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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Gloomy, Blue Life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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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3, 2015 20:08에 작성됨.

346 프로덕션의 쿨 타입 아이돌 사무소.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곳이지만 요 근래 들어 무거운 기운만 감돌고 있다.

서머페스가 모두 끝난 다음 날, 침체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치히로와 아이돌들이 조촐한 파티를 준비하며 한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남자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

"벌써 3일이나 지났네..."

한숨을 쉬며 창 밖을 멍하니 쳐다보는 카나데. 아이돌 중에서도 특히 유우츠에게 강하게 호감을 가진 그녀였기에 지금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으으...이제 더 이상 못 참겠어요!"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무츠미. 평소에는 조신한 모습이지만 가끔씩 폭발적인 행동력을 보여주는 그녀였기에 다른 아이돌들이 일제히 그녀를 쳐다본다.

"언제까지고 유우츠 프로듀서를 기다릴 수는 없어요! 이렇게 된 이상 '유우츠 프로듀서 수색대'를 만들어요!"

"수색대까지야...하긴, 벌써 3일이나 지났는데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어..."

"전화도 메일도 전부 묵묵부답이고..."

"역시 상심이 큰 걸까..."

"저기...카나데 언니..."

조심스레 카나데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소녀는 사사키 치에. 카나데와 마찬가지로 유우츠에게 다른 사람들 이상의 호감을 가지고 있는 여자아이다.

"무슨 일이야, 치에?"

"...키후쿠 언니의 부탁, 기억하고 있죠?"

한코츠 키후쿠. 몇 달 전 갑자기 사무소에 찾아와 약간의 난동을 부리고 떠난 유우츠의 누나. 그녀가 카나데와 치에에게 했던 간곡한 부탁.

「"그 아이가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응. 그렇다면 직접 움직여야지."

비장한 표정을 띄우며 카나데와 치에가 사무소 문으로 향한다.

"나랑 치에가 찾아올게. 반드시 데려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에엣?! 저도 같이 가요!"

그 말에 무츠미가 당황하며 그녀들을 따라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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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맨션의 골방.

몸을 웅크리며 멍하니 있는 청년.

'그녀들에게 그 사건은 엄청난 상처다. 난 그 상처를 보듬어주고 치료해주고 싶었다. 그 상처를 내버려둔 놈들에게 복수하고 싶어서...그녀들에게서 과거의 내가 겹쳐 보여서...'

'그런데도 난 실패했다...그녀들이 그렇게 피나도록 수많은 노력을 한 동안 난 도데체 뭘 한 건가...'

"나 같은건..."

──────────────────────

번잡한 시내. 길가를 걸어가는 3명의 아이들.

"..."

"..."

"..."

어색한 침묵. 며칠 전부터 이어져온 숨 막힐 듯한 침묵.

"저기...사이코, 소시오? 혹시 무슨 일 있어? 요새 전혀 웃지를 않아서..."

조심스레 쌍둥이에게 말을 거는 아리스. 그 말대로 서머페스가 끝난 이후부터 쌍둥이는 웃음을 잃어버렸다. 등교길에서도, 학교 안에서도, 하교길에서도, 어쩌면 집 안에서도...

"...오빠, 맨날 방에서 울어."

간신히 입을 여는 소시오. 텅 빈 눈은 그녀가 자주 짓는 섬뜩한 미소와 어우러지면 그 무엇보다 섬뜩한 눈이 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비통하고 처량해 보인다.

"프로듀서가?"

믿기지 않았다. 확실히 유우츠는 통 우울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지금까지 봐 왔던 모습은 강하면 강했지,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일만한 사람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자세히 얘기를..."

"아! 아리스랑 쌍둥이!"

그들을 발견한 사람은 우연히 같은 길가를 지나던 무츠미 일행.

"치에랑 무츠미 씨에 카나데 씨까지? 여긴 어쩐 일인가요?"

도통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유우츠 씨를 찾고 있어. 그래! 사이코랑 소시오는 유우츠 씨가 어디 있는지 알아?"

"형...맨날 집에 있어..."

"잘 됐다. 그럼 지금 곧바로 유우츠 집으로 가자!"

일이 쉽게 돌아간다. 우연히 쌍둥이를 만난 데다가 유우츠는 집 안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곧바로 그들은 유우츠의 집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어째서 자꾸만 불안한 걸까...

──────────────────

"그럼 문 열게."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빠르게 누르는 소시오. 잠금이 풀리고 문이 열린다. 그리고 펼쳐진 광경은...

"커헥...켁...켁..."

"...에?"

허수아비같은 남자가 공중에 매달린 채 버둥거린다. 스카이댄서마냥 흐느적거린다.

...

유우츠가 있다. 목을 감싸고 있다. 목에 밧줄이 걸려 있다. 밧줄은...올가미 모양.

...

유우츠가 목을 매단 채 괴로워하고 있다.

"시...싫어!!!!!!!"

"사이코! 빨리!!!"

빠르게 안으로 달려가는 쌍둥이. 사이코가 받침대가 되고 소시오가 사이코를 밟고 뛰어올라 허리춤에 달려있던 손도끼로 밧줄을 잘라낸다. 심각한 상황만 아니라면 박수를 칠 정도다.

밧줄이 잘려 나가자 곧바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유우츠.

"커허억...커헉...케엑..."

"오빠! 정신 차려봐! 오빠!!!"

"우아앙!!! 형이..."

