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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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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3, 2015 20:32에 작성됨.

카렌이 쓰러지고, 연예뉴스에 대서특필이 되고...... 2주가 지났다.

이제 그녀에 대한 관심은 멀어진지 오래이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346 프로덕션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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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백색으로만 물들어있는 병실에는 단 하나의 침대만이 놓여져 있었고, 거기에는 마치 건드리면 깨질것 같은 느낌을 주는 여자아이가 한 명 누워있었다.

그리고 분명히 침대 옆에 복잡한 기계들이 그 여자아이는 진즉에 의식을 찾았다고 열심히 모니터로 알려주고 있었지만.

 

린 「......」

나오 「......」

우즈키 「......」

미오 「......」

치히로 「......」

 

그 여자아이는 마치 죽은 사람이 미처 눈을 감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마냥 공허한 눈을 천장에 두고 있을 뿐이었다.

 

의사 「그... 보시다시피 이런 상태입니다. 일주일 전까진 그녀가 의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만, 부모님과 어떤 대화를 하고 나서 계속 저런 상태라고 하더군요.」

치히로 「무슨 대화를 했나요?」 두근

 

사실 치히로는 어떤 얘기를 했을지 내심 진작이 갔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어보았다.

그러자 담당의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담당의가 대화 내용을 모른다면 결국 제3자가 들어서는 안되는 이야기일테고, 결국 카렌은 이렇게 된 모든 전말을 부모님께 들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해해버린 치히로는 그저 고개를 떨굴수 밖에 없었다.

 

우즈키 「어떤 얘기를 하셨길래...」

미오 「카렌......」

 

침대에 누운 그녀가 사내정치의 희생자임을 모르는 두 사람만이 그저 안타깝게 카렌을 바라볼 뿐.

 

의사 「뭐, 그런 사정으로 부모님들은 저녁에만 잠깐 찾아오십니다. 그러고보니 환자는 학생 아닌가요?」

우즈키 「하, 학생 맞아요. 그치, 린쨩?」 허둥지둥

린 「응......」 끄덕

의사 「이 환자, 입원한지 벌써 2주일째입니다. 그동안 병문안 온 건 당신들이 전부입니다. 혹시 그녀의 대인관계에 문제라도 있는건지요?」

 

담당의는 카렌이 신체적이 아닌 정신적인 이유로 저렇게 되었다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따라서 같은 병원 내 정신과 쪽으로 카렌을 넘길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던진 이야기였다.

그러나 병문안을 온 모두에게 카렌의 교우관계는 매우 좋은걸로 보였던지라 그저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의사 「후우. 그런가요. 그럼... 죄송하지만 초록색 정장을 입으신 분의 성함이...?」

치히로 「세...센카와 치히로에요.」

의사 「아, 센카와 씨. 그럼 잠깐 상담실에서 저랑 단둘이 얘기 좀 해도 될까요?」

치히로 「그러시죠.」 끄덕

 

담당의와 치히로가 나가고 병실에는 고요한 적막만이 가득찼다.

 

나오 「정말... 너무한거 아냐......」 울먹

미오 「그, 그래! 우리까지 우울하게 있으면 안되지!!」 허둥

우즈키 「그렇죠! 그러고보니 옆에서 우리가 말하는게 들릴 수도 있으니 우리가 겪은 일들을 얘기해주는게 어떨까요?」 지둥

린 「그래, 그러니까 일단 참아... 나오...」

 

린이 나오의 한쪽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불안함을 감추는 듯한 무표정으로 얘기를 건넸다.

그걸보자 나오는 마지못해 병실에 있는 의자에 앉아 가만히 그녀들이 카렌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기로 했다.

 

미오 「카렌, 그러고보니 패션에 관심이 많았지?」

우즈키 「맞아요! 그래서 저희들이 짜잔~!! 패션잡지를 들고왔어요!!!」

 

억지로 밝게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그녀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카렌에게 전해질지 어떨지 몰랐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자기들의 일상에서 벌어진 소소한 일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한편, 상담실에서 단둘이 된 치히로와 담당의는 마주보는 쇼파에 앉았다.

 

의사 「사실... 조금 뒤면 제가 담당의가 아니라 정신과 전문의가 담당의가 될겁니다.」

치히로 「그, 그렇군요.」 휴우

 

치히로는 뭔가 안좋은 소식을 들을 것만 같아서 왠지 모르게 위축되어있던 어깨를 담당의 얘기를 듣자 한숨을 쉬면서 조금 늘어뜨려 놓았다.

