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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나에게 약혼녀가 있다고 한다」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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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0, 2015 01:01에 작성됨.

P (이오리가 기자 회견을 연 날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P (그동안 아이들은 예전보다 훨씬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더욱더 진지해졌다)

P (항상 나에게 장난을 치는 것이 일상이었던 아미와 마미 또한 장난을 거의 그만두었고, 미키 역시 나에게 이전처럼 들러붙지 않는다)

P (단 허니란 호칭은 여전하지만...)

P (다만 1년이라는 시간은 어찌보면 짧기에 아직까지 나는 두근거림을 느끼는 여자 아이를 찾아내지 못했다)

P (하지만...)

 

[화요일 02:30, 765 프로덕션]

P (새벽 두시 반이라는 모두가 잠든 시각)

P (나는 홀로 765 프로덕션을 찾았다)

P (왜냐하면 실수로 사무소 내에 내일 있을 영업의 일정표를 놔두고 왔기 때문이다)

P 「하아...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P 「이래서는 민완 프로듀서라는 이름이 아까운걸」

♪~♬~♪~♬~

P 「... 응?」

P (아직까지 불이 켜져 있는 레슨실)

P (그곳에서는 낯익은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P (... 류구코마치의 노래였다)

P 「이 시간까지 누가...?」

P (확실히 한 해 전의 사건으로, 아이들의 평균 퇴근 시간은 크게 늦춰졌다)

P (각자의 스케줄이 끝난 이후에도 대부분 레슨실에 남아 연습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P (그러나 제일 늦게 퇴근하는 미키와 이오리조차 새벽 한시가 되기 전에는 돌아가는 걸로 알고 있다) 

P 「」 살금살금

P 「」 빼꼼

이오리 「」 탁- 탁탁- 멈칫-

P 「이오리...?」 중얼

P (예상치 못한 인물에, 나는 그 자리에서 굳어졌다)

P (약 두시간 전에 퇴근할 때 이오리와 나눈 작별 인사는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난다)

P (하지만 이오리가 여기 있다는 것은... 퇴근한 후에 다시 사무소로 돌아와 연습을 계속 한다는건가)

이오리 「하아... 하아...」

P (낯익은 노래가 끝나고, 이오리는 거친 호흡을 정돈하고 있었다)

이오리 「」 뚜벅뚜벅

이오리 「」 스윽

P (이오리는 앞의 전신 거울에 부착된 거치대에 놓여져 있던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져와 뭔가를 보기 시작했다)

P (... 아무래도, 방금 전 자신이 춤을 추던 영상인 것 같다)

P (자신이 췄던 댄스를 스스로가 보면서, 결점을 찾아내려는 거겠지)

이오리 「... 음, 여기서는 발을 더 드는게 좋겠네」

이오리 「또 각도도 더 낮추고... 그러는 편이 아까보다 자연스러울까나...」

P (나는 이오리의 말에 자연스레 시선이 이오리의 발로 향했다)

P 「...!」

P (그리고 놀랐다)

P (이오리의 발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P (곳곳에 굳은 살이 베여 있고 엄지 발톱에는 시푸른 멍까지 들어 있었다)

P (아무리 톱 아이돌이라지만 일단 아이돌인 이상 저렇게까지 발이 망가지는 건 쉽지가 않다)

P (도대체 이오리는 언제부터 이런 가혹한 개인 연습을 해 온거지...?)

이오리 「」 벌떡

P (이오리는 갑작스레 일어서더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

P (그리고서 한동안 헛기침을 한 후 목을 가다듬었다)

P (가창 연습이라도 할 셈인가)

이오리 「~~~~~~~♪」

P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놀랐다)

P (이전까지 항상 들어오던 이오리의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P (전혀 다른 음이었다)

P (설마 이오리는, 자신의 고유 음색만이 아닌 다른 음색까지 낼 수 있게 된건가...?)

P (나는 몸이 조금씩 떨려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두근-

P (아름답다)

두근- 두근-

P (정말, 아름답다)

두근- 두근- 두근-

P (우리 사무소에서 가장 노래에 탁월한 치하야조차 한동안 멍하니 만들 수 있을 그런 음)

두근- 두근- 두근- 두근-

P (도대체 이오리는, 언제 이런 레벨까지 오르게 된 거지?)

