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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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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8, 2015 22:17에 작성됨.

* 유키호 「다들....뭔가 이상해」 와 이어집니다. (이걸로 완결)

 

타카네 「흐음.....그렇습니까」

유키호 「네에.....」

 

원래는 시죠씨에게 사건의 이해에 필요한 정도만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그걸 듣고도 부족하다는 듯 무언의 요청을 해서, 결국 그 동안 있었던 일들과, 제 생각까지 전부 이야기해버렸어요.

 

타카네 「치하야가 하루카에게 품고 있는 마음이 사랑, 이라.....」

유키호 「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니까요! 그, 틀릴 수도 있어요」

타카네 「어쩌면 하루카도 그럴 수도 있다는 건가요」

 

에, 지금 시죠씨가 무슨 말씀을 하는 거죠? 치하야쨩이 일방적으로 하루카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있던 게 아니였던 건가요!?

 

유키호 「하, 하루카쨩도요!?」

타카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잠깐 주위를 이리저리 돌아보던 시죠씨는 다시 이쪽으로 다가와 소근거렸습니다.

 

타카네 「어느 날 하루카가 복잡한 표정으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길래, 말을 건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시죠씨의 이야기. 그에 의하면, 하루카쨩은 전부터 치하야쨩에게 자기도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을 품고 있었으며, 요즘 치하야쨩이 갑자기 배틀을 신청한다던가 같은 이상한 일들을 벌여서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혹시 내가 싫어져서 그러는 게 아닐까하고 종종 생각하기도 한다고.....

 

유키호 「저는 하루카쨩의 마음도.....사랑이 아닐까 생각해요」

 

두 사람의 마음이 같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둘 다 그 감정을 자각하지 못한 체 괴로워하며 끝날 뿐입니다. 동료가 괴로워하는 걸 그대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요. 이런 저라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데.....방법, 그럴듯한 방법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에, 에잇! 그냥.....그냥 뭐라도 좋으니까 두 사람을 불러놓고 둘이 사랑하는 거라고 외쳐버리기라도 해야.....아, 아 아니, 너무 답답해서 그런지 이상한 생각을 해버렸습니다. 우우, 반성-!

 

타카네 「.....그렇군요」

 

부끄러움에 붉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인 저에게, 시죠씨의 진지한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저- 자기 혼자만 잔뜩 말하고 정작 시죠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지 않았네요.

 

유키호 「시, 시죠씨」

타카네 「네」

유키호 「죄송해요」 꾸벅

 

아무리 답답했다해도 저 혼자서만 무작정 떠들다니 상당한 실례를 저질러버렸네요....이, 이것도 반성해야겠어요

 

타카네 「어느 걸 말씀하는 건지요?」

유키호 「저 혼자서만 너무 말한 것 같아서....」

타카네 「들려달라고 말한 건 저이니, 신경 쓰실 건 아무 것도 없답니다」

유키호 「아, 네.....」

타카네 「그건 그렇고, 무슨 일인가요?」

유키호 「시죠씨는 두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타카네 「저 말입니까?」

 

시죠씨는 그 말을 끝으로 시선을 옆으로 돌렸습니다. 그러고는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듯 눈을 가늘게 뜨다가, 다시 이 쪽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타카네 「사람의 마음은 한 치도 알 수 없는 법. 그렇기에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 입니다만」

타카네 「아무래도 두 사람은 서로를.....걱정하고 있는 게 아닐까 사료됩니다」

유키호 「걱정인가요.....」

 

예에. 시죠씨는 먼저 짧게 대답한 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다시 말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타카네 「하루카는 하루카대로, 치하야는 치하야대로 서로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을까, 밥은 제대로 챙겨먹고 있는 걸까 같은 걸로 머릿 속이 가득한 게 아닐련지요?」

타카네 「후훗, 실제로는 별 일 없지만 말이죠.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게 두 사람에게 있어서 독이 되는 건지도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곤 합니다」

유키호 「저어.....그러면 그것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걸까요?」

타카네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 둘이 서로를 걱정하는 건 어디까지나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이라고.....아, 미안하군요」

유키호 「아, 아니요! 어떻게 사람 마음이 전부 똑같을 수 있겠어요」

 

결국 시죠씨도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들어본 사람들의 생각 중에서는 가장 나았긴 하네요.

 

유키호 「우우....아무래도 저 혼자서 이상한 생각을 해버린 것 같네요」

타카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말한 것도 어디까지나 추측. 두 사람의 마음은 그 두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요」

유키호 「하지만 하루카쨩도 치하야쨩도 전혀 모르는 것 같아요.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 지.....」

 

그러자 시죠씨는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타카네 「당신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키호 「네?」

타카네 「우리가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도 결정하는 건 두 사람의 몫입니다」

 

그렇네요, 옳은 말입니다. 혹시 만약이라도 제가 작정하고 두 사람에게 그 마음은 사랑이다, 라고 외쳐도 그게 자기 마음이 아니면 아무 소용 없는 일. 하지만, 과연 그 두 사람도 언제쯤 그걸 알 수 있는 걸까요. 그 때가 몇날 며칠이 될 지는 미지수. 이대로 영영 알 수 없게 될 가능성도 꽤 있습니다. 그 점이 두 사람을,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저를, 어쩌면 여기 있는 사람들조차 괴롭게 합니다.

 

유키호 「그, 그렇지만 저는 도움이 되고 싶어서.....」

타카네 「보는 입장에서 괴롭더라도, 이럴 때는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시죠씨가 다시 한 번,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제 마음을 통째로 꿰뚫어보는 것만 같아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타카네 「뭐, 이렇게 말한 저도 결국 끼어들고 말았습니다만.....하여튼, 더 이상 간섭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그 말이 끝나는 순간, 시죠씨의 손이 제 손을 슥 감쌌습니다. 부드럽지만 조금 서늘한 감촉에 흠칫 놀라고 마는 저.

