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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켓몬스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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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8, 2015 00:35에 작성됨.

여성의 말대로 사거리 바로 옆에 어디에서나 공통인 주황 간판의 포켓몬센터가 있었다.

안은 티비에서 본 것 처럼 중앙 카운터에 여성이 있고 나머지는 트레이너들이 포켓몬을 맡기고

잠시 쉬는 공간과 푸드코트도 있었다.

들은 바에 따르면 여차하면 숙박도 가능하다고 한다.

 

"나팔꽃마을 포켓몬 센터 야나기 키요라입니다 무슨 일로 오셨죠?"

"저기..."

 

꽤나 높은 카운터에 쿠루미는 눈만 간신히 걸치고는 가방에서 플라베베가 든 몬스터볼을

올려다주었다.

키요라는 잠깐 몬스터볼을 본 뒤 카운터에서 한 걸음 물러나있는 쿠루미의 눈에 시선을 맞췄다.

 

"30분 정도면 될거에요"

 

그렇게 큰 부상을 입은것도 아니니 치료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키요라에게 몬스터볼을 맡기고는 쿠루미는 바로 옆에 켜져있는 커다란 티비 앞으로가 앉았다.

티비 속에서는 콘테스트 대회가 한창이었다.

 

"고양이계 코디네이터 마에카와 미쿠! 이번엔 어떤 퍼포먼스를 선보여줄까요?"

 

심사위원과 그리고 해설진들이 저마다 열띤 의견과 반응을 내놓고 있었다.

한창을 티비에 빠져있었을때 누군가 뒤에서 쿠루미를 톡톡 건드렸다.

 

"에...?"

 

하얀 가운에 푸른 삼백안을 가진 여성은 쿠루미를 흥미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표현에 따라서는 관찰이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었다.

관찰을 끝낸 여성은 쿠루미에게 주머니에서 연분홍빛의 수첩만한 무언가를 꺼내주었다.

 

"꼬마 초보 트레이너지?"

"아? 네"

"이거 가질래?"

"네?"

 

뭔가 건네주기는 했지만 생전 처음 보는 기계에 쿠루미는 넓은 쇼파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걸 짐작하자 여인은 기계를 열어서 이게 무슨 기계인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게 포켓몬 도감이라는건데..."

 

위 아래로 벌리자 기계는 서로 떨어지더니 빈 공간에 홀로그램으로 무언가를 투영하기 시작했다.

연파랑빛의 홀로그램 너머로 호기심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쿠루미가 비춰졌다.

 

"이것만 있으면 처음 만난 포켓몬도 뭔지 알 수 있고 네 포켓몬의 레벨이나 배우고 있는 기술도 알 수 있고 심지어는 인터넷만 통하면 이거로 와이파이도 쓸 수 있다고!"

 

뭔가 대단해 보이긴 대단해 보이는 기계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걸 왜 저한테 주시는거에요?"

"음...너가 이 기계로 많은 포켓몬의 정보를 모아주면 우리가 그거로 연구를 하면 되거든"

"하지만 저는 약하고...다른 강한 트레이너도 많을텐데..."

"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났거든"

 

냄새라는 말에 쿠루미는 자신의 옷 소매 끝의 냄새를 맡아본다.

하지만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하하 그냥 좋은 느낌이 났다는것 뿐이야 그래서 이거 받을래?"

"네"

 

가지고 있어서 나쁠건 없어보이는 데다 어차피 돈을 달라는것도 아니니 쿠루미는 양 손을 내밀고

곱게 도감을 받아들었다.

 

"이거 언니가 만든거에요?"

"그럼! 내가 이걸 만들려고..."

"야 시키 너가 아니라 내가 만들었지!"

 

어느새 옆에는 도감을 건네준 여자보다는 조금 키가 작은 네모로 각진 안경을 쓴 여인이 서있었다.

 

"에이 아키하 박사님 누가 만들었다고 하면 뭐 어때서요"

"그건 그렇고...얘야 너가 고른애?"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요?"

 

아키하가 영 못마땅해보이는 표정이었기에 쿠루미는 괜히 시무룩해졌다.

 

"뭐 그래도 너가 고른 애니까 내가 뭐라 할건 못되지"

"박사님 최고!"

"그러면 이 도감의 기능을 다시 설명해줄게 잘 들어"

 

시키가 알려준것보다 도감은 더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었다.

한 번 등록한 포켓몬의 분포와 생태 그리고 타입과 정보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포켓몬의 레벨과 지닌 도구 알고 있는 기술 사용할 수 있는 횟수와 체력

그리고 dmb와 mp3 기능까지 탑재한 만능 도구였다.

 

"자 대신 무료로 주는건 아니야"

"그러면 설마 돈 내야 하나요?"

"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만난 야생 포켓몬들을 최대한 세세하게 기록해둬 그거면 돼"

 

아키하는 설명이 끝나자 한 번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신이 쥐고 있던 도감은 쿠루미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면 좋은 여행 되세요!"

 

시키가 쿠루미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 센터 바깥으로 나가는 아키하를 따라 나섰다.

쿠루미는 도감에 흥미가 돋았는지 펼쳐보고는 괜히 포켓몬 센터 이곳 저곳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곧 다른 사람에게 실례되는 행동이란걸 알았는지 도감을 접고는 다시 텔레비젼을 보았다.

센터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텔레비젼을 보고있던 쿠루미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어 너도 이거 받았어?"

 

한 한시간 쯤 전에 헤어진 슈코가 같은 파란색의 도감을 들고 있었다.

 

"언니는 그거 어떻게 얻었어요?"

"요 앞에서 왠 쪼끄만 안경잡이가 주던데?"

 

쿠루미는 그런가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쿠루미 그래서 여기는 어쩐 일이야?"

"플라베베를 치료시키고 체육관에 도전 하려구요"

"그러면 우리 체육관 말고 저 앞에 숲에 안가볼래?"

 

나팔꽃 마을 옆에는 꽤 울창한 숲이 자리잡고 있다.

적당한 야생 포켓몬이 돌아다녀 다른 트레이너들도 포켓몬을 훈련시키려고 자주 출입하는 곳이지만 나무가 워낙 빽빽하게 자리잡혀있어 서로 어디 있는지 분간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거기는 왜요?"

"음 훈련이지 플라베베 혼자서는 아마 체육관 관장도 못이길걸? 엄청 강하다던데"

 

쿠루미는 또 그럴듯 하다고도 생각했다.

어떤 사람일지 모르니 아직은 전투경험도 없는 플라베베를 무턱대고 도전시키는건

플라베베가 좀 불쌍하기도 했고 자신에게도 왠지 무리일 것 같다고만 생각했다.

 

"플라베베 치료 되었습니다"

 

카운터에서 키요라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쿠루미는 쪼르르 가서 몬스터볼을 집어들었다.

슈코는 그녀가 짐을 챙기는걸 보고는 먼저 포켓몬 센터 바깥으로 걸어나갔다.

쿠루미가 문 밖으로 나오자 둘은 숲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언니도 그러면 아직 뱃지 못 땄어요?"

"어...? 응 그런 셈이지 엄청 강하더라고"

 

슈코가 저렇게 혀를 내두르는걸 보면 역시 체육관 관장은 보통이 아닌가 보다 하고 쿠루미는 생각했다.

막상 슈코는 도전은 커녕 체육관에 들어가보지도 않았지만 쿠루미를 속여먹으려면 이 편이 가장 편하다고 생각했기에 다른 별 말은 안했다.

 

숲 속은 아직 낮인데도 짙게 드리운 그늘 때문에 꼭 노을진 이후를 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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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의 포켓몬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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