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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te X iM@S 』 에미야 P 「 바다에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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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9, 2015 23:45에 작성됨.

* 전 편 : 0. 에미야 「 스카우트라니, 어째선데. 」

          1. 에미야 「 자기소개, 어째선데 」

         2-1. 에미야 P 「 프로필 사진이.. 어째선데. 」 - 1 -

         2-2. 에미야 P 「 프로필 사진이.. 어째선데. 」 - 2 -

        막간 1. 에미야 P 「 행운 E랭크 프로듀서의 일상 첫 번째. 어째선데. 」

          3. 에미야 P 「 노래하는 이유. 」

        막간 2. 에미야 P 「 행운 E랭크 프로듀서의 일상 두 번째. 어째선데. 」

         4-1. 에미야 P 「 나아갈 길 」 - 1 

         4-.2 에미야 P 「 나아갈 길 」 - 2 -

         4-3. 에미야 P 「 나아갈 길 」 - 3 -

        5. 에미야 P 「 소녀들의 도약과 잃어버린 웃음 」

 

 

때는 무더운 여름 아침,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765 프로에는 전과 같은 활기는 없었다.

 

아미 「 우우우... 」

마미 「 녹아버리겠어.... 」

 

한여름의 작열하는 듯한 열기는 아무리 활기찬 아미와 마미라도 견뎌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뭐, 이 두 사람이 이 꼴이라면 나머지의 상태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선풍기 한 대로 버티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은 어쩐지 불쌍해 보이기도 했다.

에어컨이 고장났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그녀들의 프로듀서인 에미야 시로가 불과 1주 전에 완벽하게 고쳐뒀던 것이다.

하지만..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765프로 내의 실권을 잡은 에미야는

「 전기세 절약 」이라던가 하면서 에어컨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 사태의 범인인 에미야는 어떤 상태냐─ 하면,

 

에미야 「 시련은 강적일수록 좋아. 견디도록. 」

 

겉옷은 벗었지만 와이셔츠의 팔부분도도 걷지 않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온 몸이 땀투성이지만.

이런 날씨에도 컨디션이 흐트러지지 않는 사람은 765프로 내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아미 「 천사라고 생각했던 오빠가 사실은 악마였다니이.. 」

마미 「 땀에 젖은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며 히죽히죽하는 변태라니이.. 」

에미야 「 터무니 없는 소리 하지마. 」딱

마미 「 아얏 」

아미 「 하지만 야요잇치도 쓰러질 정도라구─? 너무 심하지 않아? 」

야요이 「 우.. 우우... 웃우... 」

 

확실히 조금 심했을지도 모른다고 에미야는 생각했다.

 

아미 「 거기다 이렇게 더운 원인은 오빠한테도 있다구─ 그치? 마미 」

마미 「 음음, 확실히 오빠 때문에 훨씬 더워지는 느낌이지.. 」

에미야 「 ..음? 무슨 소리지? 」

아미마미 「「 솔직히 말하면 보는 것 만으로도 숨막혀. 」」

에미야 「 하? 」

 

확실히, 187cm의 장신에 덩치도 큰 거구가 땀을 흘리며 있는 모습을 본다면 체감 온도는 확 상승하겠지.

 

에미야 「 그저 느낌일 뿐이잖아. 」

리츠코 「 그래, 저쪽의 두 명도 아무런 불평 없잖아? 」

아미 「 ..유키뿅이랑 마코찡은 죽은 거 같은데.. 」

마코토 「 ...마음대로 사람 죽이지 마... 」

유키호 「 ㄱ.. 구멍.. 땅 속은 분명 시원할 거야.. 」

마코토 「 유키호?! 사무소 바닥에 구멍을 내면 안돼! 」

마미 「 아, 유키뿅도 마코찡도 살아있다. 」

에미야 「 ...확실히 심각하긴 하군.. 」

 

점점 그에겐 ' 차라리 에어컨을 틀어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히비키 「 하이사이─! 」

타카네 「 안녕하십니까. 」

 

이 타이밍에서 두 명 등장. 예상대로 히비키는 이 날씨에도 활기가 넘친다.

다만 기묘한 것은 타카네다. 이 날씨에 땀을 한 방울도 안흘리고 있다니─?!

 

에미야 「 오우, 안녕. 」

아미 「 ..공주찡, 덥지 않아..? 」

타카네 「 딱히 덥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만.. 」

 

에미야 이상의 괴물이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뭐, 자세히 따져보면 ' 더운데 버틴다 '와 ' 덥지 않다 '는 상당히 다르니까 비교 불가겠지만.

 

에미야 「 음, 슬슬 시간인가. 」

미키 「 무슨 시간? 」

에미야 「 아, 일어났나? 」

 

어딘가에서 평소대로 곯아떨어져 있던 미키도 합류했다.

이걸로 모두 모이기 까지 남은 인원은 4명.

