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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적 앵커로 아이마스를 진행해보았다~1부 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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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2, 2015 23:13에 작성됨.

보컬 트레이닝 하우스는, 상당히 이름높은 아이돌 프로덕션들도 사용한다고 하는 만큼 꽤나 규모가 컸다.

 

P "하아... 꽤 크군요. 강습료가 얼마나 되나..."

 

리츠코 "한 달 4회에 1인당 1만 엔이예요."

 

P "그렇군요."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긴 한데, 그러면 9명이니까 보컬 트레이닝에만 9만 엔인가. 조금 무섭다. 며칠 전까지 수돗물과 숙주와 카레만으로 살던 소심한 내게는 무거운 가격이다.

 

이오리 "뭐야, 놀랐어?"

 

P "아니, 따, 딱히 그렇지는 않은데."

 

이오리 "흥, 뭐야. 자자, 얼른 가자고!"

 

P "그, 그럴까요."

 

이오리의 고압적인 태도는 아직 적응이 안 된다... 미나세 그룹의 영애라고 했던가. 어쩐지 카리스마 있는걸.

 

복도를 돌자, 멀리서 다른 아이돌 그룹이 보였다. 과연, 여러 프로덕션이 이용하는 만큼 이렇게 만나거나 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쩐지 아이돌들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하루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루카 "미키쨩...?"

 

하루카의 말에 금발로 화려하게 머리를 염색한 소녀가 반갑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미키 "하루카쨩, 오랫만인거야~."

 

이오리 "미키..."

 

마코토 "미키...!"

 

아즈사 "어머어머..."

 

반응이 영 이상한데. 리츠코 씨가 약간 굳은 얼굴을 한 채, 미키라고 불린 아이를 향해 말했다.

 

리츠코 "오랫만이네, 미키. 뒤에 있는 사람들은?"

 

미키 "새로운 팀인거야~. 이 쪽은 타카네 씨, 이 쪽은 히비키 씨."

 

미키의 말에 타카네라고 소개받은 흰 머리칼의 미녀와 검은 포니테일의 소녀가 말했다.

 

타카네 "시죠 타카네라 하옵니다. ...여러분은, 765 프로덕션에 계신 분들이시겠군요."

 

히비키 "흐~응, 사장이 말한 상대가 당신들인건가? 자신, 절대 안 질 거니까."

 

타카네라고 불린 아이돌은 그렇다치고, 히비키라는 아이는 좀 태도가 묘한걸.

 

미키 "그럼 우리는 다음 일정이 있어서 가 봐야하는거야. 다음에는 무대에서 만나는 거야~."

 

타카네 "안녕히 계시옵소서."

 

히비키 "흥!"

 

세 사람은 그렇게 각자 다른 반응을 보이며 우리들의 곁을 지나 복도 저 멀리로 사라졌다. 이상해진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리츠코가 짐짓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리츠코 "자, 정신차려! 보컬 트레이닝, 열심히 해야지!"

 

아이돌 "네~에."

 

뭔가, 기운이 빠져버린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잠시 후.

 

아이돌 "아-아-아-아-아"

 

트레이너 "더 크게!"

 

보컬 트레이닝이라는 건 보통 이런 건가.

 

리츠코 "생각보다는 별 것 없죠?"

 

리츠코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아이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리츠코 "지금은 노래하는 능력 자체를 키울 때고, 트레이닝은 트레이너 분께서 대부분 담당해주시기 때문에 우리가 할 일은 앞으로 아이돌들의 노래를 듣고 느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 그리고 아이돌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노래들을 작곡할 수 있게 의뢰하는 일이예요. 하지만 그것도 아이돌들이 좀 더 알려져야 작곡자 분들이 인상에 맞는 노래를 만들어주시는 게 수월하니까, 우선은 일을 잔뜩! 따서 인지도를 올리는 게 우선인 겁니다."

 

P "과연 그렇군요. 그럼 지금 우리 프로덕션의 앨범은-."

 

리츠코 "치하야의 솔로 앨범과 하루카의 솔로 앨범뿐이예요. 오늘 하루카의 홍보라는 건 그 앨범 이야기구요."

 

P "네..."

 

리츠코 "오늘 보컬 트레이닝에서 하루카의 노래, 들을 수 있을테니까, P씨도 들어봐주세요."

 

P "알겠습니다."

 

이후 잠시간의 침묵이 흐르고, 아이돌들이 쉬는 사이 나는 리츠코 씨를 바깥으로 불러냈다. 아이돌 4명분의 음료수를 사기에는 손이 모자라다는 어찌 보면 뻔한 명목으로.

 

자판기 앞에서 아이돌들이 마실 음료수의 버튼을 누르는 리츠코에게, 나는 미키라고 불린 아이의 일을 물었다.

