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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Gloomy, Blue Life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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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4, 2015 16:59에 작성됨.

오전의 어느 초등학교. 언제나 시끌벅적한 곳이지만 오늘은 어쩐지 한 교실이 유독 소란스럽다.

"있지~봤어?"

"응. 두 명이야."

"기대된다~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는 아리스. 아이돌 활동으로 바쁘긴 하나 학교 생활에 충실한 편이라 나름 자부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 놓이니 어쩐지 소외감이 들기 시작한다.

"저기, 무슨 일이야?"

"아, 타치바나 쨩! 타치바나 쨩도 봤어?"

"보다니...뭘?"

"아~타치바나는 바빠서 못 들었었구나. 오늘 전학생이 온다고 하더라."

전학생. 분명 초등학생들에게는 낮선 인물들이 신기하게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 많은 사람과 만나고 이별한다. 아리스는 들떠 있는 또래 아이들을 보며 아직 어린애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전학생...별 일 아니네."

"에~타치바나는 이런 거 관심 없어?"

"아이돌 일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랑 만나고 해어지니까."

"어른스럽다. 타치바나 쨩 멋있어~"

주변 아이들의 칭찬에 약간 우쭐한 아리스. 그 때 교실 문이 열리고 아리스 반의 담임선생님이 두 전학생을 대리고 들어온다.

"자~모두들 자리에 앉아요."

자리에 착석하는 학생들. 아리스 역시 관심이 없는 건 아니였는지 자리에 앉으며 두 전학생을 살펴본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비슷한 키와 분위기로 봐서는 쌍둥이인 것 같다. 여자아이는 짧은 머리칼과 반바지 차림으로 봐서 또래 여자들보다는 남자들과 어울려 보인다. 그와 반대로 남자아이는 꽁지머리와 얘쁘장한 얼굴, 전채적으로 헐렁하고 치렁치렁한 옷차림 때문에 여자로 오해받을 정도이다.

담임선생님이 칠판에 전학생들의 이름을 쓴다.

"그럼 먼저 자기소개를 해 볼까?"

"한코츠 소시오야. 만나서 반가워~"

"안녕~난 한코츠 사이코다~"

한코츠.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아리스의 머리속에 유우츠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그럼 소시오랑 사이코는...저기 저 뒤쪽 자리에 가서 앉으렴."

"네~"

쌍둥이가 향한 곳은 창가 쪽 뒷자리. 아리스의 자리 바로 뒤쪽이다.

"모두들 사이좋게 지내도록 하렴."

"네~"

활기찬 아이들의 대답. 선생님이 교실을 나오고 난 후 아이들이 쌍둥이 주변으로 몰려온다.

"저기저기~너희들은 어디서 왔어?"

"이바라키 산골."

"앞으로 잘 지내자~"

"응! 나도 잘 부탁해~"

정신없이 질문을 퍼붓는 아이들. 그리고 그 질문에 일일히 대답해 주는 소시오. 사이코는 별 흥미가 없는지 가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으응...으챠!"

사이코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빵이 들어있는 보따리. 능숙하게 보따리를 풀고 봉지를 벗겨 빵을 먹기 시작한다.

"우물우물~"

"에~? 사이코 쨩은 아침 안 먹고 왔어?"

"우물..."

"우린 아침 꼭 챙겨 먹어 . 그런데 사이코는 좀 많이 먹거든."

"사이코 쨩 먹보네~"

즐거운 듯 웃는 아이들과 먹기 바쁜 사이코. 그 사이에 아리스가 끼어들어 한 마디 던진다.

"저기...아까 한코츠라고 했지?"

"응. 그런데 왜?"

"그러면...너희들 혹시 언니 한 명이랑 오빠 한 명 있지 않아?"

갑작스러운 질문에 소시오의 얼굴이 굳기 시작한다. 사이코도 빵을 먹으면서도 아리스를 노려보니 시작한다.

"너 그걸 어떻게 알아?"

"역시...앞으로 잘 부탁해. 난 타치바나 아리스. 346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이야. 너희 오빠인 한코츠 유우츠 씨가 우리 프로듀서고."

"읍!!! 우물...켁! 콜록!"

형의 이름이 나오자 흥분하며 자리에 일어선 사이코. 아리스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사레가 들려 버린다.

"아~여기 우유 있어. 진정하고 일단 입에 든 거 삼켜."

사이코의 가방에서 우유를 꺼내 건내 주는 소시오. 가방 안에 도대체 얼마나 먹을 것이 들어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우리 오빠랑 같이 일하는 애였구나. 그럼 앞으로 우린 자주 만나겠네. 잘 부탁해."

소시오는 사이코에게 우유를 건낸 후 바로 표정을 풀며 아리스에게 경계를 푼다.

한 남자로 이어진 인연. 그러나 이 인연이 지독한 악연일 줄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

 

346 프로덕션 내 연습실.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트레이너의 구령에 맞추어 아이돌들이 레슨을 받고 있다. 6월이 시작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서머페스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진심을 다해 레슨에 임하는 아이돌들. 그 눈에는 진지함이 서려 있다.

그 사이 유우츠는 서류를 들고 사무소에서 연습실로 향한다. 들고 있는 서류는 학생인 아이돌들의 하교 시간 리스트. 트레이너와 함께 하교 시간을 비교 후 레슨 시간이나 강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이다.