 

에미야 「 다들 모일 시간, 모두에게 알릴 게 있거든. 」

미키 「 에? 뭔데뭔데? 」

에미야 「 다들 모이기 전까진 비밀이다. 」

미키 「 부우! 허니는 치사한 거야! 」

에미야 「 그러니까 허니는 그만두라니까.. 」

 

매일 예고했던 대로 그에게 달라붙는 미키.

더운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막무가내 스킨십은 계속된다.

당연하게도, 고X의혹까지 받고있는 에미야는 별다른 반응이 없지만.

별 다른 느낌이 없더라도 프로듀서로써는 확실히 곤란한 일이다.

 

하루카 「 다녀왔습니다─ 」

치하야 「 다녀왔습니다. 」

이오리 「 사무소 안이 왜이렇게 더운 거야?! 」

아즈사 「 이오리쨩? 그렇다고 너무 화내면 안돼? 」

 

레슨을 끝마친 3명과 십중팔구 중간에 길을 잃고 해매다 함께 오게 되었을 아즈사가 도착했다.

모두 모인 것을 확인하자 에미야는 크게 손뼉을 두 번 쳐서 시선을 자신에게로 집중시켰다.

 

에미야 「 다들 모였으니 본론으로 들어가지. 」

미키 「 빨리 말해주는 거야! 」

리츠코 「 아, 혹시 저번의 그건가요? 」

 

에미야가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그 한 마디로 모두의 호기심이 강화되었다는 건 말 할 필요도 없다.

 

에미야 「 음, 갑작스럽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765프로 모두가 바다로 피서를 가기로 되었다. 」

 

 

 

 

 

 

도로 위를 달리는 15인승 승합차. 그 안은 소녀들의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리츠코 「 ...이런 차는 왜 가지고 계신 건가요? 」

에미야 「 뭐, 쓸 일이 있어서.. 자세한 건 묻지말아줘. 」

 

확실히 일반인이 15명 탑승 가능의 승합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상하다.

그러니 물론, 에미야는 그녀들을 위해 얼마 전 구비해 놓은 것이지만,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으니까.

라기보다 직접 말하기엔 부끄럽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리츠코 「 후우.. 또 저희 때문에 쓸데없이.. 」

 

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리츠코는 알고있었던 모양이다.

 

리츠코 「 에미야 씨가 이렇게 사비까지 들여가면서 모두를 위할 필요는 없잖아요? 게다가 자동차를.. 」

 

살짝 표정을 찡그리며 조용히 리츠코가 불만을 나타냈다. 거기에 당사자는 당연하다는 듯

 

에미야 「 그 부분은 단념해줘. 아무래도 난 마음에 드는 상대에겐 지나치게 정을 주는 나쁜 습관이 있는 모양이야. 」

 

이렇게 가볍게 받아넘길 뿐이었다. ──리츠코는 슬슬 진심으로 이 사람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사람이 너무 좋다..고 할까, 철저히 이용당하다 뒤통수 맞고 망해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을 사람이니까.

잘못이 일어나면 자기 탓, 무언가가 잘 되면 다른 사람 덕분.

이기적인 면이 아예 없는 그는 다른 사람이 보기엔 충분히 위태로워 보였다

 

에미야 「 ...? 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

리츠코 「 ..아무것도 아니에요 」

 

' 사고방식 전부가 이상하다구요 '라는 말이 나올뻔한 것은 비밀로 해두자.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된 리츠코와 달리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에미야는 별 생각이 없다.

어쩌면 그답다고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자신의 일에는 한없이 요령이 없는 그라면 당연한 일이다.

시기도 시기인지라 리츠코도 관심을 다른 곳으로 옮겨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하루카 「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 」

미키 「 듣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파도소리! 」

마미 「 불사신! 」

아미 「 불로불사! 」

아미마미 「「 스탠드 파워! 」」

에미야 「 어째선데? 」

 

765프로 전원, 수영복 착용 후 집합 완료. 누구나 예상했던 일이지만,

수영복 차림의 소녀들 사이에 반라의 불끈불끈한 근육질 청년이 끼어 있다는 것은 상당히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근육질 청년인 에미야는 오랜만에 몸좀 풀자며 북극해까지 헤엄쳐 갈듯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그것과 별 상관은 없지만, 그녀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는 것에 조금 뿌듯함을 느끼는 모두였다.

 

에미야 「 좋아, 지금부터는 무얼 하든 너희들의 자유다. 위험한 일은 절대로 하지 말도록. 그럼 이상. 」

 

평소에 ' 엄마속성 보유자 '타이틀을 달고있는 그답지 않게 주의사항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적었다.

물론 모두는 신나서 ' 예─! '하고 대답한 뒤 각자 흩어졌다.

가만히 앉아만 있을 것 같은 치하야도 하루카의 손에 이끌려 모두와 어울리게 되었으니 별다른 걱정은 필요없다.

