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초명함! 경찰을 부르는 나의 프로듀서 8

댓글: 1 / 조회: 1114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9-18, 2015 13:29에 작성됨.

사람 간의 관계는 이어지고,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하며 변해간다고 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장소의 유무에 따라, 그런 식으로 변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의 삶이 영원불멸하지 않듯이, 관계라든가, 인연이라든가도 언젠가 그 한계를 맞이하겠지요

하지만, 이건 너무 빨랐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타카가키 카에데의 담당에서 빠져줬으면 하네"

"......예?"

한순간, 커다란 망치로 머리를 강하게 한 방 얻어맞은 듯 했습니다. 이마니시 부장님은 저에게 타카가키 카에데 씨에게서 멀어지라고 명령을 내리신 겁니다

"잠, 갑자기...어째서, 그런 결정이 나온 건지...설명해주시겠습니까?"

제가 무언가 실수를 한 것입니까? 아니면 또다른 외부적인 문제나,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한 겁니까?

"자네도 알고 있다 생각한다만, 아무래도 자각하지 못 한 듯 하군. 하긴, 무리도 아니지.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아직 불안정한 부서였으니, 아이돌과 담당 프로듀서의 접점이 많을 수 밖에 없었어. 아직 젊은 남녀끼리, 같이 여러 일을 함께 해오면, 그 사이에서 정(情)이 싹 터도 이상하지 않겠지...바로 그게 문제인거야"

정이 싹 튼다? 아닙니다. 저는 타카가키 씨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서 프로듀서로 남아있던게 아닌......

"자네도 슬슬 눈치챘을 거라고 생각하네. 주변에서 보기에, 자네 두 사람은 가까워도 너무 가까워. 단순히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가 아니야. 너무 가까웠기에, 본인들조차 자각하지 못 하고 있었겠지"

"......"

저는 프로듀서. 타카가키 씨는 아이돌. 아이돌은 모두의 우상. 그 우상은, 단 한 사람만의 것이면 안 되는 것이었다는 걸, 잊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 346은 아이돌이라는 상품을 대중에게 파는 엔터테이먼트 그룹일세. 상품에 마이너스 요소가 나오기 전에 이쪽에서 어떻게든 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거지. 자네에겐 정말로 미안하네. 타카가키 양에게는 내가...

"아뇨...제가 담당이니까...제가 하겠습니다"

가슴 속이 답답하고 먹먹해집니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제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히 저 때문에 타카가키 씨에게 이상한 루머나 스캔들이라도 터진다면...그녀의 앞길을 막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스스로 매듭을 짓겠다는 그 성실함은 분명 자네의 장점이겠지. 하지만, 타케우치 군. 언젠가 자네의 그 성실함이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결과를 낼 수도 있을거야"

"......"

"자네는 아직 젊네. 그만큼 넘어지고, 다쳐서, 깨지는 일도 있겠지.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확신이 드나? 그렇지 않다면, 나에게 맡기게. 이 늙은이가 대신 욕을 먹어줄테니까"

주먹이 꽉 쥐어집니다. 어째서인지, 저는 이마니시 부장님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으니까요. 고작 이런 것에 겁을 먹은 거냐고,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뇨. 이것은 제 일입니다. 타카가키 씨는 제 담당 아이돌입니다. 그러니까...작별인사만큼은...제게 맡겨주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무례하게도, 먼저 부장실에서 인사도 없이 나와버렸습니다. 불안하고 초조해져서, 당장이라도 타카가키 씨를 만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프로듀서. 무슨 일 있으셨나요? 표정이 이상해요?"

"......"

그러다, 복도에서 우연히 만난 타카가키 씨를 본 뒤...결국 납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람을, 이제 놓아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저는 체념하고 납득해야 했던 겁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오늘부터 타카가키 씨의 담당에서 빠지게 됩니다"

"......에?"

어째서? 갑자기 왜? 내가, 아이돌이니고...그가 프로듀서니까?

"그리고 신규 프로젝트의 담당으로 빠지게 되었는지라, 꽤 바빠질 예정입니다. 최소 14명의 아이돌들을 담당하게 될 테니까요. 그 시작이 언제부터일지는 아직 미정입니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해당 아이돌들의 선출을 위해서 제가 직접 뛰어다니게 될 겁니다"

신규 프로젝트, 14명의 아이돌, 담당 하차...이유는...아아, 그런가. 나, 주변에서 그렇게 보였구나. 하긴, 1년 동안 같이 있었으니까. 그 사이 여러 일도 있었고

"아, 그, 그래도 같이 술 한잔 마시러 갈 수는 있는거죠? 저번에 말했던 가게, 꽤 어렵게 예약했다구요?"

