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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 마코토 "생일 축하해요,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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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9, 2012 00:56에 작성됨.

   통통, 도마를 두드리는 소리가 작은 원룸에 들려온다. 따스한 햇살에 젖어 잠든 프로듀서는 침대 위에서 얌전히 잠들어있다. 이불도 누가 직접 덮어준 것처럼 푹 덮고 있고.
   보글보글, 국을 끓이는 소리와 그로 인해 빚어진 온기가 가을 아침의 서늘한 방을 데운다. 프로듀서는 정말 기분 좋게 잠들어있다.
   부엌에서 만드는 요리가 점점 완성될수록 맛있는 냄새가 풍겨온다. 향기에 곤히 잠든 프로듀서의 코가 움찔 움직이더니, 이윽고 프로듀서는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뜬 프로듀서의 앞에 비춰진 장면은, 자신의 집 부엌에서 여자아이가 요리를 하는 모습이었다. 새하얀 앞치마를 착실히 착용한 검은 머리칼의 여자아이. 앞치마 아래로 늘씬한 청바지와 쌀쌀한 탓인지 좀 두꺼운 회색 후드티를 입은 게 보였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는 중인지 여자아이는 소매를 걷어붙인 채 요리에 집중했다. 지글지글, 무언가 구워지는 프라이팬을 여자아이의 회색이 살짝 섞인 눈동자가 바라본다.
   프로듀서는 그 광경에 스르륵 몸을 일으키더니, 이윽고 여자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프로듀서, 일어났어요?”
   그러자 뒤집개를 든 여자아이, 키쿠치 마코토가 프로듀서 쪽을 돌아봤다. 부드러운 미소를 띠면서.
   비현실적인 광경에 프로듀서는 아직 잠이 덜 깼나 싶어, 고개를 흔들곤 마코토에게 물었다.
   “에, 제가 왜 여기 있냐고요? 프로듀서도 참, 그거야 당연히 프로듀서의 아침을 만들기 위해서죠!”
   듬직히, 당당히 마코토는 대답한다. 프로듀서는 더 혼란에 빠져 다시 한 번 묻는다.
   “에이, 그거야 오늘이 프로듀서의 생일이니까죠! 프로듀서라면 분명 아무한테도 생일 축하 받지 못하고 쓸쓸히 차가운 밥 먹을 거 같아서, 이렇게 직접 왔다구요! 헤헹, 어때요? 고마워서 눈물 나죠?”
   그러고 보니 오늘은 생일이었구나, 라고 되뇌며 프로듀서는 마코토가 자신에 집에 있는 걸 납득하려 했으나, 당연히 그러지 못했다.
   뭣보다 분명 어젯밤엔 문을 잠그고 왔는데, 마코토는 어떻게 자신의 집에 들어온 건지.
   “헤헹, 프로듀서의 집 열쇠쯤이야 진작 구해놨다구요!”
   마코토는 전리품을 자랑하듯 주머니서 열쇠 하나를 꺼내 흔들었다. 프로듀서는 한숨을 내쉬곤, 분명 사무소 사람 중 누군가 행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자자 어서 정신 차리고 아침 먹어요! 프로듀서를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장까지 쫙 준비한 다음, 제가 직접 요리했다구요! 아, 이렇게 말하니까 왠지 남편에게 아침밥을 준비하는 아내 같네요. 헤헤~.”
   마코토는 부끄러운지 손에 쥔 뒤집개를 휙휙 흔들며 기뻐했다. 정작 프로듀서는 프라이팬에서 굽는 요리가 제대로 되는지가 걱정되었다.
   마코토의 반 압력에, 프로듀서는 세안을 하기 위해 털벅털벅 화장실로 걸어갔다.
   찬물로 세안을 끝내고 밖에 나와 보니 방 한 가운데에 어느새 식탁용 작은 테이블이 놓여있고, 마코토가 만든 음식으로 추정되는 요리들이 늘어져있었다.
