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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프로듀서 그만둘겁니다.」 치히로 「네?!」 - 8 -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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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6, 2015 21:58에 작성됨.


[도쿄 미나세 호텔 정문, 오후 6시 51분]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지는 린.

 

P 「 . . . . . . 」 / 카렌 「엣 . . .」 / 우즈키 「 . . . . . . 」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뒤,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된 나는 서둘러 린에게 다가갔다.

 

P 「이, 이게 무슨 일이야?!」

 

린은 쓰러져있는 상황에서도 이미 자신의 배에 박혀 있는 커터칼을 더욱 깊게 찌르려고 했었고, 나는 재빨리 커터칼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떼내
려고 했다.

 

린 「놔! 놔라구!!」

 

그녀는 고통으로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치우지 않은채 큰 목소리를 내며 저항했다.

그리고 그렇게 바둥거리면서 울부짖는 린의 배에 난 상처는 점점 벌어져서 이윽고 린의 교복을 빨갛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레이 「P군, 멍하니 보지 말고 어서 걔 팔 잡아!」

P 「아, 네!!」

 

린의 배에서 나오는 피를 무심코 멍하니 쳐다본 나는 시노하라 선배의 명령에 다시 급박한 현실로 돌아왔다.

일단 내가 린의 양 팔을 꼭 붙잡아 손을 함부로 쓸수 없게 만든 다음, 시노하라 선배가 그틈에 커터칼을 쥔 린의 손을 치웠다.

 

레이 「하필이면 문구용이 아닌 공업용 커터칼?!」

린 「으아아악!! 이거 놔!!!」

 

배꼽의 약간 윗부분에 박힌 커터칼은 커터칼은 문구용의 얇은 칼날이 아닌, 공업용을 전제로 만들어져 일반 과도보다 튼튼하고 두꺼운 칼날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린은 그저 목소리를 높이며 저항할 뿐이었다.

 

카렌 「어... 어서 커터칼을 빼지 않으면!」

레이 「진정해! 이 상태라면 칼을 빼지 않는게 오히려 지혈에 도움이 돼!!」

 

그리고 근처에서 호텔을 경비하던 경관들도 린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와 상황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경관 1 「무슨 일이십... 에!?」

P 「겨, 경관님, 이 애가 갑자기 자해를 했어요, 도, 도와주세요!!」

경관 2 「아, 알았습니다! '지휘본부, 여기는 1-A조! 호텔 정문 쪽에서 자해사건 발생!!'」

무전기 [여기는 지휘본부. 현재 호텔 뒷편에서 지원대기 중인 구급차가 정문 쪽으로 1분 안에 도착 예정, 환자 이송준비 바람]

 

한편 자신의 자살을 말리려던 우리들에게 저항하던 린은 점차 동작이 느려지고,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레이 「지금 시각이 오후 6시 56분, 배를 찌르고 나서 약 5분 정도 지났어. 아직 데드라인까지는 멀었지만 의식을 유지하려면 계속 지혈을 해야해.

P 「어, 어째서 이런 일이......」

 

일단 더 이상 저항하지 않는 린의 팔을 잡는 것 대신, 그녀의 배에 난 상처를 어떻게든 지혈하기 위해 내 웃옷을 벗어서 그걸로 지혈을 하기 시작했다.

마치 수도꼭지를 작게 틀어놓은 듯이 혈액을 내뿜고 있는 배, 그것을 손으로 막고 있는 나.

분명 린의 혈액은 따뜻한 액체였지만, 나에겐 그 어떤 것보다도 차디찬 얼음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카렌 「부, 부탁이야, P씨...... 우린... 우린 절대로 P씨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어!」

P 「......」

 

그리고 과다출혈로 인해 점점 눈에 생기를 잃어가는 린은 천천히 고개만 들어 나를 보더니 고통을 견디는 표정으로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린 「내가...죽음으로 사죄할게. 미안해, 프로듀서...... 그딴 연극따위를 해서...... 하지만... 절대... 본....심...은.... 」

 

그리고나서 그녀는 그저 멍하니 하늘을 향해 머리를 다시 땅에 뉘였다.

