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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19.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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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24, 2013 12:54에 작성됨.

*얀데레에 면역이 없는 분들은 보지마세요.
*캐릭터 이미지가 망가집니다. 이 또한 면역이 없는 분들은 보지마세요.
*이 소설의 리카는 신데마스의 리카가 아닌 작품오리지날 캐릭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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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치하야-
프로그램의 마지막 미션인 ‘일반인’의 집에서 자기는 P씨의 마을에 사는 분의 집에서 자기로 했다. 생각 같아서는 P씨의 부모님 집에서 자고 싶었지만, 낮의 리카씨 일로 그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낮에 그 여자의 손을 망가트리는 바람에 그 집의 분위기는 자고 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끝까지 날 방해하는 여자였다.
연인의 자리를 넘어 P씨의 아내의 자리를 노리는 요망한 여자. 낮의 일로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있다 하루카도 온다고 했는데, 일단 그전에 먼저 P씨를 만나봐야겠다.
그 여자에게서 뺏은 반지가 주머니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P씨의 집으로 향했다. 촬영 중간의 쉬는 시간이라 스텝은 따라오지 않았다.
P씨의 집은 지내고 있는 집에서 멀지 않았다. 한숨을 쉬고 초인종을 누르니 곧장 집 안에서 그의 어머니가 나왔다.

“어머, 낮에 봤던?”
“네. 키사라기 치하야라고 합니다. 예전 아카바네 P씨의 프로듀스를 받았던 적이 있어 P씨를 만나러 왔는데요.”

P씨의 어머니는 놀란 표정으로 날 보다가 내 소개에 곧 자신의 아들을 부르셨다.

“P! 키사라기 치하야라는 분이 오셨구나. 예전 너에게서 프로듀스를 받았다는데, 혹시 아니?”

곧 2층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반가운 표정으로 P씨가 내려오셨다.

“어, 치하야! 이 곳에는 왠 일이야?”

날 반기는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긴장했던 것이 거짓말 같았다.

“그, 우연히 이곳에 촬영이 잡혀서요. 이곳이 P씨의 고향인 줄은 몰랐어요.”
“그랬구나. 정말 우연이네. 들어와서 차라도 하겠어?”
“실례가 안 된다 면요.”

기꺼이 그의 제의를 받아 그의 부모님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리카씨도 같이 있는 건가요?”

내 질문에 P씨의 얼굴은 급속하게 어두워졌다.

“리카는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말이야.”
“그런……. 아이돌 일도 그만뒀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그것도 몸이 안 좋아서인가요?”

그 질문에 P씨는 한숨을 쉬셨다.

“그래. 리카는 몸이 많이 안 좋아.”
“그런 가요……? 그럼 아이돌로 복귀는?”
“안타깝게도 이제 무리야.”
“그럴 수가.……”

나는 P씨의 말에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녀가 아이돌을 그만두었단 사실 따위는 전혀 안타까울 것이 없었다. 오히려 그가 나에게 돌아오기만 한다면 오히려 기쁜 일이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녀가 아예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의 안내에 따라 거실로 와 그가 대접한 차를 받으며 물었다.

“그럼 이제 P씨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혹시…….”

혹시나 765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묻자 P씨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셨다.  

“이제 프로듀서일은 그만 둘 생각이야. 아니, 아예 연예계 일에서 손을 뗄거야.”
“어째서!?”

그 대답에 놀라 난 컵을 내려놓으며 나도 모르게 몸을 일으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내 반응에 시선을 돌리며 2층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아이돌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 프로듀서야. 더 이상 다른 아이돌을 프로듀스 할 자격 따위, 나에게는 없어.”
“그렇지 않아요! 리카씨의 일은 그냥 불행한 사고에요!”

정확히는 내가 일으킨 일이지만, 그것은 말할 수 없었다. 아마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는 나를 미워할테니깐,
그가 나를 미워한다니, 그것은 견딜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를 죽이고, 나도 같이 죽을 것이다. 아니면 리카씨만을 죽이고 그를 감금해 나만의 사람으로 두거나.
내 반발에 그는 시선을 나에게 다시 돌리며 허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내 잘못이야. 담당 아이돌이 이렇게 될 때까지 모르다니……. 거기다 리카는 내 연인이었어.”

