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힛키마스 16

댓글: 2 / 조회: 1148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2-15, 2015 14:26에 작성됨.

Side 치하야
 
프로듀서가 말했다. 단체 라이브의 약속이 잡혔다고. 다만, 그 날짜는 상당히 길어서 대략 3개월 정도는 걸린다고 한다
 
'시험 기간하고 살짝 겹치려나......'
 
하루카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집과 사무소까지의 거리는 지하철을 타고도 2시간 정도. 공부에, 긴 거리를 왕복해서, 라이브를 위한 연습까지 한다면 상당히 힘들겠지. 그 사이에도, 다른 일들이 있을 것이다
 
3개월 내내 라이브 준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을테니까
 
그러던 도중, 결국 일이 터져버렸다. 하루카가 피로로 인해 깜빡 잠이 드는 바람에, 집에 갈 전철을 놓쳐버린 것이다. 다른 애들은 이미 다 퇴근해 버렸고, 그나마 있는 건 나 한 사람 정도
 
'지금이라면...하루카하고...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정말로 아마미가 걱정된다면, 동정하지마. 그건 상대방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니까. 특히 지금의 너라면, 더더욱
 
지금 하루카에게 오늘 하루는 우리 집에서 머물라고 가면, 그건 동정인걸까? 선의인걸까?
 
──......마음 속에 담아둬서, 계속 쌓이는 걸 가만히 방치해서는 안 돼. 그랬다간, 언젠가 최악의 방향으로 어긋나 버린다. 네가 아마미의 친구이고자 한다면, 진심을 털어놓게 만들어 봐
 
하지만, 단둘이 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하루카도 나에게 자주 신경을 써주곤 했었고, 우리 집에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초대하는 일이라면...하루카도 기뻐해주지 않을까?
 
──후배가 옳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앞에서 이끌면서, 동시에 등 뒤를 밀어주는게 선배의 역할이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해. 너무 큰 사고만 치지 않으면, 나나 프로듀서, 사장님 그리고 오토나시 씨 같은 어른들이 책임져 줄테니까
 
실수를 해도...뒷감당은 부탁드릴 수 있겠죠, 선배?
 
"하루카. 혹시 괜찮다면, 오늘 하루는 우리 집에서 머물지 않을래?"
 
"에? 그래도 되는 거야?"
 
"응. 나, 자취하고 있으니까. 문제없어. 그러고보니...내 자취방에 처음으로 들어오는 손님은 하루카가 되려나?"
 
"에? 진짜?! 갈래! 나, 가고 싶어!"
 
역시나 하루카는 기뻐해주었다. 하루카는 이전까지만 해도, 나를 자주 보살펴 주었던 고마운 사람이다. 사무소 내에서, 다른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지 못 해 붕 떠 있던 나를 붙잡아서 함께 있을 수 있었다. 그때의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
 
"치하야짱. 자취 하는 거, 외롭지 않아?"
 
"...아니, 솔직히 말해서, 혼자인게 편했어. 쓸데없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나도 따지고 보면 히키가야 선배처럼 외톨이니까. 혼자인게 익숙하다. 765 프로에 들어와 아이돌로서 활동하며, 모두와 함께 같은 사무소에 다닌다고 해도, 무대 위에 오를 때에는 나 혼자
 
그렇기에, 이번의 단체 라이브가 조금 기대가 되기도 한다. 모두와 함께 진행하는 라이브. 단순히 노래 부르는 것 외에 다른 의미도 함께하고 있다. 이 단체 라이브, 허사로 되돌리고 싶지 않아
 
간만에 들어온 커다란 일이기도 하고
 
"대단하네. 난 혼자인 건 질색인지라 무리일 것 같기도 하고...식사는 어떻게 하고 있어?"
 
"...편의점에서 사 먹지"
 
"그러면 영양 보충이 잘 안 되지 않아?"
 
