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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의 청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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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3, 2015 12:00에 작성됨.

"흠, 그렇군......"

"프로젝션 맵핑이라......그래서 그게 뭐야?"

프로듀서 오빠가 소개해 준 새 일거리는 프로젝션 맵핑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것

"아, 상당히 재미있는 기획이야. 건물 등의 모양에 맞춰서 CG 영상을 투영하는 거지. 무대가 하나의 영상이 되는 느낌이랄까?"

"우와, 이거 엄청 재미있겠다!"

이걸 사용하면 한 편의 영화처럼 라이브를 할 수 있을지도! 지금부터 아미 요원은 무대의 구상에 들어가겠습니다!

"그래서, 너희들 두 사람, 해 볼 생각이지?"

""할래!""

이런 재미있어 보이는 걸 놓칠 수는 없지요~

 


"와아~ 세트장, 엄청 커!"

"지금부터 연습한다면 크리스마스 전까지 기간에 맞출 수 있을려나?"

마치 거대한 성을 연상시키는 세트장. 나중에는 이곳이 라이브 무대가 되겠지. 기, 기분 끝내준다!

"뭐, 사실 각본은 이미 준비되어 있어. 나머지 세세한 부분은 너희들이 채워넣는 거야"

"OK! 마미 요원, 지금 당장 시작합시다!"

"알겠습니다 아미 요원! 후타미 자매 GOGO인 겁니다!"

과장스럽게 말하며 연습에 바로 돌입! 기간은 2주 정도! 쌍둥이 자매의 싱크로를 보여주겠어!

'그리고...나를 어린애 취급한 그 바보에게도 아이돌이라는게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주겠어!'

 


"코이즈미 미즈키. 지금은 저녁 먹을 시간이야. 어서 TV 끄고 식탁으로 오렴!"

"네에~!"

식탁에는 이미 아빠와 엄마가 기다리고 계셨다. 식사 도중에 가족끼리 소통이 많은 가정은 우리 집을 제외하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아빠와 엄마는 수다쟁이다

"그러고보니까 얘, 이번에 그 후타미 자매 둘이서만 하는 이벤트 무대 같은게 또 있다더구나. 크리스마스 전에 열릴 거라는데?"

"너는 학교에서 뭐 들은 거 없니?"

"그런 건 당연히 이벤트 당일 날 전까지는 적당히 소문만 퍼뜨리는 거잖아. 스포일러는 그쪽 입장에서도 싫을걸?"

아빠와 엄마의 주된 관심사는 역시 같은 학교에 다니는 765프로 올스타즈의 그 두 쌍둥이다. 뭐,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개구쟁이였던 아이들이 지금은 엄청나게 유명한 아이돌이니까 말이지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 지금보다 더 바빠진다면...아마 만나기도 힘들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씁쓸하다. 어린 시절에는 같이 자주 놀고는 했는데, 주변의 시선 때문에 점차 성으로 부르기 시작하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논다는 의식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이젠 소꿉친구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관계지

'아미 녀석에 대해선, 지난번에 마미를 맞출 뻔한 것 때문에 더 욕 먹었고'

"정말 사람의 인생이라는 건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니까, 그 아이들이 아이돌이라니. 그 덕에 후타미 씨 댁도 그 쌍둥이를 보려고 오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래요"

"미즈키, 너도 아이돌 해 볼 생각 없냐? 이 아빠가 네 엄마 같은 미인을 만나서 꽤 곱상한 외모의 아들을 낳아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싫어요. 아이돌이라는 건 연애 금지잖아. 난 좋아하는 축구나 하면서 여친 사귀고 그럭저럭 즐겁고 평범한 청춘을 즐길거야"

물론 축구 실력도 그렇게 좋다고 볼 수도 없고, 여친도 없지만. 후타미 자매도 지금은 즐겁겠지만 나이를 먹으면 아이돌에 싫증이 날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감시당하는 듯한 삶 같은 거, 뭐가 즐겁겠냐. 아이돌의 사생활에 관심 많은 기자들이나 팬들도 한둘이 아니고, 그냥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 고소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악플을 다는 얼간이들도 인터넷에 넘쳐나는데

"그 쌍둥이들과는 이제 안 어울리는거냐? 어린 시절에는 둘 중 하나가 네 신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아빠, 멍청한 기레기들과 팬들은 그것만으로도 스캔들이라며 지랄발광을 떨 거야. 난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건 사절이거든? 그리고, 그 녀석들도 연예계에서 나보다 잘생기고 멋진 남자들 여럿 만나볼텐데, 내가 눈에 들어오기는 하겠어?"

스스로 말하고 나니 자괴감이 든다. 나도 어디가서 꿀리지는 않는다 생각했지만, 그 녀석들이 아이돌이 되니까...내 손이 닿지 않는...아주 먼 곳으로 가버린 느낌

"그리고...잘 먹었습니다"

"어라? 더 안 먹니?"

"오늘은 별로 생각없어"

방에 들어가서 게임이나 할까, 하고 방문을 열었을 때였다. 진동 상태인 내 핸드폰이 책상 위에서 우우웅, 거리며 울리고 있었다. 응? 누구 전화지?

"여보세요"

[야, 미즈키! 이렇게 전화하는 건 오랜만이지?]

"......후타미 아미?"

거의 1년만에 걸려온 전화. 그런데, 이 녀석이 갑자기 무슨 일로 나에게 전화를...?

[너, 지난번에 나 보고 그냥 꼬맹이라고 했겠다...! 2주 후, 우리 이벤트 있거든?! 너 그때 꼭 보러 와! 알겠어?! 네가 무시한 내가 얼마나 대단한 아이돌인지 알려줄테니까!]

네가 얼마나 대단한 아이돌인지는,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조금 솔직하지 못한 내 입에서는 또 다른 말이 흘러나온다

"TV로 볼 거야. 티켓값 내기도 아깝고. 괜히 사람들 많은 곳에 가기 귀찮아"

[티켓값 내기가 아깝다니?! 아미짱, 완전 쇼크! 너 어디 라이브 공연 같은 거 보러 간 적 한 번도 없는거야?!]

"어차피 TV 틀면 지긋지긋할 정도로 나오는게 너희 아이돌인데, 귀찮게 공연 보러 갈 필요 없잖아. 인터넷이나 TV로도 충분히 볼 수 있어"

[안 돼! 안 돼! 그래서는 내 자존심이 용납 못 해! TV로 보는 것과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는 건 그 느낌부터 다르다구!]

이 녀석, 오늘따라 왜 이러는 걸까? 단순히 자존심 때문에? 아니면......아니, 그런 건 아니겠지

"그럼 티켓 하나 직접 보내시던지. 공짜티켓이라면 가 줄 수 있거든"

[우으으으...내가 왜 이 녀석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좋아! 하나 주겠어! 그러니까 꼭 와! 친구들과 함께 오더라도 꼭 와!]

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자기 할 말만 다 하고 끊어버리는 나쁜 습관은 여전하네. 이러고도 아이돌이 되기 전부터 친구들은 나보다 더 많다니, 사기잖아. 왜 이렇게 사랑받는 건데, 이 녀석은......

"그래도...보기 드문 공짜 티켓이니까...한 번쯤 가주기로 할까..."

그보다 크리스마스 전이라면 꽤 춥지 않으려나? 코트, 꽤 두꺼운 걸로 차려입고 가야겠네

 

 

 

남자애가 코이즈미 닮아서 코이즈미 미즈키. 이츠키와는 다르다! 이츠키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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