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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차원아이돌 치하야 - 8 -

댓글: 2 / 조회: 1781 / 추천: 0



본문 - 11-03, 2014 15:02에 작성됨.

창작댓글판에 있던 게시물을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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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말도 안 돼!

프로듀서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가 놀라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P : (나처럼 잘생긴 사람이 둘이라니! 반할 것 같잖아!)

프로듀서는 나르시스트였던 것이다.

키사라기 치하야 : 얌전히 죽는 게 좋을 거야.

한편,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노네데스의 느끼한 프로포즈를 보고 마지막 한 가닥 남은 이성을 잃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하압!!

키사라기 치하야는 일격필살의 기세로 칼을 휘둘렀다. 아노네데스가 잽싸게 피한 결과,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노네데스를 베지는 못 했다. 그래도 키사라기 치하야가 들고 있던 칼은 분홍색 수트의 왼쪽 어깨 부분부터 오른쪽 옆구리까지 이어지는 큰 단면을 만들었다.

아노네데스 : 후후후후후후. 걸려들었네.

아노네데스는 간사하게 웃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치하야?

아노네데스가 웃고 있을 때,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아마미 하루카와 타카츠키 야요이, 그리고 호시이 미키였다. 아마미 하루카와 호시이 미키는 타카츠키 야요이에게 어깨동무하여 부축하고 있는 상태였다.

키사라기 치하야 : 미키? 아즈사 씨는?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미키는 미래에서 온 미키인 거야. 세 사람이 걱정되서 따라 나온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 : 하루카! 어서 프로듀서의 침대를 끌고 나가!

키사라기 치하야는 뒤를 돌아봐 아마미 하루카를 확인하고는 다시 아노네데스를 바라보았다. 아노네데스는 어디서 꺼냈는지 오른손에 붉은 보석 하나를 들고 있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잠깐! 저 보석은 뭐인거야? 왠지 안 좋은 예감이...

키사라기 치하야 : 하압!!

키사라기 치하야는 기합을 지르고는 다시 돌진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치하야 씨!! 지금 그 사람을 공격하면 안 되는 거야!!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가 경고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키사라기 치하야가 칼을 높이 들어 내리 베려는 찰나, 아노네데스는 보석을 높이 들었다. 보석에서 붉은 빛이 나오더니 병실 전체를 비추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큿!!

보석에서 나오는 빛을 쬔 키사라기 치하야는 극심한 두통을 겪었다. 칼을 놓고 주저앉아버린 키사라기 치하야를 본 아노네데스의 얼굴에는 승자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아노네데스 : 안티 크리스탈이라는 게 이렇게 유용할 줄은 몰랐는걸?

키사라기 치하야 : 크읏!

두통때문에 머리를 부여잡던 키사라기 치하야는 자기 힘이 붉은 보석 안으로 빨려들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키사라기 치하야는 변신을 풀어버렸다.

아노네데스 : 잠깐, 너는 누구야?

변신을 푼 키사라기 치하야를 본 아노네데스는 뒷걸음질쳤다.

아노네데스 : 이건 말도 안 돼.

아노네데스는 키사라기 치하야를 보고는 착란 상태에 빠졌다. 그의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그의 안경은 위아래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노네데스 : 으아아아! 나의 느와르는 저렇게 슬림하지 않아!!

키사라기 치하야 : ......크읏!!

아노네데스는 오른손에 들고 있던 안티 크리스탈을 놓쳤다. 놓친 안티 크리스탈은 바닥에 떨어졌지만, 깨지지는 않았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하루카! 이 때인 거야! 어서 프로듀서를 데리고 가는 거야!

아마미 하루카 : 응? 아. 응! 그래야지!

침대를 끌려던 아마미 하루카는 급변하는 상황때문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의 질책을 받고서야, 아마미 하루카는 해야할 일을 상기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가 총을 빼들어 아노네데스를 겨냥하고 있을 때, 아마미 하루카는 타카츠키 야요이를 프로듀서의 침대에 태웠다.

P : 미키? 어째서 총을 갖고 있니?

프로듀서는 소총을 든 호시이 미키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타카츠키 야요이 : 하루카 씨. 차라리 제가 남아있었으면 더 좋았을지도.

타카츠키 야요이는 프로듀서의 침대에 올라탄 채 아마미 하루카에게 미안해하고 있었다. 자신이 병실에 얌전히 있었으면 아마미 하루카가 두 명을 실은 침대를 옮길 필요가 없었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아마미 하루카는 타카츠키 야요이를 탓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기가 섣부른 판단을 한 탓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미 하루카는 타카츠키 야요이가 납치될 것이란 말을 듣고 타카츠키 야요이를 부축했지만, 정작 목적지인 프로듀서의 병실에 납치범같은 사람이 있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의 말이 실현될 뻔했다.

