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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의 기억 깊이 감추어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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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3, 2015 09:54에 작성됨.


    "그러고보니 미즈키."
    "왜 그러니 꼬마."
    히비키는 의자에서 뒤를 돌아 미즈키를 바라본다. 이를보고는 "히비키쨩, 안전벨트는 해야지." 라며 다시 제지하자 의자에 다시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는 고개만 돌린다.
    "카에데씨랑, 우즈키랑 유닛으로 활동하는거 아니지?"
    "응 아냐."
    자신의 이름이 불리우자 카에데는 그녀에게 시선을 옮긴다. 별다른 말 없이 풍경만을 디켜보던 그녀는 대화에 참여해볼까 하는 표정으로 자신이 끼어들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대 어떻게 같이 오게 된거야?"
    "치히로씨 하고 상의해서 일정이 없는 사람들을 대려왔어."
    그러자 카에데가 사실과 다른 부분을 정정한다.
    "사무소 에서 잡지를 일고 있는데 끌려왔습니다."
    "저도 린하구 미오 레슨 따라가려는데 잡혀왔어요."
    "그야 두 사람 일이 없어 보였으니까! 그렇지? 우즈키도 방학기간 이잖아?"
    "어제 갑자기 오키나와출장이 결정되었다고 들은 관계로 별다른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치히로 씨가 아니라 미즈키 씨에게 들었어요."
    "그렇다는데, 미즈키?"
    히비키 마저 가세하여 미즈키를 추긍하자 그녀는 어느센가 썬캡을쓰고 바이져를 내린채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모두의 시선을 피해보려 하지만 히비키가 썬캡을 벗겨내고 세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된다. 부담스러운 시선.
    "치히로 한테는 말해두었으니까..."
    우즈키가 휴대전화를 그녀에게 보여주면서
    '오키나와? 왜? From 치히로씨'
    라는 문자를 보여준다. 히비키도 카에데도 그것을 보고는 "오오." 하고 짧게 감탄하고는 거기서 끝 이었다.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미즈키 에게 히비키는 썬캡을 다시 씌어주고는 바이져를 내려 얼굴을 가리고는 그녀에게 반성의 시간을 주기로 한다.
    "뭐, 어떻게든 될꺼야."
    히비키의 그 말에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건 미즈키 였다. 썬캡의 바이져를 올리면서 외친다.
    "그래, 어떻게든 될꺼야!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로 지내자고! 게다가 게스트 출연료도 받잖아?"
    동조하는 이가 없던걸까, 차 안은 다시금 조용한 분위기가 된다. 그때 나선 것이 카에데. 그녀는 아무말도 없이, 평소와 같은 얼굴로 미즈키의 바이저를 다시 내린다. 그것은 '반성하세요' 라는 무언의 압박. 미즈키는 카에데의 얼굴에서 그것을 읽고는 그저 다시 조용히 창밖을 바라본다. '오키나와는 예쁘구나.' 하면서 조용히 반성할 따름. 가와시마 미즈키는 문득 주변을 둘러본다. 오토나시 코토리와 타카가키 카에데, 그리고 자신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이 아직 성인조차 되지 않았다. 심지어 한 사람은 고등학생 조차 되지 않았다. 자신이 진정 아이돌 인가 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느센가 서른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나이. 오히려 그녀는 아이돌 로써가 아닌 자신의 나이와 직업의 아이러니한 갭을 '세일즈 포인트' 로써 내세우고 있다. '나 뭐하는 걸까.'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그것은 코토리 때문. 두 사람이 이치가야에서 만난건 단체 미팅에서 였다. 결혼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이던 단체미팅. 꽤나 많은 이들이 모였고 거기서 그녀는 오토나시 코토리와 만날수 있었다. 코토리에 대해서는 잘 몰랐으나 적어도 그녀 또한 자신과 비슷한 학창시절을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고교 졸업후 바로 히토츠바시 대학에진학하여 사회학부를 마친다. 