   된장국, 반찬, 밥, 그리고 계란후라이. 정말 아침용으로 간단한 식단이었다. 프로듀서는 이미 자리 잡아 프로듀서를 기다리는 마코토의 맞은편에 엉거주춤 앉았다.
   호화로운 요리는 아니었지만 만든 사람의 정성이 잔뜩 깃들어 보이는 음식들이었다. 냄새도 좋았고. 프로듀서는 젓가락을 집었다.
   “자, 프로듀서 어서 먹어봐요!”
   바로 앞에 앉아 프로듀서가 먹기를 기다리는 마코토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부담스러운 마코토의 눈빛을 받아가며 프로듀서는 먼저 반찬 하나를 집어먹었다.
   채소는 간도 잘 배어있었고 볶은 것치곤 식감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프로듀서는 우물우물 먹은 뒤, 바로 맛있다고 대답해줬다.
   그러자 마코토의 얼굴이 정말 눈부시게 빛났다.
   “그럼 이 계란후라이도 먹어봐요! 제 자신작이에요!”
   마코토의 말에 프로듀서는 계란후라이를 봤다. 약간 탄 곳이 보이고 노른자랑 흰자가 완전히 뒤섞여 솔직히 보기엔 좀 안 좋은 계란후라이. 그래도 프로듀서는 계란후라이를 젓가락으로 잘라 먹었다.
   “어때요?”
   반짝반짝, 별이라도 깃든 것처럼 빛나는 마코토의 눈동자에 프로듀서는 웃으며 맛있다고 대답해줬다. 솔직한 심정으론, 그냥 그런 계란후라이였지만.
   “헤헹, 프로듀서가 잘 먹으니 노력한 보람이 있네요! 요리 직접 해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마코토는 정말 기뻐보였다. 마코토가 직접 만든 요리. 감탄을 외칠만한 만큼 객관적으로 맛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입 한입 마코토의 정성이 느껴져서 프로듀서는 즐겁게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잘먹었다며 프로듀서가 인사하자, 마코토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프로듀서가 식기를 정리하려 하자,
   “아, 제가 설거지도 할게요! 프로듀서는 생일이니까 마음껏 쉬고 있으라구요.”
   밥까지 대접받았는데, 설거지까지 시키는 건 미안해 프로듀서는 설거지는 직접 하겠다고 말했다. 마코토는 고개를 흔들었다.
   “제가 하고 싶다구요!”
   나름의 고집이 섞인 마코토를 보며, 프로듀서는 그럼 같이 하는 거 어떠냐고 물었다.
   “아, 같이 설거지요? 그래도 프로듀서 쉬게 해주고 싶은데……음, 음…….”
   한동안 고민하던 마코토는, 결국 프로듀서와 나란히 싱크대에 서서 설거지하게 되었다.
   찰그락, 찰그락. 물소리와 함께 그릇을 씻는 소리가 들린다. 수세미를 든 마코토가 그릇에 세제를 묻히면, 프로듀서는 그걸 받아 물로 씻어내 찬장에 올려놨다.
   “헤헤, 이렇게 나란히 설거지하니 진짜 부부 같네요.”
   그릇을 하나 건네며 마코토가 쑥스러운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 그런 마코토에 프로듀서도 덩달아 쑥스러워서 대답대신 그릇을 받아 쓱 물로 씻어냈다.
   “이게 마지막 그릇이에요. 프로듀서.”
   마코토로부터 그릇을 받는 프로듀서의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설거지하다 튀었는지 마코토의 볼에 세제 거품이 조금 묻어있었다. 프로듀서는 오른손의 물기를 옷에 슥 닦아내고, 마코토의 얼굴에 손을 가져갔다.
   “엑, 프, 프로듀서?”
   마코토는 갑자기 자신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어오는 프로듀서의 행동에 딱 몸이 굳어버렸다. 프로듀서는 그러거나 말거나 담담히 마코토의 볼을 닦아줬다. 거품이 묻어있었다며, 말을 덧붙이며.
   “으, 그런 거라면 미리 말해줘요. 괜히 부끄럽게.”
