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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네 「오야?」

댓글: 14 / 조회: 2306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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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6, 2015 23:41에 작성됨.

타카네 「오야?」

치하야 「아, 시죠씨」

타카네 「드문 일이군요, 치하야를 옥상에서 볼 줄이야」

치하야 「그러고보면 옥상, 좋아하셨죠」

타카네 「예에, 좋아합니다」

치하야 「……」

타카네 「……」

 

 

 

타카네 「오늘은 달이 참 밝습니다」

치하야 「그렇군요, 보름달이네요」

타카네 「에에, 보는 것만으로도 풍족해지는, 그런 기분입니다」

치하야 「시죠씨는 달구경, 좋아하셨죠」

타카네 「네, 그렇습니다」

치하야 「……」

타카네 「치하야도 달구경, 좋아하시나요」

치하야 「아니오, 달구경은 그다지」

타카네 「그럼 오늘은 혹시 다른 용무로 옥상에…?」

치하야 「아니오, 하지만 오늘은 달을 보러 왔습니다」

타카네 「그렇군요」

치하야 「예에…」

타카네 「……」

 

 

 

타카네 「치하야,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요?」

치하야 「…그다지 …시죠씨는, 무슨 생각을?」

타카네 「저는 오랜만에 가족 생각을 잠시」

치하야 「가족… 그러고보면 시죠씨,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안 하시는 편 아니신가요」

타카네 「에에, 사정이 있어서…」

치하야 「죄송합니다, 더는 안 물어보겠습니다」

타카네 「후훗, 상냥하시군요」

치하야 「예전에도 한 번, 시죠씨가 그러셨으니깐요. 서로 알지 않아도 되는 게 있다고」

타카네 「……」

치하야 「……」

 

 

 

타카네 「종종, 생각합니다… 제가 두고 온 가족들은, 무엇을 할까, 하고」

치하야 「…?」

타카네 「저 위에 서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왔고, 제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만, 역시 그립군요」

치하야 「……」

타카네 「제가 없는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치하야 「그런 거, 중요할까요」

타카네 「……」

치하야 「가족의 누군가가 없어도, 가족들은 알아서 잘 살아가요」

타카네 「그렇습니다」

치하야 「가족이란 거, 사실 피를 나눴을 뿐이지, 개개의 사람일 뿐이잖아요, 당연하죠, 누군가 없어도 잘 살아가는 건」

타카네 「그렇습니다」

치하야 「그런데 그 사소한 이유 하나로 많은 일이 복잡해지고, 피곤해지고,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카네 「그렇습니다, 만」

치하야 「……」

타카네 「……」

 

 

 

치하야 「죄송해요 시죠씨, 이상한 얘기를…」

타카네 「아닙니다, 신경쓰지 마시길」

치하야 「……」

타카네 「치하야라면 할 수 있는 얘기, 라고 생각합니다」

치하야 「…동정이신가요」

타카네 「그렇습니다」

치하야 「……」

타카네 「혹시 동정은 싫어하시는지요」

치하야 「유쾌하진 않네요」

타카네 「동정, 연민…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치하야 「그건 그렇습니다」

타카네 「…제 가족들은 아마, 저를 동정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치하야 「……」

타카네 「어째서, 괜히, 저 고생길을, 스스로, 아니 혼자서, 선택했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치하야 「아닐지도 모르죠」

타카네 「그럴지도 모르죠」

치하야 「……」

타카네 「……」

 

 

 

타카네 「가족들은 제가 없어도 잘 살아갑니다, 그 또한 치하야의 생각일 것입니다」

치하야 「글쎄요, 실제로 그러니깐 말이죠」

타카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그러고 있습니다만, 가슴 한 켠에는 구멍이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걸, 잘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치하야 「……」

타카네 「마치 치하야처럼, 말이죠」

치하야 「아니, 저는…」

타카네 「……」

치하야 「저는…」

타카네 「죄송합니다, 제 생각을 강요했군요」

치하야 「……」

타카네 「저는 말이죠, 저도 가족을 그리워하고, 그렇기에 가족도 저를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기로 했습니다」

치하야 「믿는다고요」

타카네 「네, 믿는 것입니다, 단순히… 단순히 그들이 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믿을 뿐입니다, 그 뿐입니다」

치하야 「이상하네요 뭔가」

타카네 「원래 믿음이라는 것은 이상한 것 아니겠습니까, 기묘하고, 신기하고, 후훗」

치하야 「……」

 

