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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일족 - 두번째 이야기 上

댓글: 1 / 조회: 1619 / 추천: 0



본문 - 06-08, 2015 22:39에 작성됨.

346 프로덕션. 아이돌 업계에는 최근에 진출했지만,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급속하게 성장한 예능 프로덕션 회사이다.

 

(따르르르릉)

 

이러한 346 프로덕션 건물의 23층 복도를 걷고 있던 여성은 전화가 울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프로듀서(이후, P[roducer]) : 내 사무실인가? 일 났네. 힐도 부러졌는데.

 

자기 사무실로 들어간 프로듀서는 구름을 벗어난 아침 햇살 때문에 잠시 눈을 가렸다. 그런 상태에서 그녀는 수화기를 든 채로 왼쪽 힐이 부러진 하이힐을 양 쪽 모두 벗었다.

 

P[roducer] : 여보세요?

 

P[roducer of 765] : 여보세요? 아! 드디어 받았구나!

 

P[roducer] :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슨 일이신가요?

 

전화를 건 사람은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였다.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보다 2살 정도 어린 그녀는 이따금 업무상 765 프로듀서와 공조할 일이 많았다.

 

P[roducer of 765] :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우리 사무소로 와줄래?

 

P[roducer] : 오빠.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와 5촌 관계이기도 했던 그녀는 개인적인 용건임을 알자 호칭을 바꾸었다.

 

P[roducer] : 오늘 저녁에 일족 회의가 있는 걸 아시면서 지금 전화하신 거죠?

 

P[roducer of 765] : 그래. 맞아.

 

자기 5촌 오빠가 일족 회의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만나자고 한 것을 들은 프로듀서는 맥락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전화상으로나 일족 회의에서 말하기 곤란한 사적인 이야기라면 그 유형이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P[roducer] : 후우...좋아요.

 

P[roducer of 765] : 그래? 그럼 지금 당장 와줘.

 

키타미 유즈 : 프로듀서~ 내 앞머리...

 

프로듀서에게 헤어 스타일을 바꾼 것을 자랑하려는 키타미 유즈가 사무실로 들어온 것은 그 때였다. 문을 열고 들어온 유즈는 자기 프로듀서가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키타미 유즈 : 방해해서 미안.

 

한껏 조용해진 목소리를 내며, 유즈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P[roducer] : 좋아요. 그럼 끊을게요.

 

전화를 끊은 프로듀서는 사무실을 잠시 둘러보고는 굽이 낮은 구두를 꺼내 신었다. 문을 열고 나선 그녀는 옆방으로 들어갔다. 유즈는 아야세 호노카 앞에서 자기 앞머리를 자랑하고 있었다.

 

P[roducer] : 유즈! 앞머리 예쁘게 잘랐네~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프로듀서는 오른손 엄지를 치켜세웠다.

 

키타미 유즈 : 헤헷♪

 

P[roducer] : 일이 생겨서 765 프로덕션에 잠깐만 갔다올게.

 

프로듀서는 그 말만 남기고 급히 방을 나섰다. 주차장으로 가서 자가용 시동을 켠 그녀가 765 프로덕션에 도착하기까지 약 30분 정도 걸렸다. 765 프로덕션의 사무실에 들어선 그녀는 키쿠치 마코토와 바바 코노미, 키사라기 치하야의 인사를 받을 수 있었다.

 

P[roducer of 765] : 왔구나. 여기 오렴.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는 소파가 놓인 응접 공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P[roducer of 765] : 그리고 미안한데, 마코토와 코노미는 잠시 다른 곳에 가 줄 수 있니? 워낙 중요한 이야기라서 그래.

 

키쿠치 마코토 : 프로듀서가 그러시다면야 나가 있을게요...

 

바바 코노미 : 자. 자. 마코토. 우리는 일단 나가 있자.

 

서운한 기색을 보인 마코토를 이끌고 코노미가 문을 나서는 것을 두 프로듀서는 지켜보았다.

 

P[roducer] : 안 내보내는 걸 보니, 이번에 할 이야기와 관련되어 있나보네?

 

치하야를 프로듀서는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소파에 앉았다. 자기 5촌 오빠인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마주보는 자리에 앉은 것을 프로듀서는 볼 수 있었다.

 

P[roducer of 765] : 그 말 그대로야. 치하야도 앉으렴.

 

P[roducer] : 그래서? 용건이 뭐죠?

