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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판타지 최후의 결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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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6, 2015 12:14에 작성됨.

"세계의 반을 줄게. 그러니까 미키의 부하로 들어오는 거야!"

 

머리에 뿔이 달린 마왕이 자기 앞을 막아서는 마법사에게 그렇게 외쳤다. 몇 시간 전, 마법사가 아직 다른 동료들과 있었을 때랑 똑같은 말이었다. 함께 있던 동료들이 바닥에 쓰러져있는 지금, 홀로 너덜너덜한 망토를 펄럭이며 겨우 서 있는 푸른 머리의 마법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부터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럼, 이 세계 전부."

 

온 세계를 지배하려는 마왕이 하기에는 몹시 이상한 말이었다. 그렇지만 마왕은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듯 가볍게 말했다. 마법사는 이번에는 고개를 젓지않았다. 하지만 마왕을 똑바로 쳐다보는 그 두 눈은 명백한 거절의 의지를 담고 있었다.

 

"어째서야? 왜 거절하는 건데!?"

 

마왕의 몸에서 검붉은 기운이 치솟았다. 그 기운은 눈 앞의 존재를 먹어치워버릴 것처럼 넘실거렸다. 그에 맞서기 위해, 마법사도 주문을 외웠다. 가락이 있는, 마치 노래와도 같은 영창이 끝나자 마법사의 주위에 푸른 불빛이 일렁거렸다. 마왕과 대적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 그렇지만 마법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 건, 내게 아무 의미도 없어."

 

"그러면 뭘 위해서 여기까지 온거야!"

 

마왕이 소리치자, 타오르던 기운들이 일제히 마법사에게 날아들어왔다.

 

"큿...!"

 

마법사 주위를 떠돌던 푸른 기운이 앞으로 모여 벽을 이루었다. 하지만 무섭게 치고 들어오는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채채챙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푸른 벽이 깨지고, 그녀를 지키던 붉은 망토가 찢겨 흩날렸다. 데미지를 받아 비틀거리던 마법사는 무릎을 꿇었다.

 

"원하는 게, 뭐야."

 

마왕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마법사를 내려다보았다.

 

"네가 이런 짓을 그만두는 거."

 

마법사가 고통을 참아내며 낮게 읊조리듯 말했다.

 

"그래? 그럼 미키의 부하가 되면 그만둘게."

 

"....거짓말."

 

마법사가 마왕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들켰네."

 

마왕이 웃었다.

 

"나는, 너를 막기 위해 여기까지 왔어."

 

마법사가 식은 땀을 흘리면서도 다시 일어섰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온 게 아니었어?"

 

"네가 지금이라도 당장 이런 짓을 그만두길 원해."

 

부탁이야, 마법사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저주를 풀 방법이라면, 어떻게든 찾아낼테니까. 그러니까....이제 그만두고.....돌아가자."

 

뻗은 손을 거두지 않은 체 마법사는 그리 말했다.

 

"....고마워."

 

그녀의 말을 묵묵히 들어주다 난데없이 그렇게 대답한 마왕의 얼굴은 아까의 독기는 온데간데도 없이 평온했다.

 

"....미키?"

 

주위를 감싸고 있던 어두운 기운들도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마법사는 잠깐 고민하다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갔다.

 

"치하야, 씨는 미키가 이런 모습이 되어도 저버리지 않는 구나."

 

마왕이 어딘가 후련한 표정으로 마법사에게 걸어왔다. 그러고는 검게 물든 손으로 마법사의 손을 꼭 붙잡았다. 마법사는 어찌할 지 생각하다, 가만히 있기로 했다.

 

"미안, 해."

 

마왕이 고개를 푹 숙였다. 마왕의 어깨가 오르내렸다. 마법사는 말없어 그것을 지켜보았다. 어둡고 깊은 마왕성 안에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저기, 치하야씨...."

 

한참 울던 마왕이 겨우 고개를 들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마왕은 자신의 손에 힘을 주며, 마법사의 이름을 불렀다.

 

"말해보렴."

 

마법사는 부드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키 말이지...."

 

마법사의 손을 더욱 강하게, 아플 정도로 꽉 쥔 마왕이 작게 소근거렸다.

 

"이미 늦어버린 모양이야."

 

마왕이 웃었다. 울면서 웃었다. 강렬한 검은 기운이 두 사람을 덮쳤다. 마법사가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이미 두 손을 꽉 잡힌 이상 도망칠 수 없었다.

 

"미...키....!!!"

 

마법사가 소리쳤다. 하지만 마왕은 그러거나 말거나 킥킥 웃으며 말했다.

 

"늦었어, 이미 늦었어. 이미 어둠 속에 떨어진 거야. 다시 못 나와."

 

마법사는 마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다시 한 번 주문을 노래했지만 이렇게나 강력한 어둠 앞에서는 부질없는 짓이었다.

 

"미키, 더 이상 외톨이는 싫은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와줘!"

 

"안돼.....그럴 수는....!!!"

 

마법사의 몸에 검은 기운이 감겨들었다. 이대로 있다간 자기 앞의 마왕처럼 되어버릴 거라고, 마법사는 직감했다.

 

"치하야씨도 지금 외톨이잖아. 같은 처지끼리 앞으로 잘 지내는 거야. 응?"

 

마왕이 웃었다. 눈물이 아직 그치지 않았으면서도 즐겁다는 듯 웃었다. 마법사는 마왕의 말에 무심코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기 말고는 미동도 하지 않은 체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있는 사람들. 확실히, 그랬다. 혼자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마법사의 시야가 흐려졌다. 그녀는 이젠 틀렸다, 라고 생각했다.

 

".....아니야....."

 

그 순간, 마왕과도 마법사와도 다른 목소리가 울렸다. 그 목소리에 마법사는 흐려져가는 의식을 다 잡아가며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차디찬 바닥에 엎어져있던 용사가 검을 의지하며 반쯤 일어나고 있었다.

 

"치하야쨩은.....외톨이가 아니야!!!"

 

용사가 마법사에게로 몸을 던졌다. 방금 전만하더라도 쓰러져있었으면서 어디서 그런 기운이 나오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그녀에게 가까워졌다.

 

"방해.....하지마!!!"

 

마왕이 불청객에게 소리질렀다. 둘을 감싸던 검은 기운들이 일제히 용사를 덮쳤다. 용사는 검을 들어 그것을 막거나, 튕겨냈지만 전부를 처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용사는 상처입어가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화난 마왕이 용사를 처리하려 마법사의 것을 굳게 잡은 손을 풀었다.

 

"윽...!?"

 

마법사는 그 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손에서 나온 푸른 빛이 마왕을 가격했다.

 

"치하야, 씨...."

 

아주 약한 빛이긴 해도, 지근거리에서 발사한 것이라 타격을 입은 마왕이 주춤거렸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마법사가 서둘러 거리를 벌렸다. 다시는 어둠에 끌려가지 않게끔. 마왕이 자세를 회복했을 때는 이미 용사가 그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하루카.....!"

 

마왕이 그르륵거렸다. 눈물은 이미 말라붙어 있었다. 두 눈이 증오로 붉게 타올랐다.

 

"아직, 늦지 않았어."

 

용사가 검을 치켜들었다. 그 검이 노리는 건, 마왕이 아니었다. 마왕을 둘러싸고 있는 검고 깊은 어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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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뒤는 컷!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걸로......

뻔하지만 판타지 소재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왕도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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