그녀가 원하던 것은 기자가 되기를 바랐기에. 대학생 시절에도 그녀는 수많은 기사를 투고 하였고 도쿄의 아사히 신문 계열 출판사에서 인턴쉽을 지내기도 하였다. 그때의 그녀는 젊었으며 거칠것이 없었고 실력이 있었고 인기또한 많았다. 여러 남자들과 연애를 해보기도 하였고 인맥을 넓혀보기도 하였으며 그녀는 사회에서 인정받을수 있는 한명의 '여성' 으로써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었다. 대학 졸업후에는 그대로 아사히 신문에 취직하여 기사를 쓰는 짧은 시기를 보냈다. 그녀가 그 시절 지낸 대부분의 시기는 직접 기사거리를 취재하는 것이 아닌 컬럼의 형태로 기제되었고 그녀의 날카롭고 직설적인 지적은 당시에도 옹호하는 이들이 많았고 내부에서도 그녀에게 도움을 받는 이들이 어느정도 있었기에 그녀는 당연히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만큼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아사히 TV에서 작가 제의가 들어오고 그녀는 TV시사프로의 작가로써 또한번 약진한다. 그것은 그야말로 '출세' 라는 단어 외에는 무엇도 부족할 정도의 성장 이었기에. 그러면서도 그녀는 신문의 컬럼 연제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시기 그녀의 별명은 '오사카의 히데요시' 라고 불리움에 있어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다. '어디서 잘못 된걸까.' 그녀는 생각한다. 어쩌다가 자신이 지금의 이런 처지에 오게 된걸까. 그녀에게 한가지 제안이 들어온다. 후지TV에서 그녀를 스카웃 해가고싶다는 것 이었다. 물론 그들이 제시한 금액도 당시 아사히TV에서 받던금액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높았으며 그들은 아사히TV에서 자신을 부르던 '오사카의 히데요시' 역시 알고 있었다. 가와시마 미즈키는 이것으로 자신의 황금기가 열림에 의심하지 않았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약 한달간의 정리기간을 걸쳐 아사히TV에서 후지TV로 그녀는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번에도 시사프로의 작가로써 활약하던 그녀에게 제안된것은 다름아닌 디렉터. 그녀의 방송 구성과 진행 능력에 있어 그것은 충분하리라 여겨졌고 본인도 그리 생각하였다. 실제로도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디렉터 라는 직함이 그저 이름뿐이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방송국 내에서 그녀는 위협적인 신인 이었고 심지어는 그녀의 이적사실을 보도하는 곳 마저 있을정도 였다. 오사카의 히데요시는 새로운 곳 에서도 뛰어나게 일을 해내고 있었기에 모두가 위협적이라 느꼈다. 그녀를 견제하기 위해 시작한것은 그녀에게 디렉터의 자리를 제안한것. 그녀가 그 자리를 받아들이자 그녀가 작가로써 진행중이던 시사 프로는 즉시 폐지된다. 그녀가 옮기게 된 프로그램은 저녁뉴스의 시사코너 디렉터 였으며 역시나 그 비중은 계속해서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녀가 작가로 지내던 프로그램의 파벌이 그녀를 압박하고 있는 것 이었다. 그녀 자신은 자신의 출세를 생각하며 뒤를 돌아보지 않자 어느센가 그녀의 적이 되어버린 것 이다. 어째서 적이 된걸까. 자신의 뒤를 봐주는 이는 후지TV 에서는 없었다. 최종적으로 방송개편이 진행되면서 시사코너 역시 폐지되고, 그녀가 오사카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그녀는 오사카 방송국으로 발령나게 되고 그렇게 그녀는 파벌싸움에서 밀려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것은 미즈키 에게는 너무나 순식간 이었다. 약 2년 이었으나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찰나의 시간. 자신은 알아차리지도 못한체 어느센가 오사카의 지방방송국에 오게 된것이다. 고향집에 돌아와 그녀는 우는 것 외에는 할수없었다. 승승장구 하던 그녀의 모든 커리어가 단 한순간에 몰락해버렸기에. 재기불능. 그것이 그녀가 자신에게 내린 판결. 그녀가 그저 앞, 정점을 추구하며 쌓아오던 모든것은 매 순간, 순간 마다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가와시마 미즈키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앞서나가고 있었고 그 모든것이 돌아온 단 한번의 실패는 너무나도 강력했다.
