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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나에게 약혼녀가 있다고 한다」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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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1, 2015 00:43에 작성됨.

[목요일 01:20, P의 집]

P (마음이 심란하다)

P (새벽 한시가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P (그 이유라면, 미키 때문이겠지)

P (미키는 이틀이 넘게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연락조차 안된다)

P (이제 슬슬 리츠코의 말대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해야 하는 건가...)

P (하지만 미키는 공인, 실종 신고가 들어가게 되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하다)

P (나와 만난 후 4년 넘게 그토록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 왜 이제와서...)

P (아니, 오히려 2년 반 전에 누구보다 빛나는 톱 아이돌이 되어 나를 반하게 만들어 보라는 미션 자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P (그 당시의 나는 그 미션이 제일 공평한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후에 있을 질투라는 요소를 계산에 넣지 못한 것이다)

P (결국, 시험과 똑같은 원리다)

P (1등에게만 모든 혜택을 몰아주는 시험이 있으면, 처음에는 모든 아이들이 시험 대비를 전력으로 하겠지만)

P (시간이 흐를수록 시험을 포기하거나 부정된 방법으로 시험에 임하려는 학생이 나오는 건 당연지사다)

P (물론 미키의 경우에는 후자겠지)

P 「...」

P (나는 침대에서 멍하니 일어서 다시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P (어차피 잠도 오지 않는데, 사무소로 가 이오리라도 보고 오자는 것이다)

P (확실히 최근 들어 이오리의 가창력은 일취월장하고 있고, 듣는 사람도 즐거울 정도다)

P (뭐, 치하야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P 「하아...」

P (현관을 나서려던 나는, 무심코 한숨이 나왔다)

P (곧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로 나를 추궁하던 미키의 얼굴이 생각나버린 것이다)

P (그래, 미키의 말대로다)

P (나는 분명 이오리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

P (미키가 새벽 한시까지 연습에 임할 때, 그런 미키의 재능을 뛰어넘기 위해 미키보다 몇 시간 더 죽을만큼 노력하던 이오리)

P (그런 이오리에게, 나는 언젠가부터 호감을 품기 시작했던 것이다)

P (아마 올 연말에 미나세 회장님께 내놓을 답변도 무의식적으로는 완성된 상태이겠지)

P (결국 내가 최후에 선택하는 아이는 아마도... 이오리일 것이다)

 

화르르르르르...

P (765 프로덕션 건물 앞)

P (나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P (어째서? 어째서?)

P (사무소가 있는 층으로부터 거센 불길이 치솟아 오른다)

P (주위를 지나가던 몇 안되던 시민들도 웅성웅성거리며 모여들고 있다)

P (그렇다면... 이오리는...?)

P (나는 곧바로 소방서에 전화를 넣고서, 건물 안으로 뛰쳐들었다)

P (뒤의 시민들이 위험하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 소리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P (사무소가 있는 층으로 가까워 질수록,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P (나는 최대한 자세를 낮춰, 호흡을 최소한으로 줄이고서 필사적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타닥- 타닥-

P 「읏... 뜨거워...!」

P (불길은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

P (숨을 들이쉴 때 마다 코가 시큼거린다)

P 「이오리! 이오리!」

P (나는 자욱한 연기를 헤쳐나가 계속해서 이오리의 이름을 불렀다)

P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P (나는 불행한 상상을 최대한 배제하고서, 레슨실로 착실히 발걸음을 향했다)

P 「후우... 후우...」

P (레슨실로 가까워 질수록 공기가 점점 뜨거워졌다)

P (치솟는 불길 또한 더욱 맹렬해져갔다)

P (혹시 레슨실이 이 불길의 진원지인걸까...)

벌컥-!

P 「이오리!」

P (나는, 안도감에 무심코 바닥에 주저 앉았다)

P (사방이 불길으로 휩싸이고 있는 레슨실의 가운데, 이오리가 멀쩡한 모습으로 뉘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P 「...」

두근- 두근-

P (이오리의 심장 소리가 확실히 들렸다)

P (다행이다)

P (이오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 같다)

P 「끄응...」

P (나는 의식을 잃은 이오리를 두 팔으로 안은 후 천천히 레슨실을 빠져나왔다)

P 「... 젠장...」

P (하지만 상황은 아까보다 더욱 악화된 것 같았다)

P (내가 건물에 들어올 때만 해도 띄엄띄엄 떨어져 있던 불길들이, 지금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그 맹렬함을 더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P 「」 저벅... 저벅...