"부족한 건 영양제를 먹고 있어"
 
말하고 나니까, 조금은 부끄럽다. 요리를 잘 하는 하루카의 앞에서 편의점 도시락과 영양제 이야기를 꺼내다니...조금 실수였나
 
"그, 그래도 가끔씩...하루카가 게로게로 키친에서 선보인 요리를, 스스로 해서 먹어보기도 해"
 
"헤에~! 치하야짱, 내가 나오는 방송, 계속 지켜봐주고 있었구나! 그럼 오늘은, 둘이서 뭐라도 같이 만들어 먹자!"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하루카. 벌써부터 머릿 속에서는 나와 함께 요리를 하는 상상을 하고 있는지 싱글벙글 거리며 뭘 만들지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
 
...이렇게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와 하루카는 정말로 정반대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차이점이 무수히 많은데도, 가깝게,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건 하루카의 사교적인 성격 덕분이겠지. 아니면, 선배가 말했던대로, 극과 극은 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떤 이유가 되었든, 하루카와 함께하는 시간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즐겁다고도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시간이 계속 이어지면 좋을텐데...
 
*
 
아차, 실수했다
 
집으로 하루카를 데리고 온 뒤에야,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깨달았다
 
비닐에 싸인 주방용품들. 하루카에게 했던 말이 거짓말이라는게 들킬 수 있는 증거물이 대놓고 올라와 있다. 너무 신경 안 쓰고 살아서, 저게 밖으로 나와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는 짐 정리도 거의 하지 않아 짐들을 박스째 놓고 쓰고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동생의 사진과 음악 플레이어, 악보만큼은 박스가 아닌 바깥에 나와 있었다
 
친절한 하루카는 그 점에 대해서 딱히 언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그녀의 배려에 다시 한 번 더 감사를 느낀다
 
탁탁탁탁, 배추를 써는 하루카. 요리를 할때, 그녀의 얼굴은 정말로 즐거운 듯 하다. 지금이라면, 물어볼 수 있을까
 
"저기, 하루카"
 
"응? 왜 그래, 치하야짱?"
 
"아이돌 일 하는 건...어때?"
 
탁...칼질이 멈춘다. 아차, 시작부터 너무 대놓고 말해버렸나. 다른 사람들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본다─라는 경험 자체가 부족해서 또 실수를 해버린 듯 하다. 히키가야 선배의 경우 외톨이면서 눈치도 좋으니, 큰 대화가 없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지만...하루카의 경우에는...
 
"솔직히 말해서...힘들기는 해"
 
내가 주저하는 사이, 하루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집과의 거리도 멀고, 공부도 해야 하고, 레슨도 받아야 하고, 일은 부족한데다가, 하는 일은 변함이 없으니...불안하기도 하고, 초조하기도 하고...치하야짱이나 류구코마치가 부럽기도 해"
 
"......"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음악 프로그램 쪽의 일은 류구코마치가 나오기 전까지는, 거의 다 내가 맡고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그만큼 동경하고 있어. 아이돌이라는 일 그 자체를"
 
"동경...?"
 
그건 처음듣는 이야기다. 아...그렇구나. 지금 하려는 말은, 하루카가 아이돌의 꿈을 꾸게 된 계기...
 
"어렸을 때부터 쭈욱~ 그렇게 되고 싶었어. 눈부신 무대에 엄청난 함성! 그게 말이야, 회장 전체를 하나로 만들어서─더 커다란 열기가 되는 느낌! 그러니까, 이 일이 너무나도 즐거워"
 
아...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모두랑 다 같이 무대에 서는 것만을 생각하니 즐거워져!"
 
하루카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약한 아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단순히 노래를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이기적인 나와 달리...하루카는 다른 사람들, 모두를 위해서 아이돌이 되기를 꿈꾸는 소녀
 
왜 항상 모두의 중심에 하루카가 서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하루카"
 
"응?"
 
"라이브...잘 되었으면 좋겠네"
 
"응! 분명 잘 될 거야~!"
 
비록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나는 하루카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
 
 
 
 
텐도 소우지(가면라이더 카부토)왈,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료가 아닌, 다른 길을 같이 걸어가는 친구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