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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단편-마츠바라 사야는 프로듀서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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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9, 2015 22:22에 작성됨.

화창한 오후, 북적거리는 도쿄 거리.

거리 한거운데에서 한 소녀가 경쾌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소녀의 이름은 '마츠바라 사야'. 귀여운 외모지만 어찌보면 평범한 소녀.

그러나 그런 그녀의 평범한 삶이 그 날의 만남으로 바뀔 줄 누가 알았을까.

"흐흥~응?"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한 명의 남자.

검은 머리칼과 대비되는 듯한 흰 피부, 겁 먹은 듯한 커다란 눈, 작은 체구에 움츠린 듯한 모습. 소동물을 연상케 하는 모습은 보호본능을 일이키기에 충분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에게, 그녀는 무슨 감정을 느낀 것일까.

사야는 그를 따라가기로 했다.

터벅터벅 터벅터벅

"흐흥~"

"..."

들뜬 그녀와 달리 어딘가 불편한 듯한 모습의 남자.

이윽고 걸음이 멈춘 곳은 거대한 건물. 연예계 최대 회사라 불리는 346 프로덕션이였다.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남자와 사야. 연예계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그저 자신 앞의 남자를 믿으며 그녀는 앞으로 나아갔다.

마츠바라 사야는 사랑에 빠졌다.

...

사무소 안, 사야와 대ㅗ하하는 녹색의 옷을 입은 사무원은 센카와 치히로. 346 프로덕션 안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프로듀서요?"

"네. 보시다시피 한심한 프로듀서지만요."

한심한 듯이 던진 시선 끝에 있는 사람은 아까 그 남자.

확실히 후드티에 청바지 차림은 일반적인 프로듀서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어딘가 불편한 듯 계속 사야를 흘겨보는 프로듀서.

"그래서 아이돌이 되고 싶다구요?"

"네! 즐거울 것 같거든요!"

"저희야 좋지만..."

"..."

"저기~프로듀서씨는 어떤 것 같아? 사야, 아이돌이 될 수 있겠지?"

"..."

황급히 시선을 돌리는 프로듀서.

머리를 갸웃거리는 모습이지만 그 시선 속에는 어쩐지 그녀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는 듯 하다.

그리고...

"..."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프로듀서.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해, 프로듀서씨."

"..."

마츠바라 사야는 아이돌이 되었다.

...

"후우~힘들었다."

"수고했어요~"

트레이닝 후, 시끌벅적한 사무소.

"그나저나 사야 씨는 어떻게 아이돌이 된 거에요?"

"그러게~"

신입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되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질문에 어쩐지 들뜬 듯한 사야.

"그게 말이지~프로듀서한테서 뭔가 이끌림을 받았달까?"

"에..."

"???"

순식간에 싸늘해지는 분위기.

"저기...사야 씨? 혹시 프로듀서에 대해서 아는 거 있어?"

"에? 아직...별로 대화를 못 해서..."

"그 사람 말이야, 뭔가 기분 나쁘지 않아?"

"난 솔직히 보기 싫어."

"맨날 혼자서 웅크리고, 아무리 좋게 대화하려 해도 무시하고..."

"저도...사이좋게 지내고 싶었지만 자꾸 무시하니까..."

"과자 같은 걸 선물해도...반응도 안 해주고..."

"반응이랄까, 도망치는 건 무슨 경우인지..."

"인간적으로 대놓고 피하는 건 아니잖아?!"

"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악담들. 소통을 원하고 계속 시도해 왔으나 언제나 거부당한 것에 대한 불만과 적의.

"정말이지...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면 좋겠는데..."

"그...그건 좀 심하잖아? 프로듀서씨한테도 뭔가 사연이..."

털그럭

"..."

"프로듀서씨..."

"...여긴 왜 온 거야?"

"..."

몸을 떨며 자리로 돌아가는 프로듀서. 그 모습에 사야는 안타까워하지만 다른 아이돌들은 명백히 기피한다.

"..."

소통을 거부하는 프로듀서, 소통을 포기한 아이돌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마츠바라 사야는 사무소의 어둠을 보았다.

...

"저기...프로듀서씨~"

"..."

"프로듀서씨~? 얘기 좀 하자구요~"

"..."

한적한 사무소.

언제나 혼자서 업무를 보는 프로듀서. 그리고 그 옆에서 그에게 다가서는 사야.

몇 달이 지났지만 언제나 같은 광경.

"저기, 누군가 있나요?"

갑자기 찾아온 손님. 프로듀서를 닮았지만 어딘가 날카로운 듯한 인상의 남자.

"누구세요?"

"저는..."

"...!"

"하아...잠시 프로듀서 되시는 분과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만..."

"프로듀서씨?"

"..."