그럼, 안전에 관련해선 이대로 돌아다니며 수시로 상태를 보기만 하면 된다──

라고는 하지만, 그에게 가장 큰 걱정은 바로

 

미키 「 허니─! 」

 

이 아이, 호시이 미키였다.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100퍼센트 끈덕지게 달라붙어 온다!

평범한 일반인이었다면 별로 골치아플 일도 없지만 그녀는 ' 아이돌 '이다.

그것도 얼마 전까지의 철저한 무명도 아닌, 상당히 알려져 있는 아이돌이란 거다.

분명히 팬은 있고, 이런 꼴을 팬들에게 목격당하면 공격당한다..!

 

에미야 「 ..도망칠까. 」

 

라고는 하지만 입장상 자신은 보호자다.

보살피길 좋아하는 그의 성격(본인부정)상 내버려두고 도망간다는 선택지따위 처음부터 논외다.

솔직히 말하면 자기 자신도 가끔씩 과보호가 아닐까 생각중이긴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에미야 「 ..그 호칭, 설마 밖에서도 사용할 셈인가? 」

미키 「 응? 그런데? 」

 

과연, 3초 생각하고 결정한 거면 오래 고민했다고 하는 미키다운 즉답이었다.

생각한 것이 바로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고 할까─

솔직한 것은 좋은 것이라 믿고싶은 그였다.

 

에미야 「 그 호칭은 관둬, 팬이나 기자한테 걸리면 괜히 골치아파지니까. 」

미키 「 에─? 미키가 열심히 생각한 부르는 방법이라구? 」

에미야 「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나름이지만 결과는 나의 퇴사가 될 확률이 높다만? 」

 

가볍게 협박, 하지만 기사라도 나면 팬들의 항의로 그렇게 되는 수도 있다.

──확신은 못하지만. 어쨌든 가능성은 있으니 거짓말은 아니다.

 

미키 「 우우.. 그건 싫은 거야. 그럼 밖에서만 아니면 괜찮은 거야? 」

에미야 「 전면 사용금지..라고 하고싶다만. 뭐, 들킬 위험이 아예 없는 곳이라면. 괜찮아. 」

미키 「 야호인 거야! 시로 씨 정말 좋아인 거야! 」

에미야 「 그 언행도 고쳐줬으면 퍼펙트인데 말이지.. 」

 

현재 에미야는 미키의 행동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확실히 그녀의 언행은 아이돌로써 상당히 문제가 있지만─

' 어른에 대한 막연한 동경 '을 사랑같은 감정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판단한 그는

언젠가 그녀가 혼자서 질려 그만두리라 짐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 자신에 대해서는 한없이 둔감한 남자의 거대한 오산이란 것이다.

 

미키 「 자, 자! 얼른 모두에게 가는 거야! 」

에미야 「 어이, 너무 당기지 말라고? 」

 

뭐, 이런 곳에서 진지해져봤자 좋은 분위기를 망가뜨릴 뿐이다.

오늘은 매사에 진지하고 냉철(함을 가장)한 에미야도 그녀들에게 마음껏 어울려주기로 했다.

 

 

 

 

 

그 뒤엔 몇 명 후보가 모여서 수영대결이 벌어졌다.

약 100M정도의 거리를 헤엄쳐서 가장 빠르게 도달한 사람이 승리,

라는 아무런 제약 없는 간단한 룰이었다. 물론 1위는 에미야 시로.

인간이라는 틀 안에선 괴물급인 그로써는 당연한 결과겠지.

아무리 765프로 내에서 운동신경이나 체력이 좋은 히비키와 마코토라도 그를 상대하는 것은 역부족.

뭐, 그래서 성별의 차이라던가, 그런 이유로 에미야는 순위에서 제외.

그를 제외하면 역시 오키나와 출신인 히비키가 1등을 했다.

 

마코토 「 굉장하네, 히비키─ 」

히비키 「 우우.. 하지만 프로듀서에겐 완패라고.. 」

에미야 「 아니, 애초에 남성과 여성이라는 시점에서 겨루기엔 문제가 있다만.. 」

 

그렇게 모두의 이야기가 이어지던 도중, 모두의 입이 말을 멈추고 눈은 에미야를 향해 가있었다.

 

에미야 「 ...내가 잘못한 거라도 있나..? 」

하루카 「 아뇨.. 그게 아니라... 」

미키 「 헤에... 」

 

무슨 이야기지? 하며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던 에미야지만,

곧 자신의 상태를 알고 소녀들의 반응을 납득했다.

헤엄을 치려면 전신이 물에 들어간다. 그것은 머리카락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즉─

쓸어넘긴 머리카락이 물에 젖으며 원상태로 복귀.

머리를 내려 인상이 상당히 달라진 상태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고등학생 시절의 에미야 시로의 모습과 비슷하게 돌아왔다, 는 것.

 

에미야 「 음, 아아.. 머리모양 문제군. 다시 뒤로 넘기는게 좋겠지? 」

유키호 「 안돼요옷! 」

 

───모두가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이 상황에서 가장 의외의 인물이 가장 의외의 발언을 했다.

