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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나에게 약혼녀가 있다고 한다」 - 1

댓글: 10 / 조회: 2922 / 추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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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7, 2015 00:05에 작성됨.

내 이름은 아카바네 P

미나세 그룹에 비견가는 대기업인 로열 그룹의 외동 아들이자 제 1 후계자다

다만 나는 어릴 적 부터 일명 서민들의 삶을 동경해 왔기에 사사건건 아버지와 충돌했다

그리하여 2년 전에 나는 기어코 아버지께 독립을 선언해, 멀리 떨어진 곳에 월세방을 얻어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로서 일해오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그런 나를 향해 지금까지 거액을 들여가며 배워온 후계자 수업을 고작 아이돌 프로듀스에 쓴다고 크게 화내셨지만, 나는 나의 힘으로 꿈을 이루지 못한 아이들에게 길을 제시해 주는 프로듀서라는 직업이 굉장히 끌렸다

그리고 출가 후 2년 동안, 고된 일도 많았다

거의 무자금으로부터 시작하는 독립 생활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마트에 가서 혼자 장을 보는 것도 큰일이었고, 통장을 이용하는 것도 한참을 어려워했다

하지만 인간은 어떻게든 적응하는 법, 지금의 나는 완전히 일반적인 서민으로서 녹아든 상태다

나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고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컵라면을 먹으며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이 나오는 방송을 보거나,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방에서 그녀들이 낸 신곡들 듣는 일상

가끔씩 타카네에게 호출되어 라면집에 함께 가거나 마코토와 함께 아침 산책을 하는 일상

이전, 집사와 메이드에게 둘러싸여 하루종일 후계자 수업을 받고 중요한 귀인들을 밥먹듯 만나던 따분한 일상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즐겁다

또 이런 나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사무소 내에 아무도 없다

아마 타카기 사장님께서도 명문대 졸업장만을 보시고서 나를 고용시켜 주셨겠지

거기에 나 역시 내가 로열 그룹의 후계자라는 것을 주위에 드러낼 필요는 느끼지 않고 있다

어찌되었든 인간은, 자신이 항상 알고 지내오던 사람이 알고 보니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어색하게 대하게 되어버리니까...

지금의 나는 단지, 명문대를 졸업하고 월세방에서 열심히 재산을 모아가는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일 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이때까지의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로부터 2년 만의 전화가 걸려오기 전 까지는 말이다

 

[목요일 08:00, 로열 그룹 회장실]

P 「그래서, 무슨 일로 부르신 겁니까?」

P부친 「뭐, 여러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말이야」

P부친 「그 프로듀스인지 뭔지하는 짓거리는 재밌게 하고 있느냐?」

P 「물론입니다」

P부친 「밖의 생활은 힘들진 않고?」

P 「힘듭니다. 다만, 즐겁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말이죠」

P부친 「흠... 나는 네가 집을 나가고 나서 한 달 안에 돌아올 거라 생각했는데...」

P부친 「네녀석도 얕볼 수 없는 녀석이군」

P 「... 하실 말씀은 그게 끝입니까? 그렇다면 저는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P부친 「기다려.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P 「... 뭔가요?」

P부친 「조만간 네녀석이 만나줘야 하는 사람이 있다」

P 「... 만나줘야 하는 사람?」

P부친 「네 약혼녀다」

P 「...」

P 「거절하겠습니다」

P 「갑자기 약혼녀라니, 들어본 적도 없단 말입니다」

P부친 「섣불리 대답하지마. 어차피 오래 전부터 정해져 있던 얘기다」

P부친 「그리고 무조건 결혼을 하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몇 년 전부터 저쪽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 오던 것이기 때문에 만남을 가지지도 않고 약혼을 파기시킬 수는 없다」