그 때 유우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무언가를 업고 있는 자그마한 남자.

"오! 유우츠다! 안녕!"

"텐넨 씨입니까. 오랜만이네요. 그런데...등에 매달린 건?"

"아...당신이 쿨 타입 아이돌 담당 프로듀서야? 제발 나 좀 구해줘..."

한텐의 등에 업혀있는 건 작은 아이. 늘어진 흰 티셔츠와 줄무늬 스판 반바지. 노란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두 갈래로 묶어놓은 모습과 한껏 늘어져 있는 시선으로 보아 엄청 게으른 아이인 것 같디.

"텐넨 씨. 이 아이는 누구입니까?"

"아. 얘? 이 쪽은 내 담당 아이돌인 '후타바 안즈(葉 杏)'. 이래뵈도 고등학생이라고."

"으...프로듀서, 어째서 안즈를 괴롭히는 거야..."

"그거야 너 일 잡혔는데 빈둥거리니까 그렇지. 자, 빨리 가자."

"싫어...안즈는 주8일 휴무를 원해..."

늘어진 채로 택도 없는 소리를 하는 안즈. 그 모습에 한텐과 유우츠가 기가 막힌 표정을 한다.

"하아...자꾸 그러면 나 켄한테 간다?"

"윽?!"

"그 때 같이 일한 애가...키라리라고 했나? 엄청 활발한 아이였지? 안즈를 마음에 들어한 것 같던데..."

"프로듀서 지금 뭐하고 있어? 빨리 일하러 가자!"

순식간에 한텐의 등에서 떨어진 안즈가 한텐의 손을 잡고 일터로 달려간다.

"야, 잠깐만! 나 넘어지겠다...아, 그럼 다음에 보자~유우츠."

"네...조심히 가세요..."

만담을 하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콤비를 보며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는 유우츠.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연습실로 향한다.

 

...

 

"그럼 여기까지 하고...아제 반장 선거를 할까?"

6월에 열리는 반장 선거. 한 눈에 보기에도 이상해 보인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의 소시오와 사이코를 본 아리스가 귀뜸을 날린다.

"사실 이때까지 반장을 도맡았던 나가코가 사정상 반장을 포기했거든."

"으음..그래? 그렇다면..."

잠시 고민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시오.

"제가 한 번 해볼께요!"

"소시오? 오늘 막 전학왔는데 반장까지 하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문제 없어요! 잘 할 수 있어요!"

"그래? 그럼 또 하고 싶은 사람?"

선생님이 아이들을 쳐다보자 아이들은 시선을 돌린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면 몇몇을 제외하고는 위원직 같은 자리를 귀찮아하는 경향이 생기기 시작한다.

"음...그럼 소시오가 한 번 반장을 해 보렴."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

 

"아리스 쨩~같이 가자~"

학교를 마치고 사무소로 향하는 아리스. 그녀를 따라가는 사이코와 소시오.

"타치바나라고 불러 줄래? 이름으로 불리는 건 싫어해서..."

"아리스 쨩도 사무소 가는 거지? 우리랑 같이 가면 되겠다."

아리스의 요구를 시원하게 무시하는 소시오. 그런 그녀의 태도에 아리스가 심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저기..."

"누나~반장 됐으니까 뭐 사줘~"

"넌 그냥 배고픈 거 아니고?"

자연스럽게 아리스의 옆에서 떠들기 시작하는 쌍둥이.

"...저기! 소시오!"

"그러고 보니 누나. 반장은 뭘 하는 거야?"

"흐흥~그거야 다른 애들한테 명령을 내리는 거지."

"그럼 누나 우리 반 대장이야? 대단하다~"

"...반장은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거야. 명령을 내리는 게 아니고."

아리스의 지적에 소시오의 눈이 한층 더 어둡게 변하기 시작한다.

"헤에~그래. 물론 다른 애들 의견은 알림판이나 의견함 같은 거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들을 꺼야. 뭐, 검열은 내 방식대로 하겠지만."

"...뭐?!"

"솔직히 우리 또래 애들은 다 단순하잖아? 앞에서 눈물 흘리고 열심히 하는 척만 하면  바로 의심하지 않고 믿어버리지. 거기다 조금만 자신에게 잘 해 주면 착한 사람으로 낙인찍고 말이야. 그런 애들을 내 맘대로 조종하는 거 정도는 쉽지."

구역질날 정도로 어두운 시선.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은 야망인가, 욕망인가.

"너...그거 때문에 반장 하겠다고 한 거야?"

"걱정 마. 적어도 내 지배를 받는 아이들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낄 태니까."

말을 마친 소시오의 표정이 뒤틀린 미소를 띄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본 아리스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하다.

"..."

"결국 잔인해지고 이기적이여야 편해지는 세상이잖아? 그게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내가 편해야 살지."

"누나~아리스~도착했어~"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해, 아리스 쨩?"

"...!!!"

악도 선도 모조리 자신의 목적에 이용하는 소시오의 사상에 아리스는 쌍둥이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도 한참을 제자리에 멍하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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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가 나쁜 아이는 아닙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선하고 자비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잔인하고 무자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사실상 '악인'이라기보다는 '비정상인'이죠. 문제는 이런 타입의 사람이 뼛속까지 악한 사람보다 더 무섭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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