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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기 승 전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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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8, 2013 02:43에 작성됨.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비, 벌써 몇일째 쏟아 붓고 있다. 나는 습기가 가득한 내 방에 가만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있었다.

아무런 의욕도 없이 이 침대에 누워있는 것도 벌써 일 주일째. 라이브가 끝난 뒤 꼴불견이게도 과로로 쓰러져선 다른 사람들의 걱정을 사서 반 강제적으로 받은 2주일 간의 휴가.

틀림없이 라이브가 끝난 다음에 휴가를 받아서 사놓고 방치해 두던 프라모델을 조립한다거나 최근 개봉한 영화를 보러 간다거나 이래저래 3달 전 부터 온갖 설레발을 치고 있었는데..

고작 2일 만에 그 3개월 동안 하고 싶은 일을 다 했다. 이 얼마나 소박한 인간 인지! 그 뒤로는 할 일도 없이 멍하니 TV를 볼 뿐이었다. 3일 전에는 이렇게 멍청하게 보낼 순 없다! 라는 마음을 먹고 바깥으로 산책이나 갈까 했는데...

보다시피 주룩주룩 비만 오질나게 오고있다. 비오는 날엔 부침개지~ 라며 들떴던 어제는 재료가 없었다는 사실에 한 순간에 침울해 졌다. 물과 파는 있는데 밀가루가 없었다. 사러가기도 귀찮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천장만 바라봤다.

아, 너무 같은 자세로 있으면 욕창걸리는데. 부지런히 몸을 반대 쪽으로 뒤집어 주자.

[역시 너에게는 벼랑끝의 꽃이야~]

아, 전화 왔다. 랄까, 핸드폰이 너무 멀다 책상 위 라니. 보통 일어날 수 밖에 없잖아.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아. 남자라면 모름자기 한가지의 똥고집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의 고집은 지금 이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이야

"으하아앗...! 꾸리아아앗!!"

어떻게든 일어나지 않고 핸드폰을 가져오려고 발버둥을 치며 몸을 꿈틀거리며 팔을 최대한 뻗었다.

"잡았..! 다!"

일어나서 집을까 말까 하고 있던 나 자신의 내면의 싸움에서 간신히 이기고 나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귀하, 혹시 지금 무얼하시는지요?]

오오, 바로 받느라 이름을 못봤지만 이 목소리는 타카네다. 이런이런 기특한 아이. 요 일주일간 부모에게서도 전화가오지않는 나에게 전화를 해주다니. 천삽니까!

"으음... 그냥 누워있어."

[그렇다면 귀하는 현재 자택 이라는 소리신가요.]

"그렇지, 비도 오고..."



"어라..?"

갑자기 끊어버리다니 비가와서 전파가 잘 안터지는 걸까.

딩 동~

"아, 예 나가요!"

누구지? 나는 택배를 받을만한 걸 시킨적도 없는데, 혹시 아파트 관리인일까, 아니.. 이번 관리비는 자동이체 했을텐데.. 그럼 누구지, 혹시 묻지마 강도..! 라던가, 후후.. 너무 망상이려나.

"누구세요..?"

끼익

"안녕하셨사옵니까?"

"타... 타카네?!"

아이돌의 갑작 스러운 방문, 아니.. 이런 유해한 집을 타카네에게 보여주면 안되는데..!

"이곳이.. 귀하의 자택.."

"아니..! 잠깐 타카네...! 시간을... 시간을 주시어요!"

"귀하, 억양이 바뀌었사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5분이면 되니까..!"

"알겠사옵니다."

미안하지만 타카네를 다시 현관 밖으로 내보내고 입고 있던 팬티와 반팔을 냉큼 벗어 재끼고 샤워를 최대한 빨리 끝냈다. 짧은 샤워는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되고 수도세도 아낄 수 있으니 여러분도 같이 따라해요.. 가 아니라 3분만에 샤워를 끝내고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닦으면서 청소기를 돌리고 훼브릿쯔를 마구 난사했다. 도저히 자신의 머리라고 생각 할 수 없는 멀티태스킹을 해냈다. 딱 약속한 시간 5분이 지나고 현관문을 열어서 타카네를 맞이했다.

"빠바바바밤~ 빠바바바 바밤~"

"후후, 어찌하여 행복한 집같은 소리를 내시는지요."

"으우웃... 그나저나 갑자기 무슨일이야? 혹시 상담이라거나..?"

"사실 목적은 귀하와 단지 시간을 보내고 싶었사옵니다."

"엥?"

"허나, 부가적으로 귀하께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고 계신지 확인하는것이 목적이옵니다."

"허어... 그건 다른 모두들의 의견인가?"

"그렇사옵니다, 귀하는 가만히 내버려 두면 없던 일도 가져와서 무리해 버리는 괴팍한 성격을 지닌탓에, 모두들 걱정하고 있사옵니다."

괴... 괴팍이라니, 마치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은 느낌이 드는 단어다.

"그.. 그건 그렇고 그게 부가적이라니.."

"말씀 드렸다시피 본래 목적은 귀하와 단지 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옵니다, 오늘의 저는 오프으. 평소 때와 달리 저와 귀하의 사이에 방해를 하는 자는 없사옵니다."