당사자는 그제야 자신에게로 몰린 시선을 눈치채고

 

유키호 「 에, ㅈ, 저.. 쓸데없는 말을.. ㅇ..우우.. 구멍파고.. 」

에미야 「 마코토! 」

마코토 「 네! 유키호, 진정해! 삽은 어디서 나온거야?! 」

 

슬슬 이쯤되면 유키호를 마술사로 의심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에미야는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큰 물건은 휴대할 수 없는 수영복. 어느새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삽.

어디선가 삽을 마구 꺼내온다는 것을 보곤 에미야는 자신의 ' 투영마술 '을 떠올렸다.

 

                  Unlimited Shovel Works
에미야 ( 고유결계로 무한의 삽제같은 게 있다거나..는 아니겠지. )

 

당연하지만 삽을 꺼낼때든 어떤 때든 그녀에게선 미약한 마력의 편린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방금 생각한 것은 그저 농담, 나중에 어떻게 꺼내는 건지 한 번 물어보자고 에미야는 생각했다.

유키호도 폭주를 멈췄다. 마코토의 신속한 대응에는 감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에미야 「 결국, 뭐 때문에 그런 말을 한거지? 」

유키호 「 저... 그게... 머리를 내린 프로듀서 씨가.. 상냥해 보인다고 할까.. 마음을 놓을 수 있을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 」

 

과연, 평소보다 순해진 그의 겉모습이 유키호는 마음에 들었다..던가.

방금의 반응을 사장의 방식으로 표헌하자면 ' 팅 '하고 왔다고 할 수도 있겠다.

 

에미야 「 ..그런가? 」

하루카 「 그러고 보니, 평소엔 왜 머리카락을 넘기고 계신 건가요? 」

치하야 「 머리스타일에 신경쓰시다니.. 의외네요. 」

에미야 「 음, 그거 말인데... 」

 

에미야는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긁으며 조금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에미야 「 그.. 어려보이는 게 싫어서... 」

 

물론, ' 편하니까 '같은 대답이 나올줄 알았던 아이돌들은 모두 경직.

말하자면 방금의 ' 의외의 상황 '을 훨씬 뛰어넘는 ' 의외의 상황 '이란 거다.

뭐랄까, 과장 좀 보태자면 아까 전 유키호의 소동은 야무치.

지금 에미야의 대답은 프리저. 그런 느낌의 격차라고 할까.

 

하루카 「 ..풉 」

 

하루카를 시작으로 모두가 대폭소.

평소엔 멀리 떨어져서 무표정으로 있을 치하야도 어째선지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에미야 「 윽.. 왜 웃는건데.. 차라리 말하지 말걸 그랬군.. 」

이오리 「 아하하하하하! 뭐야 그게, 바보같아! 」

하루카 「 이오리,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푸흡.. 하하하하! 」

에미야 「 ㅁ..뭐야, 놀리는 거냐? 지금 놀리는 거 맞지? 」

치하야 「 쿡... 그럴 의도는.. 푸흡.... 」

 

에미야는 순간, 여러 명의 ' 토오사카 린 '에게 둘러싸인 듯한 느낌을 받았다.

뭐, 원조 토오사카 린이라면 이 소재로 한 일주일은 우려먹으며 놀리겠지.

그런 일을 수 없이 경험한 에미야이기에 장난감이 되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역시 13명이 이러고 있으면 아무리 소녀들 앞에선 순한 양인 에미야도 화가 나는 것이다.

 

에미야 「 에에이, 앞으로 사적인 질문은 금지다! 」

아미 「 와앗! 오빠가 화났다! 」

마미 「 이건 레어한 장면이구만요! 삐요쨩이 왔다면 셔터찬스라구 분명! 」

 

얼굴을 붉히고 화를 내는 에미야의 모습은 모두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준 에미야에 대한 모두의 호감도가 +1..이라고 할까, 

잠깐동안 이 상태로 있었지만 모두가 고개숙여 사과하니 에미야는,

『 ...다음부턴 주의해. 』라고만 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갔다.

그것과는 별개로, 머리를 내린 에미야는 확실히 고등학교 3학년 정도의 나이에 비해 앳된 얼굴이었다.

 

그 후, 바다에서 얼마간 더 논 뒤 노을이 질 무렵,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평범한 여관이었다. 빌린 방은 총 두 개.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작은 곳이었다. 후유키에 있는 ' 에미야 저택 '보다 약간 작은 정도.

물론, 땅의 넓이만 비교했을 때 그런 것이지, 1층 2층 전부 합치면 월등히 넓다.

넓은 방 한 칸으로 13명은 충분히 수용가능.

거기에 사실상 전세..랄까, 손님이 그들 뿐이었다.

이오리의 불평이 약간 있었지만 에미야 시로 曰 「 친목을 다지기엔 최적 」이라고 설득했다.

