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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남자가...되어버렸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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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6, 2015 22:33에 작성됨.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아아아아앗?!"

 

자고 일어나니, 아래쪽에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내려다보니 뭔가가 팬티 속에서 텐트를 치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내 삼각팬티가 사각팬티로 변해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나, 언제 속옷을 갈아입은 거야?!

 

다다다다, 거울 앞으로 달려가 가슴을 만져보았다. 없다. 사이즈 75의 가슴이 없다! 아니 남자의 가슴이니까, 단순히 가슴 둘레로만 따지면 여자일 때보다 더 크려나...?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엄마, 아빠! 내, 내가...남자가 되어버렸어요!"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던 엄마와 신문을 읽고 계시던 아빠가 이건 또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인가? 라는 듯한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뭔 소리냐? 넌 예전부터 남자였잖아?"

 

"...에?"

 

"저기 3번째 서랍에 앨범 있으니까 찾아서 보렴"

 

불안한 느낌이 든다. 서랍 속에서 꺼낸 앨범. 이걸 한 번 보고 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릴 거라고──머릿 속에서 경종이 울린다

 

하지만, 나는 떨리는 손으로 책장을 넘겼다. 신생아. 남녀의 구분이 힘든 신생아 때의 사진

 

유치원생.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남학생용 유치원복을 입은 사진...아니야. 이전부터 날 남자애로 키우고 싶어했던 아버지가 입힌 경험이 있으니까 그건 절대로 아니야

 

초등학생.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 수영복이 벗겨진 것인지, 벌거벗은 채로 웃고 있는 내 사진이 찍혀 있다. 하반신에는 작은 코끼리 한 마리가 달려있었다. 무심코 손을 사타구니 사이에 더듬거렸다. 있다. 커다란 코끼리가

 

"아...아아..."

 

절망감이 내려앉는다. 잘못된 것은 갑자기 뒤바뀐 세상이 아니라 나였다. 그렇다면, 여태까지 여자로 살아왔던 건 뭐지? 아니 혹시 이건 꿈이 아닐까? 스스로 볼을 꼬집어 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이건 현실이었다

 

'아, 아니야...그럴리가 없어...나, 나는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여자였는걸?! 이건 뭔가가 잘못된 거야...! 그래, 이게 아주 깊게 잠이 들어 꾸는 꿈일수도 있어! 그래서 깨지 않는 거야!'

 

하지만, 이미 알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천천히 동의하고 있다. 인정하고 있다. 내가, 남자라는 사실을...그렇지만, 동시에 내가 여자였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내가 여자였던 건...분명 사실이었잖아...하지만, 남자이기도 하다고?

 

"호접...지몽?"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꿈인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이대로 모든 걸 수용해버린다면 전부 부숴져서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나'라는 존재. '지금까지의 키쿠치 마코토'를 부정해버리는 결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

 

나는 식사조차 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은 채 산책을 핑계로 집 밖에 나왔다

 

그의 목적지는 765 프로. 거기서 모든 것을 확인한 뒤──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

 

"안녕하세요......"

 

전화번호부에는 765 프로 멤버들의 전화번호가 기록되어 있었다. 즉, 이 세계에서도 나는 765 프로의 아이돌이라는 것이다. 만약 다른 아이돌들도 남자가 되어 있다면...나는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아, 어서와 마코토 군! 오늘은 생각보다 많이 일찍 왔네? 지금은 별다른 스케쥴이 없는데"

 

코토리 씨를 만났다. 그녀는 여성. 즉, 원래 내가 알던 그녀의 모습 그대로다. 화이트 보드를 돌아보면, 하얀색으로 가득찬 허전한 공간이 보인다. 혹시, 지금은 내가 알던 시기보다 좀 더 과거로 돌아온 시기인가?

 

달력의 날짜를 확인한다. 아직 여름이다. 즉, 이 시기의 나는 아직 고등학교 2학년생인 것이다. 우리 765 프로가 제대로 뜨지도 못 했으며 아이돌 대운동회는 커녕 별다른 일도 없던 때인 것이다

 

"저, 코토리 씨...저희들끼리 찍은 단체사진, 혹시 볼 수 있을까요?"

 

"응? 그런 사진은 마코토 군의 핸드폰에도 저장되어 있지 않나?"

 

"아...그, 그렇네요! 제가 잠깐 착각했나 봐요!"

