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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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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2, 2015 05:04에 작성됨.


약간 쌀쌀한 가을 아침, 대로변에서 나오와 카렌이 만나서 같이 프로덕션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나오 「카렌, 괜찮아?」

카렌 「아, 괜찮아. 정말인걸.」

나오 「그런것치고는 뭐랄까 혈색이 좋지 않은데.」

카렌 「어제 약간 잠을 설쳐서 그래.」

 

단독라이브에 대비한 특별레슨을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났다.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3인은 모두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카렌이 제일 힘들다는 건 자명했다.

 

나오 「네 담당 프로듀서한테 얘기는 해봤어?」

카렌 「아... 응.」

나오 「뭐라고 했어?」

카렌 「내게 정말로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테니까 조금만 견뎌달라고 그러더라구. 헤헤...」(발그레)

나오 「그래...... 혹시나 너, 프로듀서 좋아하냐?」

카렌 「으, 응?」(깜짝)

나오 「정말... 겉모습만 보고 그런거면 난 반대야.」

카렌 「아! 계속 그런 소리만 하구!! 프로듀서가 날 얼마나 아끼고 있는데!! 자기 시간 빼서 우리 레슨하는거 보러 오는걸!!!」

나오 「그건 그렇지...」

카렌 「게다가 이번 단독라이브도 실버위크로 맞춰준게 A 씨인걸!」

나오 「A...씨?」

카렌 「흠흠... 어쨌든 그래!」

나오 「그래, 네가 좋다면 뭐라고 하진 않을게.」

 

다만 왠지 모르게 A 프로듀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 수가 없는 나오는 내심 P를 생각하며 카렌의 이중잣대에 기분이 언짢아질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걸 대놓고 드러내서 카렌과의 관계를 파탄낼 만큼의 용기는 그녀에게 없었다. 그래서 나오는 그저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를 망칠 수 없다는 자기합리화를 시도하며 그저 자기 마음을 숨기기 급급했다.

그런 와중에 도착한 프로덕션 로비에는 미시로 전무가 마침 출근 중이었다.
나오와 카렌은 곧바로 차렷자세를 취한 후에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면서 아침 인사를 건넸다.

 

카렌 「좋은 아침입니다.」 /  나오 「좋은 아침입니다.」

미시로 「... 그래.」

 

미시로 전무는 그녀들에게 짧게 대답한 후에 곧바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A 「호죠 양, 왔나요?」

카렌 「프로듀서!」

나오 「안녕하세요, A 프로듀서 님.」

A 「네, 안녕하세요. 오늘도 제 시간에 오셨군요. 시부야 양은 오전에 뉴 제네레이션 스케쥴때문에 나중에 도착한다고 하더군요.」

카렌 「좋아, 오늘도 열심히 할테니깐요!」

A 「하하, 그런 열정이 보기 좋습니다.」

나오 「저기 A 프로듀서 님... 역시 카렌을 좀 쉬게 해줄 순 없어요?」

A 「하아...  카미야 씨, 지금은 전력질주를 할 때에요. 그 점은 호죠 양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구요. 제가 만든 레슨 스케쥴에 묵묵히 따라주고 있는게 그 증거 아닐까요?」

나오 「......」

A 「자, 그럼 어서 레슨실로 가주세요. 전 밀려있는 사무일이 있어서 이만......」

 

역시나 나오는 그의 태도에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불쾌감을 느꼈지만, 카렌은 그저 싱글벙글할 뿐이었다.

 

한편, 치히로는 꽤 이른 시간에 사무실에 출근했지만 곧바로 근처 의무실의 침대에 누워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치히로 「흐으으... 역시 어제 너무 마셨나요......」

 

지끈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면서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색이 없는 백색의 천장.

그녀는 그런 천장을 스크린 삼아, 어젯밤에 P와 함께 마셨던 기억을 투영해 되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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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오실 줄 알았으면 먹거리라도 준비했을텐데 죄송하네요.」후릅

치히로 「아뇨아뇨. 오히려 이렇게 불쑥 찾아온게 죄송한거죠.」후릅

 

조용한 방에 TV 소리만에 정적을 깨는 가운데 두 명은 조용히 맥주캔을 홀짝이고 있었다.

