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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천 엔 포장마차 입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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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3, 2013 20:53에 작성됨.




"어서오세요."

새로 들어오는 손님께 인사하면서도 손은 바쁘게 움직인다.

여전히 손님이 꾸준히 들어오고 나가는 날의 연속이다.

애초에 포장마차의 규모가 큰게 아니니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사람이 오가니 그다지 힘들진 않지만 가끔 안을 들여다보고 자리가 

없어 나가는 손님들을 보면 조금 더 크게 구조를 바꿔볼까 생각도 해본적 있다.

다만 돈을 왕창 벌겠다 라는 심정으로 영업하기보단 그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보니 그렇게 수입에 구애받지않아 아직 실행은 하지 

않았다.

행동력이 좋다는것도 어디까지나 내가 하고싶은 일에 한해서 그런거지 굳이 그렇지 않은 일에까지 발휘되는건 아니니까.

먼저 온 손님에게 주문 받은 소바를 내주며 새로 들어온 손님한테 주문을 받는다.

오늘의 메뉴는 소바와 우동. 다만 그 바리에이션은 다양하다.

면요리라는게 대부분 그렇지만 국물과 토핑에 따라 그 맛이 작고 크게 바뀌는 음식이니까.

몇몇 새로 시도해보는 종류의 면요리도 있었지만 나름 괜찮다는 평가와 함께 잘나가고 있다.

그렇게 한참을 바쁘게 움직이다 이제 슬슬 손님이 줄어들 시간인지 마지막으로 들어온 주문을 내는것으로 한숨 돌릴 시간이 생겼다.

이제 저녁 식사 시간은 지났으니까 이따 다들 일을 마치고 한잔 하려오는 시간 까지는 여유가 생긴다.

그나저나 여유가 있어도 뭔가 할일이 있는건 아니다.

캠핑카에서 쉬기엔 아직 장사중이고……TV라도 볼까.

기술이 상당히 좋아진 덕분에 이젠 손바닥만한 기기 하나만으로 온갖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것 같단 말이야 기술쪽은. 사람은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경우도 많은데 말이지.

하긴 그러니까 더 좋은것도 있지만 이라며 의미없는 헛웃음을 짓곤 볼만한 프로그램을 찾아 채널을 돌린다.

그러다 어느 한 채널에서 손이 멈춘다.

음악토크쇼이다.

가요는 나도 가끔 듣기도 하니까 나름 음악중심 케이블로 유명한 이 채널의 간판인 이 프로그램의 이름 정도는 들어 본적이 있다.

그건 그거고 내 눈길을 사로잡는건 다른 요소였다.

어라? 저기 저 은발머리 어디서 봤던것 같은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와 옆에 나란히 앉은 세 명의 여자 아이들.

나머지 두 명은 나도 처음보는 얼굴이지만 아이라고 부르기엔 성숙한 저 은발머리의 여성은 확실히 언젠가 본 기억이 있다.

기억이 날것도 같은데 라며 곰곰히 생각해보는데 포장마차의 입구가 열려 그쪽으로 눈이 간다.

들어 오는건 세 명의 여성진.

차례차례 금발의 소녀와 건강한 피부색의 소녀, 그리고 방금까지 내 생각의 주제가 되었던 은발머리의 여성이 들어온다.

그리고 떠올린다.

가게 첫 개점한 날의 기억을.

"아앗! 그 때의 폭식!"

"무, 무슨?!"

"아하핫! 타카네 폭식이라고 들어버린거야."

"으음, 자신도 타카네의 그 식사량을 생각하면 폭식이라고 밖엔 표현하지 못할지도."

어라? 나 무심코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고 말았다.

과연 여성의 입장에서 듣기좋은 말은 아니었는지 은발머리가 얼굴을 잔뜩 부풀리고 화가 났다는걸 어필한다.

사과해야겠는걸.

"죄송합니다. TV를 보다 어디서 봤던 얼굴이다 싶어 생각하던 차에 마침 실물이 들어와버려서 말이죠."

"그렇다한들 폭식은 너무하옵니다."

"대신이라고하긴 뭣하지만 지금 식사를 제가 대접하는걸로 괜찮을까요."

여길 들어왔다는건 뭔가 먹기위해 왔다는거겠지.

