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Gloomy, Blue Life -8-

댓글: 4 / 조회: 1261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6-29, 2015 21:15에 작성됨.

노을 지는 저녁, 유우츠의 집 현관 앞에 두 아이가 앉아 있다.

검은 머리칼과 검은 눈, 인형같은 외모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특히 남자아이는 중성적인 외모 때문에 여자아이로 오해받을 정도이다. 허나 그 눈은 초점은 있지만 생기 없이 칠흑처럼 어둡다.

숏컷의 여자아이. 붉은색의 요란스러운 무늬로 장식된 검은 티셔츠와 감청색 핫팬츠. 왼쪽 귀에는 육망성이 그러진 붉은 귀걸이와 목걸이.

그 옆에는 꽁지머리를 한 남자아이. 아이보리색 셔츠와 자주색 겉옷, 푸른색 반바지에는 엉성한 바느질 무늬가 군데군데 기워져 있다.

조용히 빵을 먹는 남자아이와 버터플라이 나이프를 이리 저리 돌리는 여자아이. 그러다 예상치 못한 손님을 돌려보내고 돌아오는 유우츠를 발견한다.

"어! 오빠 왔다!"

"진짜다! 형이다!"

피로에 지친 듯한 모습의 유우츠는 자신의 집 앞에 앉아 있는 두 아이를 보고 놀란다.

"사이코, 소시오! 너희 둘 언제 왔어?"

두 아이의 정체는 고향인 이바라키의 시골부터 도쿄 도심가까지 둘이서 내려온 유우츠의 쌍둥이 동생들인 한코츠 사이코와 한코츠 소시오였다.

"4시 쯤에 도착했어."

"형~나 배고파~"

똑부러지게 유우츠의 질문에 대답하는 소시오. 그와 반대로 퇴근한 형에게 매달려 칭얼대는 사이코.

"알았어. 금방 기다...너 그 빵 어디서 났어? 설마 훔쳤어?"

동생의 애교를 받아들이려 하다 사이코의 손에 든 빵을 보고 유우츠가 놀라 소리친다.

"아니~작은누나가 구해줬어."

"소시오, 그게 정말이...설마..."

안색이 파래진 유우츠가 바라보는 것은 손에 든 버터플라이 나이프를 까딱대며 빙그래 웃고 있는 소시오. 칼은 붉은 액체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누굴 찌른 거야."

"응? 아까 이상한 오빠들이 우리보고 돈 내놔라 그래서 그냥 찔렀는데?"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신의 행각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소시오를 보며 유우츠는 그 불량배들이 살아 있기를 마음 속으로 빈다.

"그렇다고 사람을 찌르면..."

"형? 사람 찌르는 게 왜 안돼?"

유우츠의 뒤에서 사이코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뒤를 이어 소시오가 변명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도~그 쪽이 먼저 돈 내놔라고 땡깡 부리는데 가만히 있어? 동생을 위해 나쁜 놈들을 무찌르고 그 보상으로 받은 돈으로 빵까지 사줬는데...그래도 그 때 찔렸다고 호들갑 떨면서 우는 소리는 좋더라~"

"맞다, 맞다! 그 때 그 형 막 돼지처럼 울면서 오줌 쌌었다!"

"그야 12살 여자애한테 느닷없이 칼에 찔리면 나라도 지리겠다...하여튼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된 건데?"

"몰라. 살려달라고 울면서 돈 주길래 그거 받고 바로 딴 데로 갔어."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는 유우츠. 질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동생들을 훈계한다.

"다시는 함부로 칼 같은 거 휘두르지 마.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마치 선생님의 말에 대답하듯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대답하는 쌍둥이. 낭랑한 목소리는 한층 더 섬뜩하게 느껴진다.

"좋아. 배고프지? 일단 들어가자."

동생들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유우츠.

 

...

 

"자, 이제 들어가서 자야지."

"오빠 또 만화 본다."

"만화다! 만화 본다!"

"어허...만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란 거란다."

"우웅?"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본다!"

"사이코. 이웃집한테 민폐니까 얌전히 있어."

"왜 민폐야?"

"그건...내가 잘못했다. 내가 정신 사나우니까 얌전히 있어."