P부친 「일단은 만나라. 그런 다음 결혼할지 말지 결정하는 건 네녀석의 자유다」

P 「... 그럼으로서 제가 얻는 이득은?」

P부친 「이 아비가, 너에게서 손을 완전히 떼도록 하마」

P 「...」

P부친 「이후에도 네가 이 그룹의 후계자가 되기 싫다고 하는 의견을 고수한다면」

P부친 「나는 네놈의 의견에 맞춰 부회장인 네녀석의 삼촌에게 모든 권리를 양도하도록 하겠다」

P부친 「그리고 네녀석은 로열 그룹에 속박되지 않은, 자유의 몸이 되는거다」

P 「...」

P 「알겠습니다. 주선 약속은 언제 잡혀있습니까?」

P부친 「이번 주 일요일 오후 한 시다. 한시간 전에 리무진이 네녀석의 집 앞에 도착해 있을 테니 미리 정장을 입고 있도록 해라」

P 「갑자기 이번 주 일요일이라니... 하아...」

P 「그런데 제 집 주소까지 알고 계시는 겁니까」

P부친 「어찌되었든 네놈은 좋든싫든 이 그룹의 후계자니 말이야」

P 「하아... 그럼 며칠 후에 뵙도록 하죠」

P 「전 시간이 없으니 먼저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끼이익-

P부친 「...」

P부친 「여전히 딱딱한 녀석이구먼...」

삑-

비서 「네, 회장님」

P부친 「지금 당장 미나세 회장과 연결해」

 

[목요일 09:00, 765 프로덕션]

덜컥

야요이 「웃우~! 좋은 아침이에요!」

야요이 「...」

야요이 「그런데 분위기가... 왜 이런가요?」

마미 「야요잇치」

야요이 「응?」

마미 「이오링 좀 달래줘」

야요이 「이오리?」 휙

이오리 「우우우... 훌쩍, 훌쩍...」

하루카 「이오리. 그만 울어. 네가 싫다고 확실하게 말하면 괜찮을거야」

치하야 「그래. 미나세씨. 아무리 약혼이라지만 일단 약속에 불과하니까」

아미 「이오링...」

야요이 「약혼?」 갸우뚱

마미 「응. 들어보니 이오링에게 옛날부터 자기도 모르던 약혼자가 있었다구 하더라고」

마미 「이오링의 집안에서는 이오링이 그 약혼자와 결혼하기를 강력하게 바라고 있나봐」

야요이 「...」

야요이 「에, 그러니까. 음. 흔히 말하는 원하지 않는 사랑이야?」

마미 「그래! 역시 야요잇치, 중요한 순간에 날카롭다니까!」

이오리 「싫어, 나 결혼하기 싫단 말이야...」

이오리 「나, 좋아하는 녀석이 있는데... 흐윽...」

미키 「미키적으로도 반대인거야」

미키 「아무리 마빡이라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허니 쟁탈전의 라이벌에서 탈락하는 건 싱거운거야」

이오리 「우우우... 미키이...」 와락

미키 「자, 잠깐. 마빡아?!」 당황

타카네 「후후... 미키도 간만에 좋은 말을 했군요」

히비키 「흑... 본인도 슬퍼질려고 한다고」

아즈사 「이오리, 괜찮아. 괜찮을거야. 확실히 너의 마음을 표현하면 너의 부모님께서도 알아주실 테니까」

이오리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단 말이야. 아버님과 어머님, 엄격하시기 때문에 내 말은 들어주시지도 않을거야...」

이오리 「심지어 오늘 아침만 하더라도 아버님께 혼났단 말이야」

마코토 「뭐라고... 말씀하신거야?」

이오리 「네가 원하는대로 아이돌을 하게 놔뒀으니 이제 이쪽의 의견을 따라야만 한다고」

이오리 「예외는 용납하지 못한다고...」

이오리 「싫어, 그런 식으로 결혼하는 건 싫은걸...」 훌쩍훌쩍

유키호 「우우... 그래도 너무해요오...」

마코토 「그래, 너무해. 보통 아버지는 딸의 행복을 바래주지 않아?」

타카네 「아마 그건, 우리 같은 평범한 서민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이겠죠」