연인이란 말에 내 가슴은 옥씬 거렸다. 그런 여자를 아직도 자신의 연인으로 여기고 있다니. P씨는 지나치게 사람이 좋았다.

“난 이 근처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아볼 생각이야. 그리고, 리카와 결혼 할 예정이야. 그녀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이렇데 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질거야.”

그 대답에 난 순간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결혼? P씨가 그 요망한 여자와 결혼을 한다고요?
P씨의 어머니가 그 망할 여자를 며느리라 하는 것은 이미 들었었다. 하지만 직접 P씨의 입에서 결혼을 할거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충격이 전혀 틀렸다. 

“리카씨와 결혼 하실 건가요?”

내 질문에 P씨는 지금까지의 미소와 다른 아주 행복한 미소를 지으셨다.

“응. 난 그녀를 사랑하니깐.”

사랑?
사랑한다고? 그런 여자를? 어째서 제가 아니라 그 여자죠? P씨는 그 여자에게서 속고 있어요! 그 여자는 당신을 배신한 여자라고요!

“……큿.”

난 이를 갈며 아무런 말도 못하고 고개를 속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억지로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저기, 리카씨 좀 뵐 수 있을까요? 몸이 안 좋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병문안을 하고 싶은 데요.”

내 말에 P씨는 곤란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셨다.

“그게, 마음은 기쁘지만 좀 힘들 것 같아. 리카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말이야. 그건 좀 힘들 것 같아.”
“그냥 얼굴만 보는 것도 안 될까요? P씨도 같이 가면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 한 번 물어만 주실 수 없을까요? 정말 걱정되서 그래요.”

내가 간절히 부탁하자 P씨는 고민을 하더니 이내 한숨을 쉬시고 위로 올라가셨다.

“알았어. 한 번 물어볼게. 하지만 아마 힘들거야.”

그 말을 듣고 난 P씨의 모습이 사라지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 여자는 P씨 없는 곳에서 단 둘이 날 만나고 싶어 할 것이다. 일단 내 손에는 그 여자의 반지가 있다. 결코 날 피하지 못한다.

“칼이 있었으면 손가락을 잘라버렸을 텐데.”

너무 흥분해 돌로 찍어버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잠시 후 P씨는 뭔가 놀란 표정으로 2층에서 내려오셨다.

“리카가 단 둘이 만나고 싶데. 리카랑 친했었나?” 

아리송해하는 그 표정을 보며 난 겉으로 짓던 미소를 속으로 지었다. 
좀 더 그 여자에게 자신의 주제를 알려줄 것이다.
P씨의 안내를 받아 2층으로 올라갔다. P씨가 노크를 하자 힘없는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치하야씨 왔어?”
“응. 지금 데려왔어.”
“고마워, P. 미안한데 여자들끼리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괜찮을까?”
“물론이야. 그럼 치하야 리카를 잘 부탁할게.”
“네. 리카씨는 걱정마세요.”

당신의 곁에서 떨어트려 놓을 테니깐. 난 속 뜻을 숨기고 웃으며 P씨가 사라지자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자 불을 켜놓은 방안의 침대에 누워있는 리카씨의 모습이 보였다.
낮에 내가 망가트린 손이 붕대에 감겨 있는 것이 보였다.
리카씨는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날보자마자 애원하는 투로 말했다.

“제발 반지를 돌려줘요…….”

난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저벅저벅 걸어가 꼼꼼하게 붕대를 감은 리카씨의 손을 잡았다. 커플링이 끼어줘 있던 손이었다. 약지는 받침대가 받쳐줘 있었다. 내가 꺾어놓은 손가락이었다.

“이 손가락, 아예 잘라버렸음 좋았을텐데 말이죠.”
“히익!”

내 중얼거림에 리카씨는 겁을 먹으며 손가락을 빼려했지만 내가 그 손을 놓지 않았다.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는지 리카씨가 고통스러워했다.