    내 업인거지.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했다. 한발자국 나아가면서 자신의 길을 되돌아 보지 않았다. 보고싶지도 않았다. 굴욕적인 과거. 신문사에서 기사를 쓰던 것도, 그 시절 자신을 도와주던 타니구치도 미사카도 코바야시도 레이도 그저 자신의 앞날을 도와주던 이들 일 뿐.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착각했다. 오사카에서 그녀는 다시금 작가로써 새월을 허비하고 있었으나 그녀에게 새로운 자리가 내려온다. 임시 아나운서. 아침방송의 출연진중 한명이 갑작스레 바뀐 구성으로 스튜디오에 도착하지 않고 생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공백을 매꾸기 위하여 미즈키가 대타로 나서게 된 것 이다. 디렉터는 이미 그녀의 외모에 대해서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고 생각했으나 발음에 대해서는 조금 걱정이 되어 그저 짧게 앵커의 말에 호응만 해주면 되는 간단한 일을 시켰다. 그녀는 별다른 탈 없이 성공적으로 방송을 끝냈으며 디렉터는 그녀가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랬다. 미즈키가 내건 조건은 단 하나. 작가로써의 자리는 유지한다. 디렉터는 이를 승낙했으나 어느순간 부터 그녀는 그저 아나운서가 되어 있었다. 본인도 포기했다. 과거 시사컬럼등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녀의 '자부심'은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었고 그것을 그녀는 '지나간 인생이지' 라는 짧은 한 단어로 정리하면서 되돌아보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지금은? 어느 예능사무소에 스카웃 되어 이렇게 자신의 나이를 소재로한 웃음거리를 팔면서 웃기지도 않는 '아이돌' 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지 않은가. '우스워.' 그 어떠한 희곡보다 우스운 자신의 삶을 지금 그녀는 다시금 되돌이켜 본다. 28세 라는 그녀의 나이. 이제 반년도 남지 않은 그녀의 나이에 주위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삶의 희망도 목표도 잃어버린체 보낸 4년의 시간이 갑작스레 그녀에게 매마른현실을 되살려준다. '결혼할까.' 그렇게 생각했던 그녀는 비록 그것이 자신이 원하던 것 은 아니었더라도 누군가를 찾아나서기로 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도 늦게 인정하고 돌보면서, 그렇게 코토리와 만나게 된 것 이다. 그리고 거기서 두 사람은 과거를 되찾았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황금기 동안의 자신을 되찾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목적도 망각한체 잃어버린 과거를 쫒으며 그렇게 또다시 하루의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던 것이다. '나이에 안맞게 놀았던 것 같아.' 라 생각하며, 신쥬쿠 공원에 개워낸 음식이 떠오르자 즉시 머리속에서 날려버린다.

    조수석에서 조용히 있던 타카네는 어느센가 잠에빠져 있었다. 어제 제대로 잠을 못잔걸까 싶었던 코토리는 그녀들이 어제 밤에 언제 잠을 잔걸까 하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히비키도 야요이도 잘 잔것 같아 보이는데 하며 어쩌면 타카네쨩은 차멀미를 하는걸지도... 라는 자기 나름의 결론을 내본다. 생각해보면 공항에 올때도 자고 있었네. 재떨이에 놓아덨던 코토리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발신 프로듀서. 코토리는 타카네가 잠에 빠져있음을 상기하면서 손을 뻗어보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제가 받겠습니다."
    타카네는 잠에서 깨어나 전화를 대신 받아들었다. 이에 안심한 코토리는 다시금 운전에 집중한다.
    "네. 지금 돌아가고 있습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자 코토리는 그녀를 흘끗 쳐다본다. 나 불렀니? 라는 물음을 눈으로 보내면서.
    "코토리씨. 프로듀서가 호텔이 아니라 카카즈의 무라야마 빌딩으로 와달라고 하십니다만, 어딘지 아시겠습니까?"
    "응? 카카즈?"