P (나는 이때 처음으로 가슴의 두근거림을 느꼈다)

P (아무도 없는 레슨실에서, 손을 배 위에 둔채 두 눈을 감고서 목소리를 내는 이오리의 모습이 무척이나 신비롭고, 아름다웠던 것이다)

 

P (그 후로 나는, 가끔씩 새벽에 765 프로덕션을 찾아가게 되었다)

P (그리고 어김없이 레슨실에서 혼자 연습하고 있는 이오리를 볼 수 있었다)

P (심지어 주말에도 말이다)

P (또 이 정도까지 연습을 하면 확실히 수면 시간도 부족해 컨디션도 나쁠 텐데, 언제나 이오리는 활기찼다)

P (그리고...)

 

[월요일 19:00, 방송 현장]

MC 「놀랍습니다!」

MC 「두 우승 후보 모두 같은 프로덕션의 아이돌인데요!」

MC 「특히 미나세 이오리 양의 예상치 못한 약진이 대단할 뿐입니다!」

MC 「치하야 양이 깊이 있는 음색을 선보였다면, 이오리 양은 다양성 있는 음색을 선보였는데요」

MC 「자,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자에게만 수여 되는 이 트로피」

MC 「누가 가지게 될 것인가요!」

MC 「자아- 판정단 여러분! 채점, 부탁드립니다!」

치하야 「」 두근두근

이오리 「」 꿀꺽

『와, 근데 이오링이 여기까지 올 줄은 예상치도 못함』

『근데 미나세 이오리 쟤 저렇게 노래 잘하지는 않은 걸로 기억하는데... 다른 사람이냐?』

『솔직히 나 이오리 노래 들으면서 처음으로 멍 때림』

『치하야 당황한 표정 봤냐? www』

『미나세 이오리 = 이번 회 숨은 핵 병기』

리츠코 「...」

P (... 예상대로 실시간 SNS도 호평 반응이 압도적이야)

리츠코 「...」

P 「리츠코?」

리츠코 「아, 아. 프, 프로듀서 씨?」

P 「왜 그래. 멍하니 스테이지만 쳐다보고」

리츠코 「아니, 그게. 처음에 이오리가 이 방송에 출연하겠다 했을 때 부터 놀랐었는데」

리츠코 「설마 치하야와 우승 트로피까지 다투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리츠코 「도대체 언제부터 이오리가 저렇게까지 성장한거죠?」

P 「... 노력, 아닐까」

리츠코 「노력요?」

P 「응. 그날 이후로 다른 아이들도 열심히 해주고 있지만, 나는 제일 열심히 노력하는 건 이오리라고 생각하는데」

리츠코 「그, 그런가요...?」

P 「그래. 아, 채점 시작됐어」

띠리리리리리리리-

MC 「오옷! 채점이 시작되었습니다!」

MC 「키사라기 치하야! 가창력의 왕좌를 3번 연속 지킬 수 있을 것인가!」

MC 「아니면 새로운 복병인 미나세 이오리에게 무너질 것인가!」

MC 「자... 결과가 나옵니다...!」

MC 「현 시대 톱 아이돌의 진검 승부, 과연 누가?!」

삐이-

【키사라기 치하야 : 96점】

【미나세 이오리 : 95점】

MC 「아아-! 1점 차이로 이오리 양이 졌습니다」

MC 「이로서 치하야 양은 네 번 연속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MC 「열심히 노력해주신 두 분께, 모두 박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짝짝짝-

리츠코 「...」

P 「놀랍지? 그래도 치하야와 1점 차이로 지다니」

리츠코 「...」

P 「이오리도 한껏 아쉬운 표정이네. 그래도 웃고 있어서 다행이야」

리츠코 「...」

리츠코 「... 프로듀서 씨」

P 「응?」

리츠코 「아까부터 마치 이렇게 될 줄 다 알고 있었다는 말투인데...」

리츠코 「제가 없을 때 이오리에게 무슨 짓을 한거죠?!」

P 「무, 무슨 짓이라니... 나는 아무 짓도 안 했어」 뻘쭘

리츠코 「그런데 어째서 이런 결과를 보고서도 그렇게 태평한 건가요!」

P 「태, 태평하다니...? 아, 아하하! 우와- 대단하다! 이오리!」

리츠코 「... 그렇게 억지로 놀란 척을 할 필요는 없어요」

 