그... 그렇다는건 오늘 죈종일 이 나와 같이...

"시간은 많고 세상의 음식의 종류는 아주 많이 있사옵니다. 오늘이야말로 그날 말했던 뷔이페 라는 곳에 가는겁니다."

으아아아... 굉장히 두근두근 했던 나의 소녀같은 감성을 돌려줘! 타카네, 어째서 뷔페에 가자는 소리를 그렇게 매혹적이고 햇갈리게 말하는거야아...

"허어어...... 그래, 가자 가..."

"귀하, 고작 몇 초만에 폭삭 늙지 않으셨사옵니까..?"

"그래, 내면의 풋풋함이 나 자신의 추악함을 알아버린거야..."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사옵니다."

뭐어... 적어도 뷔페라면 돈이 왕창깨지는 일 따윈 없을테지. 오히려 오늘 갈 뷔페 사장이 불쌍해 지는군..

"후후, 이날을 위해 코토리 소저에게 근처 맛있는 뷔페의 리이스트으를 받았사옵니다."

"에엑... 뷔페탐방!? 보통 뷔페라는 곳은 한번 돈 내면 죽치고 앉아서 먹는거라고?"

"후후, 귀하. 그런 일반인과도 같은 발상으로는 토푸 아이돌이 될수 없사옵니다. 보다 높은곳을 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와 같은 정신을 만들기 위해선 어떤 의미로 이 뷔페 탐방 또한 토푸 아이돌로의 길임이 틀림 없사옵니다!"

"뭔가 굉장히 거창한데...."

이미 평소와 다른 텐션의 타카네는 말릴 방도가 없다. 이럴땐 그냥 잔말 말고 따라가 줘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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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기이한!!! 기이하아아안!!!!"

타카네의 분노가 넓은 거리를 가득 채웠다. 이런 타카네의 모습은 처음봤다. 역시 오늘은 집 밖으로 나와서는 안됐다.

나와 타카네가 집을 나서자 마자 자작 자작 내리던 비가 갑자기 미친듯이 오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나는 몇번이고 타카네에게 집으로 신속히 돌아갈 것을 요구했으나 타카네의 식욕은 그 어떤 상황에도 타협하지 않았다.

전자 상가 앞을 지나가면서 본 뉴스에는 홍수 주의보가 뭐시기, 전례없는 대 폭우라니 뭐니, 홍수 때문에 지하 상가를 일시적으로 폐쇄를 하니마니..

결국 그 무서운 폭우를 뚫고 도착한 식당가의 가게들은 모조리 문을 닫았다. 식당 뿐만 아니라 슈퍼마켓이나,편의점 등도 모조리 문을 닫았다.

"타카네에에에~~~!!! 돌아가자아아아!!!"

"이렇게 허망하게 돌아갈 수는 없사옵니다아아아!!!"

"정신 차려!!! 이제 이 도시에 열린 식당은 없어! 집으로... 집으로 돌아가야만 해!!"

"으.... 우갸아아아아아앗!!!!!"

타카네가 퍼펙트 하게 망가졌다. 나는 거의 타카네를 짊어지다시피 해서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

"....."

"일단 먼저 닦아, 감기걸리면 안되니까."

"알겠사옵니다아..."

집에 가까워 지면서 부터 갑자기 조용해 졌던 타카네가 드디어 대답을 했다. 그나저나 타카네가 입을만한 옷이 있었나... 라고 생각해 봤자 당연히 없겠지, 남자혼자 사는 집에 다큰 여자가 입을 옷이 있다면 그게 더 무서워.

"음...."

역시 이 츄리닝밖에 없겠지.. 근데 이걸 주면 내가 입을 옷은 있었던가.

달칵

"귀하, 다 닦았사옵니다."

아직 물기가 조금 남아있는 은빛 머리카락, 약간의 홍조. 수건으로는 도저히 다 감춰지지 않는 다이너마이트 보디.

태... 태어나길 잘했어...!

"어, 어서 이 옷을 입으시지요..!"

멍하니 타카네를 쳐다보다 타카네가 약간 부끄러운듯 시선을 돌리자 나는 어서 들고 있던 츄리닝을 타카네에게 바쳤다.

"귀하도 감기에 걸리기 전에 어서 들어가심이 좋을듯 하옵니다.."

"그.. 그렇지, 그럼 나 닦고 나올테니까 TV라던가 보고 있어."

"예"

라고 말은 했다만 타카네는 TV를 켜는 방법은 알고 있는걸까, 우리집 TV는 컴퓨터 모니터랑 같이 혼용하고 있으니까 일단 모니터 부터 켜야되는데..

쏴아아아

비도 장난아니고, 도대체 이게 뭔 고생인지... 심심하지는 않았지만, 쉬는날에도 몸이 힘들구나.

"읏챠..!"

아주 개운하다. 그런데 어째서 반팔 남은게 없을까.. 다 빨았나? 나는 평소때와 같이 팬티 한장을 걸친채 거실로 나갔다.

"귀... 귀하...!"

아, 타카네가 있다는거 순간 잊고 있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앗~~~!!!"