타카네 「일단 이오리의 아버님같이 한 기업을 이끄는 총수는 딸의 행복보다 기업의 성장이 우선일 수도 있으니...」

야요이 「우우... 너무해요... 그런 건...」

야요이 「이오리, 괜찮을거야. 괜찮을 거니까」 토닥토닥

이오리 「야요이이이이...」 와락

야요이 「그래, 그래. 분명 전부 잘 될 거니까...」

리츠코 「야요이의 말대로야. 전부 잘 될거야」

코토리 「흐윽... 히끅... 이오리가 너무 불쌍해요... 훌쩍...」

코토리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너무나 불행한 일이...」

리츠코 「코토리 씨는 그만 망상하고 일이나 하세요」

마미 「그런데 피요쨩. 오빠야는?」

아미 「응. 이 시간 쯤이면 올텐데...」

코토리 「아침에 선약이 있어서 먼저 영업을 하고 오신다고 했어... 훌쩍...」

아미 「으음, 큰일이네...」

마미 「그래그래. 지금 제일 필요한 건 오빠야인데...」

 

P 「네, 감사합니다」

P 「그럼 류구코마치와 함께 미키도 출연시키는 걸로 알겠습니다」

P 「예, 수고하세요」

P 「...」

P 「후우... 이걸로 또 한 건 성사인가」

P 「」 부스럭부스럭

P 「아직 남은 약속이 다섯개...」

P 「이 정도 페이스면 밤에 사무소에 돌아가게 되겠는걸」

P 「오늘은 아이들도 못 보고 퇴근하게 되는건가...」

P 「아아... 가슴이 괴롭다」

 

[목요일 21:00, 765 프로덕션]

P 「다녀왔습니다아...」 추욱

코토리 「아, 프로듀서씨!」

P 「어라? 아이들은?」

코토리 「모두 퇴근했어요. 이런 시간까지 일이 있을리가 없잖아요?」

P 「그런가요... 조금 섭섭하네요」

P 「그래도 한 명이라도 만날 줄 알았는데...」

코토리 「에? 제가 있잖아요?」

P 「하, 하하... 그, 그랬군요...! 아, 아하하...!」

코토리 「...」

코토리 「그런 반응은 별로 보고 싶지 않네요」

코토리 「」 쫄쫄쫄

코토리 「자, 여기 차에요」

코토리 「유키호만큼은 맛있게 끓이지는 못하지만 일단 드셔주세요」

P 「아, 예. 감사합니다」

P 「」 홀짝

P 「그런데 오늘 아이들은 별 일 없었나요?」

P 「리츠코 씨에게 전부 맡겨버려서 하루종일 조마조마 했던 참이라...」

코토리 「아무 일도 없었어요」

코토리 「다만, 이오리가...」

P 「이오리요?」

P 「이오리가 왜요?」

코토리 「그... 이오리가 결혼 할 수도 있다는...」

P 「예에에?!」 깜짝

P 「이오리가 결혼이라니, 아무리 결혼이 가능한 나이라지만 열아홉도 안 된 녀석이라고요!」

코토리 「그게... 이오리에게 약혼자가 있었나봐요. 그래서-」

P 「푸웁!」

코토리 「프, 프로듀서씨?!」 화들짝

P 「아, 괜찮습니다. 계속 말해주세요」

코토리 「오늘 아침에 이오리의 아버님께서 이오리에게 약혼자가 있으니 결혼 준비를 하라고 말씀하셨나봐요」

코토리 「그래서 이오리는 충격을 받아서...」

코토리 「하루종일 저기압인 상태로 있었어요... 우우... 저까지 다시 슬퍼지려 하네요...」

P 「아, 하하... 그, 그런가요...」

P (이 시기에 이오리의 약혼자?!)

P (설마... 설마...)