    코토리 로써는 알 길이 없었다. 여행으로도 와본적이 없는 오키나와의 지명을 알리가. 그녀는 네비게이션을 조작하기위해 어딘가에 잠시 차를 세울곳이 있는가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피요코, 저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한다음에, 다시 좌회전 해서 331 타고 나하 공항쪽으로 올라가면 되."
    히비키쨩이 함깨있어서 다행히야. 코토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히비키가 말한 대로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한다.
    "그럼 그대로 나하 공항으로 돌아가면 되는거지?"
    "아냐, 331 타고 올라가다가 중간에 나가치 IC로 들어가서 고속도로를 타고가다가 니시하라 IC에서 빠져서 조금 가다가, 마에하라 쪽으로..."
    "히비키쨩, 그 일단 나가치 IC 까지먼저 안내해줄레?"
    "응."
    히비키는 어느센가 다시 안전벨트를 풀고 운전석 쪽으로 몸을 가져다 대고 있었다. 어쨌든 히비키도 앞을 보아야 하기에.
    "네. 지금 히비키의 안내를 받아서 가고 있습니다. 그런대 그곳 에선느 무슨 용무 인가요?"
    히비키는 타카네를 바라보면서 프로듀서가 무슨 용무일지 얘기를 듣기위해 그녀의 말을 기다린다.
    "게스트 분들의 무대의상?"
    "저희들 의상요?"
    타카네의 말에 반응한 것은 우즈키였다.
    "무대 의상이라니, 무슨 의상요?"
    히비키도 타카네도 바쁘기에 두 사람이 답하기전에 야요이가 얼른 나선다.
    "저희 오키나와 라이브요. 의상 가져오신게 있으세요?"
    "전혀..."
    "아무것도."
    우즈키도 카에데도 곤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히비키는 '대체 미즈키 아줌마 무슨 말을 한거야...' 하면서 프로듀서가 부디 이 세사람이 입을수 있는 의상을 준비해두었기를 바란다.
    "그럼 저희가 준비하신 의상을 입으시면 될꺼에요! 프로듀서 씨가 그래서 그쪽으로 오라고 하신거구요."
    하며 웃는 야요이를 보자 두 사람의 걱정스럽던 마음도 모두 치유되는듯 하였다. 다만 단 하나, 미즈키에 대한 분노를 제외하고는.
    "가와시마씨! 그런 얘기 없었잖아요! 저는 게스트 라길레 그냥 라디오 출연인줄만 알았는데!"
    하는 우즈키의 물음에 미즈키는 바이저를 올리지 않은체 고개를 등받이에 기대고 있다. 그리고는
    "드르르렁...."
    코를 고는 소리를 입으로 내보지만, 카에데가 바이저를 올리자 눈을 뜨고있음이 밝혀지고 카에데와 우즈키 두 사람과 번갈아가며 눈을 돌린다.
    "서... 서프라이즈?"
    라며 분위기를 일신해보려 하지만 통할리가. 이번엔 카에데가 한마디 한다.
    "반성하세요."
    이번엔 무언이 아니라 진심으로 나온 말. 그리고는 다시 바이저를 내려주어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확실히 미즈키 역시 짐은 그리 많이 가져오지 않았다. 의상이라고는 세벌의 옷과 한벌의 활동복, 그리고 한벌의 수영복. 이게 전부 였다. 카에데도 우즈키도 상황은 비슷했다. 무대의상 용으로 쓸 것이라고는 한벌도 가져오지 않았기에. 다들 지금 입고 있는 이 옷 외에는 무대의상 비슷한것 역시 가져오지 않았다. 카에데는 태연한 표정으로 있었으나, 그녀가 아이돌로써 활동한 기간 보다 모델로 활동한 기간이 근소하게 많기에, 그녀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걱정은 간단했다. '이런 곳의 의상실에서 제대로 된 의상을 얻을수 있을까?' 하는 점 이었다. 수도권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도시 라고 부르기에는 오키나와는 규모가 작았기에. 이런곳의 의상대여업체 에서 대여할수 있는 의상은 그 종류가 굉장히 편중되어 있다.  카에데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 들은 수영복 일체와 괴수나 영웅이 입을 법한 화려한 의상. 이런 곳에서 행하는 공연이란 다양하지 않음이 당연지사. 그녀는 우즈키와 미즈키의 의상을 한번 확인해보고는 아무래도 도회지의 옷가게를 들려 무대에서 입을 의상을 구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계획을 세운다. 게스트 이니까 의상을 맞출 필요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심플하고 무난하지만, 약간의 꾸밈이 있는 의상을 떠올리면서 곧 다가오는 라이브에 대비한다. 그러한 모든 것을 묵묵히,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생각한다. 반면 우즈키는 당황하여 어찌할바를 몰라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마치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한 마냥 그녀의 표정에서는 좌절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반면 미즈키는 여전히 바이저를 내리고 있어 그 표정을 알수는 없었으나, 그녀는 '의상실에서 빌려 입으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목적지 까지 풍경을 감상할 뿐 이었다.


