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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명함! 경찰을 부르는 나의 프로듀서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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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0, 2015 13:28에 작성됨.

"그럼 다녀올게요!"

"다녀오렴, 우즈키!"

집으로 돌아온 뒤, 간단한 짐만 챙기고 아이돌 양성소로 달려갑니다. 제가 다니는 아이돌 양성소의 이름은 도쿄 아트 스쿨. 이 근처에서 가장 큰 양성소 중 하나예요

"저 왔어요!"

"아, 어서오렴 우즈키. 오늘도 일찍 왔네?"

양성소에 들어오면 트레이너 선생님이 가장 먼저 반겨주십니다. 몇 년 동안 다니면서 사이가 많이 좋아진 사람들 중 한 명이에요! 그런데, 오늘따라 어째서인지 표정이 어두워 보입니다

"저기, 우즈키...아코가 어제부로 나갔단다...수험에 집중하고 싶다나봐"

"아......그렇군요"

아코 언니도 나갔으니, 이제 제 동기들은 아무도 없어진 거네요......트레이너 선생님이 절 걱정하십니다. 이, 이럴 때는 웃어야죠! 네, 선생님도 힘드실텐데, 계속 걱정끼쳐 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그, 그런가요?! 아하하, 어, 어쩔 수 없는 거네요. 아코 언니는 이제 3학년이고, 수험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래......일단, 가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오렴"

탈의실로 이동하던 도중, 벽보에 붙어있는 사진이 보입니다. 저까지 포함해서 총 10명이었던 후보생. 그 중에서, 이제 남은 건 저 하나 뿐. 모두 다 같이 노력해서 언젠가는 꼭 아이돌이 되자고 했었지만...다들 계속되는 실패에 절망하고 포기해버렸습니다

'나는...포기하고 싶지 않아...'

아이돌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째서인지, 그 시작이 무엇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어린시절부터, 그 반짝이는 무대 위에서 저도 춤추고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만이 제가 아이돌이 되고 싶은 계기가 되었다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옷을 다 갈아입고 온 뒤에 연습실로 돌아오면 선생님은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뭐, 그러면 스스로 연습을 해야겠죠. 기본적으로 스트레칭부터 이제까지 배워온 스텝 연습까지 해야 할 것은 많습니다...저, 아이돌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까요

그렇게 2시간이 흐른 걸 자각한 뒤에는, 양성소 내에서 목욕을 한 뒤, 다시 교복을 입고서 346 프로덕션으로 이동합니다. 346 프로덕션은 전통의 대형 프로덕션으로 많은 배우와 가수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이돌 부문은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이미 그 영향력은 크고 대단합니다

저도 지난번의 라이브에서 스탭으로 참가했었으니까요. 그때 죠가사키 씨, 코히나타 씨, 토토키 씨, 카와시마 씨 등의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진은 절대로 지울 수 없을 거에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무대 위에서 춤춘 그분들의 사진을 그만큼 가까이에서 찍을 수 있는 건 해당 아이돌의 팬카페 회장도 자주 하기 힘든 것이니까요

"여기가 346 프로덕션...역시 크다..."

오늘 이 346 프로덕션에 온 것은 신데렐라 오디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꼭 붙어서 데뷔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제는 사라져버린 동기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양성소에서 보냈던 시간은 절대로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그녀들이 꿈을 되찾고 아이돌이 되기를 소망하며 돌아왔으면 좋겠다는...그런 작은 소망을 품고서, 저는 오디션장 안을 찾아 걸어갔습니다

 


"다음, 72번. 시마무라 우즈키 양?"

"네!"

4명의 면접관 분들의 앞에 서면 역시 긴장됩니다. 그래도, 미소를 지어야죠. 좋은 인상을 보여야, 이 살인적인 경쟁률 속에서 선택되어 발탁될 수 있으니까요

"우선 시마무라 씨는 뭐 특기나 개성이라고 할 만한게 있습니까?"

"에...딱히 그런게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미소만큼은 자신 있어요!"

우즈키 더블피스! 하지만 면접관 분들의 표정은 딱히 별다르지 않습니다. 무심한 듯, 냉정하게, 상품을 평가하는 눈초리. 그 눈초리들과 마주할 때는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작은 한숨소리가 나올 때는...마치, 저의 가치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아서...

"그거 이외에는 더 없습니까?"

"아...저는 아직 제가 뭘 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하지만, 시켜만 주신다면, 뭐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시마무라 양. 뭐든지 열심히하겠다는 말은, 전부 하고 싶지 않다는 말과 같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데, 열심히 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까?"

"......"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런 맹점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으니까요. 아마도, 이번 면접 또한, 저는.......

"시마무라 양, 안타깝지만 당신은 탈락입니다. 다음 번호의 대기자 분, 와주세요!"

"......"

탈락, 해버리고 말았네요

 


"......다녀왔습니다"

"어서오렴, 우즈키"

집에 돌아오면 마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얼굴에는 쓴웃음이 가득하십니다. 아마도, 지금 제 표정을 보고 결과를 바로 알아차리신 모양이겠지요

"이번에도...떨어졌구나?"

"네......"

마마가 끌어안아주십니다. 따뜻한 품 안. 무심코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았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우즈키는 언제나 성실하고 노력하는 아이니까, 계속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아이돌이 될 수 있을거야, 그렇지?"

"네...! 저, 열심히 할게요...! 좀 더, 좀 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꼭 아이돌이 될 거에요!"

"그래, 그래. 우리 우즈키는 언제나 열심히 하는 아이니까"

열심히만 하는 아이가 아닌가요? 라는 생각이 솟아올랐지만, 그것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마마에게 그런 말을 했다간, 제가 원하는 답변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마마가 난처해할 것 같아서...만약 그것과 마주한다면 정말로 무너져내릴 것 같아서

"그럼...전 이만 방에 돌아가서 쉴게요..."

그저, 다시 내일 또 열심히 하자라고 자신을 위로하며 침대에 쓰러질 뿐이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오디션에 떨어져 슬펐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슬픔도 씻겨나갑니다. 계속 그 슬픔에 발목이 붙잡혀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요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지 않으면, 저도 결국 포기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어요. 저도 포기해버리면...그동안의 시간이 전부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리니까,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달칵, 트레이너 선생님과 스트레칭을 하던 도중 들려온 문을 여는 소리. 어두운 풍경 속에서, 드러난 그는 거대한 체구에 험악해 보이는 인상의 남자

"누, 누구세요? 볼 일이 있으시다면 접수처에서 봐주시겠습니까?"

"아뇨,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그는 선생님께 명함을 건네고 제게 다가왔습니다. 가까이 올 수록 훨씬 더 그 체격이 커보이고 무서운 얼굴이었습니다. 대, 대체 이런 처음보는 사람이 제게 무슨 볼 일이 있다고 찾아오신 건지......

"시마무라 우즈키 양. 아이돌 데뷔, 해보실 생각 없습니까?"

"......예?"

 

 

 

사실 우리같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대천사 우즈키엘! 오오! 우즈키엘! 이러겠지만, 신데마스 세계관 속의 입장에서 보자면 우즈키는 노래도, 댄스도, 사교성도, 리더십도, 특출난 개성도 없는, 그냥 미소 빼고는 별 볼일 없는 아이니까 그렇게 좌절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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