 

P[roducer of 765] : 나 역시 치하야에게 인생의 후원자가(Patron of life) 되겠다고 말했어.

 

프로듀서는 자기 5촌 오빠가 하는 말을 듣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렇지만 그녀도 자기 동공이 커지는 것과 놀라서 자기 눈을 크게 뜨는 것까지는 통제하지 못 했다.

 

P[roducer] : 뭐. 좋아요. 아직 의식은 치르지 않았죠?

 

P[roducer of 765] : 어제 했어.

 

P[roducer] : 무슨 생각으로 그러신 거죠?? 자기 아이돌과 피의 의식까지 치르다니, 어떻게 되신 거 아니에요?

 

P[roducer of 765] : 그 뿐만이 아냐. 이번 일족 회의에서 나는 치하야와 인생의 동반자(Partner of life)가 될 거라 말할 생각이야. 피의 의식도 거행할 생각이고.

 

P[roducer] : 오빠.

 

프로듀서는 자기 5촌 오빠를 노려보며 말했다.

 

P[roducer] : 제가 다른 소속사의 프로듀서인 점을 잊지 않으셨죠? 지금 한 발언은, 제가 나쁜 마음을 먹고 언론에 뿌리면 엄청난 스캔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키사라기 치하야 : 저기요.

 

살짝 흥분한 프로듀서의 말을 가로막은 사람은 키사라기 치하야였다.

 

키사라기 치하야 : 아까부터 가족끼리만 쓰는 말들이 나와서 지금 상황을 잘 모르겠거든요? 피의 의식은 뭐고, 인생의 동반자 선언은 또 뭐죠?

 

P[roducer of 765] : 내가 설명할게.

 

프로듀서가 설명하려던 것을 가로막은 사람은 5촌 오빠였다. 그는 우선 그의 일족이 P로 시작하는 직업을 가졌을 때, 일족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나 인생의 동반자(Partner of life)란 단어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믿기 힘드네요. 가까운 사람이 이렇게나 황당한 가풍을 가진 집안에 속했을 줄이야.

 

P[roducer of 765] :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야.

 

키사라기 치하야 : 인생의 동반자(Partner of life)가 되는 의식을 치르는 게 결혼식이라 할 수 있다면, 피의 의식은 무엇이죠?

 

P[roducer of 765] : 치하야는 어제 내 피를 탄 감주를 마셨지?

 

키사라기 치하야 : 네. 프로듀서가 인생의 후원자(Patron of life)가 되겠다 하시면서 준 감주였죠.

 

P[roducer of 765] : 그게 피의 의식이야. 인생의 동반자(Partner of life)가 되는 피의 의식은 회의에 참가한 일족 중 다섯 명 이상의 피를 탄 감주를 마시기고.

 

두 프로듀서는 치하야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어째서 피를 마셔야 하는 거죠?

 

P[roducer] : 우리 일족이 지닌 초능력과 관련 있지.

 

키사라기 치하야 : 초능력이요?

 

P[roducer] : 피의 의식을 치른 사람은 P로 시작하는 직업을 얻었을 때,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이는 직계 자손 중 한 명에게도 전수되는 초능력이고.

 

키사라기 치하야 : 겨우 그런 능력 하나 때문에요?

 

P[roducer] : 765 프로덕션에서 일하면서 프로듀서에 대해 이상한 점 느낀 것 없니?

 

키사라기 치하야 : 그게......

 

P[roducer] : 내가 맞춰볼까? 과중한 업무를 시달리면서도 지치거나 아픈 기색을 거의 보이지 않았던 점이 이상했을 거야. 왜 그랬을 것 같아?

 

키사라기 치하야 : 설마, 그 능력 때문인가요?

 

P[roducer of 765] : 사실은 그 설마가 맞아. 그런데 또 한 가지 문제가 있어.

 

키사라기 치하야 : 또 뭐죠?

 

P[roducer of 765] : 인생의 후원자(Patron of life)로 점찍은 사람과 1년 내에 의식을 치르지 않을 경우, 초능력을 잃게 되어버려. 지금처럼 일 할 수도 없을 거야.

 

두 프로듀서는 그 외에도 많은 것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치하야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더니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 답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속는 셈 치고 가볼게요.

 

그 말을 한 치하야는 고개를 돌려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프로듀서는 그녀의 5촌 오빠를 바라보는 치하야의 눈동자가 한 치도 흔들리지 않는 것을 지켜보았다.

 

키사라기 치하야 : 제 인생의 후원자(Patron of life)를 믿으니까요.