"네~"

통제불능의 두 동생을 마치 수족처럼 간단히 움직이는 유우츠. 4살이 될 때까지 자신들을 돌봐준 걸 아는 걸까.

"오빠. 오빠 그런데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맨날 집에 있는다고 했는데."

"오빠 아이돌 사무소에 취직했다."

"진짜? 내일 놀러 갈래~"

"나도! 나도 놀러 갈래!"

"...얌전히 있는다고 맹세하면."

"맹!세!"

체육대회 때 선서를 하듯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약속을 하는 쌍둥이. 이럴 때는 한창 때의 아이들 같기만 하다.

"알았어. 그러니까 이제 들어가서 자. 아침 일찍 나가야 하니까."

"네~"

그 말과 동시에 방안으로 들어가는 쌍둥이. 유우츠는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두 동생의 행동에 진이 빠진 듯이 앉다가 급하게 소시오의 짐을 뒤진다.

"어디...역시 이럴 줄 알았지..."

한숨을 쉬는 유우츠의 시선에 든 것은 수많은 흉기들. 칼과 가위, 망치나 공업용 톱에 심지어 작은 손도끼까지 들어 있다. 전부 불안정한 상태 때의 키후쿠가 사들인 걸 몰래 빼돌린 것이다.

'없어지면 온갖 난동을 부릴 테고...주의를 잘 둬야지.'

끔찍한 후폭풍에 시달리긴 싫으니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는 상황. 결국 사용자인 소시오를 집중단속하기로 한다.

'그럼 내일은 오늘보다 더 피곤한 날이 될 테니 나도 좀 자 둘까...'

거실의 불을 끄는 유우츠. 침대는 동생들에게 양보한 채 거실 바닥에서 잠을 청한다.

 

...

 

평소처럼 북적거리는 오전의 사무소.

"프로듀서 님이 조금 늦으시네..."

미간을 찌푸린 치히로의 뒤로는 두 아이돌 유닛인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와 '블루 나폴레옹'의 멤버들이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346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솔로 데뷔를 하지만 몇몇 아이돌들은 데뷔 후 다른 아이돌들과 유닛을 이룬다. 처음에는 '프로토타입 유닛'으로 활동하다 그 유닛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 그 때 정식 유닛 활동을 시작한다. 물론 유닛 활동 동안에도 솔로 활동은 인정하는 형식이다.

그 중에서도 대중적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 저 두 유닛이다.

트라이어드 프리머스는 '시부야 린', '호죠 카렌', '카미야 나오'로 이루어져 있다. 멤버진의 연령이 비슷해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장점이다.

블루 나폴레옹은 '카와시마 미즈키', '마츠모토 사리나', '아라키 히나', '카미죠 하루나', '사사키 치에'로 이루어진 대형 유닛이다. 멤버 수도 많고 각 멤버의 연령도 제각각이지만 결속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 두 유닛의 멤버들이 서로간의 교류를 하며 시간을 보낼 때 그녀들의 담당 프로듀서가 귀여운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온다.

"좋은 아침입니다."

"프로듀서 님, 지각이에...옆에 아이들은 누군가요?"

"안녕?"

"안녕안녕!"

해맑게 인사하는 아이들. 그 덕에 치히로의 미간이 펴진다.

"어머~귀여워라~스카웃 한 아이들이에요?"

"동생들입니다만..."

"동생이요?  프로듀서 님, 드디어 가족들을 본격적으로 데뷔시키려는 건가요?"

"걔네를 아이돌로요? 제정신입니까? 장난으로라도 그런 소리 마십시오."

치히로의 말에 질색하듯 유우츠가 타박한다. 그 사이 쌍둥이는 평화롭게 앉아 이어폰을 꽂은 채 스마트폰 화면에 눈을 붙인 한 아이돌에게 향한다.

"와! 이 언니도 만화 본다!"

"작은누나~만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야~"

"에? 우왁! 뭐야?!"

갑자기 나타난 두 아이를 보며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건 카미야 나오. 그와 동시에 사무소 안의 모든 아이돌들의 관심이 쌍둥이에게 향한다.

"어머머. 귀여운 아이들이네."

