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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차원아이돌 치하야 - 22(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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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3, 2015 20:32에 작성됨.

창작댓글판에 있던 게시물을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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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기둥을 등진 넵튠은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손을 내밀었다. 키사라기 치하야는 내민 손을 잡고 악수함으로써 답했다.

 

퍼플하트(넵튠) : 내게 오늘 하루는 잊지 못 할 하루가 될 거야. 치-짱.

 

키사라기 치하야 : 넵튠 씨.

 

퍼플하트(넵튠) : 이제 여신이 된 이상, 치-짱은 늙지 않아. 대신 성장도 할 수 없어.

 

키사라기 치하야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성장하지 못 하는 건 몸 뿐이죠.

 

퍼플하트(넵튠) : 그건 그렇네.

 

넵튠은 키사라기 치하야와 포옹하고는 작별 인사를 건네고 빛 속으로 들어갔다.

 

느와르 : 저기...키사라기 치하야라고 했지?

 

키사라기 치하야 : 네. 무슨 일이세요?

 

느와르 : 고마워...

 

키사라기 치하야 : 못 들었어요. 다시 말씀해주실래요?

 

느와르 : 아무 것도 아냐!

느와르도 넵튠을 따라 빛기둥 속으로 들어갔고, 빛기둥은 하늘로 빨려올라가더니 사라져버렸다.

 

미우라 아즈사 : 자~ 그럼 공원도 수습해볼까~~

 

미우라 아즈사가 눈을 감고 손가락을 빙빙 돌리자, 공원을 덮고 있던 음산한 기운이 눈 녹듯이 사라짐을 키사라기 치하야는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하늘을 뒤덥고 있던 먹구름은 뿔뿔이 흩어져 밤하늘에 뜬 달을 공원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미우라 아즈사 : 그럼 이제 돌아가 볼까? 치하야?

 

평소에 입던 복장을 입은 미우라 아즈사는 방금 인간으로 되돌아온 키사라기 치하야를 향해 말했다. 시간이 흘러, 버스를 타고 765 프로덕션으로 돌아온 키사라기 치하야와 미우라 아즈사는 사무소 빌딩 계단을 올라갔다.

키사라기 치하야 : 다녀왔어요.

 

미우라 아즈사 : 다녀왔습니다~

 

오토나시 코토리 : 어라? 왔구나?

 

이마이 아사미 : 다행이네.

 

후타미 아미 : 치하야 언니!

 

하기와라 유키호 : 어서 와...

 

시죠 타카네 : 어서 오시옵소서.

 

미나세 이오리 : 늦게 와서 걱정했잖아?

 

키사라기 치하야는 사무실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보았다. 그리고 아마미 하루카와 후타미 마미가 없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하루카와 마미가 없네?

 

후타미 아미 : 아까 하늘도 날아다니고, 여러 일을 겪은 탓인지 몸살에 걸린 것 같앙. 그래서 마미가 하루룽을 병원에 데려다줬다궁~!

 

키쿠치 마코토 : 미키도 오늘 너무 피곤했는지 아직까지 자고 있고, 이오리와 타카네도 깬 지 얼마 안 됐어.

한편, 하기와라 유키호는 TV를 켜고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앵커가 사이버 공격으로 교통 신호를 담당하는 부서 전산망이 해킹당했고, 그로 인해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는 언급을 하고 있을 때였다.

 

호시이 미키 : 아후......왠지 오래 잔 것 같은 거야......

 

이마이 아사미 : 미키라고 했지? 지금 저녁 8시야.

 

키사라기 치하야 : 그러고보니 돌아가지 않으셨나요?

 

이마이 아사미 : 그게 말이지? 나도 이 세상으로 갑자기 온 거라서 어떻게 집에 가야 할지 모르겠어.

 

키사라기 치하야 : 갑자기 오다니요?

 

미우라 아즈사 : 어머~어머~

 

이마이 아사미 : 길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 아래 구멍이 생겨서는 이 세상으로 오게 되었거든.

 

미나세 이오리 : 내가 그 세상으로 가게 되었을 때와 비슷하네.

 

미나세 이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미우라 아즈사를 째려보았다,

 

미나세 이오리 : 다 들었어. 타카네도 다른 세상에 살던 마법사였는데 아즈사가 실수해서 이 세상에 떨어졌다면서?