“P씨가 그러더라고요. 당신과 결혼할거라고요. 이 말을 들으니 어때요, 행복하세요?”

웃으면서 리카씨의 손을 꽈악 지었다. 그러자 낮의 상처가 벌어지며 붕대를 빨갛게 물들였다.

“으윽…….”

리카씨는 고통에 신음소리를 내셨다. 아픔을 참는 목소리였다.

“왜요, 큰 소리를 내시지? 그리고 P씨에게 말하세요. 제가 당신을 괴롭힌다고. 무엇이 두려우세요? 그 사람은 당신의 편인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더욱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전 말이죠, P씨가 정말 좋아요. 그거 아세요? 당신이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P씨의 노력. 사실 저를 위한 거였다는 거?”

난 리카씨의 손을 이번에는 두손으로 꽈악 지었다. 하얗던 붕대는 붉게 물들었다.

“저와 약속했었어요. 제가 톱아이돌이 되면 저와 같이 미국에 가주겠다고. 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그 약속 후 그 사람은 저를 위해 영어공부를 하고, 미국에 대해 공부를 했었죠. 그랬는데,”

그녀의 손을 부셔버릴 듯 꽉 지어버렸다. 그녀는 스스로 소매를 물어 비명소리를 참았다.

“당신이 뺏어갔어. 나를 위한 모든 걸 당신이 뺏어갔다고.”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참고 있었다. 난 빨갛게 물든 붕대를 천천히 풀었다.

“이런, 붕대가 망가졌네요. 제가 갈아드릴게요.”

그녀의 두려워하는 시선을 느끼며 붕대를 서랍에서 찾아 꺼내 그녀의 손에 정성스레 묶어주었다. P씨에게 들키면 안 되니깐.

“저 말이죠, 이일로 P씨에게 미움을 받는 다면 전 견딜 수 없을 거예요. 만일 그렇게 되면 말이죠.”

리카씨를 마주 보며 싱긋 웃었다.

그 사람을 죽이고 저도 같이 죽어버릴 거예요. 죽어서 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저를 사랑해줄테니 말이죠.”
“아, 안돼!”

내 말에 그녀는 즉시 한 손으로 내 손을 잡았다. 난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당신만 그 사람을 포기한다면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깐.”

난 그녀의 손에 붕대를 묶어주고서 두 손을 들었다.

“리카씨, 마지막 경고에요. 그 사람을 포기하세요.”
“그럴 수 없어요…….”

리카씨는 시선을 돌리며 나에게 답했다. 난 그 대답에도 웃었다. 그리고 들었던 두 손으로 그녀의 가려린 목을 살짝 잡았다. 가볍게 잡았지만 그녀는 숨이 막히는 듯 했다.
그녀를 보며 난 말했다.

“당신에게 거부권은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단 둘 뿐이에요. 당신이 죽거나, 아니면 나와 P씨가 죽거나.”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간 건지 리카씨가 켁켁 거리며 괴로워했다. 급히 손을 거두었다. 다행히도 자국은 남지 않았다.

“전 이만 가볼게요 리카씨. 현명한 선택을 하길 빌게요.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난 주머니에서 리카씨의 반지를 꺼냈다.

“반지를 되찾고 싶으시면 저희 프로덕션으로 저를 찾아오세요.”




-아마미 하루카-
치하야의 연락을 받고 급히 그곳으로 향했다.
프로듀서씨와의 연락이 끊기고서 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 동안은 그와의 연락이 가능했기에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와의 연락이 끊기자 불안감이 커져버렸다. 혹시나 그 여자가 그 사이에 그를 가로챌지도 모르니깐. 임신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애까지 낳는다면 나로서는 정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정말 그 여자는 용서가 안 된다. 아마 P씨의 연락이 끊긴 것은 그 여자 때문일 것이다. 그 여자만 아니라면 나와 P씨의 연락이 끊길 일이 없었다.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급히 잡은 택시로 장거리를 얻어 타며 몇 번을 중얼거렸는지 모른다. 내 인내심은 한계였다. 내 불안감에 대한 죗값을 치루게 할 것이다. 주제도 모르고 우리의 프로듀서, 그의 내 미래의 사람을 뺏어갔다. 내가 평생을 책임질 남자를 자신의 남자라 우기며 뺏어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예 그 남자를 데리고 사라져버렸다.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난 마코토처럼 운동 신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리카씨 쪽이 훨씬 운동신경은 좋으실 거다. 