 

P[roducer of 765] : 그러면 이제 치하야를 무슨 직업이라 둘러대느냐가 문제가 되겠는걸.

 

키사라기 치하야 : 직업이요?

 

P[roducer] : 피의 의식을 치르려면, 회의장 안에 들어가야 하니까. 안에 들어가려면 알파벳 P로 시작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거든.

 

키사라기 치하야 :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P[roducer of 765] : 흐음...P[erformer](연기자)는 어떨까? 무진합체 키사라기 같은 곳에도 등장했으니까.

 

키사라기 치하야 : 글쎄요. 저는 영화나 연극보다는 공연이나 콘서트에 더 자주 등장했을텐데도요?

 

P[roducer of 765] : 그렇다면 P[layer](연주자)가 더 나으려나?

 

키사라기 치하야 : 저는 언제나 보컬이었는데도요?

 

P[roducer of 765] : 이왕 둘러대는 거 성대를 악기삼아 연기한다 하지. 뭐.

 

P[roducer] : 일족 중에 P[ianist]가 있잖아요. 그걸로는 납득 안 하는 사람이 나올 것 같아요. 오빠.

 

프로듀서는 5촌 오빠의 의견을 기각하고 자기 의견을 내세웠다.

 

P[roducer] : 부업으로 악기 연주하는 일을 한다는 식으로 둘러대도 될 것 같아.

 

P[roducer of 765] : 그게 좋겠네.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는 마지못한 듯이 동의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P[roducer of 765] : 좋아. 그럼 저녁에 만나자.

 

프로듀서는 문 밖으로 나서서 차를 타고 자기 직장인 346 프로덕션으로 돌아갔다. 총무과에 간 그녀는 765 프로덕션에 간 것은 업무 상 조정 때문이라 둘러대었다.

 

총무과 직원 : 음? 반가? 무슨 일 있나요?

 

P[roducer] : 오늘 저녁에 일족 회의가 있어서요.

 

총무과 직원 : 그럼 집안 경조사로 처리해 놓을게요.

 

잠시 후, 프로듀서는 346 프로덕션 앞에 작은 승용차 한 대가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P[roducer] : 이 쪽으로 오셨네요? 제가 그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P[roducer of 765] : 회의장 가는 길은 여기가 더 가깝잖니? 어서 타.

 

그 말을 들은 프로듀서는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았다.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에 치하야가 앉아 있음을 본 그녀는 안전 벨트를 매고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는 도심 한복판에 있는 빌딩 지하 주차장에서 멈췄다.

 

키사라기 치하야 : 이 건물이 회의장인가요?

 

P[roducer] : 그래. 맞아.

 

P[roducer of 765] : 나도 회의장에 처음 갔을 때는 황당했지. 이렇게나 큰 건물을 두 층이나 전세내서 할 줄은 몰랐거든.

 

키사라기 치하야 : 두 층이나요?

 

지하주차장에 검은 승용차 한 대가 오는 것을 프로듀서가 발견할 때 쯤, 치하야는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의 말을 듣고 놀라고 있었다.

 

P[itcher] : 여~이게 누구신가?

 

프로듀서는 검은 승용차에서 건장한 남성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P[roducer of 765] : 여~ 삼촌! 오랜만이야!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는 양복을 입은 근육질 남성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치하야는 젊어보이는 남성이 자기 프로듀서의 삼촌뻘임을 알자, 놀라워하고 있었다.

 

P[roducer] : 오랜만이에요. 사촌 오빠.

 

P[itcher] : 오호~오랜만이구만. 둘 다 같은 업종이라 들었는데, 어떻게 잘 지내고 있어?

 

P[roducer of 765] : 종종 같이 일하기도 하는 관계지.

 

프로듀서는 자기 5촌 오빠인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사촌 오빠인 야구 투수와 동갑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다.

 

P[ianist] : 어머~오랜만이다~ 얘.

 

팔짱 끼고 있던 프로듀서에게 인사한 사람은 사촌 오빠의 아내이자, NHK 관현악단에서 일하는 피아니스트였다. 그녀는 검디 검은 원피스 드레스를 입은 피아니스트가 검은 승용차 뒷 좌석에서 나온 것을 그제서야 알아챘다.

 

P[itcher] : 그러고 보니 이 아이는 누구지?

 

키사라기 치하야 : 처음 뵙겠습니다.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P[ianist] : 처음 뵙네요. NHK 방송국에서 피아니스트로 일하고 있어요.