 

 

치하야 「……」

타카네 「……」

치하야 「…저도 사실은, 가족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타카네 「…」

치하야 「시죠 씨와는 달리, 복잡하고 귀찮고 번거로워서, 떨쳐버리고 싶어서, 그래서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타카네 「…그럴 수 있죠」

치하야 「하지만 저만 그러니 말이죠, 정말, 지긋지긋해요」

타카네 「……」

치하야 「용서, 용서라고 하니 이상하지만, 납득, 그래요 납득, 납득 할 수 있을 거 같으면서, 납득하지 못하겠어요」

타카네 「그렇군요」

치하야 「저만 이상한 거 같군요, 시죠씨도 가족을 그리워하고, 다른 멤버들도 모두 가족들과 잘 지내고, 사실 그렇죠, 가족이랑은 친하고 잘 지낸다가 맞는 거겠죠, 그런데 저만이 이렇게」

타카네 「그건, 아닐 겁니다」

치하야 「……」

타카네 「모두 다양한 사람이 있듯, 모두 다양한 생각과 믿음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옳고 그른 것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치하야 「…강하시네요」

타카네 「아니오, 이 또한 그저 제 개인의 생각일 뿐입니다」

치하야 「…궤변같네요」

타카네 「후훗, 그럴 지도요」

치하야 「뭐에요, 정말…」

타카네 「후후훗」

치하야 「…후훗」

 

 

 

타카네 「키사라기 치하야, 당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가족을 떠났습니다, 그렇기에 보이는 것이 있을 겁니다」

치하야 「그런 게 있을 리가」

타카네 「그렇기에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먼저 보고, 먼저 혼란해 하고 있을 뿐입니다… 가족을 떠나서나 보이는 것들이 사람들에겐 있습니다, 단지 그 뿐인 사실. 그러니 당황해하지 마시고,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해지십시오. 당신의 감정은 틀리지 않습니다, 당신에게만큼은」

치하야 「……」

타카네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두려워하진 마십시오」

치하야 「그걸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나요」

타카네 「왜냐하면 괜찮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괜찮을 것입니다」

치하야 「안 괜찮으면 어떻게 되죠?」

타카네 「그럴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좀 어리광을 부립시다」

치하야 「어리광이라니」

타카네 「왜냐하면 사람, 혼자 사는 생물은 아니기에, 같이 모이면 괜찮아집니다」

치하야 「무슨…」

타카네 「그렇기에 우리는 친구, 동료, 연인, 가족을 만드는 거 아니겠습니까」

치하야 「……」

타카네 「그렇기에 우리는 친구, 동료, 연인, 가족의 일 때문에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치하야 「낙천적이시네요」

타카네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치하야 「시죠 씨가 그저 강한 거 아닐까요」

타카네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단지」

치하야 「…?」

타카네 「단지, 여러분들과 함께 걸어가는 지금을 믿고 있을 뿐입니다」

 

 

 

치하야 「엣취!」

타카네 「날이 추우니 슬슬 들어가는게 좋겠습니다, 치하야」

치하야 「그, 그렇네요… 시죠씨는?」

타카네 「저도 슬슬 돌아갈까, 하고 있었습니다」

치하야 「아, 그럼…」

타카네 「같이 라-멘이라도 어떻사옵니까?」

치하야「에」

타카네 「이런 날씨엔, 딱 좋습니다」

치하야 「시죠씨, 스스로 관리하셔야죠」

타카네 「이 정도야 괜찮지 않겠습니까」

치하야 「…저녁, 분명히 드셨지 않았나요」

타카네 「이 정도야 괜찮을 겁니다」

치하야 「이것도 믿는 건가요」

타카네 「아니오, 이건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옵니다」

치하야 「풋」

타카네 「후후훗 …그런 고로 같이 어떻사옵니까?」

치하야 「…가죠」

타카네 「종종 이렇게 둘이서 먹는 것도, 좋겠죠」

치하야 「그렇네요」

보름 달을 뒤로 두 여자가 등을 돌린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추석이라 타카네 쿨타임이 찼고, 왠지 가족이라는 테마로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해서 즉흥적으로 써봤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타카네와 치하야만이 일반적인 가족 구성 모습과는 조금 다르군요. 이런 공통점이 있다니! 싶은 느낌으로 써보았으니, 잘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이 글의 배경시점은 대략 애니마스 거의 끝에서 극장판 애니마스 사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거 같네요! 

 

그리고 여러분 다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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