그런고로, 전원 입실!

 

하루카 「 넓다~ 」

치하야 「 13명이 잘 곳이니까, 당연하지. 」

 

넓은 방에서 활기차게 삼삼오오 모여서 떠드는 소녀들의 방에 비해, 에미야의 방은

 

에미야 「 ..고독만이 곁을 서성거리고 있어♪ 」

 

1인실이므로 당연하지만 그녀들보단 훨씬 좁은 방.

남자라곤 혼자 뿐이므로 이야기 할 상대도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개인용 휴대폰따의 없으므로 할 일은 無.

할 일이 없는 그가 평소에 하는 일은 네 가지.

1. 요리

2. 업무처리

3. 단련

4. 청소

물론 1번과 4번은 논외다. 2번도 이미 처리해야 할 업무는 모두 끝내고 왔기에 불가능.

──그렇다고 자유시간 내내 단련만 하는 것은 뭔가 잘못되었단 생각이 든다.

 

에미야 「 ...뭐, 저녁 식사 전까지 만이라도 조금 해둘까.. 」

 

그렇게 시작한 팔굽혀펴기가 2000회를 달성했다는 것은, 에미야 외엔 아무도 모른다.

 

 

 

 

 

(시점 변경 : 제3자 → 에미야)

 

저녁 식사는 야외에서 바베큐 파티, 물론 굽는 것은 나의 몫이었다.

다른 사람이 떠맡긴 게 아니고 자기가 직접 떠맡은 것이지만.

' 너희들이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 '라니, 나 괜찮은 걸까, 이대로.

 

미키가 나에게 ' 아─앙 '을 시전하고,

그 일로 소동이 일어났다는 건..당연하다고 여겨야 할까?

어떻게든 평화롭게(나는 제외하고) 저녁식사를 마친 모두.

──물론, 이 다음은 약속된 전개(목욕)이다.

여탕은 노천탕. 당연하지만 넓어서 13명은 넉넉하게 수용 가능했다.

다만, 문제는──

 

「 남탕이 수리중이므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

 

──아니, 그래. 여기까진 모두가 납득할만한 상황이다.

어느 한 쪽이 먼저 씻은 뒤에 남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되니까.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소수가 먼저 빠르게 씻고 남은 다수가 느긋하게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

..이것도 '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 '의 범주에 들어갈지는 의문이지만, 그런 것이다.

샤워시설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탕에 몸을 담그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있다.

다만... 어째선지 이 녀석들은 혁명군마냥 그런 평범한 사고방식을 거부.

즉───

 

에미야 「 그러니까 혼욕이라니, 너희들 제정신이냐!? 」

 

미키가 ' 함께 씻으면 되는 거야! '라고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 뒤.

혼욕 반대파와 찬성파로 나뉘어졌다.

덤으로 반대파는 에미야 시로 혼자 뿐. ──아니, 대체 무슨 상황이냐고 이게.

참고로, 가장 상식인인 리츠코와 이오리는 어째선지 중립이다.

 

에미야 「 평소에 엄마다 뭐다 소리를 듣긴 하지만 나는 명백히 남성이다! 」

미키 「 다들 가리고 있을테니까 문제는 없는 거야! 」

에미야 「 이쪽에 문제가 가득하단 말이다! 아니, 한창 그럴 나이니까 이성에 관심이 있는 것은 좋아,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너희는 그냥 치녀라고?! 」

하루카 「 우와, 아무렇지 않게 심한 말 하셨어.. 」

유키호 「 ..ㅊ, 치녀라니.. 죄송해요오.. 변태인 저는 구멍파고.. 」

에미야 「 구멍 팔 필요 없어! 아아 그래, 치녀라는 말은 너무 심했군. 어쨌든 안돼! 」

야요이 「 치녀?란게 뭔가요? 」

아미 「 응후후.. 야요잇치, 그건 말이지~ 」

에미야 「 쓸데없는 지식 불어넣지 마! 」

 

가장 의외인 것은 성격상 반대파에 서야 할 유키호와 치하야 등이 찬성파가 되어있다는 점.

중립파인 두 명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보내도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 알아서 하세요 '뿐.

...키리츠구, 나는 지금 뭘 하고있는 걸까.. 그리고 이 아이들의 정조관념은 대체...

 

에미야 「 에에이,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였거늘. 어찌 이런단 말이냐! 」

마미 「 갑자기 오빠가 사극 말투로 변했다! 」

하루카 「 그럼 한 걸음 양보해서 전원 수영복 입고 입욕하는 걸로! 」

에미야 「 사람 말을 리본으로 듣는 거냐!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

 

틀렸다. 아무리 해도 듣지 않는다──

어느정도 욕구를 컨트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사지도 2세도 멀쩡한 인간 남성.

아마 저런 상황이 진짜로 닥친다면 스님들도 반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반응 하고싶어도 못하는 불쌍한 사람도 있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다.

