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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치마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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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5, 2015 20:57에 작성됨.

친구. 있으면 좋고 없어도 딱히 상관 없는 것. 하지만, 적어도 곁에 있으면...외롭지는 않은 것
 
눈 앞의 소녀, 후지모토 리나는 나에게 친구가 되자고 다가왔다. 그것은 정말 놓칠 수 없는 제안과도 같았다. 그녀에게 있어, 비록 나는 수많은 친구들 중 한 사람에 불과하겠지만, 만약 그녀와 친구가 된다면──
 
"후우...항복이다. 항복.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리나"
 
마지막에 이름으로 부르니, 조금 쑥스러워서 얼굴을 돌려버렸다
 
"에에~ 힛키, 부끄러움 타는거야? 귀엽네에~"
 
콕콕 옆구리를 찌르며 말하는 리나. 단순히 괴롭힘을 위한 것이 아닌 친구끼리의 장난이라는 것을 경험해보니 조금 감회가 새롭다...동시에 내가 얼마나 회색빛의 인생을 살았는지 다시 한 번 더 깨닫게 되었지만
 
"이 아저씨, 오늘 참 좋은 청춘 드라마를 봤다"
 
"부러운걸, 형씨. 나도 젊었을 때 저런 친구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이크, 그러고보니 지금은 일하는 도중. 손님들도 많았다. 으아아, 엄청 쪽팔려! 이게 무슨 일이래, 진짜!
 
"그럼 힛키, 난 이따가 친구들하고 같이 올게!"
 
"응...? 주문하려는 거 아니었어?"
 
"아니? 나는 그냥 힛키 보러 왔던 건데? 그럼 잠시 후에 봐~!"
 
손을 붕붕 흔들고 사라지는 리나. 참 바람같은 아가씨다. 손으로 잡으려 하면, 분명 부드럽게 빠져나가고, 언제 사라졌냐는 듯 다시 불어오듯이 다가오는 아가씨
 
묘하게 변덕스러운 고양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어제 스쿠터에 타고 있을 때에도, 고양이입('ω')을 연상시키도록 입술을 삐죽이고 있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도?
 
"청춘이네요. 히키가야 군. 친구가 생긴다는 건 정말로 즐거운 일이랍니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눌 수 있으니까요. 뭐, 입에 발린 말이기도 하고,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사람은 홀로 살 수 없어요. 사람의 사이라 쓰고 인간(人間)이라고 읽듯이, 친구든, 그런게 아니든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답니다"
 
그건 알고 있다. 단순한 물물거래도, 결국 사람 사이의 교류다. 그 누구와도 교류를 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면 금방 굶어 죽어버리겠지
 
"연륜이 묻어나오는 말이네요. 아베 씨"
 
"아, 아앗?! 아, 아니랍니다! 나나는 영원의 17세 여고생인걸요?! 그리고 저도 나나라고 불러달라고 했잖아요! 리나 씨만 이름으로 부르시고, 치사하네요!"
 
생긴 건 정말로 십대의 소녀지만, 내용물은 연륜이 넘치는 어른. 그런 어른이 삐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다
 
"...알겠습니다. 나나 씨..."
 
역시 여성을 이름으로 부르는 건 내게 허들이 너무 높았다. 천천히 그렇게 불러가는 것이 어떨까 싶었지만, 나나 씨의 표정을 보자,
 
"흐, 흐음...리나 씨 말대로, 히키가야 군, 방금 전의 표정 꽤나 귀여웠어요? 뭐라고 할까, 놀리는 보람이 있는 표정이라고 할까...가학심을 자극하게 만든다고 할까...부끄러움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눈물짓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할까"
 
이 사람과는 역시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
 
"자! 힛키, 이거 받아! 친구가 된 기념으로 주는 유이 님의 콜라맛 사탕이라고!"
 
오오츠키 유이. 후지모토 리나의 갸루 친구들 중 한 명이 내게 사탕을 내밀어왔다
 
"...너와 친구가 된 기억은 없는데?"
 
"쿠궁! 엄청나게 충격! 친구의 친구는 친구잖아! 힛키는 그런 것도 모르는 바보야?!"
 