아마미 하루카 : 누가 바퀴를 잘라버린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 : (미안.)

그 때, 아마미 하루카는 침대를 옮기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병실 침대에는 바퀴가 달려 있으므로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침대는 아까 키사라기 치하야가 다리 한 쪽을 베어버린 탓에 들어올려야 밀 수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흐아아압!!

아마미 하루카의 고생은 헛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듀서와 타카츠키 야요이가 타고 있던 침대는 병실 밖으로 나왔다.

침대를 뒤에서 밀고 있던 아마미 하루카가 병실을 나선 순간, 아마미 하루카는 등 뒤에서 들리는 총성 한 발을 들을 수 있었다. 뒤돌아본 아마미 하루카는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가 들고있는 소총의 총부리에서 연기가 새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하아...이제야 좀 살 것 같아.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가 쏜 것은 바닥에 떨어진 안티 크리스탈이었다. 안티 크리스탈이 산산조각난 덕분에 키사라기 치하야는 힘을 회복할 수 있었다.

아노네데스 : 핫! 잠깐 정신줄을 놓은 사이에!

총성을 들은 아노네데스는 정신을 차렸다. 그가 부서진 안티 크리스탈로부터 시선을 돌렸을 때, 그는 빛줄기 하나를 볼 수 있었다.

(출처 : http://www.compileheart.com/noire/)

빛줄기가 있던 곳에는 여신이 된 키사라기 치하야가 아노네데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여신화한 키사라기 치하야의 청록색 눈동자는 눈앞의 상대를 꿰뚫을 것이라 예고하고 있었다.

아노네데스 : 쳇. 아쉽게 되었네~

아노네데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빠르게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키사라기 치하야가 창 밖을 처다보았지만, 아노네데스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미 하루카 : 하아...

사태가 끝났음을 안 아마미 하루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저기...죄송해요. 프로듀서.

키사라기 치하야는 프로듀서 앞에 무릎꿇고 사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붕대가 깨끗하다는 이유로 키사라기 치하야는 프로듀서를 의심하고 위협했기 때문이었다.

키사라기 치하야가 사과하는 동안, 아마미 하루카는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의 핸드폰은 진동으로 오토나시 코토리가 전화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네. 오토나시 씨. 네? 네. 사고가 나서요.

아마미 하루카는 오토나시 코토리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네. 잠깐만요. 프로듀서 씨! 전화 왔는데요.

프로듀서는 아마미 하루카에게 휴대폰을 받아 오토나시 코토리와 대화하고 있었다. 그 순간에도 키사라기 치하야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릎 꿇고 있었다.

P : 일어나렴. 치하야.

전화를 아마미 하루카에게 돌려준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했다. 타카츠키 야요이는 키사라기 치하야가 프로듀서의 말을 듣고 살짝 고개를 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타카츠키 야요이 : (우으...치하야 씨. 눈이 아까보다 탁해진 것 같을지도.)

타카츠키 야요이가 걱정하는 동안에 프로듀서는 침대에 앉은 채, 일어선 키사라기 치하야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P : 어쩌다가 그런 힘을 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프로듀서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키사라기 치하야의 시선을 살짝 피하고 있었다. 청록색으로 빛나는 키사라기 치하야의 눈은 고양이과 맹수의 눈과도 닮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로듀서의 태도는 사자 앞에 선 사슴이 보이는 태도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P : 힘에는 책임이 뒤따름을 알아줬으면 해.

프로듀서는 마지막 힘을 짜내듯이 이 말을 입 밖으로 내었다. 이내 프로듀서는 한숨 쉬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아마미 하루카 : 미키? 궁금한 게 있어.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뭐 인거야?

한편, 아마미 하루카는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마미 하루카 : 미키는 미래로 돌아갈 거야?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아닌 거야. 미키는 여기에 계속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는 호시이 미키의 표정은 살짝 어두워졌다.

아마미 하루카 : 왜 그러니?

호시이 미키를 본 아마미 하루카는 뭔가 떠오른 듯 다시 질문했다.

아마미 하루카 : 잠깐! 혹시, 현재에 사는 미키와 만나면 너는 어떻게 돼?

호시이 미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미 하루카 : 미키! 어째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의 어깨를 아마미 하루카는 힘껏 흔들었다.
하지만 호시이 미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프로듀서는 두 명의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는지 고개를 푹 떨구었다.