 

치히로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뭘 하실건가요?」 냠냠

P 「하하, 일단 귀국하면 우리나라 음식 좀 마음껏 먹으려구요.」 꿀꺽

치히로 「한국 음식 말인가요... 여기서도 한국 음식은 충분히 만들어 드실 수 있지 않나요?」

P 「그래도 차이가 난달까, 식재료가 달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여기서 해먹지 못 하는 요리도 꽤 있어요?」

치히로 「어떤거요?」 후릅

P 「푹 익은 김치로 만든 김치찌개와 돼지국밥 같은거일까나요?」 냠냠

치히로 「저번에 집에서 보냈다면서 제게 주셨던 그런 김치 말씀인가요?」 멈칫

P 「네... 뭐, 센카와 씨 입에는 맞지 않으셨죠? 그래서 안 드릴려고 했는데......」

치히로 「후후, 그거야 뭐. 술 마실때 하도 제가 달라고 졸라댔으니깐요. 그게 그렇게 신맛이 날 줄은 몰랐지만요.」 헤헤

P 「뭐, 어쨌든 그래서 그런 익은 김치는 아무래도 여기선 귀하잖아요? 그래서 귀국하면 일단 질릴 때까지 그런 음식들을 먹어보려구요.」

치히로 「흐음...」 후릅

P 「어서 집에 가서 어머니께서 해주신 음식이 먹고싶네요. 하핫...」

치히로 「꽤나 듬직해보이는 인상이었는데 의외의 인상이 있네요?」 꿀꺽

P 「네에? 하핫, 비행기 태워도 뭐 안 나와요. 그냥 살만 이렇게 뚱뚱하게 찌고 내성적인데요. 하아...」

치히로 「어머... 미안해요, 이런 뜻으로 한게 아닌데...」

P 「알고있어요. 다만 제가 좀더 잘 생겼거나 성격이 활발하거나 그랬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조금......」

치히로 「저한테는 그렇게 편하게 잘 말씀하시면서 뭐가 내성적이라는거에요?」 후릅

P 「그러게요. 뭐랄까 다른 여성 직원 분들은 딱딱해지는데... 센카와 씨는 좀 친근한 느낌이 든달까요. 하하핫.」 꿀꺽

치히로 「뭐에요, 그거! 전 여자로 안 보이신다는거에요?!」

P 「아니, 그런게 아니라......」

치히로 「흥! 제 마음을 돌리기엔 이미 늦었어요. 에이잇!! 더 마셔야지!!!!」 꿀꺽꿀꺽꿀꺽

P 「잠, 잠시만! 너무 마시는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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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술을 마신 후가 기억이 나지 않는 치히로는 의무실의 침대를 뒤척이며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다.

 

치히로 (흐으으으!! 마지막의 마지막에 그런 추태를 보이다니...... 부끄러워어어어어어......!!!!) 이불뻥뻥

치히로 (그래도 잡지 못했구나......)

 

그녀가 아침에 눈을 떴을땐, 이미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쪽지 한장과 술 값으로 추정되는 만엔만 테이블 위에 놓여져있었다.

 

치히로 (좋은 사람이었는데... 역시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의무실 문이 벌컥하고 열렸다.

치히로가 누워있는 침대는 커튼이 처져있었기에 누군지도 궁금하기도 하여 살짝 커튼을 열어젖혔다.

 

나오 「저, 정신차려, 카렌!!」

카렌 「하아... 하아... 하아... 수... 숨이.... 하아...」

 

나오가 카렌을 업고있는 광경이 보이자 치히로는 곧바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치히로 「무슨 일이에요?!」

나오 「트레이너가 오기 전에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카렌이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카렌 「하아... 하아... 하아...」

 

카렌의 얼굴은 혈색을 점점 잃어가고 군데군데 백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치히로 「어서 구급차를 불러야 되요!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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