 

──문득, 환상을 보았다.

붉은 외투의 궁병, 몇 년 전에 검을 맞부딪혔던 상대,

하는 일마다 서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 서로의 불행을 꼴좋다며 놀릴 수 있는 녀석.

어째선지 실내에서 외투를 펄럭이며 나에게 등을 향하며 서 있던 녀석은 이쪽을 살짝 돌아보곤,

 

   『 ──작별이다, 여자 품에 안겨 익사해라 』

 

라며 냉소했다. ──대사의 사용처가 틀렸다고 네놈.

그보다 뭐야 그 사인(死因)은. 말해두지만 네녀석의 ' 여난의 상 '같은 걸 이어받을 생각은 없다고..!

 

 

 

 

 

──결국, 나의 논리는 틀린 곳이 없지만, 압도적인 수 앞에 무릎꿇을 수 밖에 없었다.

역사는 승자의 손에 의해 쓰여진다..였나. 승자는 승리한 시점에서 옳은 것이 되어버린다.

불합리하다. 특히 이런 상황에선 더없이 불합리하다.

최대한 신사적으로 대응하려 했건만 어찌 이 녀석들은 이렇게도 나의 인내를 시험한단 말인가..!

거기다,

 

하루카 「 와아.. 」 주물주물

마코토 「 오오오.. 」 주물주물

야요이 「 엄청 단단해요.. 」 주물주물

 

어째서, 이 아이들은 내 근육을 단체로 주무르고 있는 건지 묻고싶다.

 

에미야 「 ..바깥에선 아무런 반응도 없었잖아. 」

마코토 「 당연하죠, 바깥엔 보는 눈이 있으니까. 」

하루카 「 여기서는 호기심을 숨김없이 모두 드러낼 수 있다..고 할까.. 」

아즈사 「 다음은 제가 만져봐도 될까요? 」

에미야 「 ..별로 안된다는 건 아닌데.. 」

 

여자아이에게 둘러싸여서 몸 이곳저곳(상반신 한정)을 만져진다는 것은 상당히 묘하다.

덤으로, 이따금씩 숨결이나 신체가 닿아서 에미야 시로 대위기.

 

에미야 「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 중얼

하루카 「 에? 무슨 말 하셨나요? 」

에미야 「 신경쓰지 마. 혼잣말이니까. 」

 

불경이라도 외우지 않으면 당장 주니어가 ' 똑바로 서라 핫산! '상태가 되어버린다.

──잇세이와 친구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할까,

정신을 집중하는 것으로 자연의 섭리에 거스를 수 있다니.

...불가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것이 가능하다는 걸까.

 

에미야 「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 중얼중얼


그런 나의 속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원인인 모두는 좋을대로 남의 근육을 주무르고 있었다.

──유키호까지 흥미 반 두려움 반으로 다가왔을 땐 정말로 ' 무슨 지거리야─! '하고 외치며 뛰쳐나갈 뻔 했다.

 

 

 

 

 

분명히 피로를 풀기 위해 들어갔던 욕탕이지만 피로가 더 쌓여서 나와버렸다.

몸을 풀던가 그런 것은 불가능, 그저 얼음처럼 사고를 정지하고 불경을 외우며 모두가 나가기를 기다릴 뿐.

──정말로, 이제 좀 가만히 놔두라고.

 

 

라고 바라던 소망은 결국 이뤄졌다. 낮에 하도 뛰어다닌 덕분인가. 다들 지친듯이 조용히 잠들었다.

나 역시 육체는 피로를 호소했지만 어쩐지 잠은 하나도 오지 않았다.

───뭐, 이대로 방에 틀어박혀 있기도 뭐하니 바람이라도 쐬고 올까.

 

조용히 밖으로 나오니 당연히도 밤하늘은 새까맸다.

아침의 무더운 공기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약간 쌀쌀한 밤바람이 옷 사이로 스며들었다.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싫지도 않았다. 게다가 바람을 쐬러 나온 건 나다.

멋대로 나와놓고 바람이 차다며 성질내는 것은 상당히 이상하겠지.

 

어디를 보든 주위에 사람의 흔적은 없었다.

마치 텅 빈 세계에 홀로 덩그러니 놓여진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로 고요했다.

밤이 되어도 인공의 빛이 가득한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그러고 보면, 최근 마술의 연습을 하지 않고 있었다.

강화나 가벼운 투영은 가끔 사용할 일이 있지만,

역시 보구 클래스의 물건을 투영할 기회는 없다.

그녀들과의 일상에 너무 빠져든 나머지 본업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걸까.

정말이지, 한심하군. 차라리 잊을 거라면 완전히 잊어버리는 쪽이 나을텐데.

 


   Trace On
「 투영 개시 」

 

마술회로의 스위치를 올리고 열린 통로로 마력을 흘려넣는다.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기억 속에 있는 검의 설계도를 하나 하나 짜올린다.