    처음 말을 꺼낸건 리츠코 였다. 프로듀서와 함깨 543프로의 아이돌들을 마중하러 가는 네 사람을 배웅하고 나고 리츠코는 걱정되는걸 하나 꺼내본다.
    "543분들, 무대 의상은 준비 해 왔겠지요?"
    "그렇겠지...?"
    그 말에 프로듀서의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혹시라도 그러지 않을 것을 대비하여 준비 하는 것이 프로듀서의 몪이 아니던가. 그와 리츠코는 즉시 방으로 뛰어들어가 인터넷으로 오키나와에 있는 의상 대여업체를 수배한다. 몇군대 발견할수 있었으나,  전부 오키나와에는 사무소가 없었고 단 한 곳, 오키나와에 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찾을수 있었다. 프로듀서는 급히 방문예약을 하고는 떠날 준비를 한다. 코토리에게 전화를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과연 543프로의 손님들은 무대의상은 커녕, 자신들이 라이브에 출연한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했다. 사무소를 통하지 않고 아이돌들을 통해 채결된 계약은 문제점 투성이였다. 카카즈의 사무소로 가면서 그는 이후 발생할지도 모를 출연료 문제에 잠시 걱정해보지만, 그것은 리츠코의 특기분야 이기에 곧 걱정하기를 그만둔다. 다음 문제는 해당 업체가 적절한 무대의상을 보유하고 있느냐 하는 점 이다. 543프로의 게스트 들의 신체 사이즈를 알수가 없기에 사무소 에서 만나서 급히 의상을 골라야 한다. 그 뒤에는 계약을 진행해야 하며 그 부분은 코토리씨가 알아서 처리해 줄 것 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급히 류구코마치의 방으로 향한다.
    

    아마미 하루카는 이불마저 침대 아래로 떨어뜨린체, 노트북 앞에서 잠들어있다. 노트북은 방전된듯 검은 스크린에는 아무런 화면도 비치지 않았고 팬이 돌아가는 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다. 치하야는 그녀를 흔들어 깨우려 한다.
    "하루카. 하루카."
    미동도 하지 않는 친구를 깨우는 것을 잠시 멈추고 그녀는 시계를 본다. 오전 11시 43분을 넘어가고 있는 시각. 곧 기상시간이기에 그녀를 조금 더 자게 내버려 둘수도 없었다. 치하야는 다시한번 하루카를 흔들며 깨우려 한다.
    "하루카. 이제 곧 12시야."
    수건을 걸치고 나온 마미는 치하야의 노력을 스윽 보더니 침대옆까지 다가온다.
    "그래선 안되 치하야 언니."
    하며, 어깨에 걸치고 있던 젖은 수건을 그대로 하루카의 뒷목에 가져다 대며 소리친다
    "하루룽!"
    "꺄앗?!"
    목덜미 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냉기에 놀란 하루카는 즉시 몸을 일으킨다.
    "뭐, 뭐야 마미? 치하야?"
    여전히 눈이 반쯤 감긴체 침대위에서 주변을 둘러보는 하루카는 상황파악이 아직 되고있지 않았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여기 어디?' 라고 물어보려고 하기 전 아슬하게 모든 것 을 기억해낸 하루카는 급히 시간을 물어본다.
    "지금 몇시야?"
    "12시 다 되가. 빨리 씻고 준비해 하루카."