"너야말로 바보지? 친구의 친구는 친구가 아니야"
 
예를 들어서 이런게 있다. A라는 사람이 B와 C라는 친구를 불렀다. B와 C는 서로를 생전 처음 보는 것이며, 설령 알고 있다 해도 A를 통해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즉, 서로 어색하게 느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친구를 상대방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A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B와 C 사이에서는 어색한 침묵이 감도는 것이다. 소스는 나. 사실 나는 A의 친구라기보다는 그냥 다 모여야 하는 일이니까, 학급의 반장이었던 그가 어쩔 수 없이 나를 불렀던 것이었다
 
후...그날의 기억은...흑역사 속에 묻어버리고 싶다
 
"그럼 이렇게 하자! 힛키, 나와도 친구가 되어줘!"
 
유유상종. 정말 끼리끼리 뭉치는지 후지모토 리나가 어울리는 친구 중 하나인 오오츠키 유이도 사교성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여자인 모양이다
 
친구가 되자고 내밀어오는 손. 그리고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마주보는 시선. 잡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하며 흔들림 없는 믿음이 서려 있다
 
"......너희들과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어버리네" 작은 목소리
 
"응? 지금 뭐라고 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오오츠키 유이에게서 사탕을 받고 껍질을 까서 입 안에 넣었다. 콜라맛 사탕답게 확실히 콜라의 맛이 느껴지기는 한다
 
"...이러면 된 거지?"
 
"...응!"
 
참나...단순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순수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그렇게 솔직하게 기뻐하는 티를 내면 이쪽도 상당히 곤란해지는데 말이야. 물론 솔직하지 못 한 내 잘못이지만
 
"자, 미카도 어서!"
 
"자, 잠...! 유이, 나는 그런 것엔...!"
 
"......"
 
"......"
 
죠가사키 미카라는 이름의 분홍색 갸루와 마주쳤다. 그녀는 다른 두 사람과 달리 조금 낯을 가리는 기질이 있는지 어색한 표정으로 나를 마주보았다. 나도 이전의 두 사람이 보고 있는 장소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녀와 똑바로 마주보았다
 
긴 침묵이 이어지는 그때, 아하하핫, 하고 웃으며 리나가 말했다
 
"정말로 어쩔 수 없구만~ 실제로 남자 앞에서 그렇게 약하면서, 대체 어떻게 섹시 카리스마 갸루를 자칭하고 있는거야, 미카"
 
"으, 으읏...! 패, 팬과 마주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다르잖아?! 이래 보여도,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하는 편이라고?!"
 
"성실한 점이 미카의 장점이기는 하지만, 갸루로서는 어떨까 싶네. 미안, 힛키. 미카도 착실하고 좋은 아이긴 한데, 잘 모르는 남자와 마주할 때는 이렇게나 서툴러"
 
"아니,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솔직히 나도 잘 모르는 사람과 갑자기 친해져보라고 자리를 마련해본들, 어색해서 무리일테니까"
 
후지모토나 오오츠키처럼 특이할 정도로 사교성이 좋은 사람들이 있기에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 친구가 되지 못 했을 것이다
 
"으, 흐흠! 일단...나는 죠가사키 미카야. 리나랑 유이와 바로 친구가 되었다고 했지? 그러니까...자, 잘 부탁해!"
 
손을 내밀어온다. 악수, 를 하자는 건가? 죠가사키가 부끄러움을 참고 먼저 손을 내밀어 온 것이다. 여기서 받아주지 않으면 그녀 홀로 부끄럽게 만들어 버린다
 
"아, 아아...히키가야 하치만이다. 잘, 부탁해"
 
손을 맞잡는다. 여자아이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손. 주물럭거리고 싶다. 엄청 중독적일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그런 건 실례겠지
 
그렇게 나는 친구 두 사람과 지인 한 사람을 새로 사귈 수 있었다
 
...중학교 시절, 친구나 연인을 사귀겠다며 날뛰었을 때의 자신감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Passion jewelries! 드라마 파트 내용을 봐선 미카는 미팅도 해본 적 없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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