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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 「다들....뭔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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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6, 2015 23:55에 작성됨.

유키호 「저기 있지, 내 생각에는.....」 과 이어집니다.

 

유키호 「그래서 히비키쨩, 이제는 반성하고 있어?」

히비키 「반성, 이라고 해도 말이지....자신은 그게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히비키 「어느 날 보니 치하야가 괴로운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길래 조언을 해줬을 뿐이라고」

 

그게 어디가 조언이야, 이라고 크게 외치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제 앞에 있는 그녀의 눈빛은 진지하고 올곧아 장난기나 악의 같은 건 하나도 없어보였으니까요.

 

히비키 「치하야의 그건 라이벌을 대하는 마음, 이라고 생각해」

유키호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히비키 「하루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 건 숙명의 라이벌이 코 앞에 있는데도 서로 실력을 부딪쳐보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

유키호 「.....하루카쨩이 다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아프다는 건?」

히비키 「라이벌을 다른 사람에게 뺏기고 싶지 않아서겠지!」 두 - 둥

유키호 「그, 그런.....」

 

그, 그걸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순간 머리가 아찔했지만 겨우 버텼습니다. 아, 그랬군요.....히비키쨩은 나름 치하야쨩의 고민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가지고 그렇게 말했던 거였네요. 정말 착하고 좋은 마음입니다.

 

방향이 틀려있다는 것만 제외한다면요.

 

히비키 「유키호는 그렇게 생각 안해?」

유키호 「미안.....나는 좀 달라」

히비키 「그럼 뭐라고 보는데?」

 

사랑이야, 라고 마음대로 말해버려도 괜찮은 걸까요. 그렇게 생각한 순간, 다음에 나올 말이 목에 콱 걸려 나오질 못했습니다.

 

유키호 「나, 나 나는 그게....」

히비키 「유키호?」

유키호 「미 미안해.....말하지 못하겠어. 하지만, 히비키쨩하고는 다르다는 건 확실해」

 

그리고 히비키쨩이 가진 그 생각은 아쉽게도 틀리지 않을까. 그렇게 전해주자 히비키쨩은 어째서, 라고 의문을 표했습니다.

 

유키호 「후우....」

 

잠깐 마음의 준비를 한 뒤, 그 날의 악몽, 아니 기억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앞의 사람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말해주었습니다. 무시무시한 기세로 마이크를 들이미는 치하야쨩. 얼떨결에 받아 쥔 하루카쨩. 그리고, 억지로 끌려와 심사를 맡게 된 저.

 

그렇게 시작된 옥상에서의 고성방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하루카쨩마저 불타올라버렸고.....사복차림의 어필과, 반주 없는 노래를 맞부딪치는 뜨거운(?) 승부 끝에, 아무래도 주변의 건물에서 들리는 환호성에 둘러싸인 우리 세 사람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허겁지겁 옥상계단을 내려와야했었죠. 그걸 모조리 듣고 난 히비키쨩은 우갸아- 하는 소리를 내며 허리를 푹 숙였습니다.

 

히비키 「미, 미안해...」 침울

유키호 「.....아, 아냐.....괜찮아....아마도....」

히비키 「그게 아니면 대체 뭘까? 치하야가 품고 있는 마음은」

유키호 「나도 완전히는 모르겠어」

히비키 「역시 우리는 당사자가 아니니까」

 

당사자밖에 모르는 마음. 하지만 그 사람도 모르고 있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이대로 영영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버리는 걸까요. 안돼요, 그건 치하야쨩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요. 아직 많이 부족한 저이지만, 그 마음의 정체는 자기 스스로밖에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적어도 그걸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히비키 「음....저기, 유키호」

유키호 「응?」

히비키 「궁금해져서 그런데, 그 승부는 어떻게 되었어?」

유키호 「.....묻지 말아줘」

 

....

 

치하야쨩을 돕고 싶다는 마음은, 아무래도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프로듀서도 히비키쨩도 그랬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안 좋게 작용한게 문제일 뿐이지. 그런데 말이죠, 정말 안타깝게도 이 사람들은.....

 

아즈사 「아무래도 그건 성장통이 아닐까요? 치하야쨩, 굉장히 어른스럽지만 아직 16살이고」

아미 「오오- 그렇다면 치하야 언니 드디어 눈물의 72 탈출!?」

리츠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역시 스트레스겠지요!?」

 

리츠코씨, 변함없이 날카로운 태클이지만 이번에는 찔러넣을 위치가 잘못되어있는 게 아닐까요.

 

이오리 「리츠코 말이 맞아. 그게 어떻게 성장통이 되는 건데」

이오리 「....치하야가 이 자리에 없다는 걸 다행스럽게 여겨」

아미 「탈출이니까 좋은 소리 아니야?」

이오리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라니까」

 

끼이익-

 

류구코마치가 와글와글 떠드는 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문 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들어왔습니다.

 

치하야 「안녕」

 

치하야쨩이네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표정이 꽤 밝아보입니다.

 

아미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소근

이오리 「쉿, 조용히 해」

치하야 「?」

아즈사 「축하해」 싱긋

치하야 「?????」

 

이 자리에 계속 있지 않았으면 모르는 말들을 듣는 치하야짱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두 눈을 깜빡거렸습니다.