    이미 치하야는 준비를 마치고 간단한 아침 체조도 마친 뒤 였다. 그 것을 보면서 마미는 '치하야 언니 노인네 같아...' 라고 느꼈으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마미는 이제 씻은 참 이었고 머리를 정리하고 옷을 입으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하루카는 서둘러서 세면도구를 챙겨 욕실로 향한다. 준비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이다.
    갑자기 들려오는 노크 소리. 치하야는 "누구세요?" 하고 물으면서 문으로 다가간다.
    "나야, 아즈사. 치하야쨩."
    "아즈사씨?"
    치하야는 문을 열고 아즈사를 맞이한다. 그녀 역시 졸린눈으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지금이라도 쓰러져 잠에 빠질 것 만 같은 표정.
    "무슨 일이세요?"
    "하루카쨩은 일어났니?"
    "지금 씻고 있어요."
    "곤란하네..."
    "무슨 일 이신데요?"
    "프로듀서가 하루카를 대려오라고 하셔서."
    "하루카를요?"
    "응."
    무슨일일까? 하는 의문을 뒤로한체 그녀는 욕실의 문을 두드려본다.
    "하루카? 멀었니?"
    "응? 나 방금 들어왔는데..."
    "곤란하네..."
    하며 하루카의 목소리에 답한다. 프로듀서는 543프로의 게스트들을 위한 의상 대여 견적을 뽑기 위하여 하루카와 아즈사가 필요했다. 두 사람의 의상센스로 골라두어야 하기에. 그녀는 치하야를 대려갈까 생각해보지만, 치하야의 평소 의상 센스를 생각해볼때, 그녀는 오히려 이 일에 기분이 상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아즈사는 아무래도 하루카는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치하야 에게 인사를 한다.
    "그럼 할수 없네. 그럼 다른 아이 에게 부탁해볼께."
    "무슨 일 인데요, 아즈사씨?"
    "의상을 골라야 하거든. 게스트 분들."
    "게스트 분들의 의상요?"
    "응. 그럼 미키쨩한테 부탁해봐야 겠네."
    치하야는 그녀가 다른 방에 '혼자' 간다는 점에 왠지 걱정이됬다. 제니스의 방은 분명 왼쪽으로 두개 건너에 있는 방 이었다. 아즈사가 어느쪽으로 가는지 보고 따라갈지 말지 정하자.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네, 그럼 이따가 뵈요."    
    "그래 치하야쨩. 이따가 보자."
    과연 아즈사는 오른쪽으로 가기 시작한다. 입으로는 "분명히 이쪽으로 두개 옆 방 이었지?" 하면서.
    "아즈사씨. 이쪽 으로 가셔야 해요."
    

    코토리는 의상실에 있는 의상을 보고는 할 말을 잃는다. 1981년 피-프로의 창고화재로 소실된줄로만 알았던 '쾌걸 라이온마루'의 의상이 어째서인가 오키나와의 이 작은 업체에 있던 것 이다. 그녀는 기쁨에 겨워 정신을 잃을 것 만 같았지만, 최대한 정신을 추스리며 의상실을 둘러본다. 비록 여기저기 해지고 상하긴 했지만 울트라맨 죠니어스의 실제 슈트가 존재함을 보고서는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꺄아아아아악!" 하고 감탄 하며 의상에 손을 댈뻔 하였다. 그러나 급히 멈추고는 몇번이고 눈으로 둘러보기만 하고는 담당자인 '니시무라' 에게 "이거, 꺼내봐도 되요?!" 라고 묻는다.
    "예, 예... 꺼내 보셔도 됨니다..."
    "꺄악!"
    슈트를 들어본다. 아무렇게나 상자에 넣어져 있었기에 접혀있던 부분은 해져서 너덜너덜 해졌고, 색도 여기저기 많이 떨어져 나가 있었다. 아쉽게도 가면 부분은 조금 찌그러지고 부서진 곳이 있었으나 이마의 별을 보니 그것은 확실히 울트라맨 죠니어스가 맞았다.
    "이, 이거 어디서 쓰인건가요?!"
    "글쎄요..."