그러자 은발머리는 조금 기분이 풀린듯 표정을 한결 차분히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야 용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다음부턴 주의해주시길. 여성은 섬세하기 마련입니다."

"명심하지요. 우선 앉으세요. 메뉴표는 저쪽을 보시면 됩니다."

그러자 세 명은 사이좋게 나란히 착석한다.

"헤에, 오키나와소바도 있는거야?"

"아는 음식일까요? 평범한 소바와는 조금 다른데요."

"그럼! 자신, 오키나와 출신이라구?"

하며 검은 머리를 길게 뒤로 묶은 건강미 넘치는 소녀가 자신감 넘치게 가슴을 팡 친다.

이런 본고장 출신에게 괜히 뻐기고말았는걸.

"어쨌든 주문은 그걸로 하겠다구. 모처럼 고향음식이 먹고싶으니까."

"저기, 주먹밥은 없는거야?"

그렇게 첫 주문을 받는데 이번엔 옆에 앉은 금발 머리의 소녀가 말을 걸어온다.

"주먹밥 말입니까?"

"응. 미키는 우동이나 소바도 좋지만 주먹밥이 먹고 싶어. 오늘 하나도 먹지 못했고."

만들려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면 위주의 메뉴라지만 밥이 없는건 아니고 안의 재료도 만들면 되는거니까.

"뭐, 상관없습니다. 애초에 매일 메뉴가 바뀌는 포차인 주제에 딱히 메뉴가지고 딱딱하게 굴 필요도 없고."

"아핫! 잘된거야. 그럼 미키는 그걸로."

"다만 준비된 재료가 재료인지라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돼지고기 위주일텐데 상관 없으신지."

"괜찮은거야."

은발머리도 말투가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쪽도 만만치 않구만. 3인칭으로 자기를 지칭하는 것도 오랜만에 보고.

그래도 귀여우니 상관없나? 라고 대충 넘어간다.

그럭저럭 주문을 수월하게 받아가는데 아직까지도 은발머리 쪽은 감감무소식이다.

"저 주문은?"

"으음~ 라멘이 없는것이옵니까."

"오늘은 우동과 소바 위주의 메뉴편성이니까요. 라멘도 만들려면 못만들것없으니 그걸로 해드릴까요."

"부디!"

고개가 꺾일듯 세차게 끄덕이는 그녀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나오려는걸 간신히 참고 요리를 시작한다.

그러던중 내가 재료를 다듬는걸 가만히 보고있던 금발머리의 소녀가 말을 걸어왔다.

"그런데 아까 TV를 보다 봤던 얼굴이라고 한건 무슨이야기인거야?"

"아아~ 그거 말입니까. 말 그대로 잠깐 쉬는시간에 TV를 보는데 저쪽의 여성분이 나와서 말이죠. 전에 한번 왔던 손님이셨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나서 고민하다 마침 들어온탓에 조금 놀랐습니다."

"혹시 그 TV 프로그램이 이거인거야?"

라며 능숙하게 자기껏의 기기를 조작해 방금전까지 내가 보고있던 채널을 찾아 내쪽으로 향한다.

"네. 맞아요 그거."

그 화면에는 아까전까지 내가 보고있던 그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보니 여기 나오는 세명…….

"어라? 혹시 전부 여기 나왔던 분들이신건가요?"

"맞아. 얼마전에 자신들이 출현했던 프로그램이라구."

검은 머리의 소녀가 활기차게 끼어든다.

어쩐지 외모들이 범상치는 않다 싶더라니 연예인들이었구나.

대충 이해가 된다. 그래도 그리 유명한것 같진 않은데. 내가 딱히 연예계에 무지한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세명의 이름은 들어본적 없으니까

.

"그야 그 프로그램이 우리 유닛의 첫 데뷔 였으니까. 앞으로 더 엄청나질꺼라구."

"그럴것 같네요. 세 명 모두 굉장히 예쁘고."

빈말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 그대로를 말한다.

누가 보더라도 저 소녀들에겐 긍정적인 표현을 할 수 밖에 없겠지.

내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건지 세 명의 표졍이 밝아진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몇마디 더 나누던 사이 세 명분의 요리가 완성되었다.