 

P[roducer of 765] : 이 아이는 키사라기 치하야. 우리 프로덕션의 아이돌이자 P[layer](연주자)야.

 

P[ianist] : 어머나! P[layer](연주자)요? 무슨 악기를 연주하실 수 있나요?

 

키사라기 치하야 : 어쿠스틱 기타를 조금 연주할 줄 알아요.

 

피아니스트는 눈을 반짝이며, 치하야와 계속 악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P[roducer] : (두 부부는 치하야에 대해 거의 모르네. TV를 잘 안 보나? 뭐.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저렇게 대화가 계속되다가는 치하야의 밑천이 드러나겠지.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텐데.)

 

프로듀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돌파구를 마련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남편이었다.

 

(미미밍! 미미밍! 우~사밍!!)

 

P[itcher] : 여보세요?

 

야구 투수의 휴대 전화 벨소리가 아베 나나의 '메르헨 데뷔'임을 알아챈 프로듀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P[roducer] : 사촌 오빠의 벨소리가 나나 노래네요? 아베 나나를 아세요?

 

P[ianist] : 남편 전화 벨소리요?

 

치하야와 대화를 나누던 피아니스트는 갑자기 끼어든 프로듀서의 질문을 받고 기억을 떠올리느라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치하야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프로듀서는 여기서 끝내지 않고, 계속 말을 걸었다.

 

P[roducer] : 아베 나나도 346 프로덕션 아이돌이거든요. 친척 전화의 벨소리가 346 프로 아이돌 노래라 흥미가 동해서 그래요.

 

P[ianist] : 346 프로...아! 그 여자가 346 프로 아이돌이었군요!

 

피아니스트는 무엇인가가 떠올랐는지 메고 있던 손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P[roducer] : 이 사진은 언제 찍은 거죠?

 

프로듀서가 받은 사진에는 그녀의 사촌오빠인 야구 투수, 피아니스트, 그리고 양복을 입은 아베 나나가 소극장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P[roducer] : 이 사진은 언제 찍으신 거에요?

 

P[ianist] : 한 2년 정도 되었을 거에요.

 

P[roducer] : (2년 전이라...아직 아베 양이 우리 346 프로덕션에 입사하기 전이네.)

 

사진을 돌려준 프로듀서는 계속 질문했다.

 

P[roducer] : 2년 전이면, 두 분이 아직 사귀기 전이실텐데도 이런 사진을 갖고 있으시네요?

 

P[ianist] : 당시에 아는 사람이 연극을 보라고 티켓을 줬거든요. 그 때 옆 좌석에 앉은 사람이 그 이였어요.

 

피아니스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와 이야기 하고 있는 자기 남편을 잠시 바라보았다.

 

P[ianist] : 그 벨소리는 사진 속 배우 분이 자기가 녹음한 노래라면서 우리에게 선물로 줬던 노래에요. 우리 인연을 이어준 노래같아서 지금도 벨소리로 삼고 있답니다.

 

P[roducer] : 헤에~그렇군요.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면서 속으로 아이돌 프로필을 다시 조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었다. 17세가 2년 전에 학교 무대도 아니고 소극장에서 배우로 연기하고 있는 것은 흔한 일이라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P[roducer of 765] :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봐도 될까?

 

한편,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는 자기와 동갑인 삼촌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P[itcher] : 혹시 피의 의식에 관한 거야?

 

P[roducer of 765] : 알아챘구나.

 

P[itcher] : 일족의 일원이 아닌 사람을 데려올 일이야 뻔하잖아. 공연 때문에 왔다 생각하기엔 자가용밖에 안 보이고.

 

P[roducer of 765] : 그럼! 의식을 도와줄 수 있어?

 

P[itcher] : 나같은 경우에는 감기 때문에 힘들 것 같고, 대신 아내에게 부탁해보는 건 어떨까?

 

그리하여,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는 야구 투수와 함께 피아니스트에게 다가가서 같은 질문을 했다.

 

P[roducer] :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346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는 최대한 정중한 어투로 피아니스트에게 다시금 질문했다.

 

P[ianist] : 좋아요.

 

의외로 피아니스트는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P[ianist] : 사실은 키사라기 양이 P로 시작하지 않는 직업을 가졌다 해도 괜찮아요. 어떤 형태이든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니까요.

 

P[roducer] : (방금 그 발언. 며칠 전에 마유가 자기 프로듀서를 바라보며 한 발언과 비슷하지만 기분 탓이겠지.)