"아니오. 그것 또한 무리일 겁니다"

어째서...마지막으로...술 한잔도 안 되는거야?

"저는 이제 타카가키 씨의 담당이 아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피해주시는게 좋을겁니다. 타카가키 씨도 유명 아이돌이고, 담당도 아닌 남자와 같이 있는 걸 보인다면, 좋지 않을테니까요"

아아...그렇구나...역시, 입장의 차이 때문인가...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네. 응, 나는 아이돌이니까. 어쩔 수 없는...이야기겠지

"그럼...저희의 약속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나는 그를 또다시 곤란하게 해버린다. 함께 톱 아이돌이 되는 길을 나아가자고 했던 그 날의 약속을, 그에게 들먹이면서, 제발 붙잡아 달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추하네, 나...드라마에서 볼 때마다 욕하면서 봤던 장면인데, 직접 그 당사자가 되니 놓치고 싶지 않아.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이 나이를 먹고도 어리광 부리고 싶어지는 건, 내가 나이를 헛으로 먹었다는 증거일까

"......약속은, 확답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그렇지. 이 남자는 원래 이런 남자지. 모르는 건 아니야. 알면서도, 나는 이 무신경한 남자를 좋아했으니까

"하지만...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두 손을 꽉 잡는 프로듀서의 손. 크고 두툼하면서도, 따뜻하다

"타카가키 씨와 함께 걷지 못한다면, 적어도 뒤에서 따라가, 언젠가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런 건...무리에요? 그도 그럴게, 저, 일단 톱 아이돌은 될 생각이고? 대등한 것 대신, 패배하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될 걸요?"

으음, 톱 아이돌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은퇴라도 해볼까? 그때는, 다시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지. 하지만, 신규 프로젝트 도중에 다른 사람에게 이 남자의 마음이 기울어지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리고, 나 노래하고 춤추면서, 사람들의 미소를 보는 것도 꽤 즐거워. 욕심쟁이인 나는, 둘 다 놓쳐버리고 싶지 않은데......진짜로 글러먹었네, 이런 나, 정말로 추해서 속마음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설령 당신이 톱 아이돌이 아니게 된다고 해도, 당신은 여전히 아이돌입니다. 우상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당신의 첫번째 팬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

"그러니,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언젠가, 다시 당신이 계신 그 곳으로 갈 때까지"

이건 희망고문일지도 모르지. 기약없는 약속이 될 지도 몰라. 나, 설렁설렁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한 번 이거다 싶으면, 무조건 억지부리고 떼 쓰면서 매달리려 드니까...그래도, 역시나 이런 말을 믿고 싶어지는 건, 처음부터 그를 믿고 이 아이돌의 세계에 발을 들였던 그때를 떠올려서일까

"프로듀서. 너무 기다리게 하면, 우상이 울상으로 변해버릴지도 몰라요?"

"그때는...다시 한 번 더, 그 얼굴에 미소를 되찾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럼...기다릴게요...꼭 기다릴테니까, 탈선해버리면 안 되요?"

흔들리는 마음을 다 잡는다. 그는 매사에 우직하고 진지한 사람이라서, 약속을 하면 꼭 지키는 성격이니까, 분명히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겠지. 그러면, 나는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야겠지. 왕자님을 기다리는 잠자는 공주처럼

그와 헤어지고 난 뒤, 핸드폰을 꺼내든다. 마음을 다 잡기는 했지만, 그래도 서러운 건 서러우니까. 그만큼 술로 풀고 싶어졌다

"아, 미즈키 씨, 사나에 씨. 저에요, 카에데. 오늘 밤은 우리 셋이서만 마시지 않을래요? 어렵게 예약한 가게가 있거든요...네, 목소리가 이상하다구요...? 그럴, 리가 없...아, 과연...히끅, 그렇네요..."

역시...눈물까지 참기는 어려웠어

 

 

 

카에데 관련 만화는 대부분 텐타님이 번역하셔서 내용이 비슷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단 말이죠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