“알아서 사라지게 할 수 밖에. 후후.”

난 창에 비춰지는 내 어두운 웃음을 보며 그녀의 얼굴을 생각해냈다. 몇 번이고 찢어버리던 그녀의 얼굴을.
P씨의 고향에 도착해 치하야에게 연락하자 치하야는 곧 바로 나와주었다. 그리고 P씨의 집으로 안내해주었다.

“하루카 많이 수척해졌어.”

치하야의 말에 난 내 얼굴을 만져보았다. 그 말은 사실일 것이다. P씨의 연락이 끊긴 후 난 많은 스트레스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으니깐. 이런 얼굴을 P씨에게 보이게 되다니, 이 또한 그 여자 때문이다. 용서 못한다. 이렇게 속으로 이를 갈며 P씨의 집에 도착했다. 그의 앞에서는 웃는 얼굴을 짓고 싶은데. 이래서는 힘들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그것은 괜한 기우였다.

“치하야에게 온다는 이야기는 미리 들었어. 어서와 하루카.”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내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괜한 걱정이었다. 그를 만나는 것은 지금의 나에게 있어 최고의 기쁨. 오히려 어두운 표정을 지으려 해도 저절로 이런 밝은 표정이 되어 버릴 것이다.

“프로듀서, 저 왔어요.”
“그래. 어서와 하루카. 여전히 활기차구나.”

프로듀서씨는 그리 말하며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행동에 난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냈다.
P씨의 안내에 따라 거실로 와 그의 부모님들과 인사도 나눈 후 치하야와 같이 P씨를 기다렸다. P씨는 나를 위해 차를 타러 부엌으로 향하셨다. P씨의 부모님은 리카씨를 걱정하며 2층으로 향하셨다.
내 얼굴은 시종일관 밝았다. 그 동안 만나지 못하던 프로듀서씨를 만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 내 얼굴을 보던 차가운 표정의 치하야가 귓속말로 나에게 말했다. 

“P씨 리카씨랑 결혼 할 거래.”

그 순간 내 밝았던 얼굴은 급속도로 식어버렸다. 난 나도 모르게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치하야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어리석은 여자가 P씨 가족들과 만나 며느리인 척 하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P씨가 직접 리카씨랑 결혼할 거라 이야기한 것은 알지 못했다. 앞의 이야기는 어디까지 치하야의 추측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아까 P씨에게 직접 들었어. 프로듀서 일도 그만두고 여기서 새로 일을 구해 리카씨랑 결혼 할 거래.”

담담한 치하야의 말에 난 무릎 위에 올려둔 두 손을 주먹 쥐며 부들부들 떨며 치하야를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의 내 표정은 나도 모른다. 단지 치하야의 푸른 눈에 작게 비친 내 얼굴은 굉장히 흉측한 듯 보였다.

“그, 그럼 우리들의 프로듀스는?”

치하야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이쪽 업계의 일에서는 완전 발을 떼신데. 리카씨를 위해서 말이야.”

리카씨 때문에. 내 귀에는 그렇게 들렸다.
그 망할 여자가 결국에는! 우리에게서 완전 P씨를 떼어놓으려고 했다. 인연을 끊어버리려고 했다. 
용서 못해.
택시 안에서 몇 번이고 중얼 거린 말을 다시 되뇌며 그녀를 향해 증오를 숨기지 않았다.

“리카씨는 2층에 있어."

치하야는 평소와 같은 무표정한 얼굴로 알려주었다. 보아하니 프로듀서씨에 대한 내 마음을 치하야는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치하야도 프로듀서씨를 좋아할텐데. 하지만 지금의 태도를 보면 딱히 날 방해하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날 응원해주려나?
치하야라면 그럴 수 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사실 정이 많은 아이니깐.
차를 마시다가 난 억지로, 하지만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익숙해진 웃음을 지으며 P씨에게 부탁했다.

