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하루카] Cheer Up, Girl!

댓글: 16 / 조회: 2314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0-18, 2012 03:42에 작성됨.

겨울. 온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유일한 계절이자 '외출하기 싫어지는 날씨'를 만들어주는 계절.
하지만 765프로덕션은 그런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바쁘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아... 좀 쉬고싶어...]

오후 9시. 이미 어두컴컴해진 시간에 하루카는 사무실로 들어섰다. 언제, 어느 날이든 하루카는 스케쥴이 끝나면 꼭 765프로덕션에 들러 하루일과를 보고하고 집에 들어가는 아이돌로 유명하다. 오늘도 하루카는 그 보고를 위해 스케쥴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765프로덕션의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긴 것.

[어라... 프로듀서?]

하지만 평소같았던 그 날은 사무실 내에 있던 사람이 틀려졌단 이유로 새로운 날로 변해버렸다. 바로 마지막까지 사무실을 지키는 오토나시 코토리 대신 P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 왔니. 하루카.]

[응. 다녀왔어요.]

[스케쥴, 잘 끝내고 왔어? 어쩐지 안색이 안좋아보이는데.]

[에에... 그렇게 보이나요.]

사실 이번 드라마 촬영중에 감독에게 쓴소리를 연거푸 들은 하루카였다. 그 여파가 표정에도 미친건지, P는 한눈에 하루카의 상태가 안좋다는걸 알아챈 것. 하루카는 내심 '눈썰미도 좋아'라는 생각을 하며, P의 앞에 의자를 가져다 앉으면서 말문을 열었다.

[사실 오늘 드라마 촬영때 연기가 어설프다고 감독님께 한소리 들었거든요.]

[하루카, 연기 잘하는데.]

[아니아니, 그 소리가 아니라요... 상대역의 뺨을 날리면서 화난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화난 표정을 잘 못지어서.]

[별수없지. 하루카가 화를 잘내는 성격도 아니고 말이야. 하루카는 웃는게 아주 매력적인 여자애인걸.]

[후... 후와. 그렇게 무표정으로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프로듀서.]

분명 자신을 칭찬하는 말이다. 하지만 P는 그 칭찬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말을 해준다. 이사람, 어디까지가 칭찬이고 어디까지가 일상적인 말일까. 하루카는 P의 말을 머릿속으로 여러번 재생해보지만, 아무리 해도 어느게 칭찬인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결론을 낸다. P에게 자신이 '웃는게 매력적'이라는건, 당연한 사실일까? 아니면 '나'라서 해주는 말일까?

[응? 왜?]

[그, 그러니까... 후아아아아.]

[아하하, 하루카 얼굴 빨개졌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하루카는 P가 '자신을 놀리기 위해서'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을.
그렇다는 것은, P가 한 말은 '나'이기 때문에 한 말이었고, 또한 그 말뜻은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하루카는 안도감과 좌절감을 동시에 담아서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후우.... 프로듀서. 너무해요!]

[하하. 그래도 하루카, 방금 웃었단 말이지. 기분은 좀 풀렸어?]

[어... 어? 그러네요? 내가 왜 웃었지?]

[웃은걸로 된거 아니야? 하루카가 웃는건 꽤나 예쁘거든.]

[후아아아아아.]

P의 또다른 한방. 하루카는 다시금 얼굴이 새빨개져버렸다. P는 그저 자신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하는 말이지만, 하루카에겐 그 대사가 '자신을 향한 고백'으로 들리기 때문. 하루카는 P가 하는 말이 자신을 달래주기 위한 말이라고 연달아 최면을 걸어본다.

[돼... 됐어요!!! 흥!!! 프로듀서 나빠!!!]

[하하... 이거이거, 감독님이 아니라 내가 미움을 받는데.]

머쓱한듯 머리를 긁적이는 P를 보며 하루카는 다시금 웃음을 짓는다. 아까처럼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웃는 것이 아닌, 하루카의 행복의 표현. 그래, 지금 이렇게 지내는게 더 나을지도 몰라, 라고 하루카는 자위해본다.

[그보다도 프로듀서....]

그리고 이어진 하루카와 P의 잡담. 촬영장에서 있었던 일, 그리고 단체로케에서 있었던 일. P의 장난을 계기로 하루카의 말문이 열렸다. P는 중간중간 '응', '그랬구나'같은 말을 하며 하루카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행복하다, 고 하루카는 생각한다. 765프로덕션이 바빠지면서 P와 말할 기회는 가끔 자신의 담당으로 P가 오거나, 자신의 로케이션때 P가 짬짬히 들러줄때뿐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예전의 그때처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할수있는 이시간이 행복한 하루카였다.

'삐리리리리리...'