타카츠키 야요이 : 미키 씨...

타카츠키 야요이는 아예 고개를 푹 숙이고 팔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타카츠키 야요이의 어깨는 살짝 들썩이고 있었다. 한편 바닥에 무릎꿇고 앉은 키사라기 치하야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어쩔 수 없네. 솔직히 말하자면, 미키 둘이 만나면, 시간 여행을 한 쪽이 흡수되는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 : 어떻게 그런 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는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는 소리를 빽 질렀다.

키사라기 치하야의 고함은 메아리가 복도를 울렸다. 아까 있었던 소동 때문에 5층은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미 하루카 : 미키. 너희 둘을 절대로 만나게 하지 않아.

아마미 하루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들어온 사람은 미우라 아즈사였다.

미우라 아즈사 : 늦어서 죄송해요. 어머~병실이 엉망이네.

아마미 하루카 : 잠깐! 아즈사 씨! 미키도 지금 여기 와 있나요?

미우라 아즈사 : 응. 왜 그러니? 하루카?

바로 그 때, 복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재의 호시이 미키 : 그런 거야!

호시이 미키는 문지방을 넘었다. 호시이 미키를 확인한 아마미 하루카는 그대로 들어오려는 호시이 미키에게 달려갔다.

현재의 호시이 미키 : 하루카??

아마미 하루카 :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르겠지만 들어오게 두지 않아!

아마미 하루카는 입구를 막고 호시이 미키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그 때, 아마미 하루카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은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이제 된 거야.

아마미 하루카 : 미키?? 너?

아마미 하루카는 고개를 살짝 돌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를 보았다. 미소짓는 호시이 미키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있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미키는 말이지? 과거로 왔을 때 과거의 미키를 만나면 흡수되는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 : 말도 안 돼...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는 반짝 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 : 그럼 안녕인거아.

침대에 앉아있던 타카츠키 야요이는 울고 있었다.
프로듀서는 침대에 누운 채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버렸다.

미우라 아즈사 : 어머나...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가 있던 곳에는 빛무리밖에 남지 않았다. 그 빛무리는 호시이 미키에게 달라붙었다.

아마미 하루카 : 읏!

눈이 부셨는지 아마미 하루카는 눈물 흐르는 눈을 오른쪽 팔뚝으로 가렸다.

호시이 미키 : 아...

빛을 받아들인 호시이 미키는 아까와는 조금 달라졌다. 염색이 빠져버린 것이다.

아마미 하루카 : 미키...미키...

빛이 사그라들어버린 뒤 아마미 하루카는 주저앉아 땅에 손을 짚고 흐느끼고 있었다. 그런 아마미 하루카를 위로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호시이 미키였다.

호시이 미키 : 하루카...하루카가 본 미키는 죽지 않은 거야. 미키는 말이지? 미키에게 돌아온 것 뿐인 거야.

아마미 하루카는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호시이 미키는 안쓰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계속 아마미 하루카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미우라 아즈사 : 그나저나 치하야?

병실 분위기가 침울해진 가운데, 우두커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고만 있던 미우라 아즈사는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말을 걸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무슨 일이세요? 아즈사 씨?

미우라 아즈사는 분위기 상 꺼낼 수 없었던 질문을 꺼냈다.

미우라 아즈사 : 지금처럼 계속 변신 상태로 있어도 괜찮겠니?

키사라기 치하야 : 슬슬 힘도 빠지는 것 같고, 원래대로 돌아와야겠어요.

키사라기 치하야는 그렇게 답하고는 변신을 해제하려 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어?? 어째서 안 되지?

(출처 : http://www.compileheart.com/noire/)

그렇지만 키사라기 치하야의 옷은 여전히 검은 레오타드였다.
머리 또한 찰랑찰랑한 흑발로 돌아오지 않고 백발인 상태에서 변하지 않았다.
키사라기 치하야의 동공은 여전히 청록빛으로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인간으로 되돌아가지 않아.

키사라기 치하야는 거듭하여 변신을 해제하려 했다. 하지만 키사라기 치하야의 눈동자는 여전히 형광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타카츠키 야요이 : 우으...치하야 씨, 괜찮으신가요?

미우라 아즈사 : 곤란하게 되었네. 그 차림으로 병원 복도를 나돌아다니면 여러모로 주목받을텐데.

미우라 아즈사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키사라기 치하야를 보았다. 고민하던 키사라기 치하야는 결국 결정을 내렸다.

키사라기 치하야 : 저, 날아서 갈게요.