P (하, 하하... 그, 그럴 일이 있을 리는 없겠지)

P (그래도 로열 그룹은 미나세 그룹과 어깨를 견줄 만한 그룹인데...)

P (그럴 리가 없겠지... 분명 그럴 리가 없어...)

코토리 「프로듀서씨?」

P 「아, 괜찮습니다」

P 「그나저나 이오리와는 내일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P 「그런데 갑자기 약혼식이라니, 제가 생각해도 너무하군요」

P (뭐, 내가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코토리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코토리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이뤄지지 못할 사랑을 하는 불행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되어 버리고...」

P (... 또 망상 타임 시작인가)

P (뭐, 어쨌든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지)

P (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을거야. 하하하...)

P (이오리가 나의 약혼녀라니,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금요일 12:00, 765 프로덕션]

미키 「우우우... 마빡이는 허니한테서 떨어지는거야」

하루카 「미키, 당분간은 이오리를 저대로 놔 둬. 이오리도 많이 심란할거잖아...」

P 「저기, 이오리...」

이오리 「...」

P 「너, 조만간 류구코마치의 앨범 수록하러 나가야 하지 않아?」

이오리 「...」

P 「거기에 네가 그렇게 달라붙어 있으면 나도 일을 못하는데...」

이오리 「...」

P 「...」

P 「... 오토나시 씨에게서 들었어」

P 「약혼... 문제 때문에 그러는거야?」

이오리 「...」

이오리 「」 끄덕끄덕

P 「... 그래, 고생이 많겠구나」 쓰다듬쓰다듬

P 「그래도 정 안되겠다 싶으면 나에게 연락해」

P 「내가 어떻게든 너의 부모님과 결판을 지어 볼 테니까...」

이오리 「흐윽...」

이오리 「프로듀서어...」 꽈악

P 「그래, 그래...」

P 「그런데, 약혼 상대는 누구야?」

이오리 「몰라」

P 「응?」

이오리 「아버님께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으셨어. 그저 주말에 만남이 있을테니 잠자코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씀 밖에...」

P 「...」

P 「... 주말? 토요일? 일요일?」

이오리 「그것도 모르겠어...」

P 「...」

P (설마, 설마 그런 일이...!)

P (주말이라면 나의 약속일과도 겹치는데)

P (아냐. 단순히 내가 지나치게 생각할 뿐이야)

P (오토나시 씨의 망상력이 옮았을 수도...)

이오리 「그런데, 프로듀서」

P 「응?」

이오리 「나,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P 「이오리?」

이오리 「좋아하는 사람, 있단 말야. 아직 그 사람한테 고백도 못 했는데... 약혼이라니... 흐윽...」

P 「...」

P 「학교의 친구?」

이오리 「아냐! 내가 유치한 동급생 남자애들에게 사랑을 할 리가 없잖아!」

P 「그럼 선배?」

이오리 「틀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P 「...」 갸우뚱

이오리 「으으읏...!///」

이오리 「」 퍽

P 「커억!」

이오리 「바보 프로듀서! 거기에서 평생 일이나 하면서 살아!」 탁탁탁

리츠코 「이오리! 기다려!」 탁탁탁

P 「하아... 하아...」

P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P 「... 응?」

아이돌 일동 「...」 지그시

P 「...」

P 「... 뭐야, 왜 다들 그런 눈빛으로 날 보는거야」

코토리 「...」

P 「코토리 씨까지...」

코토리 「... 이오리가 그까지 어필했는데 깨닫지 못하다니, 구제불능이군요」

P 「어필? 구제불능? 갑자기 무슨 소리를...」

아미 「우와아... 오빠, 깨도 너무 깬다구. 설마 그까지 둔감할 줄이야」

마미 「그래그래. 정도가 지나치다고」

P 「하아? 너희 둘까지 왜 그러는거야?」

미키 「허니는 이래서 문제라는거야」

P 「...」

Rrrrrr

P 「!」

딸깍

P 「네. 765 프로덕션입니다」

마미 「화제 돌리는 것 만큼은 신급이네」

하루카 「프로듀서 씨, 너무해요...」

P (나는 아이들이 왜 그때 그런 원망에 찬 듯한 눈빛을 보냈는지 이유를 모른 채)