 

유키호 「우, 와앗!?」

타카네 「그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걸로 조금이라도 속이 풀리셨으면 좋겠군요」

 

붙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면서 이 쪽을 바라보고 생긋 웃는 시죠씨. 어째서인지 저는 거기에 얼굴을 새빨갛게 불태우며 우물쭈물하다, 겨우 대답을 마쳤습니다.

 

유키호 「....가, 감사해요....」

 

.....

 

하루카 「....치하야쨩....!」

치하야 「!?」 당황

 

그렇게 마음 속에서 냅두자, 라고 결론을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하루카쨩이 아주 바짝 긴장한 얼굴로 자기 앞에 있는 치하야쨩의 손을 잡는 걸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지만, 이걸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가득 들어서- 결국 방해가 되지는 않도록 몰래몰래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하루카 「저기 있지....실은 말야, 나.....」

치하야 「.....하루카....?」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호기심이 더 강했습니다. 조금 멀리 있어 들릴 듯 말듯 들려오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니 꽤 심상치 않습니다. 이미 여러 번 헛된 기대를 하다 고통받았던 저이지만, 이번엔 하루카쨩 쪽이니까 조금은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카 「치하야쨩이랑 똑같아, 아니- 전부터 그랬었어」

치하야 「그렇다는 건 나처럼 여기가 아팠어?」

하루카 「응」

 

바깥에 제가 숨어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두 사람밖에 없는 지금. 서로는 뺨을 붉힌 체 각자의 눈 앞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때와는 또 다른 고백의 한 장면이 순간적으로 제 머리를 스쳐갑니다.

 

하루카 「치하야쨩은 왜 그러는 지 알아?」

치하야 「여러가지로 고민해봤지만,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봤지만 여전히 모르겠어」

하루카 「그렇구나. 나도 한동안 이 아픔의 정체를 몰라서 고생했었어」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아. 그렇게 말하며 하루카쨩이 작게 웃었습니다.

치하야 「정말? 그럼 나한테도 알려주지 않을래?」

하루카 「응. 안 그래도 그럴려고 했어」

 

그전에 잠깐만. 하루카쨩이 잠깐 숨을 깊게 들이쉬다, 내뱉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서 확실하게 말해주려는 것이겠지요. 저는 모서리를 꽈가각 힘주어 붙잡으며 떨어질 말을 기다렸습니다.

 

하루카 「병원에 가자」

 

치하야 「에」

 

하루카쨩!!!!!!!!!!!! 다시 세운 기대가 산산히 무너진 저는 온 몸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모서리를 잡고 있어서 그나마 넘어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엇습니다만, 별로 기쁘지 않았습니다.

 

치하야 「병원이라면 이미 갔다왔어. 아무 이상 없다고 하는 걸」

하루카 「그 쪽이 아니야」

치하야 「그러면 어떤건데?」

하루카 「우린, 상담이 필요한거야」

 

이번엔 그 쪽인거니!!!!!!!

 

치하야 「.....」

하루카 「역시 다른 사람들 시선이 걱정되지? 나도 그랬어」

하루카 「하지만 타카네씨가.....」

 

시죠씨!!!!!!!!! 그나마 믿었던 시죠씨조차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치하야 「그런......」

하루카 「우리 둘은 확실히 친한 친구야」

하루카 「하지만 언제까지고 서로를 걱정만 할 수는 없는 거겠지」

치하야 「그건, 그래. 하지만 이 마음은, 아픔은 나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걸」

하루카 「그러니까 상담이 필요한 거야. 괜찮아, 들키지 않고 다녀올 수도 있으니까」

 

아니야, 아니야, 그게 아니야!!!!!

 

유키호 「아니야!!!!!」 후다닥

 

하루카 「에.....유키호?」

치하야 「하, 하기와라씨?」

 

아, 아.....그만 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두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두 사람의 시선이 이 쪽에 일제히 향해서, 부끄러움과 뻘쭘함에 등에서 식은땀이 주륵 흘렀습니다.

 

유키호 「틀렸어, 전부 틀렸어. 그게 아니야」

 

하지만.....하지만.....이대로 물러설 수 없어요! 에, 에잇!

 

하루카 「그, 그건 또 무슨 말인데」

치하야 「하기와라씨는 알고 있는 거야?」

유키호 「.....응」

 

유키호 「잘 들어줘」

유키호 「그것은」

유키호 「사랑이야」

 

지금까지 마음 속에 꾹꾹 눌러담았던 말을 토해내는 순간, 엄청난 해방감과 겨우 할 말을 했다는 기쁨이 그 자리에 대신 가득 들어찼습니다. 그렇지만, 이걸로 끝나는 건 아니죠.

 

하루카 「......」

치하야 「......」

 

두 사람은 짜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이 놀란 얼굴로 쩍 굳어서는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 과연 이 다음으로 어떤 말이 나올 것인가!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두 사람을 응시했습니다.

 

하루카 「아, 아하하하.....」

 

겨우 스턴 상태에서 풀린 하루카쨩이 곤란하다는 듯 웃었습니다. 그러고는.....

 

하루카 「유키호쨩도 차암....노, 농담도 잘한다니까」

유키호 「......으응?」

치하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설마 우리들이 서로 사랑하고 있을 리는 없겠지」

유키호 「」

하루카 「여자끼리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들이 그런 마음을 품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해봤는 걸」

유키호 「」

 

......이젠 저도 모르겠어요. 정말, 진짜로. 틀렸어요. 모든 게, 틀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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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X력 가득한 사무소에서 영원히 고통받는 유키호.......저는 유키호 안티가 아닙니다 유키호 안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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