 

미우라 아즈사 : 미안하단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가끔 이런 식으로 다른 세계의 사람이 들어오기도 한단다~ 그리고 이마이 씨는 금방 돌려보내 줄게요.

 

미우라 아즈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무소 문을 나서 위로 올라갔다.

 

오토나시 코토리 : 네. 네. 네. 알겠습니다.

 

이런 일이 있는 동안, 사무소에 있던 오토나시 코토리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전화를 끊은 오토나시 코토리는 호시이 미키와 후타미

 

오토나시 코토리 : 저녁 일정이 취소 되어버렸어.

 

호시이 미키 : 그럼 미키는 저녁 일정도 취소되고 없으니까 이제 갈 거인 거야.

 

호시이 미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사무실 문을 열었다.

 

후타미 아미 : 아미도 집에 갈래. 모두들 안뇽 안뇽~

 

오토나시 코토리 : 그래. 내일 보자.

 

호시이 미키 : 마ㅃ...이오리~ 내일 보는 거야~

 

미나세 이오리 : 방금 마빡이라 말하려 했지! 키잇!!

 

시죠 타카네 : 안녕히 가시옵소서.

 

키쿠치 마코토 : 내일 봐~

 

키사라기 치하야 : 안녕.

 

이마이 아사미 : 그럼 저도 미우라 씨가 간 곳으로 가 볼게요.

 

키사라기 치하야 : 잠깐만요.

 

한편, 키사라기 치하야는 뭔가 생각났는지 다른 세상에서 흘러들어온 성우에게 질문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그러면 어째서 여신 메모리의 정체를 간파할 수 있었나요?

 

이마이 아사미 : 예전에 게임으로 플레이해봐서요.

 

키사라기 치하야 : 그리고 처음에는 저를 모르셨잖아요?

 

이마이 아사미 : 제가 연기한 캐릭터랑 닮은 사람이 이름까지 '치하야'일 줄은 몰랐으니까요.

 

키사라기 치하야는 그 말을 듣고는 허탈해졌는지 한숨을 푹 쉬었다.

 

오토나시 코토리 : 여보세요? 리츠코 씨? 아직도 하루카네 집인가요?

 

같이 올라가기 직전에 키사라기 치하야는 오토나시 코토리의 전화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계단으로 옥상에 간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까 넵튠과 느와르를 돌려보냈을 때처럼 빛 기둥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아즈사 씨.

 

미우라 아즈사 : 왜 그러니?

 

키사라기 치하야 : 이런 빛 기둥이 도시 한가운데에 생기면 눈에 띄지 않나요?

 

미우라 아즈사 : 걱정 말렴? 우리 눈에만 보이는 기둥이란다~

 

키사라기 치하야 : 무슨 원리로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미우라 아즈사 : 음......

 

미우라 아즈사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가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미우라 아즈사 : 내 마음대로~?

 

키사라기 치하야 : 그 이야기, 그만 할게요.

 

이마이 아사미 : 만나서 반가웠어. 치하야.

 

떠나기 전, 다른 세계에서 온 여성 성우는 키사라기 치하야를 끌어 안았다.

 

키사라기 치하야 : 앗!

 

키사라기 치하야는 잠시 움츠러들었지만, 결국 마음을 열어 받아주었다.

 

이마이 아사미 : 그럼. 가 볼게.

 

미우라 아즈사 :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이마이 씨~

 

이렇게 말한 미우라 아즈사는 이제 떠나려는 성우의 왼쪽 귀에 대고 속삭였다.

 

미우라 아즈사 : 게임 속에 등장한다는 저희들도 잘 부탁드려요~(소근)

 

귓속말을 듣지 못한 키사라기 치하야가 갸웃하는 동안, 미우라 아즈사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다른 세상에서 온 여행자는 뒤돌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빛나는 저편으로 걸어간 그 성우는 그대로 다른 세상으로 이동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저는 이제 내려가볼게요.

 

키사라기 치하야는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걸었다. 그러나 그 순간, 키사라기 치하야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잠깐만요! 왜 저만 앞으로 걷는데 뒤처지는 거죠??

 

미우라 아즈사가 무사히 문 앞까지 간 반면에, 키사라기 치하야는 자석을 만난 쇠처럼 뒤로 가고 있었다.

 

미우라 아즈사 : 어머??

