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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Gloomy, Blue Lif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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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7, 2015 18:58에 작성됨.

"프로듀서 씨! 정신 차리세요!"

"의무병! 의무병을!"

사무소 한가운데에 널브러진 유우츠. 머리에는 화살이 꽂혀 있다. 비록 화살촉은 흡착판이지만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건 넘어질 때의 충격 때문일까.

이 참극은 겨우 15분 전에서부터 시작된다.

 

...

 

"요컨데, 미도리 님은 사격 종목으로 노선을 바꿔도 좋을 것 같단 말이죠!"

초록빛 눈동자를 밝히는 큰 목소리의 주인공은 '야마토 아키'. 밀리터리에 조예가 깊은 아이돌이다.

갈색 재킷에 연자주색 상의. 군번줄 모양의 은빛 목걸이 밑으로 거대한 풍채가 보인다.

녹색과 검은색의 얼룩무늬 치마는 그녀의 취미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래도 역시 전 양궁이 좋은 것 같아요."

미도리가 손에 활을 쥐며 당당하게 얘기한다. 활쏘기 실력으로는 상당한 실력자인 그녀이기에 그 태도는 당당해 보인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그 실력을 보여 주십시오!"

"실력이라...어떻게요?"

"벽에 과녁을 붙여 정중앙을 맞추는 거죠!"

"그냥 화살을 위험하니까 흡착판으로 바꾸시죠."

엎질러진 물을 닦아내며 유우츠가 주의를 준다.

"후우..."

팅 하는 소리와 함께 과녁판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 명중이다.

"오오! 역시 미도리 님!"

"후훗. 어떤가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의기양양한 미도리.

"그렇다면 이번에는 눈을 감고 쏘죠!"

"에?! 눈을 감고요?"

"자고로 진정한 명궁은 앞이 보이지 않아도 명경지수로 과녁을 맞추는 것입니다!"

"그, 그런가요? 그렇다면..."

아키의 엉터리 논리에 말려들어간 미도리. 본인은 부정하지만 역시 어딘가 맹한 구석이 있다.

"흣!"

아까보다 더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 화살이 향하는 곳은...애석하게도 과녁은 아니다.

"앗! 프로듀서 님! 뒤에!"

"응? 억!"

명중. 화살의 끝은 유우츠의 뒤통수. 꽤나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휘청거릴 정도는 되었다.

문제는 유우츠의 발 밑으로 아직 물기가 남아 있었다는 것.

"우와아악!!!"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은 마치 바람 빠진 스카이댄서나 돌풍에 휩싸인 허수아비를 보는 듯 했다.

이윽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머리부터 떨어진다.

"히익! 프, 프로듀서 님!"

"에? 왜 그러시는...프로듀서 씨?!"

정신이 아득해지며 유우츠의 눈앞이 어두워진다.

 

...

 

"므으으..."

몽롱하다. 눈앞이 핑핑 돈다. 간신히 정신을 부여 잡고 눈을 뜨자

"어머. 이제 정신이 드나 보네."

그곳에는 검은 드레스와 팔토시를 한 눈부신 은발을 늘어뜨린 미인이 있었다.

"...타카미네 씨?"

'타카미네 노아'. 쿨 타입 아이돌 중에서도 가장 미스테리한 여성.

"넘어져서 정신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되서 와 봤어. 우리를 끌어줘야 할 당신이 먼저 쓰러지면 안 되잖아?"

"네. 그건 고맙습니다. 그런데..."

물론 자신을 걱정해 달려온 것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 상황은 꽤나 위험하다. 왜냐?

"...아이돌이 프로듀서한테 무릎베게를 하는 건 좀 그런 것 같은데요?"

"치료야. 얌전히 있어."

"아, 저도 알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도 힘들 때면 어머니한테 자주 무릎베게를 받곤 하시니까."

"미즈노 양, 아마 그건 이거랑 다른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타카미네 양, 얼굴이 안 보입니다만...'

어쩐지 이런 자신의 상황이 평소 즐겨 보던 라이트 노벨이나 애니메이션을 생각나게 한다. 이런 외모의 주인공이라니...갑자기 힘이 빠진다.

