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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더이상 살아도 의미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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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5, 2013 13:17에 작성됨.

P「오늘로 끝인가.. 생각해보니 아쉬움도 많이 남는 인생이였지만..」

나는 765프로의 전 프로듀서.

나이는 30대지만 자신의 집을 가질정도로 돈은 상당히 있다.

뭐, 오늘부로 이런것들은 다 상관없게 되겠지만.

더이상 살지 않으려는 이유?

인생이 무의미해서다. 부모님은 단명하셨고,  형제나 자매도 없고, 무언가 하고싶다는 의욕도 들지 않는다.

의미없이 밖을 떠돌아 다니고 집에 돌아오면 반겨주는것은 어두운 거실일 뿐.

그래도 오늘은 의미가 없진 않았다. 장기 기증 신청과 편안히 갈 약도 사왔으니까.

사실 유언장같은것도 남기려 했지만 볼 사람이 있는가? 라는 한번의 생각에 안쓰기로 했다.

P「그때로 돌아갈수 있으면 더 열심히 했을텐데 말이지..」

그래, 그때. 빛나는 그녀들을 프로듀스하기 시작한 8년 전.

8년 전, 일자리를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겨우 캐스팅된 프로듀서 자리.

이름은 들어본적도 없는 765 프로덕션.

하지만 첫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지, 실제로도 열심히 했고.

그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때부터 이 일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

미소가 아름답고 누구에게나 기운을 복돋아주던 하루카.

쭉 자신의 길로 나아가는 의지가 멋졌던 치하야.

조금 성실하지 않긴 하지만 누구에게도 지지않으려 노력한 미키.

겁이 많지만 누구에게나 따뜻한 유키호.

씩씩하고 당차지만 역시 여자아이의 섬세함을 가진 마코토.

어린 나이에 일도 열심히하고 가정도 걱정하는 기특한 야요이.

부끄럼 많고 자신의 생각을 숨기려 하지만 배려심이 깊은 이오리.

장난기가 심하지만 둘이라 더 즐겁던 쌍둥이 아미, 마미.

보기만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온화한 아즈사씨.

특이하긴 했어도 자신의 신념이 뚜렷하고 정의가 있던 타카네.

당차고 씩씩하지만 역시 귀엽던 히비키.

그리고, 프로듀서 라고는 했지만 역시 나이어린 소녀였던 리츠코.

아직도 첫 만남이 기억날 정도인걸..

자잘한 행사도 참여하로, 내 실수때문에 곤란한 일도 있었지만 모두 열심히 해줬기에 나는 정말로 즐거웠다.

당연히 그것은 성과로 이어져 사무소의 모두가 인기 아이돌이 되어 더이상 약소 사무소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는, 모두 빛나고 있었다.

당연한 거겠지만 그것이 계속 이어질수는 없으리라.

4년전 아즈사씨의 결혼을 시작으로 류구코마치가 해체, 그 이후로 한명씩 아이돌을 은퇴해서는 지금의 765 프로덕션에는 나이가 가장 어렸던 야요이, 이오리, 아미, 마미, 미키만 남아 있다.

나도 더이상 일을 할만한 체력과 의지가 남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프로듀서 직을 나왔다.

모두 각자의 삶을 충실하게 살고 있고 의미있게 살고 있다.

나는 아니지만.

추억 회상은 이정도로 해두자.

시계를 보았더니 저녁 6시다.
오늘로 마지막이니 외식이라도 해야겠는걸?

간단하게 차려입고 시내로 나가서 우연히 익숙한 얼굴과 마주쳤다.

하루카「앗! 프로듀서씨!」

P「에? 누구?」

하루카가 모자와 안경을 살짝 벗더니,

하루카「저에요, 저!」

P「앗!, 일단 조용한곳으로 가자」

아직 하루카는 방송인이라 사람들이 알아보기라도 하면 귀찮게 될것이므로 인기척이 별로 없는곳에 갔다.