[아, 잠깐만. 전화가 왔네.]

[네.]

[네, P입니다.]

수화기를 하루카의 반대편으로 돌리면서 전화하는 P를 바라보던 하루카는 흘끗 시계를 쳐다본다. 시계는 어느새 10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거의 1시간동안 하루카는 P에게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하루카는 기뻤던 기분이 확 사라지면서 '막차시간, 9시 40분까지'였다는 것을 떠올려버렸다.

[으와, 큰일이야, 큰일.]

지금이라도 뛰어간다면 운좋게 늦은 전철이라도 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준 P가 고맙지만, 이 이상 늦었다간 자신은 집에서 잘 수 없게 되어버린다. 소위 말하는 '외박'이라는 걸 해야될지도 모른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쉬세요.]

때맞춰 P도 전화를 끊었다. 하루카는 허둥지둥 집에 갈 채비를 하면서 P에게 '저, 이만 가볼게요!!!'라고 외치고 사무소 문을 향해 뛰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잠깐만, 하루카!!!]

P가 하루카의 손목을 잡아챈다. 그리고 다시금 아파오는 하루카의 심장. '외박'이라는 중대한 사항이 걸려있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카의 심장은 다시금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저, 저, 저기, 프로듀서. 10시예요, 10시! 지금이라도 가지 않으면...!!!]

[알아. 코토리씨가 하루카를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전화하신거니까. 걱정말아.]

[아, 그, 그치만...]

폐가 될지도 몰라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려다가 갑자기 들어가버렸다. 아마도 하루카의 심장때문이리라. '사실은 프로듀서와 조금 더 있고싶어'라는 심장의 언어가 하루카의 뇌에 전해진다. 그리고 다시금 아파오는 그녀의 심장.

[괜찮아. 폐가 되진 않을거야.]

P는 하루카의 심장이 말했던 그 문장을 콕 짚어서 말했다. 그리고, 하루카의 심장에서 전해지는 아픔이 사그라든다. 하루카는 결국 사무소 문으로 돌렸던 몸을 P쪽으로 돌린다.

[그럼... 부탁... 드릴게요.]

[아아. 맡겨줘.]

.
.
.
.
.
.
.

P의 차 안. 프로듀서라는 직함에 걸맞게 P의 차 안은 서류투성이였다. 물론 다른 아이돌이 탈 수 있게끔 뒷좌석은 깨끗했지만.
뒤에 타겠다는 하루카를 P는 만류한다. 그러곤 조수석의 서류를 정리해 트렁크 안에 있는 가방으로 집어넣는다. 하루카는 그런 P의 사소한 신경써줌이 고마워진다.

[안그러셔도 되는데...]

[에이. 일하는게 아닌데 굳이 뒤에 탈 이유는 없잖아. 그리고, 집에 갈 동안 내가 졸음운전하지 않게 얘기해주려면 뒷좌석보단 조수석이 나을걸?]

[후, 후와아아아아. 조수석은 처음 앉아보는데.]

[그런 부분에서까지 얼굴을 붉히면 안돼. 하루카.]

자신이 씁쓸해지는 하루카였다. 어떻게 이런 부분에서까지 얼굴이 빨개질 수 있는거지. 아까 사무실에서 그렇게 빨개졌으면 됐지, 나도 참.
그렇게 P의 옆에 앉은 하루카는 이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고자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사무소에서 했던 이야기가 그동안 자신에게 있던 일의 보고정도라고 하면, 이번에 하는 말들은 P에게 던지는 질문이 대부분이다.

[그, 이 차의 조수석에 탔던 사람들은 누구누구인가요?]

[프로듀서는 요즘 누구의 프로듀스를 하고 계세요?]

[미키, 아직도 허니라고 부르고 있어요?]

[프로듀서는 애인, 없어요?]

같은 질문들. 앞의 세개까지는 그저 765프로덕션의 아이돌로써 할 수 있는 질문의 범주에 든다고 하지만, 마지막 질문에 P는 갑자기 표정이 굳어진다.

[하루카.]

[네, 네에!!!]

[내 사생활은, 너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

[에...?]

P의 애인에 대한 질문이 정곡이었던걸까. P는 굳은 얼굴을 풀지 않는다. P는 프로듀서고, 하루카는 765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만약 하루카가 P의 사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참견을 하게 된다면 하루카는 아이돌로써의 올바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수 없다, 고 P는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사생활은 절대로 아이들에게 알려져서는 안된다는게 P의 지론이었다.

[그러니까 그런 사생활같은건 묻지 말아줘. 이건, 너희를 위한 일이야.]

[....]

하루카 역시 그 말에 숨은 뼈대를 눈치채곤 입을 다물어버렸다. '내가 P의 역린을 건드렸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그보다도, 하루카는 좋아하는 사람 있니?]

