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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는 나는 항상 누군가 옆에있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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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6, 2015 23:35에 작성됨.

아아....스마트폰의 화면은 수없는 부재중 통화와 읽지않은 문자의 숫자들이 장식하고있었다

그모습이 마치 너를 찾고있다고! 라고 말하는거같아 뭔가 거북해졌다. 

 

띠롱-!

아 또 문자가 왔어..

 

『지금 집에 있는것아니야? 자고있다면 빨리 일어나줘!』

엑...무겁잖아..아니 오히려 무섭다고..왜이렇게까지 연락해온거냐고...그리고 잠금화면을 해제하니 낯익은 이름 세글자가 눈에들어왔다

『코토리』

 

엑...귀찮은 여자 떳다....라고 생각해도 이래저래 잘챙겨주는 친구니까 막대할순없어...

『너 임마 귀찮다고 -』

아 나란놈은 정말 새침떼기라니깐..이라기보단 진짜 귀찮으니까 애초에 휴대폰도 별로 안쓰고..

라고 스스로 변명거리를 던지며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갔다

 

「아.」

 

집의 문앞에 녹색 보브컷의 어른스러운 모습의 여성이 웅크린채 휴대폰의 액정만 쳐다보고있었다.

그모습이 너무 처량해보여서 자칫 동정할뻔했지만 속지말자 저여자는 내인생에있어서 귀찮음 덩어리 그자체니까

물론 나쁜의미라기보단 엄마적인 의미로..

 

「으으...타로쨔앙」

 

울먹거리며 나에게 안겨오는 이 귀찮은 여자는 오토나시 코토리(2삐-)일단 나보다 연상이다 일단 동갑내기처럼 대하곤있지만...글쎄 아무리생각해도 연상이라는 느낌들지가않으니까.. 그나저나 너 술냄새 심하다고..

 

「윽 술냄새 오토나시씨 얼마나 마신겁니까-」

「에에- '씨'붙여서 말하기야~?나랑 타로쨩사이에에~?」

 

아니 그냥 평범하게 친구거든, 달라붙어오는 코토리를 밀어낼때마다 묘하게 좋은냄새와 술냄새가 섞여서 복잡미묘한 기분이 들게만든다

아니 그것보다 얘 술버릇 너무 들러붙잖아 난 니 남자친구가아니라고!

 

「알겠으니까 똑바로 일어서라고..」

「히이~타아~로오~쨔앙~」

「알겠으니까 일어나라고!」

 

어찌어찌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어 겨우 일으켜세웠다 뭔가 비틀거리는것처럼 자꾸 아둥바둥 움직여대니까 이쪽도 곤란하다

그...여러가지로 닿고있으니깐 말이지 아무튼 나는 그것과 별개로 필사적이다, 아 이녀석 왜이렇게 무거운거야...살...찐건가..

라고물어봤다간 분명히 촙이 날아올테니까 그런건 속마음으로만 생각해두자, 이 이야기는 접어두고 오른쪽의 계량기를 열어(그동안 코토리는 혼신을 다해서 나에게 덤벼들었다) 예비열쇠를 꺼내들어 가까스로 문을 열고 코토리를 마루에 그대로 집어던졌다 난폭하지않냐고?

이쪽은 야밤에 예정에도없던 운동으로 땀을 흘렸으니까 이정도는 당연한거다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걸로 정신을 차려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고맙겠지만 그런기대는 아마도 무리였지않았을까?

「히잉~ 아포오...타로쨩...」

 

말해두겠지만 코토리는 술에취하지않았을땐 굉장히 믿음직한 여성이다...정말로.. 지금의 모습은 술에취해서 이런것뿐이니까..

응..술에취했으니까..

맘같아선 이대로 마루에 던져놓고 나는나대로 빈둥거리고싶지만 저렇게뒀다간 아마 감기걸리겠지... 그러니까 잠시 침대에 눕혀놓도록하자

「타로쨔앙-」

뭔가 애달프게 나를 불러대지만 무시하자, 받아주다간 아마 날을 지새버리고말거야 이럴땐 그냥 침대에 눕혀놓고 방치해두는게 최고일꺼다...아마도말이지...