[월요일 20:00, 765 프로덕션]

덜컥-

아미 「이오리이이이잉~!」 와락

이오리 「꺄악?!」

아미 「이오링 언제부터 그렇게 노래를 잘하게 된거야. 가르쳐 주라구우~」 부비부비

이오리 「자, 잠깐만 아미 다, 달라붙지 마...」

하루카 「나, 당연히 치하야가 10점 이상으로 이길 줄 알았는데...」

유키호 「나, 나도야」

히비키 「본인은 이오리가 결승전까지 올라갈 줄도 몰랐다고~」

마코토 「이오리, 너 최근에 우리가 모르는 특훈이라도 받았어?」

이오리 「...」

이오리 「음... 글쎄?」 갸우뚱

마코토 「윽...! 분명 뭐가 있는 표정이야!」

꺅꺅

시끌시끌

치하야 「」 덜덜...

P 「치하야...?」

치하야 「저, 노, 놀랐어요... 미나세 씨에게 지, 지는 줄만 알았어요...」

P 「...」

치하야 「미나세 씨... 도대체 언제부터 저런...」

P 「자자, 치하야. 일단 진정하도록 해」

P 「네 노래도 무척이나 아름다웠으니까」

치하야 「...」

P 「... 치하야?」

치하야 「...」 꽈악

P 「...」

치하야 「프로듀서」

P 「응?」

치하야 「저 지금부터 바로 레슨 시작하고 올게요」 탁탁탁

P 「자, 잠깐- 치하야?」

P 「...」

P 「뭐, 치하야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었겠지」

P 「」 뚜벅뚜벅

P 「이오리」

이오리 「그, 그만하라니까 그러네. 에, 프로듀서?」

P 「대단했어. 비록 졌지만 축하해」 방긋

이오리 「...」

이오리 「...///」 발그레

이오리 「고, 고마워...///」 푹

마미 「아앗! 이오링의 데레가 또 나왔다!」

아미 「요즘 들어 이오링의 데레, 또 너무 자주 나오는 것 아닌가요오~?」

이오리 「데레라고 하지마앗!」 발끈

P 「하하하...」

미키 「...」

미키 「......」

아즈사 「... 미키, 괜찮아?」

미키 「......」

타카네 「미키...」

미키 「」 벌떡

미키 「미안. 미키, 이제 드라마 촬영하러 가야하는 거야」

P 「...」

미키 「」 탁탁탁...

P 「미키! 기다려! 같이 가야지!」 탁탁탁-

이오리 「...」

아미 「미키미키...」

 

미키 (2년 전, 허니로부터 그 누구보다 빛나는 톱 아이돌이 되어라는 미션을 받았을 때)

미키 (미키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던 거야)

미키 (그도 그럴 게 그때의 마빡이는 허니와의 약혼 소동으로 팬들의 지지가 흔들리고 있었고, 그와 반대로 미키는 모든 게 굳건했으니까 말이야)

미키 (하지만 마빡이는 미키의 예상을 뒤엎고, 정직한 기자 회견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던 거야)

미키 (허니를 향한 당당한 공개 고백이 그만큼이나 호응을 얻을 줄은 미키 뿐만 아니라 사무소의 모두가 몰랐다고?)

미키 (그러나 그때도 미키는 불안하지 않았던 거야)

미키 (미키 스스로가 생각해 봐도 마빡이보다 미키가 아이돌에 재능이 있었다고 생각했으니까...)

미키 (그리고 첫 몇 개월간은 미키의 예상대로 일이 흘러간 거야)

미키 (미키뿐만 아니라 다들 열심히 노력했지만, 어쨌든 미키의 일거리가 제일 많았던 거야)

미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빡이가 점점 치고 올라오더니, 지금은 오히려 미키보다 더 바쁜 거야)

미키 (춤도 지금은 미키보다 마빡이가 더 잘 춰)

미키 (노래도 미키보다 마빡이가 훨씬 잘 불러)

미키 (그제서야 미키는 궁금해졌던 거야)

미키 (언제부터 이렇게 마빡이가 달라진거야?, 하고...)