 

키사라기 치하야 : 잠깐만요? 이게 무슨 소리죠?

 

P[itcher] : 스쿠터?

 

P[ianist] : 이 지하주차장에 스쿠터를 세울 수 있었던가요?

 

P[roducer of 765] :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걸 보니 이 쪽으로 오고 있는 것 같은데?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말한 대로 스쿠터의 헤드 라이트는 프로듀서 일행이 있는 쪽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스쿠터의 헤드라이트가 꺼지고, 그 위에 타고 있던 여성은 헬멧을 벗고 인사했다.

 

P[edicurist] : 안녕하세요~! 오빠~ 언니들~

 

고개 숙여 인사하던 여성은 프로듀서를 보자마자 헬멧을 스쿠터 손잡이에 급히 걸어두었다.

 

P[edicurist] : 언니~!!

 

P[roducer] : 윽!

 

프로듀서는 그녀의 7촌 여동생인 발마사지사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살짝 뒷걸음질쳤다.

 

P[itcher] : 아~ 저 둘은 옛날 그대로구나.

 

P[roducer of 765] : 어렸을 적에도 붙어다니려고 애쓰더니, 다 크고도 달라지지 않았네.

 

일족의 두 남성은 팔짱 끼고 흐뭇해하는 미소만 지으며, 프로듀서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그런 둘을 원망스럽게 노려볼 틈도 없이, 발마사지사는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P[edicurist] : 언니를 만나고 싶어서 346 프로덕션에도 취직했는데, 에스테에는 왜 안 오시는 건가요?

 

P[roducer] : 알까 보냐! 일에 치여 사느라 에스테에 갈 시간은 없다고.

 

P[edicurist] : 언니가 안 오시니까, 그 일은 다음주부터 다른 애가 가서 하기로 했다고요? 서운해요~

 

발마사지사는 눈앞에서도 피해다니는 언니가 야속했는지 시무룩해하는 표정을 짓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P[edicurist] : 그리고 그렇게 바쁘시다는 분이 346 카페에 갈 시간은 있고, 에스테에 갈 시간은 없는 건가요?

 

P[roducer] : 난 원래 에스테에 가는 것보다 카페에 가는 걸 더 좋아하니까.......내 사생활 이야기는 나나한테 캐물었나 보구나?

 

P[edicurist] : 어떻게 아셨죠?

 

P[roducer] : 최근에 나나가 새로 온 발마사지사를 칭찬했거든. 설마 너일 줄은 몰랐는데. 그리고 너!

 

어느새 발마사지사가 프로듀서에게 달려드는 형국은 뒤바뀌어 프로듀서가 발마사지를 추궁하는 상황이 되었다.

 

P[roducer] : 아츠미한테 뭘 가르친 거야??

 

P[edicurist] : 그게, 마사지 기술을 배우고 싶다 하도 조르길래 조금....

 

P[roducer] : 요즘 새로운 스승님에게 배웠다면서 그 마사지 기술을 다른 부위에 쓰려 한다고? 나나미가 당할 뻔했고.

 

P[edicurist] : 아사리 양이요?

 

P[roducer] : 그래. 어찌저찌 내가 가로막아줬으니 망정이지.

 

지하 주차장에 있던 사람들은 어두웠음에도, 발마사지사가 털썩하고 주저앉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P[roducer] : 그 기술, 발마사지 맞아?

 

자기 7촌 친척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깨달은 발마사지사는 어느새 무릎을 꿇고 있었다.

 

P[edicurist] : 그런 일이......죄송해요. 언니. 나중에 만나면 따끔하게 주의시킬게요.

 

P[ianist] : 저기...

 

피아니스트가 발마사지사에게 다가간 것은 그 때였다. 피아니스트의 어깨에 손을 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남편이었다.

 

P[itcher] : 여보. 얘는 피의 의식에 참가할 수 없어.

 

그렇게 말하며, 야구 투수는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P[ianist] : 어째서인가요?

 

피아니스트의 물음에 프로듀서는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P[roducer] : 얘는 피만 보면 기절하는 애에요. 피의 의식에 참가시켰다가는 의료진을 불러야 할걸요.

 

P[ianist] : 그렇군요...

 

P[edicurist] : 저기...피의 의식이라뇨? 혹시 저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인가요?

 

프로듀서의 7촌 여동생은 그제서야 치하야가 시야에 들어왔는지 질문하기 시작했다.