“저, 리카씨의 몸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병문안을 할 수 있을 까요?”
“아까 치하야가 했었는데……. 괜찮을 것 같아. 한 번 리카에게 물어볼게.”
“아, 여기 계세요. 제가 물어보고 올게요. 여자에게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수 있으니깐요. 거기다 오랜 만에 만나는 건데 좀 더 하루카에게 신경써주세요.”

치하야가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2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고마워 치하야. 난 속으로 감사를 표하며 이번에는 진심으로 밝은 미소를 지었다.

“프로듀서씨, 리카씨랑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 데 사실인가요?”
“치하야에게서 들었구나. 사실이야. 약속과 달리 너희들의 프로듀서를 하지 못하는 건 미안하지만, 그렇게 됐어. 난 리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그렇군요. 그럼 어쩔 수 없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하하, 고마워 하루카.”

난 웃으며 그리 답했다. 하지만 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여자가 결국에는, 그 여자가!
난 결코 그 여자를 인정할 수 없었다. 차라리 다른 765의 동료들이라면 납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리카라는 그 여자는 아니다. 프로듀서를 불행하게 할 그 여자는 말이다!

“리카씨가 하루카와도 단 둘이 만나고 싶데요. 제가 안내할테니 프로듀서씨는 여기 계셔주시겠어요? 이번에도 여자들끼리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보이니 말이에요.”

2층에서 내려온 치하야가 그리 말했다. 치하야의 뒤로 그녀의 방에 있었을 P씨의 부모님이 같이 내려오셨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곁에 있는 P씨의 부모님 모습을 보니 그 여자가 완전히 P씨의 가족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뻔뻔하게도 말이다.

“헤헤, 그럼 전 리카씨에게 가볼게요. 그 다음에 좀 더 이야기를 나눠요, 프로듀서씨.”
“그래, 그렇게 할게.”

프로듀서씨의 웃음을 보고 한결 나아진 마음으로 치하야의 안내를 받아 리카씨의 방으로 향했다. 침대 위에 두 손을 붕대로 감은 리카씨의 모습을 보았다. 주위에는 치하야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순간 그 여자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난 이성을 잃고 말았다.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녀에게 그리 외치며 달려들려 하자 다행히도 소리가 나지 않게 방문을 닫은 치하야가 뒤에서 나를 잡았다.

“안 돼, 하루카. 밑에 프로듀서씨가 계셔. 그랬다는 금방 들켜버려. 침착해 하루카.”

치하야의 말에 난 잃었던 이성을 되찾으며 조금이지만 냉정해질 수 있었다. 치하야는 내가 좀 안정 된 듯하자 방에서 나갔다.
방안에는 나와 리카씨 뿐이었다.
리카씨는 방금의 사태로 완전 겁먹은 모습으로 오들오들 떨면서 날 경계했다. 난 그런 리카씨에게 웃어주었다. 프로듀서씨에게 보인 웃음과는 다른, 아주 차가운 미소를.  

“안녕하세요 리카씨, 오랜 만이에요.”

내가 인사했지만 리카씨는 떨면서 말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붕대를 감은 두 손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며 더욱 몸을 웅크렸다. 겁 먹은 소동물과도 같은 행동을 하는 리카씨에게 가까이 다가가 난 얼굴을 그녀의 얼굴 앞으로 들이밀었다.

“저, 인사를 했는데 부끄럽게 하실 건가요?”
“히익! 아, 안녕하세요 하루카씨?”

작게 비명을 지르고 더듬으며 그녀는 나에게 인사를 했다. 그런 그녀에게 싱긋 웃고서 나도 모르게 그녀의 뺨을 살짝 때리고 말았다.
작게 치는 소리가 들렸다. 

“안녕 못해요. 당신 때문에 말이죠.”

그녀는 내 행동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더욱 뒤로 물러났다. 이미 벽에 붙은 그녀는 그저 몸을 웅크리는 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

“축하드려요. P씨와 결혼하게 되셨다면서요?”