상상해라,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

무에서 유를 짜올리는 봉인지정감인 이단의 마술.

나만의 세계에서 검을 뽑아 이곳으로 가져온다.

원래부터 이 몸은 그 하나에 특화된 회로.

창조이념, 기본골자, 구성재질, 빙의경험, 축적세월 재현에 의한 물질투영.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것 따위는 불가능. 처음부터 이것은 그저 흉내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흉내내는 것이 검이라면 신이 만든 무구가 아닌 이상 절대로 복제해낸다.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검의 형상은 머나먼 기억 속의 왕의 검.

 

에미야 「 ──윽 」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듯한 두통. 역시 재활치료에 이 검을 쓰는 것은 무리였나.

──아니, 무리가 아니다. 이 성검은 미숙한 때의 나도 복제해낼 수 있었다.

그 떄와 비교하자면 지금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음이 틀림없다.

곧, 손 안에서 어둠을 밝게 비추는 황금색 빛이 나타났다.

아직 나타나지 않은 가공의 자루를 살짝 쥔다.

 

           칼리번
「 ──승리할 황금의 검 」

 

손에서 찬란히 빛나는 황금의 검.

이것은, 머나먼 전설 속의 기사왕이 뽑았다고 전해지는 선정의 검.

가장 먼저 복제했던, 그녀와 나 사이의 인연.

검을 쥐고는 휙, 하고 한 번 휘둘렀다.

투영한 검에 어설픈 곳 따위는 없다.

──당연하다, 그렇지 않으면 안된다.

흉내밖에 낼 수 없는 녀석이 그것마저 어설프다면 존재가치가 없다.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위험하다. 이 광경이 들킨다면 상당히 곤란하다.

내가 마술사라고 말해버린 치하야라면 다행이지만─ 타인의 경우 비밀을 보장할 수 없다.

다행이라면 765프로의 사람들 중 비밀을 술술 말하고 다닐 사람은 없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주의해서 나쁠 것은 없다. 빠르게 투영을 해제해 검을 손에서 놓는다.

 

황금의 검은 곧 유리세공이 깨지는 듯이 산산히 흩어져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 에미야 씨? 」

「 아아, 하루카인가. 」

「 네,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아서.. 헤헤. 」

 

평소에 머리를 묶었던 리본을 푼 하루카의 모습은 꽤나 신선했다.

개성이 없다느니 평범하다느니 하는 말도 있지만 그녀는 아이돌,

당연히 귀여운 미소녀다. 그리고 뭐랄까, 말로 하기엔 좀 그렇지만─

토오사카보다 키는 1cm 작으면서 특정부위는 훨씬 크다.

미키같은 녀석이 있어서 묻히지만.

외모같은 것을 제외하고서라도, 파트너로 선택한다면 이 녀석 같은 인물이 최적이다.

서툴고 덜렁거리지만 타인을 위하며 고통도 기쁨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뭐, 이것은 ' 다른 사람의 파트너 '로써의 평가다.

' 에미야 시로 '에게 아마미 하루카는 어울리지 않는다.

정확히는 ' 상성은 최상이지만 서로의 잘못을 집어낼 수 없다 '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한 쪽이 삽질하면 사이좋게 삽질만 해 결국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나같은 꿈에서밖에 살아갈 수 없는 바보 녀석이라면,

차라리 뒤통수를 세게 때려서 강제로라도 현실을 보게 하는 토오사카 같은 녀석이 낫겠지.

──뭐, 개인적으론 이런 녀석이 좀 더 마음에 들지만 말이야.

그렇지만 어느쪽이든 에미야 시로에겐 너무 과분하다는 것은 마찬가지다.

 

「 에미야 씨도, 마찬가지신가요? 」

「 아아, 지치기는 지쳤지만 어째선지 눈이 감기질 않는군. 」

「 헤헤.. 하루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

「 보호자로썬 당연한 거다. 내 걱정은 말고 마음껏 폐를 끼쳐줘. 」

 

하루카는 살짝 기쁜듯이 웃었다. 조금 쑥쓰러워져 얼굴을 돌려 하늘을 바라봤다.

 

「 ...또, 올 수 있을까요? 」

 

문득, 행복한 꿈을 보는 듯한 목소리로 하루카는 물어왔다.

 

「 음? 」

「 아까 모두와 이야기 했거든요.

  내년에도, 그 후에도 모두가 이렇게 즐겁게 여행이라던가 할 수 있을까─ 하고.

  그 때라면 모두 바빠져서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역시, 일도 중요하지만 저는 이렇게 모두가 행복한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모두의 행복─인가.

어떻게 보면 나와 하루카는 생각 이상으로 닮아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살아왔는가.

바로 모두가 행복하길 바랐기에,

적어도 내가 알고있는 세상에선 아무도 울지 않기를 바랐기에 이 길을 관철했다.

