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P 「치하야랑 맥x날x에 갔을 때의 이야기」

댓글: 6 / 조회: 1524 / 추천: 3


관련링크


본문 - 08-17, 2015 17:10에 작성됨.

P 「미안, 좀 더 제대로 된 곳으로 데려가고 싶었는데.....」

 

고된 촬영의 끝, 늦게나마 겨우 맞이한 퇴근 시간. 이대로 헤어지기에는 너무 배가 고프기도 하고, 또 치하야에게도 뭐라도 좋으니 일단 먹이고 싶어서 일단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곳으로 무작정 발을 옮겼었다. 평소 식사를 하던 곳과는 많이 다른 쪽이기 때문에, 일단 사죄의 말을 뱉어본다.

 

치하야 「아무래도 상관 없습니다」

 

P 「아, 아하하....그, 그래? 그럼 다행이지만은....」

 

치하야는 항상 상관없다고 말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에 유심히 살폈다. 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진짜 아무래도 괜찮은 모양이다. 불만이 없다는 건 다행이지만,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P 「일단 뭐라도 주문하자.」

 

P 「음, 나는 저걸로 할 건데 너는?」

 

치하야 「.....이걸로 하죠」

 

나는 적당한 세트 메뉴를 하나 골랐다. 치하야는 거기서 감자튀김을 뺐고, 음료수도 탄산이 아니었다. 햄버거의 크기도 더 작았다. 체중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치하야는 살을 좀 찌워야하지 않을까.

 

P 「이걸로는 양이 좀 적지 않을까? 오늘 활동이 많아서 힘들었을텐데」

 

치하야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생각해요, 라고 끝맺었지만 사실상은 단언의 의미가 아주 강한 대답. 여기에 뭐라 더 말해봤자 싸움만 벌어질 거라고 예상했다.

 

P 「네가 정 그렇다면야.....」

 

........

 

시간이 좀 지나서 주문한 게 나왔기에, 우리 두 사람은 각자의 몫을 들고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P 「.....」 우물우물

치하야 「.....」 우물우물

P 「.....」 우물우물

치하야 「.....」 우물우물

 

아무런 대화 없이 그저 뭔가를 먹는다는 행위가 몇 분 동안 지속되었다. 우와, 어색해. 정말 어색해. 치하야는 앞에 내가 있던 없던 상관 없다는 듯 목적에 충실하지만, 이 쪽이 거북해서 못 견디겠다. 뭐라도 좋으니까 말을 걸어볼까.....

 

P 「저, 저기 치하야」

 

치하야 「.....뭔가요」

 

P 「이런 곳에 와본 적 있어?」

 

설마 살면서 아예 한 번도 와본 적 없다던가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대답을 끌어내기 위해 이렇게 물어본다.

 

치하야 「네, 그리 자주는 아니지만요」

 

P 「아, 그렇구나.....그 말로 봐서는 이런 것은 별로 안 좋아하겠네」

 

치하야 「그 말대로네요」

 

P 「어, 어어」

 

치하야 「주문하면 빨리 나온다는 건 편리하지만요」

 

P 「아하하, 그건 그렇지」

 

치하야 「네」

 

치하야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햄버거를 우물거렸다. 잠깐. 왜 여기서 대화가 끊기는 건데. 보통 이럴 때는 '프로듀서는 어떤가요?' 같이 물어보거나 하지 않아?

 

치하야 「.....」 묵묵히 식사 중

 

혹시 모를 추가를 기대하며 치하야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식사에 열중하고 있을 뿐. 으으, 이대로 가다간 또 어색한 분위기가 될거다. 그걸 막기 위해서, 나는 다시 입을 떼었다.

 

P 「치, 치하야」

 

치하야 「이번엔 또 뭔가요」

 

P 「오늘 많이 힘들었지? 미안, 내일은.....」

 

치하야 「견딜 만했습니다」

 

내가 뭐라 더 말하기도 전에, 뚝 끊어버리듯 대답했다.

 

P 「그, 그래....」

 

거기에 또 뭔가를 덧붙이기에는 민망해서, 어쩔 수 없이 꼬리를 내리는 나.