 

P 「리, 린! 정신차려!!」

 

내가 린의 의식을 붙잡기 위해 노력할 때, 사이렌 소리를 내며 구급차가 급하게 우리들 앞에 멈춰섰다.

구급차에서 내린 대원 2명은 신속히 인파를 헤치고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구급대원 1 「환자는 어딨습니까?!」

카렌 「여, 여기, 여기에요!!」

 

구급대원들이 다가오자 나름대로 지혈을 하던 손을 떼고, 완전히 그들에게 응급처치를 맡겼다.

 

구급대원 2 「현재 시각 오후 6시 57분!! 자상에 의한 과다출혈로 인해 저혈량성쇼크가 예상, 신속히 지혈제를......」

 

[또각또각또각]

 

그 때,

그저 멍하니 상황을 보고만 있던 무표정의 그녀가 움직였다.

 

정말 멍하다 못해, 아무런 감정조차 담겨있지 않은 그 표정은 왠지모르게 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우즈키 「도와... 드려야겠죠?」

 

갑자기 다가온 우즈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채, 린의 배에 지혈제를 뿌리던 구급대원은 영문도 모른채 우즈키에 의해 옆으로 밀쳐져버렸다.

 

구급대원 1 「어?! 지금 뭐하시는겁니까?!」

우즈키 「시마무라 우즈키, 노력하겠습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유행어를 한 뒤, 우즈키는 눈깜짝할 사이에 린의 배에 꽂혀있던 공업용 커터칼을 빼내었다.

그러자 커터칼을 빼낸 린의 배에서 엄청난 양의 혈액이 뿜어져나왔고, 우즈키는 피묻은 커터칼로 카렌을 인질로 삼아 위협하기 시작했다.

 

카렌 「우... 우즈키...?」

우즈키 「후후후... 안돼요... 아직... 차를 타면 안돼요?」

 

웃음을 지으면서 커터칼을 카렌의 목에 가까이 대는 우즈키.

갑작스런 상황변화를 따라갈 수 없는 나는 그저 멍하니 우즈키를 바라볼 뿐이었다.

 

우즈키 「프로듀서 씨도 참... 이 아이들의 뒷담화를 봤으면 진작에 변호사를 하러가던지 했어야지요. 왜 성실하게 한 달이나 더 일하다가 그만 두셔서 일을 이렇게 만드시나요?」

 

엷게나마 작은 미소를 띄우고 있는 우즈키는 원망의 눈빛을 하며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설마라고 생각하면서 마른 침을 삼키며 그녀에게 질문을 하였다.

 

P 「우... 우즈키, 그 말... 무슨 뜻이야?」

우즈키 「당연하잖아요? 그야... 프로듀서 씨는... 내가...」

경관 1 「칼을 내려놔! 당장!!」

 

아까 구급차를 불러주었던 경관 2명이 권총으로 조준한 채, 우즈키의 말을 끊었다.

 

우즈키 「어라아? 이 여자... 죽이고 싶으세요, 경관님?」

 

활짝핀 미소를 보여주며 카렌의 목에 커터칼을 살짝 그어버리는 우즈키.

 

카렌 「헉..헉헉...」

 

살짝 그었을 뿐인데도 카렌의 목에는 엷게나마 핏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결국 경관 두 명은 그저 조용히 권총을 겨눈채로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우즈키 「후후... 이제야 경찰관 아저씨들이 조용해 지셨네요...... 프로듀서 씨, 제가 얼마나 어렵게... 타이밍을 맞춰서 이 아이들에게 뒷담화 연 기를 시켰는지 아세요? 이런 노력을 해줬으면, 프로듀서 씨도 빨리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가셨어야죠. 그러면 이런 형태의 결말따위... 나지 않았을텐데 말이에요.」

P 「그럼... 내가 프로덕션을 뛰쳐나가게 만든 흑막이 너란 말이야?」

우즈키 「엣? 흑막이라니요! 저는 그저 프로듀서 씨와 함께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에요?」

 

바로 그 때, 우즈키의 뒷 편에서 한 명의 여성이 순식간에 우즈키의 목과 팔을 감싸안고 뒤로 눕혀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우즈키의 오른손을 발로 강하게 차서 공업용 커터칼을 멀리 날려버린 뒤,

 

여경 「꼬마 숙녀분, 이런 짓은 좀 위험하지?」

우즈키 「컼... 아니야... 아직!」

 

[짜악-]

 

제압되어버려 곧바로 수갑이 채워진 우즈키에게 카렌이 곧바로 일어나 따귀를 때려버렸다.