 

P[roducer of 765] : 내가 대신 설명할게.

 

프로듀서의 5촌 오빠인 765 프로덕션 프로듀서는 자초지종과 함께 같이 온 아이의 이름이 키사라기 치하야임을 설명해주었다.

 

P[edicurist] : 치하야라고 했지? 도움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키사라기 치하야 : 그렇게 미안해 하실 것까지는 없어요.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치하야는 고개를 살짝 돌린 상태로 답했다.

 

P[roducer] : 여기 너무 오래 있었던 것 같아요.

 

지하 주차장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며, 프로듀서는 모두의 주목을 이끌어내었다. 지하 주차장에 있던 여섯 명은 모두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의장이 있는 층으로 이동했다.

 

P[rosecutor] : 어머나~오랜만이구나~~

 

P[olitician] : 못 보던 사람이 보이는데, 이름을 알려주겠니?

 

그 말을 들은 키사라기 치하야는 자기 이름을 밝혔다.

 

P[olitician] : 흠......내가 알던 아이돌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군. 자기가 영원한 17세라 말하고 다닌다든가, 다른 별에서 왔다 주장하면서 애써 귀여운 말투로 말하려는 여자애들만 아이돌이 되는 건 아니었구만.

 

P[roducer] : (아베 나나 양을 만났음에 틀림없겠네. 도대체 아베 양은 17년이란 짧은 생애동안 어떻게 우리 일족들과의 인연을 쌓아왔던 것이지? 우연이라 치기엔 너무 이상해.)

 

이상함을 느낀 프로듀서는 회의장 앞에 서 있는 정치인에게 질문했다.

 

P[roducer] : 혹시 실례되지 않는다면, 그 아이돌을 어디서 만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P[olitician] : 고준 왕후의 장례식장이었네. 그 후에도 왕족들 생일에 종종 만났지.

 

프로듀서는 소스라치게 놀라, 얼어붙었다. 그녀가 알기로 선대 왕비인 고준 왕후의 장례식은 서기 2000년, 즉 15년 전에 있었다. 만약 나나가 정말로 17세라면 두 살에 장례식장에 참가하여 프로듀서의 일족과 만난 것이 된다.

 

P[roducer] : 저, 정말인가요?

 

P[olitician] : 설마. 장례식장에 지인도 아닌 아이돌이 초대될 리 없잖은가? 애초에 나같은 중의원은 그런 자리에 낄 수 없어. 농담 한 번 해 봤다네. 농담 한 번.

 

P[roducer] : 흐아...놀라게 하는 건 그만둬 주세요.

 

프로듀서는 다리가 풀렸는지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P[edicurist] : 입담은 여전하시네요. 외삼촌.

 

P[olitician] : 사실은 교회에 갔다가, 교회에서 공연하던 아베 양과 마주쳤다네.

 

P[roducer] : 교회요?

 

P[olitician] : 이번에는 농담이 아니라네. 여튼 거기 갔다가 오히려 아베 양의 아이돌 어필을 들었지. 허허허.

 

P[rosecutor] : 권력을 얻기 위해 자신을 어필하는 정치인과, 인기를 얻기 위해 자신을 어필하는 아이돌이라...

 

P[olitician] : 나도 당시에 비슷한 생각을 했다네. 껄껄껄껄. 참 기분이 복잡해지더군.

 

공적인 자리였더라면, 또한 남남이었다면 오가기 매우 껄끄러운 주제로 담소를 나누는 검사와 정치인을 보면서, 식은 땀을 흘리던 사람은 젊은 여성 프로듀서였다.

 

P[rosecutor] : 그러고 보니.

 

검사는 돌연 시선을 돌려 치하야를 바라보더니, 돌연 안경을 썼다. 안경을 벗고 있을 때의 검사의 인상은 인심 넉넉한 아주머니였지만, 안경을 쓰자마자 그녀의 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P[roducer] : (역시나 두 얼굴의 검사님.)

 

P[rosecutor] : 765 프로덕션의 키사라기 치하야라고 했지?

 

키사라기 치하야 : 네...

 

안경을 벗은 검사의 눈과 치하야의 눈이 마주친 순간, 프로듀서는 치마폭에 가려진 치하야의 다리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P[rosecutor] : 혹시 타카오 산에 있는 신사에 가본 적 있지 않니?

 

이미 검사에게 압도당한 치하야는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치하야를 구원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였다.