말 없이 회의실로 자리를 옮기는 프로듀서. 두 남자가 들어간 후 1시간이 지나고,

"그럼 앞으로도 몸 조심하고."

"..."

손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프로듀서.

"저기...프로듀서씨랑 아는 사람이신가요?"

"네. 프로듀서의 형 되는 사람입니다."

"아! 잘 부탁드립니다."

"아뇨. 저야말로 부족한 동생 잘 부탁드립니다."

'뭔가 가족 분이랑 인사하니까 왠지 긴장되는걸...'

"혹시 저희 동생 담당 아이돌이신지?"

"네. 담당이랄까, 모든 아이돌들의 기본적인 업무는 프로듀서 씨가 책임지고 있어요."

정확히 프로듀서의 일은 일거리를 구해오는 것까지다. 이동 및 촬영은 아이돌 스스로 해내야 한다.

"그렇습니까...혹시 저희 동생이 뭔가 실수 같은 건 하지 않았나요?"

"아뇨. 실수는 커녕 말 한 마디 못 해 봤어요..."

"아직도인가..."

"?"

"죄송합니다. 저 녀석, 실어증에 여성공포증이라..."

"네?! 어째서..."

"그건...말하기엔 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

이제서야 모든 게 맞추어졌다. 계속 소통을 거부한 이유도, 시선 속에 같여 있던 불안과 공포도.

"어쨌든 그 병을 고치기 위해 인맥으로 여기에 일하게 했지만..."

"그렇군요..."

"불편하시겠지만 이해 부탁드립니다."

"네. 걱정 마세요. 전 프로듀서씨를 피하지 않을 거니까."

손님이 돌아간 후, 사야는 홀로 앉아있는 프로듀서에게 다가갔다.

"프로듀서씨..."

"..."

"사야는 프로듀서씨가 좋아."

"..."

"그러니까 프로듀서씨를 상처입히는 행동따윈 하지 않을 거야."

"..."

"그럼...가 볼게요. 내일 또 봐, 프로듀서씨."

"..."

마츠바라 사야는 프로듀서의 아픔을 알아차린다.

...

"사야 씨~생일 축하해요!"

"모두들 고마워요~"

마츠바라 사야의 생일, 그리고..."

"..."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 님도 생일이였죠?"

치히로가 떨떠름한 듯 내뱉는 말.

"사야는 알고 있었지~프로듀서씨, 생일 축하해!"

"..."

단 한 명의, 한 명만의 축하.

"자! 그런 의미에서 선물!"

"..."

사야가 프로듀서에게 내민 선물은 검은 고양이 모양 휴대폰걸이.

"..."

"헤헤~고르는 데 꽤 시간 많이 걸렸으니까 소중이 해야 해?"

"..."

주섬주섬 무언가를 건내는 프로듀서.

"..."

"사야한테 주는 선물? 정말 기뻐~"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 상자. 그 안에는...

"이건..."

"빠...빵모자?"

"아니...무슨 선물이..."

예상 외의 물건에 웅성대는 아이돌들. 그리고 가만히 그 선물을 지켜보다 머리에 쓰는 사야.

"어때, 프로듀서씨? 이 모자, 사야한테 어울려?"

그냥 보기엔 약간 부담스러운 생김새지만 사야에겐 은근히 어울리는 모자.

"..."

귀 끝까지 붉어진 얼굴로 끄덕이는 프로듀서. 창피한지 후드를 눌러 쓴 채 황급히 자리로 돌아간다.

'후훗!'

마츠바라 사야는 최고의 생일을 맞이한다.

...

성공적인 연말 라이브 이후, 사무소로 돌아오는 아이돌들. 그러나, 그녀들의 얼굴에는 불만이 한 가득 있는 듯 하다.

"먼 거리동안 모두 수고했어요..."

"정말이지...어린 애들도 있는데 데리러 오지도 않고..."

"최악이에요. 프로듀서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최악이에요."

"더 이상 못 참겠어! 당장 내쫓아 버릴꺼야!"

"다들 그만 하자...프로듀서씨한테는 사정이..."

"사정은 무슨 사정! 그럼 우린 사람도 아냐?!"

계속되는 소통 단절에 결국 그녀들은 인내심을 잃고 만다.

"..."

그리고 그런 그녀들 앞에 나타난 프로듀서.

우물쭈물, 손에 쥔 메모를 전해주려 다가선다.

"..."

"프로듀서씨! 우리, 다녀왔어..."

"여긴 뭐 하러 왔어?"

"뻔뻔하네~적어도 어린 애들은 제대로 돌봐 줘야 하는 거 아냐?"

"저...저기 모두들..."

"..."

안절부절 못 하는 사야, 그리고 갑작스런 그녀들의 태도에 당황하는 프로듀서.