──역시, 이상은 이상일 뿐으로, 그런 것은 어떻게든 이룰 수 없었지만─

 

「 ──약속할게. 」

「 네? 」

「 아무리 모두가 바빠지더라도, 모두가 모일 시간만큼은 확실하게 만들어 줄게. 」

 

하지만 역시,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상을 저버리는 일 따윈 하지 못한다.

이상이야말로 에미야 시로의 본질이며, 에미야 시로의 존재의의다.

그런 녀석이 다른 사람의 ' 이상 '을 부정한다면, 그것만큼 웃긴 일도 없다.

...뭐,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나는───

 

「 그런 고민은 나한테 맡겨, 그저 너희들은 웃어주면 돼.

  나한테 있어서는 그게 최고의 포상이니까. 」

 

───나는 그저, 이 소녀들의 미소를 지키고 싶은 것 뿐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들과 만난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

그저, 에미야 시로라는 인간은 그녀들을 위해 온 힘을 쏟기로 결정했을 뿐이다.

 

「 ...네! 」

 

환하게 웃는 소녀의 뺨이 붉어졌다.

어두운 고민 따위는 없는 소녀의 웃음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 버렸다.

 

 

 

 

 

 

 

 

Interlude──

 

「 ...에미야 시로. 과연, 타카기 놈. 상당히 거물을 데려왔구만. 」

 

넓은 방에 놓여있는 책상에 앉아 중년의 남자는 중얼거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불쾌했다.

본래 765 프로덕션이라면 아무런 신경쓰지 않고 놔둬도 알아서 파산해 자멸할 운명이었다.

겉으론 무시하고 깔보고 있지만 내심 765프로를 경계하고 있던 그에겐 싱거운 결말이었다.

──그래, 누가 봐도 그런 싱거운 결말을 맞을 것이 뻔했다.

하지만 보라, 지금은 그 약소 프로덕션이 가장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전부터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긴 했지만 힘으로 밟아버린다면 무력하게 쓰러졌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역전되었다.

프로듀서로 취직해, 모습을 드러낸 에미야 시로─

크고작은 사건사고에서 수백의 사람을 구해낸 그의 등장에,

세상은 그가 일하는 765 프로덕션으로 관심을 쏟았다.

처음부터 재능이 없던 아이들도 아니었다. 쏟아진 관심은 곧 팬의 증가로 이어져,

13명 전원 꽤나 이름 있는 아이돌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 남자── 쿠로이 타카오에게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에미야 시로를 먼저 추락시킬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다.

하지만 그는 뒤가 구린 일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회사 하나를 단독으로 무너뜨린 화려한 전적까지 보유했다.

아무리 막강한 힘이 있는 쿠로이라도 해도 그의 책략은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차하면 반격당해, 그동안 해온 ' 뒷면의 일 '이 크게 까발려져 자충수를 두게 될 수도 있다.

 

「 흔적은 최대한 적게.. 우선은 아이돌을 차례로 무너뜨리는 방법으로.. 」

 

곧, 쿠로이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765프로의 패망을 위하여,

쿠로이 타카오는, 더러움을 뒤집어 쓰며 어긋난 길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열린 문 틈으로 그가 입에 담은 말들을 몰래 듣고 있던 한 소년이 있었다.

 

「 ...765프로덕션...? 」

 

쿠로이 타카오.

소년이 소속된 프로덕션의 사장.

동시에, 의지할 곳이 없던 그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 인물.

──인상도 좋지 않고, 언행도 경박하지만, 결코 승부에 더러운 수를 쓰진 않던 자였다.

그 사실을 소년도 알고 있었기에, 소년은 그를 확실히 신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 바뀌었다 '는 사실을 소년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961프로덕션의 비정상적인 성장속도.

소년이 데뷔할 때만 해도, 961프로덕션은 그리 규모가 크지 않았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커지기 시작하며,

소년의 유닛 ' Jupiter '도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다른 동료들은 순수하게 자신의 성공과 회사의 성장에 기뻐했지만,

소년은 아무리 해도 무언가 찝찝한 기분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 적의 파멸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 '고 선언한 쿠로이.

그것을 본 소년의 의혹은, 확신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 뒤가 구린 일을 하고 있다. '

정의롭고 올바른 성격의 소년에게, 그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누가 알리오, 그가 바로 에미야 시로에게 구원받은 무수한 ' 생존자 '중 한 명이란 것을.

누가 알리오, 누구보다도 쿠로이의 신임을 받던 그가. 쿠로이 타카오에게 칼날을 향하리란 것을.

분명이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지만, 소년의 머리 속에선 이미 잊혀진지 오래다.

그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그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찬 소년은 사장실을 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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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1. 아직 건제한 전 야겜주인공의 플래그 꼽기

2. 들이대는 아이돌들과 강철멘탈 에미야 씨

3. 쿠로이 씨 전투개시 (아님

 

최대한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아둬야 터뜨릴 때의 충격이 큰 법이죠.

모든 것은 강력한 한 방을 위하여! 멘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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