    "이게 왜 오키나와에 있나요?!"
    "글쎄요..."
    "어디서 구하신거죠?!"
    "글쎼요..."
    니시무라는 연신 글쎄요 만을 연발하면서 귀찮은듯한 표정 이었다. '이 사람 아는게 뭐야?' 하면서 그녀는 조금 실망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레어한 물품을 본 것 만으로도 그녀에게는 크나큰 수확 이었다. 무엇보다 최근에 제작된 슈트가 아니라 마치 이~삼십년은 이곳에서 잠을 자고 있던 것 만 같은 그 슈트의 상태하며 고전적인 제작방식을 보니 이것은 어쩌면 더 울트라맨이 방영되던 시기에 만들어졌던 것 일지도 모르는 일. 코토리는 즉시 사진을 찍으면서도 그 기쁜 표정은 전혀 수습이 되고 있지 않고 있었다.
    반면 그 외의 인물들은 그저 당황스러울 따름 이었다. 가와시마 미즈키나 가나하 히비키, 타카츠키 야요이는 재밌는듯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괴수 슈트를 머리에 써보기도 하고 즉석에서 짧은 단막극을 해보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카에데와 우즈키는 그렇지 않았다. 의상을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입을만한 의상이 있나 찾아보았으나, 야구장 치어리더풍의 옷 이라던가 야구복을 제외하면 일상적인 의상으로 볼수 있는 의상은 전혀 없는, 그야말로 '특수목적 의상' 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였다.
    "이... 런 옷을 입고는 라이브 출연은 무리겠죠?"
    우즈키가 들고 있는 옷은 호피무뉘에 배가 파인 전신 타이즈와 고무재질로된 가슴, 어깨 장갑이 부착된 의상 이었다.
    "그렇겠네..."
    타카가키 카에데도 설마 이런 의상만 있을 것 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특수촬영용 특수의상."
    "네?"
    카에데는 이번 개그는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고는 "흐음..." 할 뿐 이었다.
    "의상은 아무래도 시내의 가게에서 준비해야겠네."
    "그, 그런 수가 있었네요!"
    우즈키는 여전히 침착한 카에데의 태연한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다. '과연 어른은 다르구나.'
    "역시 모델일을 하시면 이렇게 입을 옷이 없는 때도 있는거군요?"
    "그렇지는 않아. 내 이미지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는게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상대쪽에서 원하는 옷을 입어야 하는거야."
    "그, 그렇군요! 설령 그게 입고싶지 않다고 하더라도 입어야 하는거군요!"
    "그런일이 안생기도록 치히로씨나 프로듀서 씨들이 노력하는거야. 만약 그렇게 된다면 거기서 계약은 파기. 그리고 양쪽에서는 누가 계약을 위반한건지 시비를 가리거나 법적절차를 진행해야 하고. 보통은 사무소 차원에서 합의를 보거나 현장에서 촬영 내용을 바꾸면서 그렇게 까지 진행되지 않도록 조율하지만."
    '나 조금은 어른이 된걸지도!' 카에데의 말을 들은 우즈키는 '역시 어른이야!' 라며 감탄한다.
    "현장에서 계약을 개악하는 경우가 생기면 계약은 파기."
    "네?"
    이번 개그도 본인이 생각하기에 영 아니었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미즈키를 향해 다가간다.
    "미즈키씨. 이 곳의 의상은 역시 조금 부담스럽네요."
    "응?"
    미즈키는 머리에 메뚜기 괴수의 가면을 뒤집어 쓰고 있고 히비키는 머플러를 두르고 있으며 야요이는 별과 하트로 장식된 짧은 지팡이를 들고 독특한 스텝을 밟고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에데는 "푸훗" 하면서 웃음이 새어나왔고 미즈키는 황급히 메뚜기 가면을 벗어서 옆에 내려놓는다.
    "그렇네. 무대 의상으로는 조금 그렇지?"
    "그렇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즈키는 담당자 니시무라에게 다른 의상은 없는지 묻는다.
    "애당초 저희 업체는 라이브 액션 공연 의상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 이라서요."
    돌아온 답변은 역시 부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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