 

P[roducer of 765] : 큰이모님. 이모님이 법정에서 일하실 때의 모습을 봐서 치하야가 겁 먹은 것 같아요.

 

P[rosecutor] : 오. 저런. 놀래켜서 미안하구나.

 

키사라기 치하야 : 괘,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검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에 들고 있던 안경을 다시 벗었다.

 

P[rosecutor] : 최근에 부쩍 눈이 나빠져서 무심코 안경을 쓰게 되더구나.

 

프로듀서는 검사의 발언을 듣고, 몇 주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동료의 말에 의하면, 그녀가 아이돌 업무 때문에 섬으로 갔을 때, 346 계열사가 미나세 계열사와 야합하여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수색 작업을 지휘하던 검사가 돌연 안경을 쓰고 346 프로덕션 사람들을 노려본 적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타카가키 카에데를 비롯한 여러 직원들이 기절했고, 그 검사는 타카가키 카에데를 병원으로 옮겨줬다는 이야기 또한 프로듀서는 들은 적 있었다.

 

P[roducer] : (어렴풋이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흉악범들조차 모골이 송연하게 만드는 눈매를 정면으로 마주쳤으니 타카가키 씨가 기절하는 것도 무리도 아닌가.)

 

P[roducer of 765] : 그리고 제가 대신 답하자면, 치하야는 그 신사에 가본 적 있어요.

 

P[rosecutor] : 역시나 그렇구나. 네가 저번 회의 때, 에마를 받아가고 나서 이번 회의 때 치하야란 아이가 온 것을 보고 뭔가 연관이 있을 것 같았단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검사는 말을 이었다.

 

P[rosecutor] : 여기 온 것을 보니, 피의 의식을 치르려나 보구나.

 

P[roducer of 765] : 네. 치하야는 P[layer]이기도 하니까요.

 

P[ianist] : 그 말대로에요.

 

피아니스트는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를 위해 맞장구 쳐주었다.

 

P[rosecutor] : 그러면, 다섯 명의 참가자를 모으면 되겠구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피의 의식을 치르는 것을 막을 법적인 권리가 검사한테 있는 것 같지는 않거든.

 

검사의 말을 듣고 프로듀서는 자기 5촌 오빠와 피아니스트의 얼굴이 밝아지는 것을 보았다. 그녀 역시도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P[rosecutor] : 그렇지만 나는 참가할 수 없겠구나.

 

검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창 밖 너머를 바라보았다. 먼 곳을 바라보는 50대 여성의 눈빛에는 만감이 담겨있는 듯 했다.

 

P[olitician] : 당뇨 때문인가?

 

P[rosecutor] : 뭐. 그렇죠. 의사는 상처가 쉽게 낫지 않을테니까, 상처를 내는 일을 가급적 피하라고 충고하더군요.

 

두 프로듀서와 치하야, 그리고 피아니스트는 위로할 만한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애먹고 있었다.

 

P[rosecutor] : 오. 애들 앞에서 이게 무슨 주책이람.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나온 것은 바로 그 때였다. 남자는 상의로 셔츠만 입고 있었고, 겉옷은 어깨에 걸친 채 왼손으로 잡고 있었다.

 

P[olice officer] : 안녕하십니까.

 

검사와 정치인을 본 남성은 겉옷을 손에 잡고 인사했다. 그 다음에 프로듀서는 경찰관인 남성에게 그녀의 5촌 오빠가 부탁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P[olice officer] : 저야 괜찮죠.

 

P[roducer of 765] : 그래. 고맙구나.

 

P[olice officer] : 하하. 뭘요.

 

머쓱해하는 경찰관을 뒤로 한 채, 검사와 정치인은 회의장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들어간 사람은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와 치하야, 피아니스트, 그리고 야구 투수였다.

 

P[roducer] : 너는 안 들어가니?

 

P[edicurist] : 언니가 들어갈 때 들어가려고요.

 

은근슬쩍 달라 붙으려는 발마시지사를 떼어놓느라 바쁜 프로듀서에게 다가간 사람은 다름아닌 경찰관이었다.

 

P[olice officer] : 누님. 안녕하십니까.

 

P[roducer] : 응? 응......안녕.

 

마지못해 인사를 받아준 프로듀서는 영업용 웃음을 짓고 있었다.

 

P[roducer] : (윽. 저 느끼한 말투가 거슬려. 예의가 지나치면 실례가 된다는 걸 얘는 모르는 걸까?)

