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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Gloomy, Blue Life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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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2, 2015 23:38에 작성됨.

서머페스.

7월의 여름, 무더운 날씨를 시원하게 만들어줄 거대한 축제.

워터파크 한가운데에는 여러 개의 무대가 만들어져 있다. 소형의 무대에서 특대형 무대까지 다양한 크기의 무대들. 아이돌이 올라서는 무대의 크기로 그 아이돌의 유명도가 보여진다.

그리고 무대 구역 근처의 아이돌 대기 구역에서 유우츠와 아이돌들이 긴장된 표정을 하고 있다.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어렵사리 입을 여는 유우츠. 그 목소리에서도 긴장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 '서머페스 라이브 경연대회'는 가장 큰 규모의 특대 스테이지에서 열리게 됩니다. 저희 쪽에서는 세 명이 참가하구요."

참가 인원이 많을수록 순위권에 들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것. 하지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섣불리 큰 무대에 올랐다간 긴장으로 실수만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능력 부재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검증된 인원만 참가하기로 했다.

"시부야 양, 타카가키 양, 그리고 칸자키 양. 큰 부담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자신이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물론 마음은 꼭 순위권에 들어 줬으면 하지만 그런 말을 했다간 부담감만 증폭시킬 뿐이다.

"응.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해 볼께."

"긴장되지만 열심히 해 볼께요."

시부야 린과 타카가키 카에데. 쿨 타입 아이돌 중에서도 실력으로는 톱 급에 드는 멤버들이다. 그녀들의 표정은 여유로워 보이지만 그래도 역시 긴장하고 있다는 걸 감추기에는 역부족해 보인다.

"후후후...설마하니 이 몸에게 이 정도의 힘을 발휘시킬 줄은...우으..."

그 옆에서 칸자키 란코가 언제나처럼 알아듣기 힘든 말로 중얼거리고 있다. 린이나 카에데와는 달리 한눈에 보기에도 긴장으로 떨고 있는 것이 보일 정도다.

"다른 분들은 각자의 무대를 최대한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네!"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하는 유우츠.

"그럼 시간이 되었군요. 준비합시다."

그렇게 그들은 무대로 향하기 시작했다.

─────────────────────────────

특대 스테이지 무대 뒷편.

"어라라~이게 누구신가? B급 프로듀서와 3류 들러리들 아니신가?"

높은 톤으로 유우츠 일행을 도발하는 사람은 427 프로덕션의 베아트리체. 그 오만한 모습에 유우츠의 미간이 찌푸러졌다.

"...여기까지 와서 도발입니까. 예의는 지켜 주셨으면 합니다만."

"흥! 고작 들러리들한테 굽신거릴 만큼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서 말이야."

"아이쿠~이거 346 프로덕션 팀 아니심까?"

베아트리체의 뒤로 양복 차림의 젊은 청년이 딱 들어도 빈정거리는 티가 나는 목소리를 내며 등장한다.

하늘색의 반곱슬머리와 푸른 눈은 그림같이 그려진 미남이였지만 그 눈에는 어딘가 불길한 기운이 비춰져 있었다.

"이거 만나서 반갑슴다~제 이름은 카이교 이자야카(海漁 鮮). 427 프로덕션 소속, 베아쨩의 프로듀서 되는 사람임다~"

"...346 프로덕션 소속 한코츠 유우츠입니다."

"그나저나...그 쪽은 프로덕션에서 별로 지원 같은 거 안 해주는 것 같슴다? 무대 의상도 약간 허접하고...그러면 안 팔린다구요? 적어도 대중에게 팔릴 정도의 어필은 해 줘야 하지 않슴까?"

탐욕. 금전에 대한 더러울 정도의 탐욕. 이자야카의 모습과 발언은 전형적인 '아이돌은 상품'이라는 사상을 가진 자의 모습이였다.

"그걸 알면 저러고 다니겠어? 저런 들러리들은 신경 끄고 내 준비나 도우라고."

"예~예~감다~...그러면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만나죠."

이자야카는 베아트리체의 신경질적인 질책에 능구렁이처럼 대하며 자리를 떠났다.

그런 그들을 매섭게 노려보는 유우츠.

"..."

"프로듀서."

"...무슨 일입니까."

"...꼭 순위권 안에 들게."

"...노력해 주십시오."

아이돌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무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모두들 잘 해주기를...'

유우츠는 이 이상 자신이 해줄 건 마음 속으로 비는 것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

"..."

