후, 키사라기는 앞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다른 사무소의 아이돌 전원이 함께 운동회를 즐기는 동료가 아닌 경쟁자들로 보이겠지
 
"곤란한 문제네요"
 
"뭐가 말이야?"
 
"여기있는 사람들 전원에게 지고 싶지는 않은데, 차례가 있다고 해도 언제 무대에 오를지 모르니 전력을 다 할 수 없어요. 무대를 망치고 싶지도 않고, 경기에서 지고 싶지도 않고, 어렵네요"
 
키사라기는 승부욕이 강하다. 하지만, 그만큼 무대에 대한 욕심도 크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키사라기에는 꽤 어려운 고민거리겠지
 
"그래도...노래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잖아?"
 
"네. 그렇지요. 저는...노래 하나에 제 모든 걸 담아서 부르니까요"
 
그래도, 한 번 결심을 하면, 거기서 흔들리지 않는다. 노래에 대해서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진지한 그녀이기에 무대를 대충 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은 일
 
"뭐, 열심히 해봐라"
 
이미 내가 손을 댈 수 있는 범위 밖으로 나아가 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단순히 뒤에서 응원하는 것 뿐. 나머지는 그녀 스스로 알아서 잘 할 것이다
 
*
 
점심시간 때, 아이돌들의 공연이 있었다. 류구코마치의 무대도 훌륭했지만,
 
[자, 그럼 여태까지 여성 팬분들이 기다리던 그 그룹이 찾아왔습니다! 961 프로의 쥬피터!]
 
꺄아아아──하고 엄청난 환호성이 경기장 내부를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남성 아이돌 3인조 유닛, 쥬피터. 코마치도 엄청나게 좋아하던 유닛이다......쥬피터, 폭발해라! 목성과 함께 진짜로 폭발해버려!
 
다음 경기는 2인 3각 물건 찾기 경주. 또 미나세와 키쿠치가 말썽이다. 가져오르는 것에 대한 설명이 어땠는지는 몰라도 프로듀서를 데리고 가다가 넘어져 버렸다. 다만, 그 탓에 키쿠치가 무릎이 까진 모양인데
 
"이, 이거 서...!"
 
경쟁팀의 소녀가 엄청나게 부끄러워하며 손수건을 건네주고 도망쳐 버렸다......과연 키쿠치 마코토! 그 페로몬은 상대방조차 유혹하는가!
 
역시 쟨 성별이 잘못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달라지지 않는다
 
"자, 여기 얼음팩"
 
"아, 고마워, 히키가야"
 
붕대를 두르고 얼음찜질을 하는 키쿠치. 이래서야 마지막의 단체 릴레이에 나갈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마지막 주자로 키쿠치가 달려 우승하지 못 하면 765는 2등에 그치고 만다
 
아직 약소 기획사이면서 2등이 어디냐고 하겠지만, 세상은 1등만을 기억한다. 중계 쪽에서의 대접도 약소기획사이니 썩 좋지는 못 하겠지. 그래서야 765 프로의 목표달성은 힘들다
 
"그보다도......타카츠키. 잠깐 따로 이야기 좀 하자"
 
"아, 네"
 
타카츠키와 함께 잠깐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했다. 아니아니, 딱히 이상한 짓을 할 생각은 없다
 
"아까 전, 가발 쓰고 달리기 때부터 어쩐지 기운이 없던데, 무슨 일이야?"
 
언제나 활기차고 긍정적인, 쌍둥이들과는 다른 의미로 분위기 메이커인 타카츠키가 조용하다는 것이 뭔가 이상해서 조용히 물어보았다. 이런 질문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면 무언가 압박을 주는 듯한 형태가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따로 조용히 불러내는 것이 타카츠키를 위한 것. 동료들에게는 폐가 될까봐 못 하는 이야기, 알바생인 나에게라면 조금은 더 편하게 할 수 있겠지...뭔가, 씁쓸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까 전, 신칸소녀의 히카리란 사람한테...제가 걸림돌이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저 때문에 765 프로가 우승하는데 실패할까봐, 그래서..."
 
울먹이는 타카츠키. 항상 밝은 아이가 갑자기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파온다
 
"타카츠키. 네가 봐 온 네 동료들은 어땠어?"
 
"...예?"
 
"정말로 너 한 사람이 걸림돌이라고 해서 원망할 애들이야? 아니지. 고작 이 정도로 포기할 애들이야? 아니지. 정말로 그 애들이 질 거라고 생각해?"
 
타카츠키는 망설이다가 말했다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마코토 씨도, 히비키 씨도 다른 사람들 모두 다 포함해서 강한 사람들이니까...그렇지만, 제가 그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발목을 잡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보는 수 밖에 없지"
 
노력이라는 단어는 정말로 좋은 핑곗거리다. 노력이라는 말을 쓸 정도면 결국 다른 방법이 없다는 뜻. 그만큼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이 765 프로의 아이돌들은 쉽게 자신의 일을 포기하는 아이돌들이 아니다
 
"키쿠치의 경우에는 걱정할 것 없어. 단순히 무릎이 까진 것 뿐이야. 그 녀석은, 어지간한 남자들에 비하면 훨씬 더 강하다고? 그 정도로 무너지지 않아. 그리고, 타카츠키. 네 가족들의 생계, 앞으로는 네가 부담해야 할 수도 있어. 여기서, 무너질 거야?"
 
"그, 그러면 안 되요! 아빠도, 엄마도 힘들어 하시니까...저라도 나서야 하는데...저는 무리여도, 제 동생들만큼은...!"
 
"그 절박함이 네 가장 큰 무기가 될 거다, 타카츠키"
 
지금의 나는 비겁한 방법을 쓰고 있다. 나라는 녀석은, 우정, 열혈, 노력 등을 내세울만큼 뜨거운 녀석이 되지 못 한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가족을 들먹이면서까지 동기부여를 하게 만든다
 
"사람은 정말로 한계에 몰리면 의외의 힘을 드러내기 마련이지. 차의 바퀴에 깔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거대한 차를 홀로 들어올린 어머니나,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집에서 스스로의 몸을 방패 삼아 죽어서도, 아기가 구조대에 구출될 때까지 버틴 어머니나 뭐 그런 것처럼"
 
모성애를 예시로 드는 건 살짝 틀렸나 싶지만, 타카츠키가 자신들의 가족을 아끼는 것과 비슷할테니 문제 없겠지
 
"네가 정말로 네 가족들을 위해서, 동료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면, 여기서 무너지지 마라. 다른 사람들의 말 따위는 무시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나가. 넘어지고, 깨져도, 네가 지켜야 할 것이 있는 한...너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거야. 알겠니?"
 
"......네!"
 
당차게 외치는 타카츠키. 다시 긍정적인 모습으로 되돌아 온 것 같다. 힘이 좀 과하게 들어간 것도 같지만
 
다시 일행에게로 돌아오고 난 후, 타카츠키 웃우~! 하고 외치며 다 함께 힘내자고 외친다. 그녀의 동료들이 그에 호응을 하고 키쿠치도 응원을 받아 힘을 내려는 듯 아픈 걸 참고 일어선다
 
그 후의 결과는 말할 것도 없다
 
765 프로의 대승리였다
 
 
 
 
카이키 데이슈가 765P인 소설을 써보고 싶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