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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의 마음 깊이 감추어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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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9, 2015 10:50에 작성됨.

다음 편 부터는 제목을

'히비키의 마음 깊이 감추어진' 에서

'힐을 신지 않는 여자' 로 바꿀 생각 입니다.

2015년 8월 4일, '히비키의 마음 깊이 감추어진 -11'은 삭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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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V는 기존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다. 꽤나 실험적이라면 실험적일수 있는 이러한 방법은 PV의 촬영을 맡은 디렉터 이시카와가 가나하와 시죠의 곡을 쓴 작곡가와 아는 사이이기에 가능했다. 정확히는 작곡가가 이시카와를 연결시켜준 것 이다. PV 제작을 자신이 맡으리라는 아무런 확신도 없이 이시카와는 작곡과정에서부터 관여하였으며, 작곡이 끝나가는 과정에서 765프로덕션에 PV 제작과 관련하여 협의한다. 당초 765프로덕션은 당연히 류구코마치의 PV를 제작한 스튜디오와 계약을 채결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곡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에서 그들은 765 프로덕션에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두 사람의 PV를 따로 제작하되 하나의 영상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가나하 히비키와 시죠 타카네는 유닛임에도 PV를 비롯한 데뷔곡은 싱글곡 이었으며 그에 따라 PV도 두개를 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닛임을 감안하여 PV는 두 사람이 같이 출연하여 각자의 곡을 부르며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하며, 따로 편집하여도 어색하지 않도록 하거나 혹은 두 사람의 곡을 적절히 편곡하여 중간중간 서로의 곡을 오고가는 안 등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실험적인 제안은 순전히 디렉터 이시카와의 개인적인 흥미에서 나온 것 이다. 프로듀서는 조금 망설였다. 과연 두 개의 PV가 부드럽게 이어질지에 대한 걱정도 걱정이었으나, 그렇게 제작된 PV를 방송용으로 편집하였을 때 제대로 분량이 확보 되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이시카와는 아무런 포트폴리오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본인도 처음 해보는 일 이기에. 프로듀서의 생각은 이러하지만 아키즈키 리츠코가 이 제안을 들었다면 꽤나 마음에 들어 하였을 것 이다. 여전히 부정적인 프로듀서의 태도에 조금은 오기가 생긴다. 디렉터 이시카와는 조금 월권을 하기로 마음먹으며 강수를 두기로 한다.

           "이건 어떻습니까? 금액은 한편 분으로."

           "한편 분입니까?"

           분명 과장이 알게 되면 조금 시끄러워 지겠으나 그 정도는 자신이 지금까지 회사에 얼마나 기여하였는가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괜찮다며 자신을 안심시킨다. 아니, 그는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는 않는다. 잘 되리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어째서인가 계속해서 우러나온다. 괜찮은 것을 넘어 그야말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다'. 아키즈키에게 전화를 하려던 그는 언제까지나 신인 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싶지는 않았다. 너무나 신중을 기했기 때문인가 아니면 너무나 자신을 과신하였기 때문일까. 이미 한번의 중대한 미스를 저지른 그로서는 이번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까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전화기를 꺼내려던 생각을 관두고 결심을 한다. 계약을 체결할 결심이 아닌, 신인인 프로듀서가 이미 이 업계의 이름난 디렉터 이시카와에게 무례한 질문을 하기로.

           "잘... 될 수 있을까요?"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잘 될 겁니다. 아니, 그 이전에 제가 독단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아니니까요. 765프로 분과 계속해서 컨텍할거고, 프로듀서씨께서 컨펌해주시지 않으시면 저도 당연히 진행하지 않을 겁니다."

           프로듀서는 신인으로써 한가지 걱정되는 점은 이시카와 디렉터로써도 이해할 수 있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같은 분량이라면 돈을 많이 받는 편이 훨씬 좋을 것인데 그는 어째서 금액을 이렇게 절반으로 하려 한다는 말인가? 자신을 크리에이터로써 자부하는 그는 자신의 일에 있어 돈보다도 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자신의 창작욕구에 보상을 주고 싶다는 것 이다.