그리고 이어진 P의 말은 하루카의 역린을 건드리는 질문이었다. 하루카의 심장이 다시금 아파오기 시작한다. 거기에다가 이번 아픔은 아까까지의 아픔과는 차원이 다른 아픔이었다.
자신의 사생활은 말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P는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물어보고 있다. 이것이 과연 '765프로덕션 소속 아이돌'로써의 자신에게 물어보는걸까, 아니면 '아마미 하루카라는 여자아이'인 내게 물어보는걸까. 하루카의 머릿속은 갑자기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있다면요?]

[어!? 이, 있어!?]

일순간 P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설마, 하루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줄은 몰랐어.라고 생각된 P는 다짜고짜 하루카에게 질문세례를 퍼붓기 시작한다. 그사람과는 어디에서 만났냐, 잘생겼냐,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냐, 혹시 아이돌이나 연기자중에 있느냐 같은. 하루카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일인지도 모르면서 P는 연달아 질문을 퍼붓는다.

[...]

[으으. 누구지. 대체 누군데 하루카의 마음을 뺏은거지.]

당신이야, 당신. 하루카의 속마음이 외친다. 하지만, 그 외침은 P에게 닿지 않는다. 만약에 닿았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이일이 765프로덕션의 다른 애들에게 알려진다면 필연적으로 미키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미키와 하루카의 사이는 틀어지게 되고, 이후에 같이 하는 '생방송입니까?'같은 프로에서 지금의 모습을 보여줄수 없게 된다. 하루카의 생각은 점점 과장되어가고, 그 생각은 하루카를 슬프게 만들어버렸다.

[하루카... 그사람, 대체 누구니?]

[...]

[설마, 날 좋아한다던가?]

정곡이다. 이 말은, 정확히 하루카의 심장에 꽂혀버렸다. 자신이 P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미키가 P를 '허니'란 호칭으로 부를 때부터 짐작했었다. 그때마다 자신의 심장을 찔러오는 그 무언가가 '좋아한다'는 감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게 그때였으니. 게다가 이번해의 벚꽃놀이때 미키가 P의 팔짱을 낄때엔 그 감정이 격해졌다는것도 부정할수 없는 사실. 결국 하루카는 미키의 행복을 위해 이 감정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

[어... 어라. 하루카?]

하지만 어째서일까. 이 사람은 그저 내 감정이 '재밋거리'인걸까. 하루카의 생각은 점점 비관적으로 변해갔다. 자신의 감정을 우스갯소리로 내뱉은 그가, 그리고 그 감정을 표현 못하는 자신을 비관하면서.
아니, 사실은 그저 자신의 용기가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뿐일텐데... 어째서 나는 이사람을 미워하는걸까. 그 말 한마디때문에?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척하는거라는 자신의 망상때문에?
하루카의 눈에서 물기가 번지기 시작했다. 어쨌건 결과가 이거라는 사실에 절망한 하루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려버렸고, P는 그런 하루카를 보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우는... 거니?]

[...흑... 흐흑....]

[하루카...?]

[알면서!!!!!!!]

[어!?]

하루카의 이성을 잡고 있던 줄은 이미 끊어져버렸다. 하루카의 머릿속엔 본성만이 자리잡았을 뿐.

[그렇게 내마음 알면서!!!!!! 왜 그런 말을 해요!!!!! 난... 난!!! 미키가 상처받을까봐 아무말도 못하고 혼자 앓고있었는데!!!!!]

[하... 하루카.]

[왜!!!!!! 왜 알면서 모른척했냐고요.... 흑.... 바... 바보......]

P는 갑작스런 하루카의 고백에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자신은 그저 765프로덕션의 모두가 훌륭한 아이돌이 되어서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를 바랬을 뿐이지, 이렇게 자신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원한게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미키가 자신을 '허니'라는 호칭으로 부를때에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 뿐이었는데. 하루카는 자신이 생각한 범주 외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니.
P의 입이 뻐끔뻐끔거린다. 이에 대해서 할 말이 없는 자신을 알면서도, P는 하루카를 달래려 하고 있었다.

[흑... 나대신에 다쳤을때도.... 내 선물을 고맙게 써줄때도.... 흑... 아무말도... 훌쩍... 못했는데....]

[하루카...]

그렇게 P의 차 안에는 하루카의 울음소리만 들린다. 그 울음소리는 P의 귀에 못이 박히듯이 하나, 둘 강하게 틀어박힌다.
도저히 안되겠다, 고 생각한 P는 근처의 골목으로 차를 돌린다. 길가에 세워뒀다가는 지나가는 사람이 보고 이상한 가십거리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이윽고 P의 차가 멈추자, 하루카의 울음소리도 잦아든다.