여태까지의 인생 중 이렇게 다른 사람과 가까이 접촉을 한 적이 있었던가. 왠지 모를 행복함과 거북함 사이에서 결국 유우츠는 몸을 일으킨다.

"정말이지...어떻게 된 겁니까?"

"그게...정말 죄송합니다, 프로듀서 님!"

"죄송해요...저 때문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아키와 미도리. 죽을 상이 된 두 명을 보니 유우츠의 마음도 불편해진다.

"...일어나세요. 딱히 다친 곳도 없습니다."

"네..."

시계를 보면 4시 45분. 5시에 회의실에서 쿨 타입 아이돌들에게 전달 사항을 전해야 한다.

"시간도 됐으니 회의실로 가 볼까요."

 

...

 

북적거리는 회의실. 그 광경을 보며 60명 이상을 수용할 정도라는 의외로 커다란 회의실의 규모를 보며 몇 가지 생각에 잠긴 유우츠.

이윽고 화이트보드 앞에 서서 아이돌들을 둘러본다.

"...그럼, 여러분께 드릴 전달사항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유우츠의 말에 집중하는 아이돌들. 그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듯 하다.

"다음 달, 서머페스가 시작합니다. 저희에게 이 이벤트는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왜인지는...다들 잘 아실 겁니다."

그리고 유우츠는 화이트보드에 글씨를 쓰기 시작한다.

"'서머페스 라이브 경연대회'. 올해 서머페스의 꽃이자 346 프로덕션의 사장님, 더 나아가 저희 모두가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무대입니다. 이 무대에서 순위권에 든다면 사장님의 특혜가 주어지게 됩니다."

탁자에 손을 올리며 상반신을 들이미는 유우츠.

"...여러분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최선을 다하여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주시길 부탁 바랍니다."

"네!"

"더불어 서머페스에 집중할 수 있게 현제 레귤러 멤버로 있는 방송을 제외하고는 앞으로 한 달간 다른 업무를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

파격적인 제안에 놀란 듯한 아이돌들. 대중의 인기로 살아가는 자신들이 방송 일을 끊게 된다면 인지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저기, 유우츠 프로듀서? 정말 그래도 괜찮나요?"

워낙 황당한 상황에 다른 아이돌들이 유우츠의 말을 의심할 동안 무츠미가 재빨리 유우츠에게 질문한다.

"물론 이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순간 유우츠의 눈이 이전 아이돌들에게 자신의 각오를 펼치던 그 때의 눈으로 바뀐다.

"만약 저희가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쳐도 사장님에게 그 건을 제안하는 순간 아마 상부측에서는 저를 제지하려 들겠죠. 무슨 짓을 해서든..."

"저는...이 일에 지금의 제 자리까지 걸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그 정도의 책임감을 씌우진 않겠습니다. 다만, 그 만큼 저를 믿어 주십시오."

"...이해했어요. 이것도 하나의 모험이겠죠. 믿어볼께요, 유우츠 프로듀서를."

반신반의 하는 듯한 아이돌들. 그러나 이윽고 자신들의 앞에 있는 이 남자를 믿어 보기로 했다.

"일이 없는 동안은 트레이너 분들에게 특별 레슨을 부탁할 에정입니다. 한 달간 열심히 해 주십시오."

 

...

 

늦은 밤, 불이 꺼져 있는 사무소. 그 곳에 홀로 남아 아이돌들의 스케쥴을 정리하는 유우츠.

'이 정도면 되겠군...'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생각에 빠진다. 과연 자신이 이런 일을 하는 이유가 뭘까.

답은 나와있다. 입사 첫 날, 아야가 자신에게 드러낸 적의와 경계. 그것은 과거 자신이 이 세상과 사람들에게 드러낸 것과 같은 것이였다.

분명 그 모습을 보며 과거의 자신을 투영한 것이겠지.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해 둘까...'

책상을 정리하려 한 순간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하고 있네? 그러다 몸이라도 상하면 어쩌려구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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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조심하세요. 넘어지면 많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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