그와 동시에 키사라기 치하야의 등 뒤에 날개모양 기계장치 6개가 형성되었다. 프로세서 유닛을 전개한 키사라기 치하야는 주저앉아 울고 있던 아마미 하루카에게 다가갔다.

키사라기 치하야 : 하루카? 내 손을 잡아.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마미 하루카 앞에 서서 손을 내밀었다. 아마미 하루카가 오른손을 잡아주자,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마미 하루카가 일어날 수 있도록 끌어올려주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아즈사 씨. 아무래도 이런 꼴로는 차에 탈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마미 하루카 : 응? 치하야?

어리둥절해 하는 아마미 하루카를 무시한 채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마미 하루카를 꼭 껴안았다.

키사라기 치하야 : 미키를 차까지 데려다주세요.

미우라 아즈사 : 어머! 치하야 너 설마?

미우라 아즈사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마미 하루카를 안고 창문으로 달음박질했다. 단숨에 창문턱으로 뛰어오른 키사라기 치하야는 누가 말릴 새도 없이 뛰어내렸다.

아마미 하루카 : 에? 으엑! 꺄아아아아!!

아마미 하루카는 창 밖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상황을 파악했다. 키사라기 치하야가 너무나도 신속하게 움직인 탓이었다.

미우라 아즈사 : 어머~어머~

호시이 미키 :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변신한 치하야 씨는 우리가 알던 치하야 씨와 완전 딴 판인거야.

P : 그러게. 내가 알던 치하야는 저런 무모한 애가 아냐.

타카츠키 야요이 : 뛰어내렸는데 괜찮을까나요??

한편, 병실에 남아있던 사람들 중 놀라고 있는 사람은 여신으로 변신한 키사라기 치하야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을 못 본 타카츠키 야요이 뿐이었다.

아마미 하루카의 외마디 비명이 들리지 않을 때 쯤, 병산에 있던 네 사람은 아마미 하루카의 몸을 껴안고 있는 키사라기 치하야가 창 밖 상공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또한 키사라기 치하야를 껴안듯이 매달려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는 두 다리로 발버둥치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으와아아아앗! 발이! 발이!! 발이!!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매달려 있던 아마미 하루카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

키사라기 치하야 : 으왓! 하루카! 그렇게 바둥거리면 흔들리잖아!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마미 하루카에게 주의를 줬지만, 겁에 질린 아마미 하루카에게는 소용 없었다.
키사라기 치하야가 창문턱에 앉히고 나서야 아마미 하루카는 진정했다.

타카츠키 야요이 : 우와~~!

한편 병실 침대에 앉아 있던 타카츠키 야요이는 두 눈을 크게 뜨고 키사라기 치하야를 보고 있었다. 타카츠키 야요이의 청록색 눈동자 속이 키사라기 치하야에 대한 경외감으로 가득 차 있음을 옆에 있던 프로듀서는 느낄 수 있었다.

타카츠키 야요이 : 치하야 씨! 날 수 있었나요??

다리를 다쳐서 아픈 몸임에도 불구하고, 타카츠키 야요이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옆에 있던 프로듀서는 타카츠키 야요이가 키사라기 치하야의 비행을 처음 봐서 신기해하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아마미 하루카 : 히끅! 흐윽. 흑.

키사라기 치하야 : 하루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한편, 호시이 미키와 미우라 아즈사는 키사라기 치하야와 아마미 하루카를 보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는 창문턱에 앉아 울고 있던 아마미 하루카를 진정시키느라 여념이 없었다. 미래에서 온 호시이 미키에 대해 슬퍼하던 아마미 하루카는 어디에도 없었다. 맨몸으로 하늘을 날았을 때 느낀 공포가 슬픔을 찍어눌러버렸기 때문이었다.

호시이 미키는 한숨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미우라 아즈사 : 미키? 보고만 있을 거니?

호시이 미키는 어깨를 으쓱하며 별 수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호시이 미키 : 아즈사 씨, 저렇게 날아다니는 치하야 씨를 막을 방법같은 건 미키에게도 없는 거야.

미우라 아즈사 : 그렇구나~

한편,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마미 하루카를 다시 한 번 껴안았다.

아마미 하루카 : 응? 치하야? 치하야!! 으아~~~~!!

키사라기 치하야 : 오래 비행하지는 않을테니까 조금만 참아!

아마미 하루카를 껴안은 키사라기 치하야는 그대로 날아올라 병원을 벗어났다.

아마미 하루카 : 꺄아아아아아!!