   콧잔등을 붉히며 마코토는 슥슥 프로듀서의 손이 닿은 볼을 손으로 매만졌다.
   그런 마코토가 귀여워 프로듀서는 피식 웃었다.
   설거지를 마치고, 둘은 방으로 돌아와 나란히 옆에 앉았다. TV를 키니 예전에 했던 음악방송의 재방송이 흘러나왔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마코토는 머리를 프로듀서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기댔다. 프로듀서도 그런 마코토에게 편히 어깨를 내줬다.
   사이좋게 옆에 붙어 앉아 TV를 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다정한 연인의 모습이었고, 두 사람은 TV를 보며 편히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때 TV에선 어떤 여성 아이돌의 노래가 나왔다. 사랑하는 상대를 향한 가사는 여성스럽고 귀여웠다.
   “~♪”
   마코토는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TV에서 나오는 여성 아이돌처럼 귀엽고, 여성스러운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노래에선 마코토 특유의 매력이 잔뜩 느껴졌다.
   “항상 그대를 사랑할게요, 쭉 그대의 곁에서~”
   흥얼거리는 마코토의 목소리를 들으며 프로듀서는 팔을 뻗어 마코토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마코토도 더욱 프로듀서에게 몸을 기댔다.
   두 사람만의 따뜻한 분위기가 천천히 흘러간다.
   같이 TV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쪽이 간질거리며 편안한 분위기. 창에서 들어오는 오전의 가을 햇살이 분위기를 더욱 포근하게 만들었다. 가을의 찬 기운은 서로의 체온으로 온데 간데 사라지며 녹아내렸다.
   그렇게 한참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TV에서 슬슬 볼거리가 사라질 무렵에, 마코토가 프로듀서로부터 슬쩍 몸을 빼 일어났다.
   “프로듀서, 밖에 나가서 뭐라도 먹지 않을래요?”
   밖에, 하는 프로듀서의 대답에 마코토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집에 있는 것도 좋지만 모처럼 생일이니 어디 근사한 데서 밥 먹어봐요! 제가 사드릴게요!”
   에헴, 하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마코토를 보며 프로듀서는 풉 웃음을 터트리며 밥 정도는 사줄게, 라고 말했다.
   “칫, 정말 사드릴 생각인데. 암튼 어서 일어나 밖에 나가요! 프로듀서!”
   프로듀서는 힘찬 마코토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쭉 편히 있어선지 몸이 노곤노곤해 프로듀서는 가볍게 몸을 움직이면서, 마코토에게 물었다.
   “밖에서 뭐하냐고요? 그거야 일단 밥 먹어도 되고, 아님 먼저 거리를 걸어 봐도 되고 선택지는 많아요, 프로듀서.”
   즉 일단 나가서 결정하자는 뜻이었다. 마코토의 제안에 프로듀서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툭 한 ‘단어’를 꺼냈다.
   그러자 마코토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데, 데, 데이트요!? 무, 물론 프로듀서랑 저는 애인 사이니까, 같이 나가는 건 전부 데이트겠지만요. 으으, 암튼 어서 나가자구요!”
   데이트란 단어에 묘하게 부끄러워하는 마코토는 정말로 여자아이다워서, 프로듀서는 짓궂은 웃음을 지었다.
   겉옷을 걸치고 나가려는 프로듀서에게 마코토가 문득 떠오른 듯 말을 걸었다.
   “아, 맞다. 프로듀서 먼저 나가계실래요? 나가기 전에 준비할게 있어서.”
   준비할 거? 라고 프로듀서가 되묻자,
   “여자아이는 나갈 때 항상 시간이 걸리는 법이에요. 자, 어서 나가요.”
   어서 나가라며 마코토는 프로듀서의 등을 가볍게 밀었다. 그에 떠밀려 프로듀서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알았다며 먼저 집밖으로 나갔다.
   밖은 이제 해가 제일 높이 뜨는 정오쯤이어선지, 그리 춥진 않았다. 가을하늘은 구름 한 점 없어 시원하고 탁 트여보였다.