하루카「전 과자를 사려고 나왔는데, 뭘 하고 계셨나요?」

P「아, 저녁이나 할까- 하고」

하루카「저도 아직 저녁 전인데, 호.. 혹시 같이..」

P「나야 환영인걸!」

하루카와 오랜만에 얘기를 나누며 저녁을 간단히 먹었다.

그런데 하루카가 자기도 이제 어른이 된지 한참이니 술을 마시자고 졸라서 같이 마시긴 했다만..

하루카가 뻗어버렸다..

철컥-

P「다른사람하고 집에 들어오기는 오랜만인걸.. 상대가 인기인이니 더 긴장되는구만, 뻗어있긴 해도. 영차!」

뻗은 하루카를 차에 겨우 태워서 집까지 데려왔다.

아무래도 오늘은 죽지 말라는건가.

하루카를 침대에 눕혀두고 이불을 씌워주고 나왔다.

식탁위에 잔뜩있는 약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씻으러 들어갔다.

-

하루카「우응.. 헛?」

에.. 여긴 어디죠..?

분명 프로듀서씨와 한잔.. 아 그렇다는건 여긴..

하루카「프..프로듀서씨의 집?!」

후와아?! 으아?! 흐에에?!

지..진정하자

심호흡.. 후우..

후으아아아아..!

일단 일어나기로 했어요.

프로듀서씨 집은 넓네요.. 혼자사시는것 치고는

하루카「프로듀서씨?」

불러도 대답이 없으시네요..

아마 욕실에 물소리가 들리는걸로 봐서 씻고계시는 중이실까요.

나도 참.. 감당도 못하면서 뭘 마시자고 한건지..

프로듀서씨는 매일 여기서 혼자 식사하시는건가.. 조금, 두근거리네요.

하루카「이건 뭐지?」

식탁위에 뭐가 많길래 살펴봤어요.

하루카「장기 기증 카드..?, 그리고 이건 엄청난 양의 약..」

-

목욕을 할 여유까지는 안되고 간단히 몸만 씻었다.

씻고 나오니 하루카가 깨어났는지 바깥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P「하루카? 정신 차린거야?」

하루카「프로듀서씨..」

P「어? 왜그래 하루카?」

하루카「왜.. 죠?」

뭐가? 라고 물어보려다가 하루카가 식탁위의 약들을 발견한것을 눈치 챘다.

아아, 치워뒀어야 했는데.

P「...」

하루카「제가 프로듀서의 목숨에 관련될 권한은 없지만.. 어째서 이런..」

P「사는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야.」

말했다.

조용히 혼자 가려했는데.

P「너희들을 프로듀스하는것이 끝난 이후로,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다고 할까? 의욕이 없다고 할까.

나에게는 부모님도, 형제도, 배우자도 없잖아? 나같은 녀석 좋아해줄 사람도 없고.」

하루카「틀려요! 모두들 프로듀서씨를 좋아했는걸요!」

P「그 좋아하다와 내가 생각하는 좋아하다는 다른 의미인걸」

하루카「.. 프로듀서씨, 제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아세요?」

그러고보니 하루카는 벌써 25세니까, 슬슬 결혼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긴 하다.

하루카「언제나 저에게 용기를 주고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으며 저를 빛나게 해주기 위해 뒤에서 피나는 노력을 한 사람, 그사람을 좋아.. 아니 사랑했기에! 지금도 잊지 못해서.. 이렇게 떠돌아다니고 있었어요.

프로듀서가 은퇴할때 고백할까 했지만 미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나같은거 좋아해주시지 않겠지 라고 생각해서 하지 못했어요」

P「하루카..」

하루카「그러니까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게 아니니까.. 누구에게는 정말로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하루카는 눈물을 흘리며 말을 더 잇지 못했고 나는 하루카를 와락 안았다.

-

3개월 후

야요이「아-!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즈사「어머 어머- 오랜만이구나 야요이」

히비키「좋아! 이걸로 모두 모였다구!」

이오리「왜 부른걸려나 그녀석?」

P「크흠.. 모두 모였네, 그럼 부른 이유를 말할게.」

미키「뭔데 허니?」

P「사실.. 하루카랑 결혼하게 됬어!!」

하루카「에헤헤..」

일동「으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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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는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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