"유우츠 씨! 괜찮아? 제발 정신 차려줘...제발!"

"구급차! 우선 구급차부터!"

그리고 유우츠의 눈이 탁해진다.

───────────────────

병원 복도.

다급한 듯 울려퍼지는 발소리. 이윽고 병실 문이 거칠게 열린다.

"유우츠!!!"

급하게 병실으로 들어오는 여성. 한코츠 키후쿠, 한코츠 4남매의 장녀이자 맏이.

"키후쿠 씨..."

카나데의 눈이 부어 있다. 눈동자에도 실핏줄이 터져 충혈된 상태. 어찌나 울었던지 목도 쉰 듯 하다.

비단 카나데뿐만이 아니라 유우츠 주변의 사람들 대부분이 똑같은 상태다.

"유우츠 형님의 누님 되시는 분이십니까?"

비교적 침착한 상태의 하네. 겉보기에는 별 일 없어 보이지만 하네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 그 옆으로 마치 하네를 줄여놓은 듯한 여자아이가 불안한 듯 키후쿠를 쳐다본다.

"네. 그런데 그 쪽은?"

"인사가 늦었네요. 쿠로이 하네라고 합니다. 이 쪽은 제 여동생인 쿠로이 츠바사(黑衣 翼)구요. 유우츠 형님과는 이사하고 난 뒤부터 친하게 지내는 사이입니다."

"안녕하세요..."

"그것보다...유우츠는 어때요?"

"보시다시피..."

"..."

말 없이 앉아 있는 유우츠.

"유우츠!"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합니다."

"어쩨서..."

가만히 있던 유우츠가 입을 열기 시작한다.

"...왜 살려뒀어."

"뭐?"

입 안에서 나온 말은 사과도 격려도 아닌 원망. 기가 막힌 상황이다.

"왜...살려...뒀냐고...나 같은 거...그냥 죽게 내버려 둬...다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나는...아무것도..."

"멍청아!!!"

짝! 키후쿠의 손이 유우츠의 뺨을 때렸다. 이윽고 연거푸 유우츠의 뺨을 연달아 때리기 시작하는 키후쿠.

"멍청아!멍청아!멍청아!!멍청아!!!"

"잠시만요, 누님! 일단 진정을..."

"이거 놔! 놓으라고!!!"

하네의 손을 뿌리치려 하며 격렬하게 날뛰는 키후쿠.

"야 이 이기적인 새끼야! 그래서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버리고 혼자 죽겠다고?! 네가 아무것도 안 했다고?! 설령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해도 이제부터 뭔갈 하면 될 꺼 아냐?! 그리고 네가 한 게 없긴 왜 없어?! 이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할 수 있게 혼자 희생해 놓고 한 게 없긴 왜 없어!!!"

"..."

"너 이렇게 혼자 죽어 버리면 나는? 사이코랑 소시오는? 네 직장 동료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 그래?!"

유우츠를 책망하며 눈물을 흘리는 키후쿠. 그 책망은 유우츠를 향한 것일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향한 것일까.

"일단 진정하시고...우선 바깥으로 나가죠."

하네의 말에 사이코와 소시오, 츠바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병실을 나선다. 키후쿠는...하네가 억지로 끌고 나온다.

────────────────────

"유우츠는...우울증 편력이 있어요..."

"우울증이요?"

"어렸을 때부터 음침한 인상 때문에 안 좋은 일을 많이 당했거든요."

"그런 건 보통 부모님이 해결해 주지 않나요?"

부모라는 말을 들은 키후쿠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다.

"저희 부모님은...저희에게 일절 관심을 가지지 않으셨어요."

"네???"

"아마...부모님 품에 안긴 적도 없을 껄요?"

"우리가 여기 온 것도 엄마아빠가 우리 버려두고 해외로 여행 가셔서 여기로 온 거니까..."

"집은 유복했지만 부모님은 저희를 버려두고 놀러 가기만 하셨죠. 유우츠는 어릴 때부터 그런 부모님을 원망했구요. 그래서 절연까지 했어요. 그것 때문일까...어렸을 때부터 우울증 치료제를 달고 다녔고, 그런 유우츠를 보며 더 심하게 괴롭히고...악순환의 연속이죠."

터무니 없는 과거사다. 애초에 진작 죽지 않은 게 용할 정도다.

"유우츠는...약자에 대한 보호에 심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어요. 자신이 그렇게 당했기 때문에 절대 다른 사람들은 자신처럼 불행해져서는 안된다고..."

서머페스에서의 실패, 그리고 방금 전의 유우츠의 말. 이걸로 유우츠의 상황이 좀 더 알기 쉬워졌다."

"이사하고 난 뒤에...상태가 많이 좋아져서...그리고 아이돌 사무소에 일하면서 달라져서...괜찮아진 줄 알았는데...그냥 자기 고통을 참고 있었던 거 뿐이였어요...그런데도 나는 누나면서 아무것도 못 해주고..."

무력한 자신을 한탄하며 눈물을 흘리는 키후쿠. 그 모습에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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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울리는 휴대전화.

[발신자: 센카와 양]

[프로듀서 님. 몸은 좀 어떠신가요? 연락이 도통 안 돼니 불안해서요. 내일은 견습 프로듀서 분들이 오시는 날이니까 꼭 와 주세요!"]

"..."

조용히 휴대전화를 끄며 드러 눕는 유우츠.

하늘은 야속하게도 화창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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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건의 끝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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