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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Gloomy, Blue Lif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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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7, 2015 12:44에 작성됨.

유유츠가 연소조 멤버들과 잡담을 할 동안 사무소 복도에서는 두 명의 아이돌이 무언가에 쫒기는 듯 서둘러 움직이고 있었다.

"나나미 씨! 거의 다 왔어요! 빨리!"

먼저 모습을 드러낸 소녀는 '우지이에 무츠미'.

숄로 장식된 녹색 스웨터와 붉은 체크무늬 치마. 그리고 금색 메달이 달려 있는 목걸이.

검은 댕기머리를 휘날리며 뒤를 따라오는 소녀를 격려한다.

녹색 눈동자에는 평소의 조용한 모습과는 다른 모험심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기다려 주세여~"

혀 짧은 말투를 길게 늘여트리며 달려오는 소녀는 아사리 나나미. 두 손에는 물이 담긴 양동이를 쥐고 있다.

14살 소녀가 저 정도의 괴력을 가지는 게 이상하지만 그녀들에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윽고 두 소녀가 사무소에 들어서려 한 순간.

"우왁!"

사무소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비명이 터진다.

비명의 주인공은 유우츠.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녀들을 바라본다.

"우지이에 양과 아사리 양? 무슨 일입니까?"

"아! 프로듀서─저희 좀 도와주세여~"

"도와 달라니 그게 무슨...큭! 비린내! 양동이 안에 뭐가 든 겁니까?!"

양동이 안을 살피는 유우츠. 그 안에는 무려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잉어들이 들어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자태에 깜짝 놀란 유우츠.

"이게 뭔..."

"유우츠 프로듀서! 그것보다 큰일났어요! 누군가가 저희를 쫓아오고 있다구요!"

"네?!"

평소의 모습과 정 반대로 적극적인 무츠미의 모습도 놀랍지만 무츠미의 발언 역시 엄청난 내용이였다. 이른바 스토킹이라는 녀석인가.

"정확히 얘기해 주세요. 어디서부터 쫓아왔습니까?"

"그러니까...이 앞 냇가에서 나나미 씨랑 이 잉어들을 담고 난 후부터였을 꺼에요."

"잉어들이 이상한 울타리에 갇혀 있어서 불쌍했어여. 그래서 나중에 좀 더 큰 강에 풀어주려 했는데..."

"유우츠 프로듀서! 빛나는 잉어도 그렇고, 저희를 쫓아오는 정체불명의 사람도 그렇고! 모험을 해야 할 것만 같지 않나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유우츠를 바라보는 무츠미. 부담스러울 정도다.

"일단 두 분 다 진정하시죠. 그것보다 그게 사실이면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과연 무슨 목적으로 저희를 쫓아왔던 것일까요..."

"제가 기르는 녀석들 돌려받으러 한 것입니다만?"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남성의 목소리. 놀란 세 명이 목소리가 난 곳을 쳐다본다.

그 곳에 있는 건 사무소 복도에서 팔짱을 낀 채 그들을 노려보는 청년.

검은 머리칼은 바람에 흩날리는 듯 하고 붉은 눈동자에는 그의 기분이 상당히 화가 난 듯 함을 알 수 있다.

검은 코트는 평소 아스카가 입은 것과 비슷하지만 장식은 그닥 붙어있지 않다. 검은 티셔츠에는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 무늬가 그려져 있고 청바지는 진한 남색이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마치 패션모델이나 아이돌을 보는 것 같은 모습이다.

"함부로 남의 물건을 가져가기나 하고...이건 엄연한 절도죄입니다!"

화가 난 듯 다가서는 남자. 그런데 유우츠에게는 그 얼굴이 어딘가 낯이 익은 듯 하다.

"당신이 이 아이들 보호자입니까? 절대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겁니다!"

"아!"

드디어 생각났다. 낯이 익은 목소리와 얼굴. 분명 유우츠의 지인이였다.

"하네 군 맞으시죠?!"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놀란 듯한 남자.

"어떻게 제 이름을...잠깐만. 혹시 유우츠 형?"

세상이 좁다지만 이렇게 지인을 만날 줄이야. 그것도 이런 어색한 상황에서.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죠."

 

...

 

탁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앉은 유우츠와 남자. 유우츠의 양 옆으로 무츠미와 나나미가 얌전히 앉아 있다. 그리고 쇼파 옆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연소조.

"우선 제 소개를 하죠. '쿠로이 하네(黑衣 羽)'라고 합니다. 유우츠 형의 이웃사촌이죠."

"이 쪽은 제가 담당하는 아이돌들입니다."

"우지이에 무츠미입니다."

"아사리 나나미에여."

"자, 그럼 소개도 끝났으니 본론으로 돌아갈까요?"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팔짱을 끼는 하네. 상당히 불편한 듯 하다.

"당신들이 가져간 제 잉어들을 돌려 받고 싶습니다만."

"그 잉어, 하네 군의 잉어들이였나요?"

"네. 대학에서 연구하면서 만든 녀석들이거든요. 휴학할 때 대려왔어요."