 

"후후훗, 혹시 빨리 다른 여자애들이 보고 싶어서 그런 거니? 역시 혈기왕성한 남자고교생이라 그런 걸까? 하지만 주의하렴, 마코토 군? 아무리 같은 사무소의 동료라고 해도, 스캔들은 안 되니까?"

 

말을 들어보면, 나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모두 여자인 듯 했다. 실제로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단체사진을 보면 전원 여자다. 나 혼자만, 남자였다

 

"하, 하하핫, 하하하하핫!!"

 

"자, 잠?! 왜 그러니 마코토 군?! 어디 아파?! 더위라도 먹었어?!"

 

당황하는 코토리 씨를 방치하고 나는 사무실 안에서 계속 웃었다. 아아, 결국, 인정할 수 밖에 없겠구나. 내가...남자라는 사실을...

 

코토리 씨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너무 걱정하게 만들어 버렸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여심을 직격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걱정마세요, 코토리 씨. 잠시 확인할 것이 있었는데, 그 결과를 알아서 단순히 웃은 것 뿐이니까요"

 

나는 남자다. 남자인 키쿠치 마코토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자였던 시절의 '나'를 버릴 생각은 없다. 정체성의 혼란? 당분간은 여자로서의 생활 습관이 남아있으니 조금 곤란한 것도 있겠지

 

화장실에 갈 때라든가, 옷을 갈아입을 때라든가, 하지만, 이전에도 나는 보이시한 컨셉의 아이돌로서 남성에 대해서 다른 동료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남자들에 대해 잘 알았고, 여자였기에 여성의 심리도 이해할 수 있다

 

덤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들까지 알고 있지 않은가!

 

이 기억들을, 이 지식들을 사용하면, 어쩌면...무력했던 이전의 나로서는 막을 수 없었던 일을 사전에 전부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키라든가, 치하야라든가, 하루카라던가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미리 대처를 할 수도 있다

 

"저희 왔어요!"

 

"안녕하...마, 마코토 군...와 있었구나? 새, 생각보다 일찍 왔네?"

 

"응. 그렇네, 유키호"

 

이오리, 쌍둥이 그리고 유키호가 들어왔다

 

지금의 나는 남자. 그리고 이때의 유키호는 남성공포증이 심할 때. 나를 어려워하는 그녀의 반응에 마음이 조금 아프긴 하지만, 천천히 고쳐나가면 될 일. 나와 처음 마주했던 때의 유키호도 나를 남자라고 오해했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스스로 여자라는 걸 밝혀 간신히 친해질 수 있었지만,

 

"유키호"

 

"으, 으응?"

 

"남성공포증. 꼭 고치자. 천천히, 천천히 고쳐나가자"

 

"아, 알고 있어...여태까지도 그래왔..."

 

"그것만으로는 안 돼"

 

과거의 나는 유키호를 과보호 했었다. 하기와라 유키호는 내게 있어 한떨기의 가련한 꽃이었다. 청초하고 부드러우며 연약한 하얀 꽃. 내가 지켜야하며 동경의 대상이었던 꽃. 그렇기 때문에, 프로듀서가 오기 전까지, 유키호의 남성공포증에 대해서 제대로 고치지 못 하고, 과보호로 인해 증상은 더 심해졌다

 

지금의 나는 남자. 유키호를 겁먹게 하는 건 미안하지만, 조금 더 당차게 나가야 한다

 

"유키호. 앞으로 나랑 같이 걷게 될 일이 생기면, 내 옷깃을 잡아줘. 그 정도라면 가능하지?"

 

"그, 그건 가능하다고 생각해...그치만, 마코토 군? 가,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이전까지는 이렇지 않았잖아"

 

"지금 상태로, 유키호를 계속 과보호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

 

유키호가 아이돌이 된 계기는 남성공포증을 가진 소심한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 여자였을 때 했던 실수를, 남자가 되어서라도, 다시 한 번 더 얻은 이 기회에 또 날려먹을 수는 없다

 

"일단...옷깃부터 시작해, 그 후에는 손가락, 악수, 어깨 맞대기 식으로 천천히 고쳐나가자. 알겠지?"

 

"...으, 으응"

 

유키호는 밀어붙이기에 약하다. 지금의 대답도 순전히 자신이 원해서라기보다는 내 부탁에 할 수 없이 들어주는 것에 가깝다. 그렇지만,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천천히 접근하면...다시 예전처럼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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