 

리츠코 「물어볼게 있는데, 요즘 하루카랑 잘 지내?」

치하야 「갑자기 왜?」

리츠코 「질문에 대답해줘」

치하야 「음....사이가 나빠졌다던가 그러지는 않지만.....」

치하야 「아, 이럴 게 아니지. 하루카를 찾아야해」

 

으음, 전례가 있어서 그런지, 그리 좋게만 보이지 않네요.

 

리츠코 「무슨 일인데 그래」

치하야 「전에 100엔 빌린 거 이제야 기억났어」

치하야 「분명 승부를 냈는데도 왜 자꾸 가슴이 답답해지나 했더니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네. 후훗, 마미 덕분이야」

이오리 「승부라니?」

치하야 「별 일 아니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이렇게 되리라 예상은 했지만, 그게 실제로 맞아떨어지는 걸 보고 싶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저는 울고 싶은 마음을 겨우겨우 꾹 눌렀습니다.

 

리츠코 「.....그래? 스트레스 같은 게 아니고?」

치하야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리츠코 「난 또 뭐라고....알았어. 하루카는 프로듀서님이랑 방송국 가서 협의 중이니까 좀 늦게 올거야」

치하야 「그래? 그러면 다음에 만날 때 줘야겠다. 난 집에나 가야겠네. 다들 잘 있어」

아미 「응! 잘 가!」

아즈사 「내일 또 보자」

 

......

 

유키호 「저, 저기 있지.....」

미키 「응?」

유키호 「미, 미키쨩은.....어떻게 생각해?」

 

오늘은 미키쨩과 같이 활동하게 되었기에, 쉬는 시간에 몰래 살짝 치하야쨩에게 대한 걸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미키 「좀 더 자세히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유키호 「그, 요즘 치하야쨩에 대해서」

미키 「음....이상해」

유키호 「정말!?」

 

미키쨩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겠죠? 그렇겠죠!? 프로듀서에게 허니라 하면서 매일같이 달라붙고 있잖아요. 연애에도 관심이 많아보이고....그래서 기대를 품었습니다.

 

유키호 「어, 어떻게 이상한데?」

미키 「그러니까.....하루카를 보는 눈빛이 좀 다르다는 느낌」

미키 「미키하고 셋이서 촬영하고 있을 때, 틈만 나면 계속 하루카를 보고 있던 거야」

유키호 「그렇다는 건 역시.....」

 

미키 「그래 맞아. 뭔가 빚지고 있는게 아닐까」

유키호 「에......?」

 

배신당했습니다! 장절하게 배신당했다고요! 보이지 않는 칼이 푹하고 제 가슴을 찌르는 것만 같아서, 저도 모르게 그 곳에 손이 갔습니다. 입에서 뭔가 쨍하고 비린 맛이 나는 것 같지만 착각이겠지요?

 

유키호 「.....전에 100엔 빌린 거 갚은 모양이더라....」

미키 「그래? 아, 그게 아니고.....미키는 하루카 쪽이 빚진 거라고 생각해」

유키호 「에?」

미키 「분명 치하야씨는 언제쯤 되야 그걸 갚을 지 불안불안해서 쭉 지켜보고 있던 게 아닐까?」

유키호 「치하야쨩은 그 정도까지 돈에 집착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굳이 따지자면, 초연한 쪽이 아닐까. 미키쨩은 치하야쨩을 어떻게 보고 있길래......이, 이건 접어두고.....미키조차도 다른 방향 일직선으로 내달리고 있다는 게 제 마음을 참 아프게 했습니다.

 

.....

 

유키호 「......」

 

정말, 다들 왜 저러는 걸까요? 혹시나 해서 마코토쨩이나 야요이쨩에게도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들은 다 제각기 멋대로 달려나갈 뿐. 그 안에 제가 생각한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설마, 진짜 그게 사,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나도 하지 않는 걸까요? 아니면.....다들 알면서도 저를 놀리고 있기라도 하는 걸까요. 그 뭐가 되었던 간에, 지금의 저는 괴로워요. 답답해요.

 

유키호 「...후우...」

 

땅이 꺼저라 크게 한숨을 쉬어봐도 변함이 없습니다.

 

타카네 「유키호」

유키호 「....우우, 어째서.....」

타카네 「잠깐 실례. 이 쪽을 돌아봐주지 않겠습니까?」

유키호 「우, 와, 와아앗!?」

타카네 「괜찮으신가요? 놀라게 할 의도는 아니었습니다만....」

 

모두의 엉뚱한 대답이 머릿 속에 가득 차 있어서 그만 시죠씨가 저를 부르는 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유키호 「아, 아뇨....오히려 제가 더 죄송하죠」

타카네 「표정이 어둡군요. 깊은 고민이 있어보이는데.....괜찮다면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러고보니 저, 시죠씨에게는 물어보지 않았어요.....어떨까요? 다른 사람들처럼 생각하는 걸까요, 아니면 치하야쨩 자기 자신도 모르는 마음의 정체를 알고 있는 걸까요? 저는 시죠씨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유키호 「.....」

타카네 「유키호」

 

무표정한 건 아니라지만, 그 안에 담긴 속 마음은 어떤 건지 지금도 알 수 없습니다. 말해볼까, 그냥 마음 속에 묻어둘까. 고민을 계속하는 저에게 시죠씨가 살며시 다가옵니다.

 

타카네 「혼자보다는 둘.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 않습니까」

유키호 「.....」

 

그 말에 저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조심스럽게 그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습니다.

 

유키호 「.....저, 저기 그러니까....치하야쨩에 관한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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