P (평일의 마지막 날인 금요일을 끝마쳤다)

P (또 이오리에게는 일단 주말의 주선 자리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나에게 연락하라는 말을 남겨 놓았다)

P (왜냐하면 나 역시 이오리가 원치 않는 약혼으로 인해 불행하게 되는 건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P (허나, 일요일이 될 때 까지 이오리에게서 오는 연락은 없었다)

P (그리고...)

 

[일요일 12:00, P의 집 앞]

집사 「아카바네 도련님, 오랜만이십니다」

P 「저도 오랜만이에요」

집사 「하하, 여전히 아랫 사람에게 경칭을 쓰시는 습관은 버리지 않으셨군요」

P 「아랫 사람, 윗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나이가 높으면 경칭을 쓰는게 당연한 겁니다」

집사 「후후... 제가 기억하던 도련님과 많이 달라지지 않아 다행입니다」

집사 「그나저나 이리로 타시죠. 이제 출발하셔야 할 시각입니다」

 

부우웅...

P 「...」

집사 「...」

P 「... 주선 장소는 어디인가요?」

집사 「시내의 그랜드 호텔입니다. 주인님의 연락에 따르면 상대측 분들은 이미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P 「...」

집사 「... 내키지, 않으신건가요?」

P 「네」

P 「본래 결혼이란 서로가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행위입니다」

P 「그런 것을 기업 간의 비즈니스 역할로 삼다니요」

집사 「주인님께서는 그런 생각도 있으셨을 테지만...」

집사 「그것보다, 도련님의 아드님을 보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하셨을겁니다」

집사 「일단 주인님은 도련님 하나 밖에 자식이 없으시니까요」

P 「하하, 아버지께서요?」

P 「그럴 리가 없어요」

집사 「아닙니다」

집사 「곁에서 주인님을 오래 모셔 온 저로서는, 남몰래 주인님께서 도련님을 아끼신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P 「...」

P 「저로서는 아직 체감이 잘 되지 않는 이야기네요」

P 「아버지께서 남몰래 저를 아끼신다니, 먼 나라의 이야기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집사 「...」

집사 「이 몸으로서는, 도련님께서 장차 로열 그룹을 이끄는 우두머리가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P 「...」

집사 「물론 이 미천한 몸의 개인적인 바람일 뿐입니다」

집사 「그리 깊게는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요」

P 「... 알고 있습니다」

P 「충분히요...」

 

[일요일 12:50, 그랜드 호텔]

P모친 「P!」 탁탁탁

P 「어머니, 오랜만에 뵙습니다」 와락

P모친 「그래. 밖에서 생활하니 힘들지는 않고? 상한 곳은 없어?」

P 「네. 몸도 건강합니다」

P모친 「흑... 내가 너를 얼마나 걱정했다고... 혹시 밖에 나가 성치 않은 일이라도 당할까봐...」

P부친 「부인, 이제 됐소」 뚜벅뚜벅

P 「아버지」 꾸벅

P부친 「왔느냐」

P 「예」

P부친 「그래도 네놈의 정장 차림을 2년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긴 하구나」

P 「...」

P부친 「뭐, 일단 굳은 얼굴은 풀도록 해라」

P부친 「네녀석이 나를 싫어하는 거는 알고 있지만 여기는 주선 자리다」

P 「알고 있습니다. 어서 들어가도록 하죠」

P 「들어보니 상대방 측은 이미 도착해 있다고 하는데」

P부친 「... 흥」

P부친 「네녀석이 말하지 않아도 그럴 예정이었다」

P부친 「어이, 안내해라」

집사 「예, 주인님」

 