미키 (그래서 미키는 일주일 전, 마빡이 뒤를 몰래 뒤따라다닌 거야)

미키 (그리고 발견했어)

미키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가던 척을 하던 마빡이가 몰래 사무소로 되돌아와 레슨실에서 혼자 연습을 계속하는 것을 말이야)

미키 (새벽 세시가 될 때까지 말이야)

미키 (미키는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던 거야)

미키 (아- 마빡이는 1년 넘게 이런 걸 반복해 온 거야, 하고 말이야)

미키 (그리고 미키는 점차 마빡이가 겁이 나기 시작했어)

미키 (어느새 눈치 채고 보니 미키가 넘볼 수 없는 곳으로 올라가 있는 마빡이)

미키 (그리고-)

하루카 『다들 어떻게 생각해?』

치하야 『... 생각, 이라니?』

하루카 『프로듀서 씨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지도 이제 2년이나 지났는데... 누가 프로듀서 씨에게 가장 어울리는 아이돌인가, 그런 생각?』

마코토 『... 분하지만, 나는 이오리』

야요이 『웃우~! 저도 이오리를 응원해요!』

유키호 『나, 나도야. 솔직히, 이오리가 제일 열심히 하는 것 같고...』

하루카 『그렇네. 솔직히 지금은 이오리가 프로듀서 씨를 가지고 간다고 해도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을 것 같아』

치하야 『나도 그래. 게다가 최근 들어 미나세 씨와 프로듀서가 이야기 하는 횟수가 지난 달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 같아』

하루카 『치, 치하야. 그런 것 까지 계산하고 있었던 거야...?』 삐질

마미 『에... 마미는... 슬슬, 포기해 볼까- 하고?』

마코토 『마미, 포기라니?』

마미 『마미도 지난 2년 동안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래도 이오링이나 미키미키와 벌어진 격차가 너무 커』

아미 『응... 아미도 같은 생각이야』

타카네 『하지만, 그렇게 쉽게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아직 1년이나 남아있으니 역전의 기회는 언제든지 있을 거에요』

아즈사 『타카네의 말대로야. 1년이란 시간이 더 남았잖니?』

히비키 『하지만 요즘 분위기를 보면 1등, 2등은 아무리봐도 이오리 아니면 미키인 거라고~』

미키 (어느 순간부터)

미키 (마빡이는 모두에게 인정 받고 있었던 거야)

미키 (다들 아쉬운듯한 표정이었지만, 마빡이의 성장은 확실히 사무소의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었던 거야)

미키 (그리고 미키에게 결정타가 되었던 것은, 허니의 시선이야)

미키 (최근 들어 마빡이를 보는 허니의 시선이 달라진 것을, 미키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거야)

미키 (그때부터 미키는 온갖 좋지 않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미키 (올 연말에 있을 연예 대상을 마빡이에게 빼앗긴다거나, 거기에 추가적으로 허니를 더 이상 허니라 부르지 못하게 된다거나...)

미키 (두려운 거야)

미키 (허니를 마빡이에게 빼앗기게 되는게, 두려운 거야)

미키 (그날, 마빡이에게 정정 당당히 허니를 두고 싸워보자 했던 미키는 사라져 버리고)

미키 (언제 허니를 마빡이에게 뺏길 지 몰라 두려움에 벌벌 떠는 미키만이 남은 거야)

미키 (하지만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허니가 말한 3년은 곧 끝이 나는 거야)

미키 (미키는 아주 초조해진 거야)

미키 (미키, 울고 싶어진 거야...)