"먼저 여기 오키나와 소바입니다."

"오옷, 제법 본격적인걸."

"그리고 주먹밥."

"잘먹겠습니다~ 인거야."

"마지막으로 라멘입니다. 츠유라멘이 돼지고기를 얹었습니다."

"그때 보다 더 훌륭한것 같사옵니다."

세 명이 차례차례 음식을 받아들고 식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동시에 굳는다.

얼레. 뭐가 잘못된걸까?

혹시 실수라도 한걸까 싶어 초조해질 무렵 기세좋은 반응이 세 명에게서 튀어나온다.


"""맛있어!"""


……누가 연예인 아니랄까봐 리액션 한번 엄청나네.

어디서 촬영하는것도아니고 평범하게 좋아해도 괜찮을텐데 라며 쓰게 웃다 결국 음식이 맛있다고 칭찬하는거니 솔직하게 기뻐하기로 한다.

"응응, 완전 고향에서 먹던 그 맛이라구! 설마 여기와서 이런 음식을 맛보게 될줄은."

"편의점에서 파는 주먹밥이랑은 차원이 다른거야!"

"역시 그 때의 그 라멘보다 훨씬 훌륭한 맛! 이건 역시 참을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저거가지고 만족할 모양은 아닌듯 싶다.

새로 주문이 들어오기도 전에 미리 다시 요리를 시작한다.

다 먹을 때쯤 완성한 세 명분의 요리를 다시 내놓자 역시나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너희들 연예인이라며. 다이어트 생각안하고 막 먹어도 되는거냐.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구!"

"그런거야!"

"지금 만큼은 폭식이라 불리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예이예이.

다시 광란의 식사가 시작되었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이제 슬슬 식사를 끝마친 세 명이 탁자에 널부러진다.

"윽. 자신 너무 생각안하고 먹었나."

"배터질것 같은거야……."

"흐음. 만족스런 식사였습니다."

정정, 두 명이다.

남은 한명인 은발머리는 그때와 같은 초연한 모습으로 섬세하게 냅킨으로 입가를 닦는다.

아니 이거 생물학적으로 잘못된거 아니야? 먹은게 못해도 kg단위인거 같은데 어떻게 저렇게 멀쩡한거야?

그동안 벌었던 매상을 전부 까먹어버릴 기세로 먹어치운 은발머리가 옆에 앉은 두 명의 소녀에게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괜찮으신지요. 아무래도 좀 쉬었다 가야할것 같습니다."

"응…움직일 수 있을 만큼은 소화를 시키고 가자구."

"아후…."

이런말 하긴 뭣하지만 미련하다 싶을정도로 먹어댔으니 당연한가.

어쨌든 이 두명에겐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납두고 슬슬 마지막 피크타임의 장사준비를 하는데 은발머리가 말을 걸어왔다.

"그나저나 메뉴가 매번 바뀐다고 하셨습니까?"

"예. 오늘은 우동과 소바고…내일은 아직 고민중이네요."

보통 하고 싶은것 플러스 당일 새벽시장에서 파는 재료의 상태를 보고 결정하니까.

"점주님은 요리 솜씨가 상당히 좋은것 같사옵니다. 그렇게 다양한 요리를 하시다니요."

"그냥 남들보다 좀 나은수준인거죠."

"그건 결단코 아닙니다. 단언컨데 제가 여지껏 맛보았던 라멘중 점주님의 라멘은 최고였습니다."

"분에 넘치는 칭찬 감사합니다."

"므으읏! 겸손도 지나치면 결례인것이옵니다."

어째서인지 화를 낸다.

뭐지? 내가 잘못한건가?

고개를 갸웃하다 마침 잘됬다 싶어 조리대 근처에서 펜을 찾아 꺼낸다.

그것을 보는 은발머리도 방금 전의 나처럼 의문을 표해온다.

"이것은?"

"연예인이라고 하셨죠. 사소한 부탁인데 저기 메뉴판에 사인이라도 해주시지 않겠어요. 언젠가 분명 유명해질테니까 지금 미리 사인을 받아두

면 나중에 좋을것 같아서요."

정말로 저들이 유명해진다면 가게 홍보면에서도 개인적인 만족감에 있어서도 남는 장사다.