 

P[olice officer] : 그러고 보니 누님.

 

P[roducer] : 무슨 일이니?

 

P[olice officer] : 누님이 일하는 회사로 간 사나에 양은 어떻게 지냅니까?

 

P[roducer] : (오호라. 그게 본론이었나보구나.)

 

프로듀서는 잠시 뜸을 들이듯, 입을 다물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P[roducer] : 사나에는 잘 지내고 있지. 유키같은 비슷한 또래의 동료나, 나나란 17세 아이돌처럼 어린 동료와도 말야.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은근슬쩍 경찰관의 눈 속에 선망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P[edicurist] : 그런데 어째서 언니네 회사의 아이돌이 알고 싶은 거야?

 

경찰관과 동갑인 발마사지사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퉁명스러운 어조로 경찰관에게 질문했다.

 

P[roducer] : (음? 얘가 왜 갑자기 노골적으로 끼어들었지? 설마 자기만 따돌리고 말하는 것 같아서 심통이 났으려나?)

 

P[olice officer] : 사나에 양이 후배였거든. 같은 부서는 아니었지만, 같은 지구대 소속이어서 같이 일할 일이 많았어.

 

그렇게 운을 띄운 경찰관은 카타기리 사나에와 거리 순찰을 했던 일이나 현행 절도범을 검거한 일 등을 말하기 시작했다.

 

P[olice officer] : 지구대 사람들 모두가 사나에 양이 TV에 나온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경찰로 일할 때나, 아이돌로 일할 때나 외모가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P[roducer] : 너, 사나에를 좋아하는구나?

 

그 말을 들은 경찰관의 표정이 변하는 모습을 보며, 프로듀서는 은은하게 미소지었다.

 

P[roducer] : 발뺌하려거든 그만 둬. 표정에 다 드러났어.

 

P[olice officer] : 네......

 

P[roducer] : 아까 5촌 오빠가 피의 의식에 참가할 사람들을 찾으러 치하야와 돌아다니는 것을 봤지?

 

P[olice officer] : 네...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방금 치하야라 하셨습니까?

 

P[roducer] : 응. 765 프로덕션의 키사라기 치하야.

 

P[olice officer] : 세상에나 그런 톱 아이돌이 일족 회의에 오게 되다니......

 

P[roducer] : 네가 치하야의 팬인 건 알겠고. 여튼 그 두 사람을 도와주면, 사나에가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연락처를 얻어다 줄게.

 

P[olice officer] : 네. 감사합니다.

 

경찰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나갔다.

 

P[edicurist] : 보아하니 옷매무새 고치러 가는 것 같은데, 키사라기 양이 그렇게 유명한가요?

 

경찰관이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가는 모습을 보며, 발마사지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했다.

 

P[roducer] : 너, TV나 신문기사 연예면 부분을 안 보는구나?

 

P[edicurist] : 네. 거의 안 봐요.

 

P[roducer] : 가희란 별명이 붙은 아이돌이야. 앞에 '고고한'이라든가 '도도한'같은 수식어가 붙기도 하고.

 

P[edicurist] : 잘 모르겠어요....

 

P[roducer] : 그래? 그럼 넷상에 떠도는 치하야 사진도 본 적 없겠네.

 

P[edicurist] : 그렇죠.

 

둘 사이에는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프로듀서는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P[hotographer] : 잠깐만요!

 

뒤따라오던 발마사지사가 문을 닫으려던 그 순간에 프로듀서는 문틈으로 누군가가 자기 발을 밀어 넣은 모습을 보았다.

 

P[hotographer] : 하아...겨우 들어왔네.

 

들어온 여성은 숨을 고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조금 진정한 듯한 여성은 프로듀서를 알아보자마자 아는 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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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일족은 血의 일족이 아니라 P의 일족입니다.

그리고 전편은 하이퍼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 나온 피의 일족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P[roducer] : 346 프로덕션의 프로듀서

P[roducer of 765] :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

P[itcher] : 야구 투수, 아베 나나와 인연 있음

P[ianist] : 피아니스트, 아베 나나와 인연 있음

P[edicurist] : 발마사지사, 아사리 나나미, 아베 나나, 무나카타 아츠미와 인연 있음

P[rosecutor] : 검사, 미나세 이오리와 인연 있고 타카가키 카에데를 만난 적 있음

P[olitician] : 정치인, 아베 나나를 만난 적 있음

P[olice officer] : 경찰관, 카타기리 사나에와 인연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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