미키 (이제 미키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토요일 19:00, 드라마 촬영장]

감독 「NG! NG에요!」

감독 「호시이 양! 도대체 요즘 들어 왜 그럽니까?」

미키 「...」 추욱

감독 「하아...」

감독 「일단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나서 다시 찍도록 하겠습니다」

와글와글

웅성웅성

P 「미키...」

미키 「...」

P 「너, 최근 들어 이상하다고?」

P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거야?」

미키 「...」

미키 「저기, 허니...」

P 「응?」

미키 「부탁이 있는 거야」

P 「부탁?」

미키 「응. 정말 중요한 부탁...」

P 「뭔데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뭐든 다 들어줄게」

미키 「...」

미키 「... 그럼 말이야」

P 「」 끄덕

미키 「미키를, 선택해 줘」

P 「... 뭐?」

미키 「허니의 곁에 있을 사람으로, 미키를 선택해 줘」

P 「... 너...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미키 「...」

P 「...」

미키 「...」

P 「미안해」

미키 「어째서?!」 발끈

미키 「어째서? 어째서야! 미키, 이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한 거야! 해외 영화도 몇 편이나 찍어보고, 그 누구보다 반짝반짝 빛났던 거야!」

P 「...」

미키 「왜 미키가 아닌거야? 미키라면, 미키라면 허니를 최고로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거야!」

P 「...」 절레절레

미키 「...」

미키 「......」 꽈악

미키 「마빡이... 인거야?」

P 「?!」 흠칫

미키 「허니, 맞구나. 역시 허니는 마빡이를...」

P 「... 아직 시간은 남아있어. 그러니까-」

미키 「얼마 남지 않았단 거야!」 버럭

P 「미, 미키...!」

미키 「이제 올해가 지나가면 미키는 허니에게 허니라고 못 부르는 거야?!」

미키 「미키는 허니에게 안길 수도 없게 되는 거야?!」

P 「미, 미키. 진정해! 스태프 분들이 들으려면 어쩌려고...!」

미키 「싫어, 싫은 거란 말이야!」

미키 「허니는 쭉 미키의 허니로만 있어야 하는 거야!」

P 「큭...! 미키, 조용히 하라니까」

미키 「미키, 마빡이보다 훨씬 허니에게 잘 해줄 자신 있으니까!」

미키 「마빡이 같은 빈약한 몸보다 미키의 몸이 훨씬 더 허니를 만족시켜 줄 수 있으니까!」

미키 「그러니까...!」

짜악-

미키 「... 에...?」

P 「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미키 「허, 니...?」

P 「...」

미키 「...」

P 「아무리 미키라고 해도, 아까 그 말은 용서할 수 없는 말이었어」

P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

미키 「... 아...」

P 「...」

미키 「...」 꾸욱...

미키 「......」 부들부들

P 「미키...?」

미키 「허니는 바보!」

미키 「」 타다닥

P 「미, 미키?!」 깜짝

미키 「하아... 하아...」 탁탁탁

미키 (싫어, 허니를 마빡이에게 뺏기는 건, 싫은 거야...)

미키 (절대로 싫은 거야...)

감독 「호시이 양! 어디 갔어요? 호시이 양!」

P 「죄, 죄송합니다. 감독님. 미키가 사라져서...」 헐레벌떡

감독 「하아?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촬영을 하잔 겁니까, 말잔 겁니까!」

P 「죄송합니다...」

감독 「죄송하다면 끝나는 일입니까?! 이대로면 호시이 양 덕분에 촬영 스케줄 전부가 펑크 난다고요!」

P 「큭...!」

감독 「당장 호시이 양을 찾아오세요, 당장!」

P 「네, 네. 알겠습니다」

P 「젠장... 미키...!」

 

P (하지만 그날, 결국 미키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P (한창 잘 나가던 드라마의 스케줄을 모조리 펑크낸 미키로 인해, 타카기 사장님께서 직접 현장까지 오셔서 감독에게 사과를 하셔야 했고)

P (미키와의 연락 역시 하루 내내 불가능했다) 

P (그리고 그 이후로도, 미키와는 만날 수 없었다)

 

[목요일 02:00, 765 프로덕션]