 

카렌 「어떻게...... 어떻게......」글썽글썽

 

하지만 카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채 그저 눈물만 보일 뿐이었다.

 

여경 「자자,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당신이 한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우즈키 「자, 잠시만! 아직!! 아직은!!!」

 

우즈키는 그야말로 온 몸으로 광기를 보여주었다.

 

구급대원 1 「응급환자 이송합니다!」

P 「제, 제가 보호자로 동반하겠습니다!」

카렌 「저, 저도!!」

 

나와 카렌이 구급차에 타자마자, 곧바로 사이렌을 켠 채로 호텔을 출발했다.

 

우즈키 「프, 프로듀서 씨! 가지마세요!!!」

 

구급차의 뒷문에 난 창을 통해 보이는 우즈키는 점점 작은 점이 되어버렸다.

아까 우즈키를 제압했던 여경은 나중에 사건 조사의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서로 부를테니 연락처를 달라고 했었으니, 경찰서에서 우즈키를 볼 수 있
을 것이다.

갑자기 저렇게 변한 우즈키의 원인이 뭘까. 그때, 좀 더 자세히 물어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구급차의 창문을 통해 본 우즈키의 뒷모습이 너무나 슬퍼보였던 건 나의 착각이었을까.

 

운전 중인 구급대원 2 「본부, 현재시각 오후 7시. 과다출혈로 인해 환자 의식 없음. 신속히 병원 섭외바람.」

무전기 [5분 거리 내에 위치한 사립 사쿠라이 병원으로 이송바람. 현재 의료진 대기중.]

 

나는 앞쪽에서 들려오는 무전소리를 들으며 내 앞에 조용히 누워있는 린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얼마나 억울했으면 자기 배를 찔러서까지 결백을 나타내려고 했을까.

왜 나는 아이들을 좀 더 믿지 못한 것일까.

 

린이 이렇게 된 것도, 우즈키가 이렇게 된 것도, 다 나때문인건 아닐까.

 

카렌 「P 씨...」

 

나는 그저 고개를 숙여 조용히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날, 오전 9시. 도쿄 XX 경찰서 면회실]

 

경관 「그럼 편안한 면회 되십시오.」

 

끼이익하는 소리 뒤에 곧바로 철컹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면회실을 둘로 나누고 있는 철창 너머에는 경찰복을 입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가 자리에 앉아있었습니다.

 

소녀 「오랜만이옵니다, 시마무라 씨.」

우즈키 「......」

소녀 「마침 이번에는 오늘 제가 여기서 일일 서장을 하기로 되어있었기에 면회가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우즈키 「보고... 싶지 않아요.」

 

저는 고개를 돌려버렸지만, 그녀는 옷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뉴스영상을 틀어주었습니다.

 

TV 뉴스 앵커 [어제 오후 7시 경, 유명 아이돌인 시부야 린 씨, 호죠 카렌 씨, 담당 프로듀서 등 총 5명이 타고 있던 구급차와 중앙선을 위반하고 달리던 덤프트럭이 서로 정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덤프트럭 운전자와 구급대원 2명 은 찰과상을 입었지만, 시부야 린 씨와 호죠 카렌 씨, 그리고 담당 프로듀서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덤프트럭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우즈키 「......」

소녀 「시마무라 씨. 이번에는 아주 작정하고 연기를 하셨던걸로 압니다. 하지만 운명은...」

 

또, 또, 또!!