집사 「여기입니다」

♪~♬~♪~♬~

P 「...」

P 「도대체 이번에는 돈을 얼마나 들이신 겁니까」

P 「고작 주선 자리에 해외의 유명 악단까지 초대하다니...」

P 「아버지께서는 과소비가 너무 지나치십니다」

P부친 「시끄럽다. 또 잔소리인게냐」

P 「전 필요 없는 돈의 씀씀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뿐입니다」

P부친 「대형 그룹간의 주선 자리다」

P부친 「장차 신랑이 될 측에서 이 정도는 하지 않고서야 체면이 서지 않지」

P부친 「」 휙

P부친 「거기, 우리는 준비됬다고 알리도록 하거라」

메이드 「네. 주인님」

P모친 「그래도 마음씨 고운 아이가 왔으면 좋겠네. 그렇지 P?」

P 「글쎄요. 전 일단 약혼 파기를 목적으로 여기에 온 것이라서 말이죠」

P부친 「쯧. 쓸데 없는 말을...」

끼이익-

P부친 「아!」 활짝

P 「...?」

P부친 「미나세 회장! 오랜만입니다!」 벌떡

P 「케엑!」

P모친 「P?! 괘, 괜찮니?!」

P 「아, 괘, 괜찮아요...」

P (미나세 회장?! 미나세 회장이라고?!)

P (잠깐, 이렇게 되면 설마...)

미나세 회장 「아카바네 회장. 오랜만이군요」

P부친 「그러네요. 저번 회담 이후로 몇 년만이죠?」

미나세 회장 「4년 만이군요. 뭐, 하여튼 이번은 양가 간에 중요한 자리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합시다」

P부친 「후후, 저희야 찬성입니다」

미나세 회장 「그런데, 그쪽의... 장남분은?」

P 「」 벌떡

P 「안녕하십니까, 아카바네 P라고 합니다」 꾸벅

미나세 회장 「그래요, 저도 반갑습니다」

미나세 회장 「흠... 꽤나 잘생긴 분을 아들로 두셨군요. 아카바네 회장」

P부친 「하하, 감사할 따름입니다. 헌데 미나세 회장의 따님분께서는 어디에?」

미나세 회장 「신도, 데리고 들어와」

P (시, 신도라고?!)

신도 「예」

신도 「아가씨, 들어가셔야 합니다」 속닥속닥

? 「시, 싫다고. 싫단 말야」 속닥속닥

P (자, 잠깐... 이, 이 목소리... 어디서 분명...)

P부친 「... 미나세 회장?」

미나세 회장 「... 음, 그 죄송합니다」 삐질삐질

미나세 회장 「사실 제 딸이 오기 싫어하는 걸 겨우겨우 끌고 온 참이라...」

P부친 「아아, 이해합니다. 어린 따님분이시라면 충분히 거부감이 들 수 있겠죠」

미나세 회장 「신도!」

신도 「예, 예. 주인님」깜짝

신도 「아가씨, 주인님께서 화나실 수도 있습니다. 빨리...」 속닥속닥

? 「우으으...」

신도 「주인님께서 샤를을 여기에 들고 오는 것 까지 허락해 주셨지 않았습니까」 속닥속닥

? 「알겠어, 알겠다고...」 추욱...

P (지, 진짜...)

P (진짜야?!)

? 「」 스윽

? 「」 뚜벅뚜벅...

P (거, 짓말...) 쩌억

미나세 회장 「이 중요한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다니, 뭐하는 짓이냐!」 버럭

? 「...」

P부친 「자자, 그렇게 화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나저나 참 귀여운 따님이군요」

미나세 회장 「죄송합니다. 아직 철이 들지 않은 모양이라...」

P부친 「괜찮습니다」 휙

P부친 「이름은 어떻게 되시나요, 아가씨?」

이오리 「미나세... 이오리... 라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추욱

P (...)

P (하하...)

P (... 이거)

P (꿈... 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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