이오리 「~~~~~~♬」

이오리 「앗, 또 이 부분에서 틀렸어」

이오리 「여기서 음 높이를 올리는게 잘 안되네...」 중얼

똑똑

이오리 「엣?!」

이오리 「누, 누구세-」

벌컥-

미키 「안녕. 마빡아」

이오리 「미, 미키?!」 화들짝

미키 「응. 열심히 연습하길래 한번 찾아와 봤어」

이오리 「너, 너... 도대체 지금까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거야?!」

이오리 「집에도 며칠 동안 들어가지 않고...!」

이오리 「덕분에 프로듀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이오리 「사무소의 분위기도 너 때문에 엉망이 되었다고!」

미키 「헤헤, 미안해. 하지만 미키, 이제 지쳤는걸」

이오리 「지쳤... 다니?」

미키 「말 그대로인 거야. 미키, 이제 아무것도 하기가 싫은 거야」

이오리 「하아? 바보 아냐?! 이 3년 동안 그렇게 열심히 해 왔으면서 이제 와서 하기 싫다니...!」

미키 「그렇게 배려해 줄 필요는 없는 거야. 어차피 마빡이가 1등이니...」

이오리 「우키잇! 마빡이라 하지 마! 거기에 1등이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야?」

미키 「마지막에 허니가 선택하게 될 사람」

이오리 「!」

미키 「아무리 봐도, 미키는 마빡이에게 졌는 걸」

미키 「그러니까 힘이 쭉 빠져서... 아핫...」

이오리 「바보야? 아직 시간은 4개월이나 남아 있어!」

이오리 「그동안 더욱 힘내서 하나라도 출연작을 늘리거나 상을 타면 되는 거잖아!」

미키 「고마워. 마빡아. 하지만 괜한 위로는 필요없는 거야」

미키 「이미 마빡이하고 미키의 차이는 하늘와 땅 차이만큼 났는걸」

미키 「매일 새벽마다 몇 년 동안 꾸준히 여기서 연습해 오던 거, 미키는 알고 있다고?」

이오리 「그, 그래도...!」

미키 「... 있잖아 마빡아」

이오리 「응?」

미키 「솔직히 말해서, 역겨운 거야」

이오리 「... 뭐?」

미키 「지금 마빡이의 마음 속, 미키는 읽을 수 있는 거야」

미키 「어차피 이대로라면 자신이 허니에게 선택받을 건 당연하니까, 마음껏 쓸데없는 배려를 해주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이오리 「아, 아니 나는...」

미키 「그럼 말이야. 마빡이는 허니를 미키에게 줄 수 있는 거야?」

이오리 「... 에?」

미키 「허니가 마빡이를 선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마빡이는 허니를 미키에게 양보해 줄 수 있는 거야?」

이오리 「... 너... 왜 그러는 거야...」

미키 「응? 마빡아? 미키가 물었던 거야」

이오리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처음에 나보고 비겁하다고 했던 건 미키 너잖아!」

이오리 「그래서 나는 죽을만큼 노력했다고?」

이오리 「그런데 이제와서 프로듀서를 양보해 달라고? 웃기지 마!」

미키 「흐응... 역시 마빡이의 본심은 그거였네」

이오리 「너... 이상하다고...?」

이오리 「며칠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미키 「그냥... 여러 생각을 해 본 거야」

미키 「허니를 마빡이에게 빼앗기면 미키는 과연 어떻게 될까」

미키 「마빡이와 미키 중 누가 과연 허니를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이오리 「미, 키...」

미키 「그래서 말이야? 미키는 답변을 낸 거야」

미키 「역시 마빡이보다- 미키가 허니를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이오리 「미키 너!」 휙-

파지직-!

이오리 「어...?」

이오리 「」 털썩

미키 「아핫... 미안한 거야, 마빡아」

이오리 「미, 미키... 읏...」 흠칫흠칫

미키 「하지만, 이럴 수 밖에 없는 거야」

미키 「마빡이가 사라지면 허니의 1등은 내가 된다고?」

이오리 「아... 미키...」

이오리 「아......」

이오리 「」 스르륵

미키 「...」

미키 「......」

미키 「아핫! 결국 저지른 거야...! 미키, 결국 저지른 거야!」

미키 「아하하하하하하!」 

미키 「... 하하하...」

미키 「...」

미키 「......」 물끄러미

미키 「... 마빡아」

미키 「이제 안녕인 거야」

미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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