그 정해진 운명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우즈키 「언젠가 바꾸어보이겠어요.」

소녀 「하지만 이걸로 벌써 184번째이옵니다. 당신이 그들에게 눈물로 매달리든, 이번처럼 악역을 자처하면서까지 그들을 움직이게 만들 분노를 심어주든... 결국......」

 

그 소녀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는 제게 이야기했습니다.

 

소녀 「시부야 린 양, 호죠 카렌 양, P 씨는 어제 오후 7시, 같은 차 안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어있사옵니다.」

우즈키 「하지만... 포기하면 한없이 0에 가깝던 확률이 완전히 0이 되어버려요. 전... 할 수 밖에 없어요.」

소녀 「그렇... 사옵니까. 하지만 시간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시마무라 씨, 당신의 마음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옵니다.」

 

저는 잠시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다시 그녀에게 확실히 말해주었습니다.

 

우즈키 「저, 시마무라 우즈키는 프로듀서 씨와 친구들이 살아나는 방법을 찾을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생긋

 

웃음으로 나의 대답을 들려주자, 그 소녀도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소녀 「사실, 이번에 당신이 호텔 앞에서 카렌을 인질로 잡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드디어 당신의 마음이 망가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그건 저의 착각이었군요.」

우즈키 「악역이 되더라도, 반드시 구해야하니깐요.」

 

그 때, 면회실의 문이 살짝 열리더니 경관 한 분이 들어왔습니다.

 

경관 「시죠 타카네 씨. 이제 일일 서장 업무를 시작하셔야 합니다만.」

소녀 「곧 가겠사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지요.」

 

경관 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다시 나갔습니다.

 

소녀 「당신과 만나게 된건 정말로 운명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우즈키 「제가 그 운명을 바꾸려고 하는데도요?」

 

'후후후'라고 둘다 웃어보입니다.

 

소녀 「제가 면회실을 나가면...... 당신은 다시 60일 전으로 돌아가게 될겁니다. 그럼... 60일 뒤에 다시 뵙죠.」

우즈키 「그런데... 아직도 저를 도와주시는 이유가 톱 시크릿인가요?」

 

매번 반복되는 만남마다 반복되는 질문.

하지만... 답은 항상 정해져있어요.

 

역시나 그 소녀는 면회실의 문을 나가면서 그 대답을 내게 해주었습니다.

 

소녀 「톱 시크릿...입니다.」

 

그리고 제 시야는 항상 그래왔듯이 갑자기 환한 빛으로 물들여져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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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후기

 허접하고 허접한 팬픽션을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사실 이 모든 내용이 침대에 누워있을 때는 간단하게 생각되었는데, 본의 아니게 연재를 하다보니 글이란게 참 쓰기 힘들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아버렸습니다. 창작판에 계시는 작가 분들과 항상 질 좋은 팬픽션을 번역해 주시는 번역판에 계신 번역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고 머리를 조아려봅니다.

 그리고 사실은... 연재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없는 컨텐츠 소비자로 돌아가는게 너무너무 기쁩니다!! 

 그럼 좋은 소재가 생각날 때까지(영원히) 작별인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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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미오 「라는 시나리오를 직접 써봤는데, 어때, 프로듀서?」

P 「아니... 그... 내가... 뚱뚱하고 못 생기고..... 그럼에도 도쿄대 법학부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인건... 맞긴한데......」

우즈키 「제가 주인공이네요! 악역같지만......」

린 「이래서야 나는 완전 얀데레잖아?! 아니... 프로듀서가 내 배를 지혈해주는 건... 좋을지도.」

카렌 「나, 나는 괜찮... 은건가?」

토키코 「내...내가 저런 녀석때문에 이런 일을 할리가 없잖아!!」

치히로 「후후, 제 이미지는 원래 이렇다구요!」

마유 「왜 저는 프로듀서 씨와 함께 나오지 않는건가요?!」

사나에 「저 여경, 나 아냐?!」

루미 「호텔 총지배인... 나쁘지 않을지도.」

 

[꺄꺄호호]

 

그렇게 프로덕션은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 진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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