내 축하인사에도 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겁먹는 모습이었다. 난 괘의치 않고 계속 말했다.

“그리고, P씨를 더욱 불행하게 만드신 거에 대해 정말 감탄하고 있어요.”

내 말에 리카씨의 두 눈은 크게 떠졌다. 놀란 듯 하다. 자각하지 못한 것인가?

“그, 그게 무슨?”
“어머, 시치미 때실 생각이에요?”

난 힘주어 딱딱 끊어말했다.

“당신 덕분에 프로듀서씨는 불.행.해.지.고. 말았다고요.”

내 선언에 리카씨는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 그럴 리가.”

난 싱긋 웃으며 그녀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그리고 그녀가 자각하지 못하는, 그녀가 얼마나 프로듀서씨를 불행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사실들을 알려주었다.

“당신은 프로듀서씨에게 불행 밖에 안 된다고요. 그걸 모르겠어요?”
“아, 아니야!”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소리쳐 부정했다. 아래에 들릴까 걱정 되었지만 1층에서 치하야가 프로듀서씨의 가족들과 같이 잘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안심하며 계속 말했다.

“유명한 아이돌들의 프로듀서인 프로듀서씨가 지금은 뭐하고 있죠? 잠시 쉰다지만 솔직히 말해 그냥 백수 아닌가요? 왜 백수가 된 걸까요? 프로듀서로서 최고로 잘나가던 그가.”

내 말에 그녀는 고개만을 저었다. 꼭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것처럼.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책임회피를 할 생각일까?

“우리 765 아이돌들을 이끌면서 능력을 인정받던 그가, 최고의 톱 아이돌인 리카씨를 프로듀스하면서 최고의 프로듀서라고 불리던 그가. 그가 왜 이렇게 몰락한거죠?”

리카씨는 내 말을 피하려는 듯 두 손으로 양 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양손을 잡고 차갑게 웃었다. 결코 피하지 못하도록 하나하나 현실을 알려주었다.

“사실 알고 있죠, 누구 때문인지?”
“아니야, 아니야. 내가 그런게....”

“그럼 왜 프로듀서씨는 지금 아이돌을 프로듀스 하지 않고 있는 거죠? 이상하잖아요? 프로듀서신데, 왜 좋아하는 일도 안하고 있죠?”
“아니야...”

리카씨는 울면서 고개만을 저었다. 나는 두 손을 놓아주었다. 그녀는 기듯이 붕대를 감은 두 손을 침대 바닥을 짚으며 나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난 뒤에서 그런 그녀의 어깨를 잡고 턱을 얹어 계속 속삭였다.

“아니라고요? 그럼 말해봐요. 제 이야기가 틀렸다는 것을 말이죠. 틀렸나요? 프로듀서씨는 그럼 현재 당신을 프로듀스하고 있는 건가요? 실력 있는 일류 프로듀서인 그가 말이에요?”

내 말에 그녀는 몸을 빼려고 했지만 난 놓아주지 않았다. 봐줄 생각 따위는 없었다. 확실히 알려줄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을 얼마나 망쳐났는지를.

“왜 그러시죠? 제가 틀렸다면서요. 그럼 말해 봐요.”
“흑, 흐윽.”

그녀는 끝내 눈물을 터트리며 이내 침대바닥에 얼굴을 뭍고 말았다. 난 그런 그녀를 비웃었다. 그녀의 등은 심하게 들썩이고 있었다.

“왜요, 괴로워요? 그럼 말하시면 되잖아요. 제가 당신을 괴롭힌다고. 다른 765아이돌들이 당신을 괴롭힌다고. 그럼 프로듀서씨는 틀림없이 당신을 위해 화내주시고, 제 뺨도 때리실 수도 있겠죠. 그리고...”

난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영원히 혼자가 되시겠죠. 당신처럼 말이에요.”
“그, 그렇지 않....”
“아이돌의 프로듀서인데, 아이돌을 맡지 못하고, 방송국의 일도 못하고, 예능 일도 못하고, 이쪽 업계 사람들과 만나지 못하고 쭈욱 당신만을 보겠죠. 와아, 행복하시겠어요 리카씨.”