 

치하야 「프로듀서, 빨리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내일 일에 지장이 있을 지도 몰라요」

 

P 「아, 그래.....그렇지......그렇긴 한데.....」

 

치하야 「.....」 식사 재개

 

P 「.....」

 

내가 뭐라고 말하거나 말거나, 치하야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대화할 마음이 전혀 없는가 보다. 그래, 됐다. 그냥 빨리 먹고 헤어지는 게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이겠지.

 

P 「.....」 우물우물

 

치하야 「.....」 우물우물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다시 찾아오는 어색함이 이제는 괴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아, 방송 관계자분들하고 같이 식사했을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치하야 「.....」 식사를 거의 끝마치는 중

 

P 「.....치하야!」

 

이대로 불편한 자리로 끝낼 수 없어서, 나는 다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치하야 「무, 무슨 일인가요. 갑자기 큰 소리를 내고는」

 

아, 미안. 무심결에 목소리가 크게 나왔나.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이번에는 노선을 좀 바꿔서.....간다, 필살!


P 「너 입가에 소스 묻었다!」

 

근처에 사람은 우리 둘 밖에 없다는 건 파악했으니까 괜찮다.

 

치하야 「!?」 화들짝

 

치하야 「그 그런 건 큰 소리로 외치지 않아도....」 허둥지둥

 

하하, 걸렸다 걸렸어. 치하야는 크게 당황하며 티슈를 찾았다. 언제나의 차분한, 때로는 냉랭하게까지 보이는 모습과 전혀 달라 나는 그만 웃음을 짓고 만다.

 

치하야 「.....」 스윽

 

치하야 「.....????」

 

치하야 「아무 것도 묻지 않았습니다만.....?」

 

P 「응, 거짓말이었어」

 

저절로 싱글벙글 웃으며 그렇게 답하고 말았다.

 

치하야 「......재밌으신가요」 찌릿

 

이제서야 상황을 판단한 치하야가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P 「윽」

 

치하야 「후우.....」

 

치하야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치하야 「뭐, 됐습니다. 말해봤자 입만 아플 게 뻔하니까요」

 

한 소리 듣지 않을까 걱정한 것과 달리 치하야는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것은 용서가 아닌 포기에서 왔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한테 더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P 「.....」

 

하아, 잠깐의 즐거움은 곧 뒤에 커다란 고통을 불러오는 구나. 오늘 교훈 하나 배웠다.

 

치하야 「전 다 먹었습니다. 프로듀서도 빨리 정리하는 게 좋겠죠」

 

그 말에 내 쪽을 바라보니, 아직 꽤 남았다. 빨리 먹어야겠다.....

 

P 「.....응」

 

.....

 

P 「후우....배가 부르니 좀 살 것 같다」

 

그렇게 이 쪽도 식사를 마치고 난 뒤, 둘이서 가게 문을 나서는 길. 어째서인지 치하야가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P 「응? 왜 그래?」

 

치하야 「거울을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처음에는 무슨 소리 하는 건지 어리둥절했지만, 곧 그게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P 「엑」

 

치하야 「프로듀서는 귀가 안 좋으신가보네요. 더 큰 소리로 말해드릴까요?」

 

치하야 「다른 사람들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P 「아니아니아니 내가 알아서 확인할게! 조금 기다려줘!」

 

나는 서둘러 화장실로 향했다

 

.....

 

P 「.....」

 

P 「.....」

 

P 「.....이번엔 이 쪽이 걸려들었다」

 

그리고는 내가 내 꾀에 넘어갔다는 걸, 거울 앞에 서면서 깨달았던 것이다. 별 것 아니지만 그래도 되돌려받았다는 것 자체가 조금 속이 상해, 터덜터덜 힘없는 발걸음으로 이 쪽을 기다리고 있는 치하야에게 향했다.

 

P 「기다리게 해서, 미안」

 

치하야 「아뇨, 괜찮습니다」

 

투덜거리고 싶었지만, 솔직히 먼저 시작한 내가 잘못이니까 입을 꾹 다물었다. 치하야는 아까처럼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즐거워보였다.

 

치하야 「.....♪」

 

뭐어.....착각이겠지.

 

---------------

햄버거 우물거리는 치쨩 보고 싶습니다

3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