 

마치 뒤에서 끌어당기는 것처럼 키사라기 치하야는 빛 기둥이 있는 쪽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끌려가지 않기 위해 키사라기 치하야는 처음에는 주저앉고 그 다음에 엎드리기까지 했지만, 소용없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어떻게 좀 해보세요! 아즈사 씨!

 

미우라 아즈사 : 잠깐만...술식을 짤 때, 대상자를 잘못 지정했나 봐.

 

키사라기 치하야 : 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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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수단으로 키사라기 치하야는 여신화하여 밤하늘 먼 곳으로 날아가려 했다. 그렇지만, 이륙하기도 전에 키사라기 치하야는 빛기둥에 빨려들어갔다.

 

키사라기 치하야 : 느와~~~

 

빛나는 저편으로 빨려들어간 키사라기 치하야는 어느 순간부터 발 아래 바닥이 없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본 키사라기 치하야는 자신이 하늘 위에 있음을 발견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이대로는 떨어져!)

 

자유낙하하기 시작하던 때, 이대로는 위험하다 판단한 키사라기 치하야는 등 뒤에 떠있는 날개를 작동시켜 숲 한가운데에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아즈사 씨는 어디로 가는 문을 연 거야?)

 

도시는 커녕 집 한 채 조차 발견하지 못한 키사라기 치하야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걷고 있었다. 숲 속 오솔길에 발이 닿았을 때, 키사라기 치하야는 길 저편에서 어떤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저기요!

 

여신화를 해제하지 않은 상태로 키사라기 치하야는 상대방을 불렀다. 뒤돌아본 행인은 흰 가운같은 겉옷에 챙 달린 고깔모자를 쓴 여성이었다. 머리카락이 새파란 그 여성이 쓴 마녀모자는 미우라 아즈사가 쓰던 고깔모자와는 달리 톱니바퀴가 고깔을 감싸는 형태의 장식이 있었다. 흰색 또는 검은색 위주의 복장에 붉은 넥타이를 보고, 키사라기 치하야는 넥타이가 참 돋보인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 : 루크스 투네베 이메이그 노이타미나 시숨

 

키사라기 치하야 : 뭐라고요?

 

??? : 루크스 투네베 이메이그 노이타미나 시숨이라고 했다. 조수여.

 

행인이 한 말의 의미를 몰라 당황한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행인은 친절하게도 자신이 했던 말을 다시 들려주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무슨 뜻인가요?

 

??? :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조수여.

 

키사라기 치하야 : 저기......그런데 왜 저한테 조수라 그러시죠?

 

??? : 전에 연구를 도와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조수라고 부르는 것이다만?

 

키사라기 치하야 : (오해할 정도로 나와 닮은 조수가 있나보네. 그러면.)

 

키사라기 치하야가 여신화를 해제하고 인간으로 변하면서 난 섬광때문에, 행인은 눈을 가렸다. 섬광이 사라지고, 인간으로 되돌아온 키사라기 치하야를 본 행인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 : 헛! 조수인줄 알았더니 조수가 아냐??

 

키사라기 치하야 : 저는 조수가 아니라 키사라기 치하야라 해요.

 

??? : 확실히 사람을 잘못 봤군. 미안하네. 너무 닮아서 헷갈렸다.

 

키사라기 치하야 : 그런데 왜 제 가슴을 보면서 그 결론을 내는 건가요?

 

낮게 깔고 정색한 키사라기 치하야를 보고도 행인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 : 그렇게 느껴졌다면 사과하겠네. 그저 내가 알던 조수와 달라서 놀랐을 뿐이니 개의치 말게.

 

행인은 허리 숙여 인사하고는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MAGES . : 소개가 늦었군. 내 이름은 MAGES . ! 광기의 마술사 MAGES . 다!

 

키사라기 치하야 : 만나서 반가워요. 메이지스 씨.

 

MAGES . : 잘못 발음했어. MAGES . 다. MAGES가 아니라 MAGES . 라 불러주게나.

 

키사라기 치하야는 자신을 MAGES . 라 밝힌 소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키사라기 치하야 : (MAGES와 MAGES . 의 발음이 어떻게 다르길래 저러지?? 거기에 광기의 마술사라니, 영문을 모르겠어.) 네. MAGES . 씨. 여긴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MAGES . : 여기는 린박스. 초록 여신이 다스리는 곳이지. 이 곳은 처음인가보군?

 

키사라기 치하야 : 네. 사실, 저는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이라서요.