 

리츠코 "미키 말인가요."

 

리츠코에게 그 기억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남은 듯했지만, 그렇다고 텐션이 떨어진 다른 아이들에게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리츠코 "그래요. 미키는 원래 765 프로덕션 소속이었어요. 연습생이었죠."

 

P "그럼 지금은 왜..."

 

리츠코 "사장님이 미키의 주먹밥을 훔쳐 먹었다는 이유로 나가버렸어요."

 

P ".....예?"

 

사장님, 아이돌의 음식을 훔쳐 먹은 겁니까. 그보다 미키, 겨우 그런 이유로-.

 

리츠코 "겨우 그런 이유로, 라고 생각하시겠죠."

 

P "아니, 음."

 

속마음을 들켜 움찔하는 내게 리츠코가 쓰게 웃으며 말했다.

 

리츠코 "괜찮아요. 표면적 이유만 들으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테니까."

 

P "그럼 실제로는 다른 사정이 있었던 건가요?"

 

내 물음에 리츠코는 침울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리츠코 "그냥... 제 능력이 부족한 탓이죠. 미키는 분명 우리 프로덕션에서 가장 빛나던 원석이었지만, 765프로덕션은 그런 미키에게 걸맞는 프로듀스를 해 주지 못했어요. 주먹밥은 핑계일 뿐이죠."

 

리츠코는 그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듯했다. 목소리가 약간 떨려왔다.

 

리츠코 "미키가 나갈 때... '여기서는 미키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거야! 미키는... 더 빛나고 싶은 거야!'라고 했어요."

 

P "...그렇습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리츠코 "아, 아이돌들이 기다리겠네요! 어서 가죠!"

 

P "아, 네."

 

음료수를 나눠 들고 복도를 지나 문 앞에 잠시 멈춰서서, 나는 리츠코에게 말했다.

 

P "리츠코 씨."

 

리츠코 "네?"

 

P "우리, 열심히 하죠. 미키에게 못해준만큼 다른 아이돌들에게라도 최선을 다해서, 미키가 다시 돌아오고 싶어할 정도로."

 

리츠코 "...네."

 

그리고 문을 열자-.

 

이오리 "늦어! 음료수를 만들어 오는 거야? 굼벵이!"

 

하루카 "이오리쨩, 프로듀서에게 그런 말 하면 안 돼..."

 

마코토 "으음,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즈사 "어머어머~."

 

이오리의 폭언과, 그걸 말리는 하루카와 마코토와, 아즈사 씨의 느긋한 반응이 우리에게 날아들어왔다.

 

P "미안해요, 고르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려버렸습니다."

 

이오리 "아이돌들의 취향은 제대로 외어두라고! 안 그러면 언제까지나 무능력자 굼벵이일테니까!"

 

P "네, 네."

 

쓴웃음을 지으며 음료를 나눠준 후, 내 몫을 뽑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뭐, 딱히 한 게 없으니까 목이 마르진 않지만...

 

하루카 "프로듀서? 물 좀 드시겠어요?"

 

P "아, 고마워요, 하루카 양."

 

하루카가 건네주는 물을 사양할 정도는 아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자, 하루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루카 "저기, 프로듀서..."

 

P "네?"

 

하루카 "저, 그냥 하루카라고 불러주시면 돼요."

 

P "아.... 네, 알겠습니다, 하루카."

 

고개를 끄덕이자, 하루카는 부리나케 연습장 반대쪽으로 가 다른 아이돌들과 합류해 버렸다. 으음, 조금 친해진걸까?

 

 

 

이후 다른 아이돌들이 느긋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하루카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곡명은, '태양의 젤러시'라고 하는 모양이다.

 

하루카 "뜨거운 영원의 지금 분명 분명 미래가 시작될거야~"

 

P '노래, 나쁘진 않네...'

 

아주 잘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랭크를 생각하면 못 부르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아무튼 미묘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앨범을 낼 정도의 실력은 되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리츠코의 평가.

 

리츠코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은걸, 하루카."

 

하루카 "에헤헤..."

 

얼래, 저게 잘 부른 거였나. 나도 모르게 이오리와 마코토, 아즈사 씨의 안색을 살폈다.

 

이오리 "무대에서도 저렇게 잘 나와주면 좋으련만."

 

마코토 "이, 이오리...!"

 

아즈사 "어머어머~."

 

아즈사 씨, 반응에 일관성이 있네요...

 

하루카 "응, 무대는 아니더라도 오늘은 제 음반의 홍보일이니까!"

 

하루카의 말에 리츠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리츠코 "의욕이 넘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조심하도록 해."

 

하루카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채 3초도 되지 않아, 리츠코가 말한 '조심'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자리에서 돌아서는 순간 발이 꼬이면서, 하루카는 그대로 넘어져버렸던 것이다.