[흑... 흑....]

[하루카.]

[흑....]

[하루카!!!!!!]

대답없이 울고만 있는 하루카에게 P는 되려 화를 내버린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하루카의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흐를테니까. 그런 모습은 더이상 보기 싫어, 라고 생각한 P는 옆의 휴지를 꺼내서 하루카의 눈물을 닦아준다.

[그만울어.]

[흑... 나빴어...]

[그래. 내가 다 잘못했어. 잘못했으니까... 그만 울어.]

[...훌쩍.]

가까스로 하루카의 눈물이 멈춘다. 하지만 이후로 둘은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이성이 아닌, 본성이 시켜서 고백해버린 하루카와 프로듀서의 입장으로 차에 타고있는 P. 이이상 껄끄러운 관계는 없을거다, 라고 P는 생각해본다.

[하아. 하루카.]

[나빴, 어요. 프로듀서.]

[...]

울음을 그친 하루카는 멀어진 이성의 끈을 다시 붙잡는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프로듀서를 납득시키자'가 되어버렸지만.

[알고... 있었죠?]

[...아아.]

부정할 수 없다, 고 P는 생각한다. 이미 하루카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고, 그게 자신이라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적도 있었으니까. 게다가 하루카는 765프로덕션 소속 아이돌의 정신적인 지주 같은 존재. 그러니 자신이 희생해서 미키의 사랑을 응원하자고 생각했겠지. 그런 하루카를 P는 알면서도 모른척했다. 결국은 P의 죄.

[언제부터... 였어요?]

[사고이후, 라고 할까.]

그 불미스런 낙하사고 이후, 하루카는 자신때문에 길을 잃고 방황했었다는 것을 코토리씨에게 들어 알고있던 P였다. 하루카의 탓이 아님에도, 그저 자신이 하루카를 구하기 위해 한 행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카는 '내 탓'이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갈팡질팡했다. 그리고 자신이 병원측에 통보하지 않고 All Stars를 위해 병원에서 나왔을때... 하루카는 자신에게 선뜻 다가오지 못하고 울었다.

[그때 어렴풋이 느꼈지. 얘가 설마...라는 생각이었지만.]

[...그때, 역시 우는게 아니었어.]

[하지만.. 울지 않았더라도, 눈치챘을거야.]

[에?]

[벚꽃놀이때의 하루카도 그랬으니까.]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지갑을 꺼낸 후의 미키의 반응, 그리고 나의 반응. P는 그때의 자신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감정을 눈치챘을거다. 이런 바보.
P는 아무말없이 하루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서, 더 외면한걸지도 몰라. 미안하다.]

[...바보....]

하루카의 말문이 열린다. 사실은 TV짱의 포스트촬영때에 미키가 '허니'라는 칭호를 부를때부터 느끼기 시작한 P를 향한 감정, 그리고 뮤지컬 오디션때의 P, 이후의 P까지. 하루카는 솔직해지기로 했다.

[그런데... 프로듀서는...]

[...]

[.....지금이라도 고백할게요.]

[응...?]

[저... 저... 저는...!]

하지만 솔직해지는 것과 고백은 엄연히 틀린 법. 17년동안 한번도 이성에 대한 관심이 없던 하루카에게 고백은 넘을 수 없는 큰 산과 같았다. 용기를 냈지만, 그정도 용기로는 고백은 무리였던 걸까. 하루카의 입은 '저는'에서 멈춰버렸다.

[저는.......!!!!!]

[....]

하지만, 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아이돌로써도, 여자아이로써도. 하루카는 힘을 내보기로 한다. 넘어보이겠다는 그 생각으로, 목구멍에 걸려서 나오지 않는 단어를 억지로 밀어내본다.

[프로듀서가....!!! 좋아요!!!!]



--------------------------------------------------------------

이후의 이야기는 상상에 맡겨두겠습니다(웃음).

오랜만에 도전한 전지적 작가시점입니다만,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확 드네요. 겨우 몇마디를 쥐어짜기 위해서 머리를 풀가동해야된다니.... 이거, 무리(ㅠㅠ).
그냥 전 나의 호시!처럼 1인칭 주인공시점이나 울궈먹어야겠습니다. 그게 더 편해요.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그런거뿐이겠지...................... 암울하다.
그나저나 은근히 나의 호시!보다 여기에 올리는 글이 더 힘드네요. 나의 호시!는 아예 비축분이라던가 틀을 잡고 써서 그런가. 이건 말그대로 이 페이지에서 끝내려니 더 머리가 아프구먼요....

당분간 단편 접어야지.

0 여길 눌러 추천하기.