 

MAGES . : 기구하군. 나도 다른 세계선에서 왔다. 조수와 닮은 사람이지만 다른 세계선에서 온 사람이라......이것도 운명석의 문의 선택인가.

 

키사라기 치하야는 MAGES . 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서 입을 다물고만 있었다.

 

MAGES . : 좋아. 일단 린박스의 수도로 가기로 하지.

 

키사라기 치하야 : 그 곳으로 가면 저도 제가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MAGES . : 적어도 이 숲에 있는 것보다는야,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키사라기 치하야 : 하아... 알았어요.

 

MAGES . 는 그렇게 말하고는 걸어가는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키사라기 치하야는 한숨을 푹 쉬더니 뒤따라 걸어갔다.

 

키사라기 치하야 : 잠깐만요??

 

약 30여 분 정도 걸어갔을 때, 키사라기 치하야는 다른 행인을 보고 멈춰섰다. 행인은 후타미 마미의 사이드 테일과 흡사한 사이드 테일을 하고 있었다. 커다란 별모양 악세서리가 사이드 테일에 달아놓고 마이크를 들고 걸어가는 여성이 입은 옷은 아마미 하루카가 765 퍼스트 라이브 콘서트 때 입은 옷과 놀랍도록 비슷한 옷이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으음......

 

코스프레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기 동료와 비슷하게 생긴 행인을 본 키사라기 치하야는 할 말을 잊어버렸다.

 

??? : 안녕하세...으왓!

 

돌부리에 채인 탓에 꽈당! 하며 엉덩방아를 찧은 행인은 자기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는 심호흡을 몇 번 하면서 당혹감을 억누르고 넘어진 행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괜찮으세요?

 

??? : 아야야. 고마워요.

 

키사라기 치하야의 손을 잡고 일어난 행인은 일어나서 감사를 표하고는 자기 소개를 했다. 친화력이 매우 좋은 행인을 보며 키사라기 치하야는 자기가 아는 동료와 너무나도 닮은 행인이 왠지 무서워져서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마스시마 아이 : 제 이름은 마스시마 아이. 톱 아이돌을 노리는 소녀에요.

 

MAGES . : 조수......아니 키사라기여. 괜찮은가??

 

키사라기 치하야 : ......괜찮아요. 키사라기 치하야에요. 잘 부탁드려요.

 

마스시마 아이 : 잘 부탁드리는 사람치고 너무 멀리 가시는 것 같은데요. 아하하하.

 

마음을 가라앉힌 키사라기 치하야는 숨을 고르고 정식으로 마스시마 아이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마스시마 아이 : 잘 부탁 드려요. 그건 그렇고 두 사람 다 린박스로 가시나요?

 

MAGES . : 그렇다만?

 

마스시마 아이 : 우연이네요! 저도 콘서트 때문에 린박스로 가고 있거든요. 괜찮다면, 저도 같이 가도 될까요?

 

키사라기 치하야 : 그게... 좀...

 

MAGES . : 나쁠 것은 없지.

 

키사라기 치하야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 MAGES . 는 마스시마 아이의 제안을 승낙했다.

 

마스시마 아이 : 와! 신난다!

 

그 직후, 키사라기 치하야가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을 MAGES . 는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말도 안 돼...

 

MAGES . : 흐음. 안테나에 X 표시가 되어있으면서도 전화가 울릴 수 있다니. 흥미로운 일이군. 일단 그 전화는 내가 받아볼테니, 잠자코 있으면 될 것이다.

 

MAGES . 에게 핸드폰을 넘긴 키사라기 치하야는 MAGES . 가 전화 통화 하는 것을 마스시마 아이와 함께 지켜보고 있었다. MAGES . 는 전화를 끊지 않은 채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MAGES . : 미우라 아즈사란 사람에게서 온 전화다. 바꿔달라는군.

 

키사라기 치하야 : 여보세요?

 

미우라 아즈사 : 여보세요? 치하야니?

 

키사라기 치하야 :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 거에요!!

 

미우라 아즈사 : 어머~어머~ 미안하단다~ 술식을 잘못 짜서, 치하야만 엉뚱한 세계로 날아가는 사고가 발생했네~

 

키사라기 치하야 : 여기서 벌써 몇 시간동안 걷고 있는데, 사무소는 괜찮나요?

