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 Fate X iM@S 』 에미야 P 「 프로필 사진이.. 어째선데. 」 2 / 2

댓글: 8 / 조회: 1717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6-06, 2015 01:39에 작성됨.

* 전 편 : 0. 에미야 「 스카우트라니, 어째선데. 」

          1. 에미야 「 자기소개, 어째선데 」

         2-1. 에미야 P 「 프로필 사진이.. 어째선데. 」 - 1 -

 

 

 

할 일을 찾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촬영중인 녀석들을 집중해서 쳐다보고 있는 익숙한 뒷모습.

아까부터 계속해서 고민중인 미나세였다.

상대 해줄지는 의문이지만, 그렇다고 구경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엄청나게 집중하고 있는 건지, 내가 옆으로 다가가도 눈치채지 못했다. 

 

「 .... 」

「 뭔가 반응이라도 해주면 고맙겠는데 말이야. 」

「 에? 있었어? 」

「 ...아예 투명인간 취급일줄은.. 」

「 일부러 무시한 건 아냐. 그래서, 할 말이라도 있어? 」

「 딱히, 담당 아이돌이 고민하고 있는데 프로듀서라는 녀석이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

「 ㅁ, 뭐야. 딱히 고민같은 거 없다고? 」

「 호오... 정말인가? 」

「 당연하지! 」

 

나왔다. 츤데레들의 패턴중 하나. ' 약한 모습을 보이기를 극도로 싫어한다. '

너무 예상대로인 대답에 헛웃음이 나온다.

 

「 뭐야, 뭐가 웃긴데! 」

「 이런, 실례했군. 」

「 ..흥, 볼 일 없으면 할 일이나 하러 가지? 」

「 달리 할 일이 없어서 말이지. 다른 녀석들은 딱히 도움도 필요없어 보이고. 」

「 뭐야, 내가 서투르다고 말할 셈? 」

「 글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겠지? 」

「 ...흥! 」

 

이런, 기분을 나쁘게 해버렸나. 별로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빈정거리는 성격으로 변하는 것은 운명일지도 모르겠군.

뭐, 어쨌든 저쪽에서 본격적으로 무시하기 시작했다. 내 불찰이다.

 

미나세가 집중해서 보고있는 것은 현재 촬영중인 아마미.

방금 전에 평범한 소녀일 뿐이라던가 이야기 했으면서,

호시이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빛나고 있다. 역시 그녀도 아이돌이라는 걸까.

──라고 생각한지 3초만에 넘어졌다.

그 덜렁이 속성은 일하는 중에도 어김없이 발휘된다는 거냐.

사진 촬영이니까 별 상관은 없고,

어찌 그 장면도 찍혔으니 망정이지 생방송중에 사고라도 난다면..

그렇다곤 해도, 넘어진 장면도 그림이 된다는 것은 역시 아이돌이라는 걸까..?

어쨌든 차차 나아지기를 바라자.

아니면 차라리 처음부터 넘어지도록 해서 외부에도 덜렁이 이미지로 밀어주는건..

아니아니, 위험하겠지 역시. 

 

「 ..넘어지는 건가... 」

「 음? 」

「 아, 아무것도 아냐. 혼잣말이야, 혼잣말. 」

 

어쨌든 아마미의 촬영이 별 트러블 없이 끝났다.

다음으로 촬영하는 건.. 가나하인가. 예고했던 대로 그 햄스터와 함께다.

얼마나 동물을 좋아하는 거야. 그녀는...

뭐, 팔리기 시작하면 동물과 관련된 방송은 가나하에게 맡기면 걱정없음이니 좋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힐끗, 옆에 있는 그녀를 살짝 보았다.

무언가 평소의 그녀와 달라져 있었다.

헤어스타일도, 장식품도 평소와 달라진 것은 없는데──

 

아, 알아냈다.

항상 그녀가 안고 있던 토끼 인형, 그것이 없다.

미나세의 손가락에는 반창고가 하나 붙여져 있다.

──아아, 과연.. 그렇게 된 거군.

 

「 그 토끼 인형은 어디로 간 거지? 」

「 실례네, 그 아이에겐 샤를이라는 이름이 있다구. 」

 

이름까지 붙여둔 건가. 상당히 그 인형을 아끼는 것 같다.

 

「 ...오늘은 쉬는 날이야. 」

「 인형에게도 휴일이 있는 건가, 마음 넓은 주인님이시군. 」

「 신경 꺼. 」

 

퉁명스럽게 쏘아붙이고는, 그녀는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음? 더 보지 않는 건가? 」

「 당신과 같이 있는 것 보다는 혼자서 생각하는 게 나을 것 같아. 」

「 그러냐.. 」

 

이정도까지 미움받다니 상당히 씁쓸하구만.

뭐, 많은 ' 높으신 분 '들을 보며 자라온 그녀라면 곱게 보이지 않는 것도 정상일 것이다.

뒤가 구린 일을 꽤 많이 행해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목적이 ' 다른 누군가를 구한다 '라고 하더라도, 죄가 정당화 되지는 않는다.

 

「 그럼, 어디부터 찾아볼까.. 」

 

내 추리가 맞다면, 이번 일은 그녀와의 거리를 좁힐 찬스다.

더 이상의 대화는 헛수고다. 어쨌든, 이 스튜디오를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할까.

 

과연, 내 생각이 맞았다. 무슨 실수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저기 터져서 솜이 보이는 토끼인형을 찾아냈다.

 

「 ...휴일이 아니라 병결이잖아, 이건. 」

 

재봉도구가 분명히 차에 있었지, 가져와야겠군.