"우린 더 이상 못 참겠어! 당장 우리 앞에서 사라져!"

"..."

극단적인 소통 부재는 결국 이런 결과를 낳게 된 걸까.

힘 없이 메모를 떨어트린 채, 천천히 그녀들을 지나가는 프로듀서.

"프로듀서씨!"

"가자. 더 이상 저 사람 때문에 우리가 피해봐야 하는 이유도 없으니까."

사무소로 들어가는 아이돌들, 이미 사라지고 없는 프로듀서.

사야는 떨어진 메모를 주워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일이 없었다.

피곤한 몸을 쉬려 사무소로 들어간 후 그녀들은 경악에 빠졌다.

꾸며진 사무소, 잔뜩 쌓여있는 선물상자.

"이...이게 어떻게 된..."

"여러분...? 프로듀서 님 못 만났나요?"

"치히로 씨! 이거 치히로 씨가 준비하신 거에요?"

"아뇨...회의 끝나고 돌아와 보니 이렇게..."

"그럼 이거 전부 프로듀서씨가?"

황급히 메모를 펼쳐 보는 사야.

「이때까지 부족한 저 대신에 고생하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여태까지 여러분의 호의를 피해 와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밖에 할 수 없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연말 라이브 고생하셨고 축하드립니다.」

"프로듀서씨..."

복도로 달려나간다.

'어디 있는지는 아무것도 몰라. 빨리 프로듀서씨를 찾아야 해! 찾아서 오해를 풀어야 해!'

무작정 달려나가는 사야. 그리고 그녀를 쫓아가는 다른 아이돌들.

"프로듀서씨! 어디에...프로듀서씨!"

프로듀서가 있던 곳은 건물 계단 구석.

시선을 잃고 구석에 웅크린 채 멍하니...

"프로듀서씨..."

"..."

"미안해...정말 미안해..."

"..."

대답 없는 프로듀서를 껴안은 채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하며 눈물을 흘린다.

마츠바라 사야는 최악의 날을 맞이했다.

...

"..."

어느 새 잠이 들었던 걸까? 정신을 차리는 프로듀서.

"프로듀서씨! 이제 일어났어?!"

"...!!!"

"정말...너무 놀라지 마.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

황급히 두리번대는 프로듀서. 사야를 중심으로 자신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아이돌들은 그에게 어떻게 보여 있을까?

"..."

"정말 죄송합니다, 프로듀서 님."

"프로듀서의 기분 같은 거 생각도 안 하고 멋대로 고집 피워서..."

"..."

"프로듀서씨. 사야를 봐서라도 용서해 줘."

"..."

"프로듀서씨..."

"...고마, 워요."

옥구슬 구르듯 낭랑한 목소리가 나즈막히 울려 퍼진다.

"프로듀서씨?! 방금 말 한 거지?"

"고마...워요...이해해...줘서...고마워요..."

"..."

"저...여자가...무서워서...그래서...다들...좋은...사람인 거...알면서도..."

"프로듀서씨..."

"개인적인...일이지만...들어...주실 수...있나요...?"

그리고 프로듀서는 나직히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다.

어린 시절 여자 불량배들에게 납치된 기억. 철저히 유린당하던 지옥 같던 기억들.

너무도 담담하게 내뱉기에 오히려 더 섬뜩한 기억들.

그리고 이야기가 모두 끝나고 프로듀서는 천진한 미소로 마저 얘기한다.

"여러분은...달랐어요...그래서...정말...죄송하고...고마워요."

"프로듀서씨..."

"시간...늦었는데...파티...해도...될까요?"

"파티? 아, 축하 파티!"

...

"사야~같이 사진 찍자."

"그럴까?"

"자~여기 보고...됐다. 잘 나왔네!"

"잠깐만...사야, 어디 갈 곳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사야가 향한 곳은 건물 옥상.

"사야 씨...?"

"프로듀서씨. 좀 괜찮아?"

"저, 이제 괜찮아요.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요."

"프로듀서씨..."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그 날, 저희가 처음 만났던 그 날 절 따라온 이유가 뭔가요?"

"...알고 싶어?"

"네."

"이끌렸어. 프로듀서씨한테. 뭔가 마음 속에서 확 와닿아서."

"...사야 씨."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사야를 껴안는 프로듀서.

"프로듀서씨?"

"아이돌과 프로듀서로써는 절대 피해야 할 일이지만, 이런 모자란 사람이지만..."

"모든 일이 끝나면...한 명의 남자로써...사야 씨를 좋아해도...되겠습니까?"

갑작스러운 고백. 기약없는 고백이지만...그녀는 언제나 그 고백의 답을 알고 있다.

"사야는..."

마츠바라 사야는 프로듀서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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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 귀여워요. 순정파라서 귀여워요. 비인기지만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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