 

의사 「그렇다고 제가 아예 손을 때는건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치히로 「그런데 굳이 제게 그걸 말씀하시는 이유가 뭐죠......?」

 

그렇다.

이미 보호자는 부모님 앞으로 되어있기에 치히로에게 이러한 치료절차에 대해 고지할 의무가 담당의에게는 없을 터.

오히려 제3자에게 환자의 사항을 누설하는 꼴이 되는 것이기에 궁금했던 것이다.

 

의사 「부모님께서는 제게 확실히 답해주시는게 없으셔서 말입니다.」 긁적긁적

 

그 말에 프로덕션에서 벌어진 모든 전말을 알고있는 미시로의 측근들 중 한명인 치히로는 조금 뜨끔할 수 밖에 없었다.

 

카렌이 희생된 이유.

그 대가로 부모님이 프로덕션으로부터 받은 검은 돈.

그걸 알아버려 깨어나길 거부하는 카렌.

 

모든게 맞물리는 검은 톱니바퀴의 일들을 부모들이 담당의에게 말할 수는 없을터.

 

의사 「사실 우연찮게 이런걸 보게 되서요.」

 

마음이 복잡해진 치히로에게 담당의는 휴대폰 하나를 내밀었다.

 

치히로 「이건 뭔가요?」

의사 「환자 분의 휴대폰입니다. 오전 정기검진 중에 마침 눈에 띄어서...... 이러면 안되는건 압니다만 호기심을 참을 수가 없어서 한번 들여다보았습니다.」

치히로 「네... 그래서 이게 어쨌다는 건가요?」

의사 「그... 문자 메시지를 직접 보시죠.」

 

궁금함을 얼굴 만면에 들어내며 휴대폰을 펼쳐본 치히로는 '삑'하는 소리와 함께 문자 메시지 하나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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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예전부터 병신이었다매?

TV에서 니네 엄마가 하는 인터뷰 다 봤어.


븅신 ㅋㅋㅋ

그런 년이 무슨 아이돌?


아, 그러고보니 우리가 시킨대로 해서 그 조센징 프로듀서 쫓아냈다고 나한테 자랑했잖어.

생각해보니까 뇌도 없는 년이 그냥 우리 시키는 대로하니까 천벌받은거야 새꺜ㅋㅋㅋ


너랑 잘 지내던것도 그냥 네가 얼굴 반반한 아이돌이라서 어울린거 뿐이었으니까.

앞으로 연락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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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히로 「!!」

 

치히로는 황급히 다른 몇 가지 문자 메시지들도 읽어보았는데 이러한 늬앙스로 쓰여진 게 몇 통이나 와있었다.

 

치히로 「이건... 너무 하잖아......」

의사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거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이 쫓아냈다고 하는 프로듀서 분은 누구신지요?」

치히로 「저기, 그렇다면 카렌이 이 메시지를 보고 쓰러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의사 「한창 TV에서 부모님들이 인터뷰하고 그랬던 시절에도 환자 분은 평범하게 저와 대화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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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의 문자를 보고 카렌이 무엇을 느꼈을까.

자신이 진정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자칭 친구들에게 부추겨져 아무런 죄도 없는 P 에게 모질게 굴어 쫓아낸 것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카렌은 궁금함을 느끼게 된다.

왜 아직까지도 A 프로듀서는 자기에게 병문안을 오지 않는 것인가.

아무리 바쁘다고 한들, 저렇게 자신의 부모님이 TV에 나와 인터뷰를 할 정도로 자신에게 언론의 초점이 맞춰져있는데.

 

결국 카렌은 사실을 숨기려는 부모님과의 설전 끝에 진실을 듣고 말았고, 그녀는 늦은 밤에 혼자 남겨진 병실에서 또다시 고뇌한다.

자기가 A에게 프로듀스 받지만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거라고.

 

카렌은 과거를 되돌아보며 떠올린다.

갑자기 모질게 대하기 시작한 자신에게, 떠날 때까지도 항상 웃으며 대해줬던 P를.

 

그녀는 이윽고 다시 깨닫게 된다.

자신을 정말 소중히 여기고 있던 은인을 자기가 쫓아내버렸다는 것을.

자기자신의 손으로 자기자신의 꿈을 부숴버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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