무대가 끝난 후의 대기 천막. 천막 안의 공기는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였다.

"...미안해. 프로듀서."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유우츠에게 사과하는 린. 카에데와 란코 역시 마찬가지다.

"..."

사과같은 걸 바라는 게 아냐. 모두들 잘 했어. 다만, 벽이 너무 높았을 뿐이야. 그러니까 조금씩 더 노력해서 다음 번에 잘 하면 돼.

하지만...

"다음 기회는...없겠지요..."

무심코 마음 속 말을 입 밖으로 꺼내버린 유우츠. 그로 인해 대기 천막의 공기는 한 층 더 무거워졌다.

「"자~그러면 심사 결과가 나왔으니 순위를 발표해 볼까요?"」

1위는 역시 427 프로덕션의 베아트리체. 확실히 평소 모습과는 달리 무대 위에서는 군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진정한 아이돌의 모습이였다.

2위는...대충 그럭저럭 큰 회사의 그럭저럭한 아이돌. 사실 자신의 팀 말고는 아이돌에 대해 무관심했기 때문에 잘 알지는 못한다.

그리고 3위는...

「"우선 3위는 346 프로덕션의..."

"후타바 안즈!"」

후타바 안즈. 분명 이전에 본 아이돌이다. 같은 프로덕션의 큐트 타입 아이돌.

즉, 이번 서머페스는 텐넨 한텐의 승리.

'다...끝났다...'

유우츠의 낙담한 듯한 표정이 평소의 우울한 모습과 합쳐져 극한의 어두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 어두운 기운에 유우츠를 놀려먹으러 온 베아트리체와 이자야카도 섣불리 천막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수고하셨습니다. 뒤는...제가 어떻게든 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

"...숙소로 돌아가죠."

"...수고하셨습니다."

다 죽어가는 목소리. 도저히 아이돌이라고 볼 수 없는 측은한 모습. 유우츠 팀은 힘 없이 천막을 나오기 시작한다.

"흐...흥! 드디어 나오셨군, 패비자들! 어때? 넘을 수 없는 벽과 맞닥뜨린 기분은?"

어색한 톤으로 한껏 아이돌들을 도발하는 베아트리체. 하지만 그녀들은 그런 도발에 대응할 기운도 없는 상황이였다.

가볍게 베아트리체를 지나가는 아이돌들.

"뭐...뭐야! 사람이 말을 하면 들으라고! 감히 내 말을 무시해?!"

"뭐~어쩔 수 없잖슴까? 진 것많으로도 충분히 분할 것 같은 마음, 잘 암다~"

"크흠...읏! 그래! 어때? 나 하나한테 모조리 져 버린...기분은..."

"??? 베아쨩? 왜 그러는..."

베아트리체와 이자야카가 본 것은 거대하고 마른 사내. 분명 방금 전에 만났을 때에는 음침하긴 해도 어느 정도 상대할 만한 모습이였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만에 그 사내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퀭한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탄과 절망의 기운. 구부정한 자세와 힘 없이 늘어져 있는 팔은 한 번 휘둘렀다가는 맞는 순간 그대로 뼈가 부러질 듯 해 보였다.

"아우으..."

"어...그러니까..."

자신들의 앞에 있는 이 기이한 사내의 모습에 베아트리체와 이자야카는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이고 만다.

그런 그들을 이자야카가 흘깃 쳐다본다.

"히잇!!!"

"...무슨 볼 일 있습니까."

"우으...죄...죄송합니다..."

다리에 힘이 풀린 채 주저앉아 버리는 베아트리체. 이자야카 역시 주저앉으며 베아트리체를 감싸안는다.

"..."

벌벌 떠는 두 사람을 지나치며 유우츠는 숙소로 돌아선다.

"우으...카─쨩...우리 산 거야?"

"아무래도...그런 것 같슴다..."

"훌쩍...몰라...무서워...이제 다시는 쟤네들이랑 안 만날래...훌쩍..."

"...베아쨩? 빨리 옷부터 갈아입어야 할 것 같슴다만..."

"후에?"

"그러니까...무서웠던 건 잘 알겠슴다만...지린내가..."

"...우아아아앙!!! 이젠 싫어!!!!"

울려퍼지는 베아트리체의 울음소리. 그 울움소리를 뒤로 한 채 유우츠는...

'이렇게 무력한가...결국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건가...난...우리 멤버들은...결국 이걸 위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건가...'

"고작...이 따위 결과 때문에..."

다시 유우츠의 마음에 먹구름이 끼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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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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