P (아프다)

P (눈앞이 몽롱해질 정도로 아프다)

P (분명, 지금의 내 발은 불길에 타들어가고 있겠지)

P (그래도 다행인 점은)

P (이 건물이 목조 건물이 아니란 점이다)

P (만약 목조 건물이었다면 나나 이오리나 무사히 빠져나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P (또 이미 불길은 계단까지 뒤덮고 있다)

P (여유만 있으면 타루키정의 사람들도 안부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

P (당장 내 발이 타들어가고 있으니까)

P 「...」

P (나는 고통에 이를 악물고서, 천천히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P (그러자 가까이서 사이렌 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

P (드디어 소방관들이 온 모양이다)

시민A 「아, 아까 그 사람이 다시 나왔다!」

시민B 「근데 쟤, 미나세 이오리 아냐?!」

시민C 「그것보다 저 사람 발을 보라고!」

P (하아... 달빛이 이렇게 반가운 적이 있었던가)

P (사지에서 살아나왔다는 느낌이, 무슨 느낌인지 나는 겨우 알 것 같았다)

P (이제 입구까지는 겨우 몇 미터)

P (불길에 휩싸여 있는 발이 죽을 정도로 아프지만, 조금만 더 걸어가면 된다)

P (이제 우리는 살 수-)

콰앙!

P 「?!」

시민들 「?!」

P (눈 깜짝할 사이였다)

P (바로 옆의 타루키정에서 환한 불빛이 번쩍이더니, 마치 영화에서만 봤던 폭발 장면처럼 거대한 불꽃이 문을 찢고 우리를 향해 덮쳐왔던 것이다)

P (피할 수 없다. 절대 피할 수 없어)

P 「젠장-!」

P (나는 이오리를 품에 강하게 감싸고서, 벽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은 후 몸을 웅크렸다)

P (그리고 나는, 일순간 등에 강렬한 고통을 느낀 후 의식을 잃었다)

 

[목요일 08:30, 근처의 호텔]

미키 「」 덜덜덜덜...

미키 「」 덜덜덜덜덜덜덜...

미키 (미키, 결국 저, 저질러 버린거야...)

미키 (휘, 휘발유 통은 제대로 처리 한 거겠지?)

미키 (마빡이 말고 다른 사람이나 카메라에 미키란 것을 들키지는 않았겠지?)

미키 (아, 아핫...)

미키 (이제 미키는 1등이라고...?)

미키 (아핫...)

미키 (아하하핫...)

미키 「」 후들후들

미키 「」 딱딱딱...

미키 (부, 불안해...)

미키 (겨, 경찰에게 잡히면...)

미키 「」 덜덜덜...

삑-

뉴스 앵커 「오늘의 사건사고 소식입니다」

미키 「하아... 하아...」 두근두근

뉴스 앵커 「오늘 새벽, 류구코마치를 비롯한 다수의 톱 아이돌을 보유 중인 765 프로덕션이 있던 건물에서 큰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미키 (응응...!)

미키 (마, 마빡이는 죽은 거겠지? 그런 게 당연하겠지...?)

뉴스 앵커 「다행히 사망자는 없으며-」

미키 「」 툭

미키 「에...?」

뉴스 앵커 「건물 내의 대부분의 주민이 안전하게 피신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키 (뭐, 뭐인 거야... 어떻게 된 거야...)

미키 (호, 혹시 다른 층의 사람들이 마빡이를 구해준 거야...?)

뉴스 앵커 「하지만 중상자가 한 명 나왔는데요」

뉴스 앵커 「프로덕션 내의 레슨룸에서 의식을 잃고 있던 미나세 씨를 구하러 들어간 아카바네 P 씨입니다」

미키 (허... 니...?)