"여긴 어떻게 왔니?"

"눈이 팍 죽은 게 프로듀서랑 똑 닮았는데요?"

"그렇다면 프로듀서의 동생이란 거네."

그 중에 한 소녀가 나선다.

"후후후. 자, 어린이 여러분. 그렇다면 이 안경 한 번 써 보지 않을래요?"

쌍둥이에게 다가가는 하루나의 양 손에는 얀경이 들려 있다.

"자, 이 안경을 쓰면 눈이 훨씬 예뻐보일 겁니다!"

"싫어."

냉정하게 잘라버리는 소시오. 사이코는 애초에 하루나에게 흥미가 없는 듯 하다.

"크헉! 어떻게 이렇게 단칼에..."

"무르구나, 하루나?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겠어."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나서는 사리나.

"자~언니랑 재밌는 놀이 하자~"

그 말에 소시오와 사이코가 사리나를 쳐다본다.

"..."

"어라? 왜 그러니?"

말 없이 사리나를 쳐다보는 쌍둥이. 그 모습에 사리나가 약간 당황한다.

"언니. 언니는 왜 혹 같은 거 달고 있어? 우리 언니도 혹 달고 다니던데."

"우리 엄마는 혹 없는데."

"푸훗!"

순수함은 때로는 잔인해지기도 한다던가. 직설적인 질문에 난감한 듯한 표정의 사리나와 웃음이 터져 버린 미즈키.

"정말이지...재밌는 아이들이네~"

그런 미즈키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이코. 이내 유우츠에게 큰 소리로 묻는다.

"형! 이 아줌마도 아이돌이야?!"

사이코의 물음에 순간 싸늘해지는 사무소의 공기. 쌍둥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굳어 버린다.

 

...

 

"그러니까 저 둘이 '성격장애'라구요?"

"훌쩍...난 아줌마야...늙고 추한 아줌마..."

사무소에 붙어있는 휴게실에 모여있는 유우츠와 아이돌들. 휴게실 구석에는 미즈키가 절망한 채 쭈그리고 있다,

"네, 그렀습니다...카와시마 양, 이제 그만 진정하시는 게..."

"유우츠 군~내가 정말 그렇게 늙어 보여? 프로듀서로써...아니, 같은 나이의 친구로써 말해줘~"

울먹거리며 매달리는 미즈키를 때어내며 유우츠가 적당히 둘러댄다.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거 아닙니까...그리고 카와시마 양이 그러면 전 뭐가 됩니까?"

"훌쩍...그래, 그런 거지? 마음만 먹는다면 나도 10대에 뒤지지 않는 거지? 나도 알아! 안다구~"

절규에 가까운 미즈키의 발악을 뒤로 한 채 유우츠가 소시오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을 잇는다.

"소시오의 경우에는 선악의 구별과 타인의 감정의 이해가 가능합니다. 단지 감정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본인이 선악의 구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에 따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거죠."

"그렇다면 다른 쪽은?"

"사이코의 경우에는...아예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선악의 구분이 불가능합니다. 그저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기만 하죠."

"그런..."

"정말 이름 그대로임다..."

안타까운 듯 손으로 입을 가리는 카렌과 쉽게 수긍하는 히나.

"하나 다행인 점은 서로에 대한 이해나 공감 능력이 강하고 저의 말에는 절대적으로 순종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그 둘을 상대할 때 감당이 안 된다면 제 이름을 거론하면 금세 조용해질 것입니다."

"알았어. 둘은 우리한테 맡기고 유우츠 군은 업무에 충실히 해."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그런데 너희 둘은 뭐 하고 있냐?"

쌍둥이는 치에의 몸에 달라붙은 채 부둥켜 안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나무에 매달린 매미 같다.

"이거 내 꺼~"

"야! 이건 우리 공동으로 쓰는 거야!"

"프로듀서 씨..."

"자자! 어서 떨어져!"

치에의 구조요청에 유우츠가 쌍둥이를 때낸다.

"에휴...그럼 부탁합니다."

그렇게 사무소 멤버들은 사상 최대의 임무를 받게 된다.

───────────────────────────────────────────────

폭탄 제거 작전 실시!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