 

미우라 아즈사 : 몇 시간? 아직 1분도 안 지났......그렇게 된 거구나.

 

키사라기 치하야 : 뭐가 그렇게 된 건가요?

 

미우라 아즈사 : 이 세상에서 시간이 흐르는 속도와, 그 세상에서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른가 봐~ 지금 당장 그 세상으로 날아가서 구해줄게~

 

키사라기 치하야 : 언제쯤이면 돌아갈 수 있나요?

 

미우라 아즈사 : 그 쪽 시간으로는 며칠쯤 걸릴 것 같네~

 

키사라기 치하야 : 그럴 수가......

 

미우라 아즈사 : 그럼 며칠만 기다리렴~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는 끊겼다. 전화가 끊김과 함께, 키사라기 치하야는 자기 다리에 힘이 쫙 풀려서 길바닥에 주저 앉아버렸다. 옆에서 듣고 있던 마스시마 아이는 키사라기 치하야의 등을 토닥여주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저기. 그만하세요.

 

마스시마 아이 : 응? 그, 그럴게.

 

마스시마 아이는 살짝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과하고는 일어서서 뒤로 돌았다. 그 다음, 키사라기 치하야는 마스시마 아이가 궁시렁거리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마스시마 아이 : 칫. 기껏 사람이 격려해줬는데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키사라기 치하야 : 뭔가 말하셨나요?

 

마스시마 아이 : 으~응? 아무 말도 안 했어!

 

키사라기 치하야 일행은 그로부터 몇 시간을 더 걷고 나서야 린박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여기가 린박스......

 

마스시마 아이 : 그럼 안녕히 가세요~

 

린박스에 도착한 마스시마 아이는 콘서트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일행과 헤어졌다.

 

MAGES . : 이제와서 교회에 갈 필요는 없어진 것 같으니 나와 함께 듀크페를 찾지 않겠는가?

 

키사라기 치하야 : 듀크페가 뭐죠?

 

MAGES . : 지성인의 음료인 듀크투타 페퍼를 모를 줄이야.

 

키사라기 치하야 : 그런 음료수 들어본 적도 없어요.

 

MAGES . : 흠......기관 놈들. 다른 세계에서까지 듀크페를 없애고 있는 건가...

 

키사라기 치하야 : 뭐라 반응하면 좋을까요.

 

느와르 : 잠깐!! 치하야??

 

키사라기 치하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을 때, 키사라기 치하야는 매우 익숙한 목소리, 구체적으로는 자기 목소리와 매우 비슷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넵튠 씨? 느와르 씨까지? 원래 살던 곳으로 되돌아간 것이 아니었나요?

 

MAGES . : 오랜만이군. 조수여.

 

넵튠 : 응! 여기가 우리가 살던 세상, 게임 업계야!

 

느와르 : 내가 다스리는 나라는 라스테이션. 린박스의 이웃나라야. 그보다 조수라 부르지 마!!

 

느와르는 키사라기 치하야가 여기 있다는 사실해 당황하는 한편으로 MAGES . 가 자신을 조수라 부르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었다. 키사라기 치하야는 자초지종을 말해주었다.

 

느와르 : 정말이지. 그 쪽 마제콘도 여러모로 대단하네.

 

??? : 어머~ 라스테이션의 여신이 더 대단하지 않을까 싶네요.

 

넵튠 : 네풋!

 

느와르 : 칭찬 고마워.......잠깐! 너는??

 

느와르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누구 목소리인지를 깨닫고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뒤에 있던 금발머리 여성은 입이 웃고 있었지만 나긋나긋한 어조 속에는 가시가 가득 차 있었다.

 

http://www.compileheart.com/neptune/v2/characters/?page=vert

 

벨 : 라스테이션의 여신과 플라네튠의 여신이 저한테도 밝히지 않고 린박스에 오시다니~ 용기가 가상하네요~

 

넵튠 : 그게 말이지? 이번에 린박스에서 주최하는 콘서트에 나도 나가고 싶었거든~ 하하하.

 

벨 : 오호라~ 제 쉐어를 늘리기 위한 행사에 동참하시겠다고요?

 

넵튠 : 으......응!

 

벨 : 넵튠, 당신은 그렇다 칠 수 있겠는데 자기 나라 다스리느라 바쁜 느와르도요?

 

느와르 : 이......일단은.

 

벨 : 근데 왜 제 눈을 피하시나요?