하긴. 자연에서 저렇게 빛나는 잉어가 나올 리가 없다. 인공적으로 만들었을 것 같긴 했지만 그게 자신의 친한 동생의 작품이라고 하니 어딘가 뿌듯해진다.

"휴학이라...그러고 보니 월반으로 외국 대학에 다니고 있었죠?'

"그래도 타지보단 역시 고국이 났네요. 저 녀석들도 이 환경에서 기르는 게 더 좋고."

"저기..."

나나미가 어딘가 슬픈 듯한 얼굴로 입을 연다.

"그 잉어들은 그러면 이제 실험용으로 쓰실 건가여? 그건 너무 불쌍해여!"

물고기를 좋아하는 그녀로써는 가슴 아픈 일일 것이다. 유우츠 역시 토끼나 개를 실험 대상으로 쓰는 것은 꺼리니까.

그 말에 무심하게 말을 꺼내는 하네.

"실험은 할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임상 실험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쪽이냐고 물으신다면 교배 실험이죠."

"그러면 그 잉어들은 살 수 있는 건가여?"

"일단 자식같은 녀석들입니다. 죽으면 저도 가슴 아파요."

"정말인가여? 다행이다~"

안도하는 나나미를 보더니 갑자기 슬그머니 웃음을 짓는 하네. 품 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낸다.

"자, 이거 받으시죠."

하네의 손에 든 것은 티켓 5장.

"갑자기 웬 티켓인가요?"

"다음주 일요일에 아쿠아리움에서 행사를 하거든요. 그 티켓입니다."

"아쿠아리움이여?"

"이거 받고 기분 풀어요. 유우츠 형이랑 시간 남는 아이돌 분들이랑 같이 오세요. 팬으로서의 작은 선물입니다."

"그러시지 않아도..."

"와아~정말 고마워여!"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나나미. 그 모습에 하네도 기쁜 듯 하다.

"그러면 전 가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안녕히 가세여~"

"마중 나가 드리겠습니다."

"괜찮아요? 일 많지 않아요?"

"다 끝났으니까요."

 

...

 

건물 출입구에서 하네를 배웅하는 유우츠.

"하네 군. 이번 일은 정말 감사합니다."

"뭘 이런 걸 가지고. 어쩐지 어렸을 때 절 보는 것 같았거든요."

"어렸을 때라...하긴 처음 이사했을 때의 하네 군도 아사리 양처럼 동물을 좋아했었죠."

5년 전 겨울, 가족을 등지고 홀로 살아가는 유우츠에게 새가 날개를 다쳤다며 도와달라고 부탁한 14살 소년. 그것이 유우츠와 하네의 첫 만남이였다.

"그러고 보니 가족 분들은 다들 건강하시죠?"

"네. 츠바사는 너무 활기차서 문제죠. 부모님도 건강하시고."

"그래도 불조심은 잊지 마세요. 재앙이란 건 한 번만 찾아오는 게 아니니까요."

"명심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화재.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집은 모조리 타 버리고 간신히 이 곳으로 이사온 하네의 가족이였다.

"그나저나 하네 군이 저희 아이돌들의 팬이라니 뭔가 기쁘네요."

"팬이라...한 명한테지만요."

"그래요? 그게 누구죠?"

"그거랑 관련되서 하는 말인데..."

말끝을 흐리며 유우츠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르는 하네. 슬그머니 다가와 조용히 부탁을 한다.

"혹시...니노미야 아스카의 싸인,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런 건가...아직 새파란 19살 청년을 능글맞은 웃음으로 쳐다보는 유우츠.

"니노미야 양 말입니까? 일단 힘 써 보도록 하죠."

"정말이죠? 부탁해요!"

"네~네~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럼, 다음 주 일요일날 봐요."

손을 흔들며 떠나는 하네. 그런 하네를 지켜보는 유우츠.

"프로듀서? 여기서 뭐 해?"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했던가. 유우츠를 부르는 아스카.

"니노미야 양? 촬영 끝났습니까?"

"응. 그나저나 길거리에서 멍 때리다니, 무슨 일 있어?"

순간 유우츠의 머리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싸인보다 더 값진 선물이.

"니노미야 양. 혹시 다음 주 일요일에 시간 있습니까?"

"다음 주 일요일? 한가하긴 한데, 왜?"

"지인이 아쿠아리움 티켓을 줬거든요. 다른 분들이랑 가려 하는데 같이 가실래요? 지인 분이 니노미야 양의 팬이라 하는 말입니다."

"나의 팬...그렇단 말이지..."

설래는 마음을 감추는 듯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웃음짓는 아스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다지만 아직 마이너한 아이돌에게 팬이란 매우 고마운 존재이니까.

그러고 보니 팔짱을 끼는 아스카의 버릇은 하네와 꼭 닮아 있다.

"좋아. 나도 같이 어울려 주도록 하지."

"좋습니다. 그럼 사무소로 돌아가죠."

아스카와 유우츠는 사무소로 돌아간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황당한 해프닝. 그리고 이어져 있는 소중한 인연.

5월 막바지의 하늘은 푸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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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Paralle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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