뉴스 앵커 「아카바네 P 씨는 2년 전에 한창 세간에서 화젯거리가 되었던 미나세 씨의 약혼자인데요」

뉴스 앵커 「그는 미나세 씨를 안고서 건물 밖으로 거의 나가기 직전, 1층의 식당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에 휩쓸렸다고 합니다」

뉴스 앵커 「다만 미나세 씨는 그 당시 아카바네 P 씨의 빠른 재치로 인해 극히 미미한 부상만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스 앵커 「그때의 장면을 목격하셨던 시민 분의 인터뷰, 들어보시죠」

미키 「...」

미키 「거짓, 말...」

미키 「허... 허니가...」

미키 「시, 싫어...!」

미키 「」 덜덜덜

미키 「!」

미키 「」 주섬주섬

미키 「허, 허니에게 가야해... 허니에게...!」

미키 「미키 때문에 허니가... 흐윽...」

 

[목요일 09:40, 병원]

미키 「허니... 허니... 허니...」

미키 「」 두리번두리번

미키 「...」

리츠코 『4층의 수술실이야』

미키 「여, 여기가 4층인데...」 안절부절

미키 「아...!」

미키 「」 탁탁탁

미키 「허니! 허니... 에...?」

하루카 「...」

이오리 「...」

치하야 「...」

아미 「...」

마미 「...」

유키호 「...」

마코토 「...」

야요이 「...」

히비키 「...」

아즈사 「...」

타카네 「...」

코토리 「...」

리츠코 「...」

타카기 「...」

미키 「얘, 얘들아. 허니는? 허니는 어떻게 됐어?」

하루카 「...」

미키 「하, 하루카? 대답해 줘? 응?」

미키 「하루...」

미키 「...」

<수술 중>

미키 「... 어...?」

짜-악!

미키 「...?!」

이오리 「하아... 하아...」

미키 「마빡... 아...?」

이오리 「너 때문에 프로듀서가! 프로듀서가!」

미키 「...」

이오리 「...」

미키 「... 어라?」 주르륵

이오리 「...」

리츠코 「여기에요」

경찰 「」

미키 「... 에?」

리츠코 「체포, 해주세요」

미키 「어, 어라..? 시, 싫어...」 뒷걸음질

경찰 「당신을 방화 및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합니다」

미키 「어, 어...?」

철커덕

미키 「아... 안되는 거야! 저, 적어도 허니의 상태 정도는...!」

리츠코 「... 끌고 가주세요」

경찰 「...」

경찰 「」 꾸벅

미키 「시, 싫어...! 싫어어어어어어....!」 질질

이오리 「...」

이오리 「으...」

이오리 「으읏...!」

이오리 「으아아아앙...」

리츠코 「이오리... 괜찮을 거야... 프로듀서, 괜찮을 거니까...」 토닥토닥

하루카 「... 미키가 설마 그럴 줄은...」

히비키 「본인도...」

마코토 「최근에 미키가 이상했을 때 부터 알아챘어야 하는데... 설마 이런 짓까지...」

야요이 「으우우... 이오리...」

 

그날, 미키는 체포되었고 연예계는 다시 한 번 뒤집어졌다

그리고 P는 등을 비롯해 몸의 뒷부분 전체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그리고...

 

휘이이이이...