 

돈갸라갓상~

 

P "어, 어이, 괜찮아?"

 

급히 달려가보았는데, 그렇게 요란하게 넘어진 것치고는 어디 삐거나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앉은 채로 자신의 머리를 콩, 하고 때리며 하루카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하루카 "아, 또 넘어져버렸다... 헤헷."

 

이오리 "괜찮아, 프로듀서. 일상이니까."

 

P "이, 일상인가..."

 

이오리의 말이 뭔가 무겁게 와닿았다. 분명히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알아서 넘어져서 굴렀는데...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다. 컨셉은 아닌 것 같지?

 

리츠코 "자, 그럼 마무리하자! 트레이너,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오전의 보컬 레슨이 마무리되었다.

 

리츠코 "그럼, 오후에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하루카를 도와주기로 할까.

 

P "오늘은 하루카의 일정을 돕기로 하겠습니다."

 

리츠코 "알겠어요. 그럼 여기."

 

리츠코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수첩을 꺼내어 내게 넘겨주었다. 하루카의 일정이 담겨 있는 정보다. 나는 재빨리 내 수첩을 꺼내 옮겨 적고 열심히 외었다.

 

리츠코 "다 보셨죠?"

 

P "아, 네."

 

리츠코 "그럼, 출발할까요. 마코토, 이오리, 아즈사 씨. 출발합시다."

 

아이돌들 "네~에."

 

리츠코 씨를 따라 움직이는 아이돌들 틈에서, 나는 하루카에게 다가가 말했다.

 

P "하루카, 갈까요."

 

하루카 "네, 프로듀서."

 

하루카는 어쩐지 약간 즐거워 보이는 것 같았다.

 

도쿄의 한 상점가.

 

이 곳의 음반매장 앞에서, 오늘 하루카가 판매회를 한다...!

 

P "선크림 OK, 책상 OK, 장식물도... 깨질 만한 건 없군. OK."

 

오전의 그 '돈가라갓샹~'을 생각하면 방심할 수 없다. CD도 하루카의 손이 쉽게 닿지 않게 내가 하루카에게 한 장씩 건네주기로 했다. 쳐서 날려버리면 곤란하잖아.

 

덧붙이자면 조금 전 차 안에서 한 가지 더 기획을 해 보았다.

 

P "CD를 사시는 분이 요청하면 사인을 해 드리는 겁니다."

 

하루카 "사인요? 에에..."

 

P "혹시, 없다면 할 수 없습니다만."

 

하루카 "아뇨, 있어요! 하지만 부끄러운데..."

 

P "부끄러움은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어필입니다. 사인을 해 달라고 할 정도면 이미 충분히 호감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하루카, 당신은 아이돌로서 어디까지를 노리나요?"

 

하루카 "에에..."

 

갑작스러운 나의 말에 하루카가 잠시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나는 그대로 이야기를 밀어붙혔다.

 

P "아이돌이라고 해도 정점인 S랭크에 서는 사람은 얼마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이 왠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장님의 말처럼, '띵하고 왔다!'일지도 모르지만요."

 

하루카 "프로듀서..."

 

P "오늘의 홍보는 그 첫걸음입니다. 열심히 합시다."

 

하루카 "네!"

 

그리하여 급히 펜도 준비했고,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봐도 되겠지.

 

하루카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신곡, '태양의 젤러시' 잘 부탁드려요!"

 

사람들 "새 아이돌인가?"

 

사람들 "어쩐지 평범해 보이는 느낌인걸."

 

사람들 "지금 울리는 노래지? 괜찮게 들리는데."

 

좋아, 생각보다 괜찮은 흐름이야.

 

P "765 프로덕션의 아마미 하루카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도, 질 수 없지.

 

이후 생각보다 음원은 잘 팔려나갔고, 준비한 CD 수량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홍보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뭐, 준비해간 CD는 200장 정도였지만.

 

 

 

돌아가는 차 안에서 하루카는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냈다.

 

하루카 "에헤헤, 오늘은 잘 끝난 것 같아요."

 

P "으음, 그러게요. 길거리 판매로 198장... 나쁘지 않습니다. 아직 한 번에 수만 장을 파는 대형 아이돌이 아니니까 이 흐름은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하루카 "네. 제 노래를 모두가 들어주신다는 게 멋져요."

 

P "앞으로도 열심히 합시다. 저도 여러분들을 돕기 위해 힘낼테니까요."

 

하루카 "네! 잘 부탁드려요, 프로듀서!"

 

어쩐지 하루카와 약간 더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내일은... 총 미팅이다. 765 프로덕션의 모든 아이돌을 만날 수 있다.

 

어쩐지 기대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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