 

 

 

 

 

「 미나세. 」

「 응? 」

 

돌아보는 그녀의 눈 앞에 완벽하게 고쳐진 토끼 인형을 내민다.

 

「 자, 놓고 갔던 거다. 」

「 ...당신이 고쳐준 거야? 」

 

인형을 받아든 그녀는, 나를 올려다 보며 멍하게 물어왔다.

 

「 그렇다만. 」

「 어떻게 안 거야? 」

「 손가락의 반창고, 숨기지도 않았잖아?

  거기다 늘 안고다니던 인형이 갑자기 사라졌다면 누구든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

「 ...상당히 자세히 보고있었던 모양이네. 」

「 프로듀서니까. 당연한 일이다. 」

 

미나세는 살짝 웃으며 내가 다시 꿰맨 부분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 ──그 인형, 놓고 갈 생각이었지? 」

 

그 물음에, 미나세는 비밀을 들킨 것 처럼 놀라며 나를 쳐다봤다.

 

「 역시나. 」

「 ...속마음은 말한 적 없는데. 」

「 감...이라고 할까. ' 그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것 뿐이다. 」

 

근처에 있던 벽에 등을 기대고, 말을 다시 이어갔다.

 

「 뭐때문에 그렇게 결정했는지, 말해주지 않을래? 」

「 ..... 」

「 손까지 다쳐가며 직접 꿰매려고 한 소중한 인형이잖아?

  고민이 있어도 말해주지 않으면 조언은 해줄 수 없어. 」

 

잠시 고민하듯이 토끼 인형을 내려다 보던 이오리는, 내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 ...바뀔 수 있지 않을까. 」

「 뭐가? 」

「 네 말이 맞아. 이 아이는 나한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한 거야.

  어릴때부터 쭉 내 친구였으니까. 」

 

그녀의 집안이라면 형제와 부모가 건재하다고 해도 각자의 일로 바쁘겠지.

그녀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자연히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는 저 인형밖에 없어졌다는 건가.

 

「 내가 더 나아가지 못하는 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 거야.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나랑 작별한다는 의미로.. 」

「 바보구만, 너는. 」

 

한숨을 쉬며 그렇게 말하자, 이오리는 약간 발끈하여 소리쳤다.

 

「 뭐, 뭐가 바보같다는 거야! 」

「 바뀌어야 한다는 그 생각이. 」

 

다시 등을 벽에서 떼고, 그녀의 앞으로 걸어간다.

신장 차이는 자그마치 34cm. 그때문에 그녀는 살짝 위축되는 듯 했다.

──겁을 줄 의도는 없었는데 말이지. 이런 상황에선 예전의 167cm가 나을 것 같다.

 

「 너는 ' 미나세 이오리 '로써 인정받고 싶은 거지? 」

「 ...당연하잖아. 」

「 그러니까 바보같다는 거다. 누구보다 ' 미나세 이오리 '로써 인정받으려 하는 네가,

  네 자신을 버리고 ' 다른 누군가 '가 되고싶다고 한 거니까 말이야. 」

「 ──에? 」

「 가장 소중한 것까지 버리겠다는 것은 아예 ' 다른 사람 '이 되겠다고 하는 거잖아?

  지금까지 그 아이와 함께했던 ' 미나세 이오리 '는 어디에도 없다는 거지. 」

 

자신이 생각했던 것의 모순을 눈치챈 그녀는, 다시 멍하게 토끼인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자부심과 열등감이 정면 충돌했다는 거다.

그렇기에, ' 바뀌고 싶다 '와 '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인정받고 싶다 '는 두 생각이 모순을 낳고,

그것이 겉으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 조금 더 쉽게 생각해. 아직 반년째다. 제자리에 멈춰 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

  억지로 바뀌려고 할 필요 없이, 지금까지처럼 ' 너 자신 '에게 자신감을 가져라. 」

 

그녀는 ' 자신감... ' 하고 중얼거리더니, 후련하다는 듯 상쾌하게 한 번 웃음지었다.

 

「 ..고마워, 당신 덕분에 어떻게 해야할지 알 것 같아. 」

「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군. 」

 

촬영중인 곳에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크게 ' 네 '하고 대답한 그녀는, 다시 이쪽을 보며 입을 열었다.

 

「 이제야, 라는 느낌이지만.. 널 프로듀서로써 인정하겠어. 그러니까─ 」

「 ...? 」

「 모두를 톱 아이돌로 만들기 전에 떠나거나 해버리면..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

 

그 말을 끝으로 ' 니히힛♪ ' 하며 떠나는 그녀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가벼워 보였다.

뭐어─ 그건 좋은데 말이야, 아무래도 마지막 말은──

 

「 어째선데.. 라고 해야 하려나. 」

 

중도하차라도 해버렸다간 거대 기업을 적으로 돌려버리는 걸까.

이 아가씨의 말은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단 말야..

뭐, 나로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되지만─

이 아이들 이라면 노려볼만 하겠지, 정상의 자리를.

하지만, 혹시 내가 발목을 잡게 된다면?

 

그녀들의 앞길을 막게될 뿐이라면──?

아니,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도 의미 없다.

지금은 그저, 앞을 보고 걸어나가자──

 

 

 

 

 

그 후, 새로 촬영한 프로필 사진은 모두에게 대호평.

일도 조금씩이지만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다만, 문제는─

 

「 저, 프로듀서 씨.. 방송에 게스트로 나와달라는 연락이 또.. 」

「 ...또입니까?! 」

 

내 쪽이 아이돌들 보다 인지도가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진짜 어째선데.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