 

느와르 : 그렇게 노려보니까......

 

벨 : 여기서 인기를 얻어 신자를 늘릴 속셈이 아니었고요?

 

만약 넵튠이 돌발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키사라기 치하야는 그 자리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넵튠 : 사실은 치-짱이 이번 콘서트에서 노래부르고 싶다고 했거든!! 저래뵈도 다른 세상에서 온 아이돌이라고!

 

키사라기 치하야 : ......네??

 

MAGES . : 호오? 노래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군.

 

벨 : 치-짱? 그게 누군가요?

 

넵튠 : 키사라기 치하야! 저기 느와르랑 목소리는 비슷하지만 몸매는 전혀 다른 애야~

 

키사라기 치하야 : 잠깐만요! 넵튠 씨! 어째서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건가요!

 

넵튠 : 어머~ 미안해~ 치-짱! 비밀로 하고 싶었구나!!

 

벨은 팔짱끼고 넵튠과 키사라기 치하야가 벌이는 말다툼을 지켜보고 있었다.

 

벨 : 키사라기 치하야라 했죠?

 

벨이 말을 건 상대는 의외로 키사라기 치하야였다. 벨이란 여성은 인상이 자애로워 보였지만, 키사라기 치하야는 모든 것이 간파당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벨 : 넵튠과 느와르의 말을 일단은 믿어주겠어요.

 

넵튠 : 벨! 이제야 우리 말을 믿어주는 거야?

 

벨 : 네. 키사라기 치하야 양이 3위 안에 든다는 조건 하에서요.

 

살짝 낮게 깔린 벨의 목소리를 들은 넵튠과 느와르는 뒷통수를 커다란 망치로 얻어 맞은 듯,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벨 : 키사라기 치하야 양, 주최자의 권한을 발휘해서 당신은 오늘 콘서트 마지막에 출전하게 될 거에요~ 출연료도 드릴 것이라 약속드릴게요~

 

넵튠 : 으와~저 목소리...벨이 정말로 화났어. 귀신! 악마! 벨!이라 불러도 귀신과 악마가 황송해할 레벨이야!

 

벨 : 뭐라고 하셨나요? 넵튠?

 

넵튠 : 아...아무 것도 아냐~

 

벨 : 하지만 애석하게도 반주 지원은 없을 거에요. 당신이 무슨 노래를 부를지 알 수 없으니까요~

 

느와르 : 억지 부리지 마! 벨! 다른 참가자들보다 열악한 상황이잖아!

 

벨 : 넵튠과 느와르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게 맞다면 이 분은 가수일 터. 반주 없이 마이크만으로 노래할 수 있겠지요?

 

벨의 말을 들은 느와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벨 : 공연 중에 목이 나가지 않도록 이 음료수나 마셔 두세요~ 당신이 정말로 가수라면, 무대에서 목이 잠겨서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안되잖아요?

 

벨이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준 음료는 붉은 색 캔에 담겨 있었다. 노란 글씨로 ENERGY라 적힌 캔을 바라보며 키사라기 치하야는 고개를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그 동안, 벨은 교회로 걸어가버렸다.

 

MAGES . : 이런. 이런. 뜻하지 않게 일을 떠안게 되어버렸구만.

 

느와르 : 무슨 생각을 한 거야? 넵튠? 치하야가 휘말려버렸잖아?

 

넵튠 : 미안해!! 치-짱!!

 

넵튠은 아예 바닥에 무릎 꿇고 머리를 바닥에 조아리며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사과하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후우......

 

키사라기 치하야는 깊게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더니 키사라기 치하야를 알던 사람들이라면 깜짝 놀랄 발언이 다름아닌 키사라기 치하야의 입에서 나왔다.

 

키사라기 치하야 : 이번만이에요.

 

MAGES . : 오호? 그 일을 정말로 맡겠다는 것인가?

 

키사라기 치하야 : 네. 넵튠 씨 말대로 저는 가수에요. 이런 일이라면 해낼 수 있어요. 더 불리한 조건에서도 노래불러 본 적 있고요.

 

느와르 : 정말로 괜찮겠어? 이건 우리 여신들끼리의 문제야. 무리해서 끼어들 필요는 없어.

 

키사라기 치하야 : 이제는 아니에요.

 

키사라기 치하야는 벨이 준 에너지 드링크를 보여주며 말했다.