난 그녀에게서 벗어나 그녀의 앞으로 가 빙글 몸을 돌리고 살짝 박수를 쳐주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사회와 완전히 고립시켜 자신의 곁에만 두다니. 정말 최고의 연인이네요. 흔히 말하는 사랑만 먹고 산다인가요?”
“그만, 그만…….”

그녀는 침대바닥에서 얼굴만을 들어 붕대를 감은 두 손으로 귀를 가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소리가 가려지지는 않는다. 

“뭘 그만 하라는 거죠? 사실이잖아요. 프로듀서씨가 최근 누구랑 연락한 적 있나요? 없을 텐데요. 특히 여성분과는 리카씨 때문에 아예 연락을 안 하시는 걸로 아는데요. 해도 아주 짧게만 연락하지. 프로듀서씨, 친구는 있을까나? 불쌍하게도. 아직 젊으신데 친구들을 만나지도 못하다니. 또 리카씨가 이래선 밖에도 못 나가고. 아아, 연인하고만 있음 행복할까요? 리카씨는 그렇겠지만, 프로듀서씨는요?” 
“그만해줘, 제발……  부탁할게…….”

나에게 부탁하는 리카씨에게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로서 리카를 서서히 죽여 갔다.

“이대로라면 프로듀서씨 틀림없이 완전 혼자가 되겠죠. 곁에는 리카씨뿐. 행복하겠어요 리카씨. 자신만을 봐주는 남자가 있고.”
“제발, 제발…….”

그녀는 손으로 입을 가려 울었다. 울음소리가 나지 않게 참으려는 것 같았다. 그 처절한 모습을 보면서도 난 멈추지 않았다. 그녀에게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사실도 알려주었다.

“이대로 계속 괜찮겠어요? 이대로라면 프로듀서씨 리카씨를 미워할지도 모른다고요?”
내 말에 그녀는 울면서 나를 보았다. 프로듀서씨에게 미움받을지 모른다는 것이 어지간히도 충격인 듯 했다. 
“그렇잖아요? 당신 때문에 일도 그만두고, 혼자가 되고. 언제까지 사랑으로만 당신의 곁에 있을 수 있을 까요?”
“그, 그렇지는…….”

그녀는 부정하려하지만 불안 때문에 끝내 부정하지 못하는 듯 했다. 서서히 무너져 가는 그녀를 보며 난 웃으며 그녀의 곁으로 갔다. 상냥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영원히 사랑받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에요.”

내 말에 그녀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미 그 눈은 공허하게 비어져 가고 있었다. 망가져간다. 내가 고통스러웠던 만큼 그녀는 망가져 가고 있었다. 
아주 즐거웠다. 그래서 진심으로 웃었다.

“지금 리카씨를 사랑하고 있을 때, 리카씨가 죽기라도 한다면 프로듀서씨는 영원히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을까요? 프로듀서씨에게 영원히 사랑받는다니, 부러워라!”
“우, 우우윽....”

리카씨는 무너지는 얼굴을 푹 숙이며 울었다. 이미 정신은 예전에 망가졌지만, 지금은 그 망가진 정신이 완전 너덜너덜해져 버렸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온 몸이 아플 것이다. 가슴이 아니라 통증이 되살아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자신이 망치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움 받을지도 몰랐다. 통증은 육체가 아닌 정신과 마음에까지 전달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리카씨를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며 주머니에서 수면제를 한 통 꺼내 그녀의 옆에 두었다.

“리카씨 많이 힘들어 보이시네요. 그럼 잠시 주무시는 게 어때요? 영원히 말이죠.

그리고 웃으며 무너진 리카의 곁을 떠났다.  
이제는 즐겁게 프로듀서씨하고의 시간을 즐기면 된다. 지금의 그녀라면 곧 알아서 프로듀서씨의 곁에서 사라져 줄 것이다. 영원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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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묻지는 마세요.
차라리 잘못을 했음 다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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