그렇게 이유를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인 은발머리가 작게 웃으며 펜을 받아든다.

"그정도의 부탁이라면 얼마든지. 이쪽에 하면 되는것이옵니까?"

"네, 메뉴판 밖에 남는 자리에 해주시면 되요."

마침 메뉴판도 포장마차 한 쪽 벽을 거의 꽉 채울정도로 큰 물건이었으니 자리야 충분하다.

은발머리가 메뉴판의 한 쪽 구석에 그 외형이나 말투처럼 고풍스러운 글씨체로 유려하게 사인을 남긴다.


『귀점의 일익 번창을 기원하옵니다. - 시죠우 타카네』


"사아인은 처음이옵니다. 후후, 제 처음이라면 더 가치가 있는것일런지요."

"그렇겠지요."

그보다 그 발언 좀 위험한데. 어디가서 그런말 잘못하면 저 큰일납니다.

"자신도! 자신도 사인 할꺼라구!"

"미키도 하는거야!"

이제 얼추 소화가 됬는지 다시 목소리를 높히는 두명의 소녀가 다가와 은발머리……그러니까 사인에 남긴대로라면 시죠우 씨에게서 펜을 뺏어

든다.


『앞으로도 좋은 요리 부탁한다구! - 가나하 히비키』 『주먹밥 맛있었던거야! - 호시이 미키』


그러니까 검은 포니테일을 한 소녀의 이름은 가나하 히비키, 금발 머리는 호시이 미키구나.

"감사합니다. 시죠우 씨, 가나하 씨, 호시이 씨."

"헤헹, 자신들 이제 금방 유명해 질거니까 그때까지 저 사인 잘 맡아 두라구!"

"미키는 호시이란 성보단 이름인 미키가 좋은거야."

"그렇게 쉽게 이름 불러도 상관없습니까?"

"괜찮은거야. 점주 오빠도 나쁜사람 같지는 않고. 오히려 이렇게 맛있는 주먹밥을 만드는 사람은 좋은게 당연한거야."

허허, 주먹밥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건 어떨까 싶지만 서른 먹고 저만한 여자아이에게 오빠라고 듣다니 나도 아직 쓸만한걸까.

어쨌든 생기발랄 살갑게 구는 미키 덕분에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나저나 연예인이라곤 해도 그 나이대라면 아이돌인겁니까?"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고 아직 가수라기엔 어린 나이니까.

추측이 맞았는지 가나하에게서 긍정이 돌아온다.

"우리 세명이 함께 데뷔한 유닛이야. 이름은 페어리. 프로젝트 페어리."

페어리, 요정이라.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해. 히히."

그렇게 말하곤 다시 펜을 가져가 세명의 사인 아래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한다.

뭘까 싶어 어깨너머로 보자 한 문장이 덧붙혀져 있다.


『지금부터 힘내서 함께 톱이 되는거야! - 프로젝트 페어리』


이 가게에게 하는 말인지 스스로들 에게 하는말인지. 아니, 아마 둘 다 겠지.

가나하가 뒤에 선 두명을 보며 웃어보이자 그 두명도 빙긋 웃는다.

그들을 보고있자니 나도 같이 미소짓고 말았다.

이게 아빠미소라는건가.

이제 막 처음 알게 된 사이이지만 응원해주고 싶어졌다.

저 문구대로 톱이 되었으면 좋겠네.

"윽, 자신 갑자기 배가 아파오는걸."

"으응~ 미키도 아직 속이 불편한거야."

…톱이 되기 전에 소화제나 사다 먹도록.



그냥 일기

프로젝트 페어리라는 유닛의 아이돌들이 가게에 찾아왔다. 나도 그렇고 아직 알아봐주는 사람은 없지만 분명 크게될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에도 시죠우 씨의 식사는 그 끝을 보지 못했다. 언젠가 반드시 그녀의 입에서 배부르단 소리가 나오는걸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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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페어리 데뷔입니다.

타카네가 제일 첫 포장마차를 찾은 아이돌이었고 그와 가장 관련된 아이돌들이라면 역시 이 유닛이라고 생각해 등장시켰습니다.

참 그리고 본문에서 기술의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시대적 배경은 현재와 동일시 하겠습니다. 그 편이 편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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