           "이 아이디어로 이런 구성의 영상을 진행하는건 처음인데, 저희 쪽에서도 금액을 전부 받는 건 도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거기에 그는 한마디 붙인다.

           "그리고 저희 회사 입장에서도 '이런 독특한 PV도 만든 적이 있습니다!' 하는 광고가 되니, 저희 입장에서도 큰 이익이죠."

           이시카와는 지금으로 프로듀서에게 확실한 신뢰감을 주었다고 확신했다. 765프로 만의 이익이 아닌, 자신들에게도 이익이라는 것을 이해시켰다고 생각했기에.

           "만약 저희 쪽에서 그... 한편으로 합치는 계획에,"

           "계획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이 경우, 금액을 포함하여 전부 원안대로 진행하는 것 이죠. 이 부분도 확실히 계약서에 명시될 겁니다."

           결국 765프로덕션이 감수하게 될 리스크는 원안으로 되돌리게 될 시, 계획변경에 따른 시간지연과 PV의 실패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 시간지연 이라는 것이 너무나 큰 리스크 이며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형식의 PV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알겠습니다."

           조금 망설이면서도, 이 정도의 리스크는 감수해보고자 결심한다. 처음부터 이인유닛인 제니스가 각자의 싱글곡으로 데뷔한 시점에서 이미 평범과는 거리가 먼 전략을 취하지 않았던가. 물론 그 결정은 담당자인 그 자신의 독단이 아닌 사무소의 의견을 종합한 것 이었으나 지금은 자신의 의지로 결정한다.

           일말의 불안은 마음 깊이 묻어둔 체.

 

 

           가나하 히비키는 인터넷을 켜본지 오래다. 제니스가 데뷔하고 약 사일. 자신들에 대한 평가가 어떨지, 타카네에 대한 평가가 어떨지를 보는 것이 너무나 두렵다. 약간의 기대감은 있음에도 그 호기심은 역시 불안감을 덮을 수 없다. 그저 스마트폰의 서점 앱을 켜서 신간의 출간 소식만을 확인한다. 인터넷 브라우져 앱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 만으로도 그녀는 '별로 관심 없어' 라며 자신을 필사적으로 속인다. 죄를 짓는 것이 아님에도 자신을 죄어오는 알 수 없는 감정은 무엇인가. 자신이 이런 죄인의 심정인 것은 불공정하다. 그렇게 생각한 가나하는 '인터넷이나 좀 볼까, 오랜만에.' 라는 생각을 일부러 하면서 인터넷을 켠다. 결코 자신의 평을 보고자 함이 아니다. 그것만은 의식해서 피한다. 검색 창에 '야후옥션'을 치고 들어가 자신의 계정화면을 뛰운다. 어제 우연히 발견한 '군사 간베에'의 DVD 중고 셋트의 입찰이 잘 되고 있는가 에 대한 확인을 위해. 누군가 상위입찰은 하지 않았다. 여전히 자신이 가장 높은 입찰자이다. 약간의 안도감에 다시 그 감정이 들기 전, 브라우져를 끄고자 마음먹는다.

           "어."

           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와버린다. 그녀가 본 것은 새로이 출품된 경매 품 중에서 찾은 익숙한 사진. 노란 의상을 입고 밝게 웃고 있는 그녀 자신의 사진. 분명 포로모션을 위해 아키하바라에서 무료로 배포한 제니스의 음반.

           "어?"

           그 복잡한 마음을 형용하기 힘들다. 자신들의 음반이 경매에 올라올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 것이나, 배포한 무료 음반에 소장 가치가 없어 이렇게 출품되었거나.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설명할지 그녀는 그 감정을 주체할수가 없다.

           상품 설명을 읽어본다.

           상태는 신품.

           경매 시작 가는 천엔.

           현재 경매 가는 천백엔.

           '최근 데뷔한 아이돌 그룹 제니스가 몇일전 배포한 한정 음반입니다. 신품입니다만 음반 자체에 비닐 포장등은 따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어라?"

 

3  

모기장의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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