 

으잇차- 공주님안기로 코토리를 들어올리자 자연스럽게 내목에 양손이 감겨들어온다 뭐하는거야! 중심이 앞으로 쏠린다고! 라고 말할틈새도없이 지쳐버린몸은 비틀비틀 침대쪽으로 빠르게 기울더니 이내 내던지듯 코토리와 함께 침대로 엎어지고 말았다 덕분에 코토리의 품에 얼굴이 파묻힌상태가 되버렸다 지금은 묘하게 먼지냄새가 난다 밖에오래있어서 그런건가?

 

「먼지냄새라니 심하잖아 타로쨩..」

내머리를 골키퍼가 날아온공을 잡고 껴안듯이 양팔로 꽉 감싸는 코토리덕분에 산소결핍상태가 조금씩 다가오기시작했다

이거진짜로 죽을수도있거든요 오토나시씨!!! 

 

웁웁웁~!!! 찰싹찰싹 팔을 때리며 필사적으로 소리를 내자 아얏 소리와 함께 머리를 감싸던 팔이 겨우 풀려났다

「흐아..죽는줄알았다...실컷 마시고와서 나한테 무슨 행패를 부리는거야 너..」

「에헤헤-」「칭찬하는거 아니거든!」

 

술이 아직 깨지않은건가 조금 흐물거리는 움직임으로 이불속으로 나를 잡아 당겨마치 내가 팔베개를 하는듯한 모습이 되었다..이거 조금위험할지도..게다가 아직 PC에 게임켜놨고..

「에에 좋잖아~ 이대로 잠들어도~」

「좋지않거든요 전혀」

라고 말하는 내 본심과는 다르게 침대의 푹신함과 코토리의 온기가 조금씩조금씩 한줌남아있는 정신을 깍아내기 시작했다

아 이대로 잠들면 조금 위험한데...그렇지만 조금은 자도 괜찮지않아? 라고 자기합리화를 해보기도한다 아니 전혀 좋을리없지만!

아.. 그러고보니 아침에 마미가 올텐데...방에 코토리가 온걸 알면 난리칠지도 몰라 그렇게되면 굉장히 머리아픈일이 생길지도

 

라고 생각이들때쯤에 내눈은 이미 감겨버리고 의식은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빠야

응? 파파야? 그건 어떻게 먹는 과일이더라...애초에 마트에서 파는건가?

빠야-!

아 파파야 쥬스는 먹어본적이있었을지도...그런데 왜 이겨울에 파파야?

 

「오빠야!!」

번뜩 눈이 떠진다 이목소린 분명히..아...나란놈의 정신상태는 정말 글러먹었구나 왜 확실하게 일처리를 못하는걸까-

라고 스스로에게 화를 내보기도하지만 어쩔수없다 저지른건 저지른거니까...어떻게해서든 지금상황을 모면하지않으면...

「왜 피요쨩이 옆에서 자고있는거야!」

「아냐 이건 마리아나해구보다 깊은 사연이있다고」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뭐긴요 그냥 본인이 술취해서 나까지 수마의늪에 끌어들인거지..아아 진짜 아침부터 이렇게 머리아픈일이 생길줄은 몰랐단말이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뻗어있는 코토리를 바라보자니 침까지 흘려가며 자고있는 모습이 눈에들어온다. 저모습을 보자니 어째 나까지 숙취에 시달리는 기분이..

「얘 술취해서 우리집에 왔는데 그냥 어쩌다보니 나까지 같이 자게됐던거뿐이야」

「진짜로?」「진짜로.」

 

내변명에 마미는 팔짱을 끼고 어쩔수없네 정말이지..피요짱이니까- 라고말하면서 부엌으로 쑥 들어가버렸다 너의 머리속에서 코토리는 어떤이미지인거야..

 

「우으...여기어디..」

 옆에서 부스럭거리는소리와 함께 녹색병아리가 눈을뜬다 아, 만악의근원이여..

「왜 일어나자마자 만악의 근원같은소리를 들어야하는거야..」

아니 말안했거든, 그보다 남의 머릿속을 읽지마

「아...머리가..울려..」

 

이여자는 도저히 구제불능의 여자다..라고 생각하며 밤새켜져있던 PC를 끄기위해 책상앞의 의자에 잠시 걸터앉았다

자는동안 이런저런연락이 왔었나보다..필시 길드의 사람들이려나- 하고 모니터를 확인한순간 소스라치게 놀라고말았다

「엣...얘도 이게임했었어?」

 

게임의 화면에 떠있는 메시지의 발신인에는 HBKi 라고 적힌 4글자가 남아있던 수마를 모조리 날려버리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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