아마미 하루카는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안긴 채, 쉴 새 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키사라기 치하야 : (으윽! 조용히 하라고 하고 싶어! 하지만 내가 억지로 끌고 온 거잖아?)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마미 하루카에게 화내는 대신 한숨 쉬었다. 하늘에서 본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제멋대로 움직였던 탓에 심각한 교통 체증이 일어났다. 여기 저기서 들리는 경적 소리는 지상의 아비규환을 하늘에 있는 여신에게 호소하는 듯 했다.

아마미 하루카 : 하아...콜록! 콜록! 콜록!

765 프로덕션이 있는 빌딩이 멀리서나마 보일 때 쯤, 아마미 하루카는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젖먹던 힘까지 써가며 비명을 지른 탓에 목이 쉴 대로 쉰 것이다. 대신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매달려 있는 것이 무서웠는지, 아마미 하루카는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일단 여기에 착륙할게.

키사라기 치하야는 옥상에 발을 내딛었다. 아마미 하루카의 다리는 후들후들 떨면서 겨우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위험해. 내가 부축해줄게.

키사라기 치하야는 벌벌 떨고 있는 아마미 하루카와 어깨동무를 해주었다. 아마미 하루카는 고맙다는 말을 하려했는지 입을 뻥끗거렸지만, 너무나도 쉰 소리밖에 안 나왔기 때문에 키사라기 치하야는 주의깊게 듣고 나서야 그 쉰 소리가 감사의 표시임을 알 수 있었다.

옥상 문을 열고, 765 프로덕션 사무실 문을 연 키사라기 치하야는 전골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윽!!

키사라기 치하야는 코를 잡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미 하루카 : 아...

키사라기 치하야 : 하루카! 괜찮아?

아마미 하루카의 경우는 냄새를 맡자마자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아버렸다.

키쿠치 마코토 : 어? 너는 누구야!

사무실 안에는 키쿠치 마코토와 후타미 마미가 있었다. 전골 냄비 뚜껑을 살짝 열고 있던 키쿠치 마코토는 키사라기 치하야를 보고 그렇게 소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키쿠치 마코토 눈에 비친 키사라기 치하야는 백발 트윈테일에 이상한 옷을 입고 동공은 형광색으로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낯선 사람이 들어와도 의심을 할 만한데, 현재 키사라기 치하야의 모습은 인간이 맞기는 한지 의심할 수도 있을 법한 모습이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푸흐흡...

키쿠치 마코토의 말을 들은 키사라기 치하야는 코맹맹이 소리 때문에 웃으려 했다.

키쿠치 마코토 : 왜 갑자기 웃는 거야~??

키쿠치 마코토는 코맹맹이 소리로 소리쳤다. 후타미 마미는 전골 냄새를 맡지 않기 위해 코를 휴지로 막아놨다. 키쿠치 마코토도 손으로 코를 막고 있였다. 키사라기 치하야는 두 사람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겨우겨우 웃음을 참아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하아. 하아.

웃음을 겨우겨우 참은 키사라기 치하야가 진정할 때, 후타미 마미는 코맹맹이 소리로 대답했다.

후타미 마미 : 놀랍게도~~치-짱이라GU~!

키쿠치 마코토의 물음에 답해준 사람은 후타미 마미였다. 이제 키사라기 치하야는 웃음을 참기 힘들었는지 얼굴을 돌리고 큭큭대고 있었다.

키쿠치 마코토 : 마미~? 장난은 좋지 않아~ 치하야는 백발도 아니고~ 눈도 빛나지 않아~ 그리고 또~

키쿠치 마코토는 그렇게 말하며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시선을 돌렸다. 키쿠치 마코토의 시선은 키사라기 치하야의 배 윗 쪽, 어깨 아래 쪽을 향하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큿!

그 말을 들은 키사라기 치하야는 정색하고 키쿠치 마코토에게 다가가려 했다. 그 때, 다리를 잡아 제지한 사람은 아마미 하루카였다.

아마미 하루카 : 마코토.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말이지.

아마미 하루카도 전골 냄새가 참기 힘들었는 지, 왼손으로 코를 잡고 설명을 시작했다.

키쿠치 마코토 : 흠~ 그렇구나~

키쿠치 마코토는 그렇게 말하고는 있었지만,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

키쿠치 마코토 : 치하야가 저렇게 변신할 줄이야~

키쿠치 마코토는 차분한 코맹맹이 소리로 혼잣말했다. 아마미 하루카와 키사라기 치하야는 키쿠치 마코토의 발언을 듣고 키쿠치 마코토가 아마미 하루카의 설명을 믿어주었다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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