"귀, 귀하아!?!?"

나는 나도 모르게 타카네를 보고선 소리를 꽥 지르고 본능적으로 가슴팍을 양 손으로 감추며 내 방으로 뛰쳐 들어갔다.

세상에, 방금 그 비명소리 내 입에서 나온거지. 으아 쪽팔려, 대충 뭐 입을거 없나.. 라고 해도 편한 옷은 타카네에게 빌려준 츄리닝이 끝이지...

"하아아... 쪽팔려어어어..."

결국 집 안에서도 양복을 입고 다시 거실로 나왔다.

"귀하..."

"아... 아무말 하지 말아주세요 타카네님..."

"......"

"큿...!"

타카네가 아무말 없이 어딘가 안쓰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자 나는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갑작스런 방문 때문에 놀란 마음이나, 본인이 내고도 굉장히 기가 막힐 정도로 부끄러웠던 비명과 몸짓. 아주 꼴불견이였을거야...

애초부터 거긴 내가 소리치는 대목이 아니라 타카네가 비명을 질러야 되지 않았나...

......

...... 꼬르르르륵

그 후 이어지는 묘한 침묵 하지만 그 어색하기만 한 침묵도 오래가지는 못하고 타카네의 공복에 의해 깨져버리고 말았다.

"하앗..! 이.. 이것은 그러니까아..."

"괜찮아 타카네, 결국 뷔페는 들어가지도 못했으니까. 그런데 집에 먹을게 있던가.. 아아, 그러고 보니 소고기가 있었지."

"고...기...!"

"타카네 씨, 눈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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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 지글, 거실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부르스타 위에 불판까지 얹어놓고 고기를 굽고 있다. 그새 조금은 많이 가라앉은듯 자잘 자잘 내리는 빗소리와 고기굽는 소리가 펼치는 절묘한 향연.

"호호호~ 고기! 후후후~ 고기! 야들 야드으으을~ 쫄깃 쫄깃!"

"후후, 귀하 그건 무슨 노래이옵니까?"

"이건 고기의 노래. 어렸을때 부터 고기를 먹을 때면 이 노래를 흥얼거렸지."

"귀하는 어째서 그렇게 소고기를 좋아하십니까?"

"하하! 우문이로다 시죠 타카네, 이 세상에 고기를 싫어하는 자는 없으니, 만약 자신이 채식주의자라 칭하는 자는 외계생물임이 틀림 없지."

"후후, 귀하는 언제나 재미있사옵니다.  그러고 보니 구운 갈비를 얹은 라면 또한 도심 어딘가에서 팔고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헤에~ 그건 먹어보고 싶구만"

"예, 부디 다음 휴일에 같이 어울려 주지 않으시겠사옵니까?"

"그거 좋지, 오오! 익었다. 여기 종지에.. 내 특제 소스랑, 양파와 파, 그리고 향채. 이건 이렇게 묻혀서 양파랑같이 싸서... 자, 아앙~"

후후, 타카네. 내 혼신의 힘을 담은 고기! 한번 먹어봐라!

"아... 아앙~"

"어때 어때? 맛있어? 헠핰홐힠?!"

"어찌... (우물 우물) 하여 그리 (우물 우물) 흥분하시는지요. (꿀꺽) 이건... 굉장한 맛이옵니다. 어떻게 이러한 깊은 맛이..."

"후후후, 정성이 다른거지. 고기를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숙성 시켜, 이 고기는 25일 정도 숙성 시킨건데.. 이걸 전문 용어로는 드라이 에이징이라고 해, 고기의 겉 표면은 다 말라서 반 정도를 떼어내기도 하고 고기 내부에도 수분이 없어서 육즙같은 부드럽고 촉촉한맛은 나지 않지만 응축된 고기의 참된 맛을 느낄 수 있지."

사실 개인 취향을 타는 숙성법이다. 이렇게 쫄깃 쫄깃하게 씹히며 응축된 고기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부드럽고 야들야들 하며,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입안에서 녹는듯한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다행히도 타카네의 입맛에는 얼추 맞았나 보다. 과연 육식(을 좋아하는)계 여자!

"엄청난 정성이옵니다.. 귀하는 이렇게 까지... 일도, 식사도 가히 필사적으로 준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옵니다."

"필사적이라, 뭐 좋지 않겠어? 열심히 살아가는건.."

"허나 그것도 정도가 있는 것 이옵니다. 주변 사람 모두가 걱정하게 만드는 일은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타카네가 나를 번뜩이는 눈으로 바라봤다. 그런 눈으로 보면 이 소심한 아저씨는 쪼그라 들어요...

"으아아... 그건 죄송합니다."

"알고 있다면 앞으로는 무리하지 않되 열심히 하고. 쉴때 제대로 쉬는 것 이옵니다. 그것이 진정한 프.. 프로프에샤나루.."

"프로페셔널이야, 무리하지 말고 열심히라.. 그러면 역시 고기 먹고 힘내야지!"

"후후, 역시 귀하의 삶의 원동력은 고기 입니까. 아, 저쪽 고기가 타는 것 같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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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네 알림 호감도 뷁 찍은 기념으로 찍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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