   겉옷의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며, 프로듀서는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라고 생각했다. 마코토와 단둘이 밖을 거닐기 참 좋은 날씨라고도 평가하면서.
   그렇게 프로듀서가 한참을 빈 거리를 구경하며 시간을 때우자, 닫혀있던 프로듀서의 집 문이 열렸다.
   프로듀서는 문소리에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 앞에는.
   “에헤헤, 프로듀서.”
   수줍게 웃는 마코토. 마코토가 은은히 붉어진 볼을 긁적이며 발을 꼬자, 검은 니삭스로 감싸진 날씬한 다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입던 청바지는 사라지고, 마코토는 무릎보다 위에쯤까지 오는 체크 치마를 입고 있었다. 회색과 연한 빨강, 흰색이 섞인 체크 치마 아래론 청바지에 의해 감춰졌던 새하얀 허벅지가 쭉 뻗어있다. 거기에 무릎근처부터 아래를 덮는 검정 니삭스. 마코토는 운동으로 단련된 건강미와 아름다움이 한껏 자랑했다.
   상의는 전에 입던 후드티 그대로였다. 하지만 하의를 바꿔 입은 것만으로도 마코토의 이미지가 급변해서, 프로듀서는 깜짝 놀라 꿀꺽 침을 삼켰다.
   거기에 마코토는 머리에 작은 연분홍색 꽃장식이 앙증맞게 달린 머리띠까지 한 상태였다. 그야말로 화룡정점. 지금의 마코토는 특유의 보이쉬한 매력과 여성스러운 장식과 복장이 섞여 그 나이 또래의, ‘여성 아이돌’ 다운 매력을 마음껏 보여줬다.
   “어때요? 어울려요?”
   마코토는 수줍게 말하며, 옷차림을 프로듀서에게 자랑한다. 마코토의 변신을 멍하니 바라보던 프로듀서는,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프로듀서는 입을 열었다.
   “엑, 변장한 거야? 라뇨!”
   프로듀서의 말에 마코토는 발끈했다.
   “으으, 제대로 봐달라구요! 이건 변장이 아니라, 제가 얼마나 여자아이 같은 지 프로듀서에게 제대로 보여주려고 한 거라구요!”
   마코토는 툴툴댔다. 그런 마코토가 귀여워서, 프로듀서는 장난기 띤 웃음을 짓는다.
   그러곤 마코토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엣.”
   갑작스런 프로듀서의 행동에 마코토의 몸이 움찔했다. 프로듀서는 머리띠가 흐트러지지 않게 천천히 머릿결을 따라 마코토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프로듀서는 부끄러움 반, 기쁜 반인 마코토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마코토에게 말을 건넸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마코토는.
   “헤헤, 왠지 부끄러워요. 그래도 프로듀서가 말해줘서……정말 기뻐요.”
   평소의 활기찬 목소리 대신, 사랑하는 상대 앞에서 부끄러워하며 기뻐하는, 행복한 사랑에 빠진 소녀의 목소리였다.
   마코토는 프로듀서를 올려봤다. 마코토가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 가끔 짓궂기도 하지만, 늘 자신을 아껴주고, 품어주는 연인을 향해.
   마코토는 발돋음을 했다.
   쪽, 프로듀서의 입술에 마코토의 입술이 닿는다. 가볍게 맞닿아 떨어지는 두 입술.
   갑작스런 기습에 프로듀서의 얼굴이 빨개진다. 마코토는 프로듀서와 마찬가지로 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음에도, 장난스런 웃음을 지으며, 혀를 쏙 내밀었다.
   “헤헹, 생일 선물이에요! 정말정말 사랑하는 프로듀서!”
   귀여운 연인의 생일 선물에, 프로듀서도 마주 웃는다.
   그리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아직 해가 하늘에 화창이 뜬 거리를 향해 나란히 발을 내딛었다.
   아직 프로듀서의 생일은 끝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시압입니다.
   앞으로 쓸 마코토 글 연습도 할 겸, 전에 받은 생일 축전에 대한 보답도 할 겸, 마코토가 생일 축하하는 글을 한번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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