 

넵튠 : 치-짱.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혼자서 괜찮겠어?

 

키사라기 치하야 : 저는 혼자가 아니에요. 어떤 때라도요.

 

느와르 : 낯 뜨겁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얼굴이 벌개진 느와르는 키사라기 치하야와 눈을 마주치기를 애써 피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그러면 갈게요.

 

약 서너 시간 뒤, 린박스의 도심지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있던 콘서트 회장은 관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어둠과 적막함은 콘서트 회장에 있는 관객들에 의해 몇 시간동안 콘서트 회장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다.

 

진행자 : 네! 마스시마 아이 씨가 부른 '에이전트의 젤러시'였습니다!

 

마스시마 아이 : 여러분! 고마워요!!

 

진행자 : 그러면, 오늘을 위해 결성된 미남 유니트! 유피텔!!

 

유피텔 멤버1 : 야~ 안녕! 우린 유피텔! 린박스의 여자아이를 매료시키기 위해 상쾌하게 이 무대에 섰어~

 

유피텔 멤버2 : 어차피 우리 매력 앞에서는 남자아이도 홀딱 반하겠지만 말이지~

 

유피텔 멤버3 : 상관없어~ 우리는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똑같이 사랑해줄 거야~~

 

콘서트 회장은 그대로 정적에 휩싸였다.

 

벨 : 어라? 이게 아닌데......

 

키사라기 치하야는 무대 위로 올라섰을 때, 콘서트 회장에서 적막은 사라졌다. 그러나 적막을 쫓아낸 웅성임은 결코 환호와 만족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무대 위에 아무도 없이 홀로 선 키사라기 치하야는 푸른 원피스 드레스를 입은 채 눈을 감고 마이크를 켰다.

 

주욱 잠들어 있다면
이 슬픔을 잊을 수 있겠지
그리 바라며 잠을 잔 밤도 있어

 

관객석에서는 아직도 간헐적으로 야유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둘이서 보내던 먼 나날
기억 속의 빛과 그림자
지금도 마음 속의 미로 헤매이네

 

그렇지만 키사라기 치하야의 애절한 목소리는 다시금 관객석에 적막을 불러왔다.

 

잠자는~ 공주~ 눈을 뜨인 나는 지금
누구에게 도움 빌리지 않고
그저 혼자서도
다음 날로 걸어가기 위해서
아침 햇살이 눈부셔서 눈물이 흘러도
눈을 뜬 그대로

 

조용하던 노래 분위기는 '잠자는 공주' 부분에 접어들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한편, 이 쯤부터 푸른 빛이 나오는 펜라이트를 흔드는 관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잠자는~ 공주~ 눈을 뜨인 나는 지금
누구의 도움도 지금은 필요 없으니까

 

주최자이자 린박스를 수호하는 여신으로서 노래를 듣던 벨은 귀로 들어와 등골을 휘젓는 듯한 전율감 때문에 잠시 몸서리쳤다. 관객들 중에 벅차오름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기 가슴에 손을 얹는 사람들이 있음을 린박스의 수호 여신은 볼 수 있었다.

 

혼자서도 다음 날로 그저
걸어가기 위해서
그래, 날이 밝아오면

 

관객석은 시퍼런 빛으로 가득찼다. 린박스를 상징하는 초록색도, 르위나 플라네튠, 라스테이션을 상징하는 색도 아닌 파란색이 관객석을 뒤덮고 있었다. 관객들은 반주 지원 없는 노래를 듣기 위해 묵묵하게 펜라이트나 사이리움을 흔들고 있었다.

 

미래 찾아내기 위하여
푸른 빛의 너머로 눈물을 훔쳐내고
저 하늘 바라보면서

 

노래가 끝난 직후에 무대는 다시 적막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키사라기 치하야가 나타나기 이전의 적막과 이후의 적막을 구별할 수 없는 사람은 없었다. 린박스의 수호 여신이 친 박수를 신호 삼아, 무대는 환호성과 앵콜 연호로 가득 찼다.

 

미우라 아즈사 : 늦어서 미안하단다~ 여기 오다가 길을 잃어서~

 

그 라이브가 있은지 3일 뒤에야 린박스에 도착한 미우라 아즈사는 키사라기 치하야를 데려갔다.  차원을 뛰어넘은 아이돌, 키사라기 치하야의 길고 긴 하루는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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