P 「」 펄럭펄럭

P 「...」

끼이익-

이오리 「프로듀서, 나 왔어」

P 「아, 이오리」

이오리 「몸은 어때?」

P 「괜찮아. 재활 훈련도 잘 되고 있고. 다만...」

P 「이제 등같은 뒤 쪽은 이오리에게 보여주기가 좀 그렇달까... 아하하...」

이오리 「...」

이오리 「... 괜찮아」

이오리 「나를 구하려다 생긴 상처니까」

이오리 「나는 그 상처까지, 좋아할... 아니 사랑할 자신이 있어」

P 「... 하하」

P 「고마워. 아 맞다」

이오리 「응?」

P 「방금 전에 미나세 회장님과 아버지께서 함께 오셨는데」

P 「결혼 날짜는 언제가 좋겠냐고 물어보시더라」

P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오리 「음... 퇴원하고나서 바로?」

이오리 「나도 솔직히... 많이 지쳤어」

이오리 「이제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P 「...」

P 「... 그래, 수고했어」

P 「3년 간 나를 반하게 만들라는 시덥잖은 장난에 어울려줘서」

이오리 「그래서?」

P 「응?」

이오리 「그래서, 넌 나에게 반한 거야?」

P 「...」

P 「물론」

이오리 「...」

이오리 「...///」

이오리 「니히힛. 나도 너에게 반해있으니까-」

이오리 「앞으로 함께 행복해 지기만 하면 되겠네」

P 「그렇네... 하하...」

이오리 「...」

이오리 「... 로열 그룹 쪽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P 「글쎄, 아직 그쪽은 시간이 많으니까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했어」

P 「당장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것도 아니니 말이야」

이오리 「... 응, 알겠어」

이오리 「나는 네가 뭘 선택하든 뒤따라 갈테니까...」

P 「...」 방긋

P 「...」 쓰다듬쓰다듬

이오리 「에헤헤...///」

P 「...」

P 「......」

P 「... 그런데...」

이오리 「응?」

P 「미키... 는 어떻게 됐어?」

이오리 「...」

P 「...」

이오리 「...」

P 「이오리?」

이오리 「유죄야」

P 「... 뭐, 당연히 그렇겠지. 그만한 일을 저질렀으니까-」

이오리 「저기저기 있잖아」

이오리 「미키 이야기는 꺼내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프로듀서」

이오리 「부탁이야」

P 「... 알았어」

Rrrrrrr

P 「응?」

이오리 「아, 미안해. 잠시만 전화 좀 받고올게」

P 「그래...」

이오리 「」 탁탁탁

끼이익-

쿵-

이오리 「신도?」

신도 「아가씨께서 원하시는 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도 「무기징역 판결은 손쉽게 날 듯 합니다」

이오리 「잘했어. 돈이 얼마나 들든 상관하지 말고 밀어 붙여」

신도 「예. 알겠습니다」

신도 「그럼...」

뚝-

이오리 「...」

이오리 「......」

이오리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야, 미키」

이오리 「정말... 어쩔 수 없는 거야...」

 

시간은 흐르고-

P는 무사히 퇴원, 이오리는 P의 퇴원 시점과 맞춰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 후 대중들과 미키를 제외한 사무소 모두의 축복 속에서 P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미키는 최종 판결에서 무기 징역을 선고 받았다

미키는 그런 법을 초월한 판결에 몇 번이고 항소를 했지만 모두 기각되었다...

 

[5년 후]

뉴스 기자 「속보입니다!」

뉴스 기자 「로열 그룹의 아카바네 회장이, 뒤를 이을 후계자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뉴스 기자 「아아-! 저기 나오고 있군요!」

뉴스 기자 「로열 그룹의 차기 회장, 아카바네 P 씨와 그의 부인 아카바네 이오리 씨입니다!」

미키 「...」

미키 「......」 히죽

미키 「아핫... 허니...」

미키 「건강... 하구나...」

미키 「마빡이도 예전보다 훨씬 이뻐진 거야...」

미키 「...」

미키 「흑...」

미키 「흐윽...」

미키 「허니...」

미키 「보고 싶어...」

교도관 「어이! 이제 잘 시간이다! 다들 방으로 들어가!」

웅성웅성

시끌시끌

교도관 「1123번, 안 들리나?」

교도관 「방으로 들어가라고!」

미키 「...」

미키 「......」

미키 (미키는 말야)

미키 (허니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 거야)

미키 (허니를 위해서라면 대신 죽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거야)

미키 (그러니까 허니, 마빡이와 함께 쭈욱 행복해야 돼?)

미키 (아핫!)

미키 (다시 한 번- 허니! 정말 좋아하는 거야!)

~End~

 

<후기>

3부작 이상 같은 소재로 쓰니까 멘탈과 인내심이 깎여 나갑니다. 앞으로 이런 건 되도록 자제해야 겠네요...

하여튼 부족한 SS, 끝까지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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